난 바위 낼게 넌 기운 내 (양장본 Hardcover)

난 바위 낼게 넌 기운 내 (양장본 Hardcover)

$12.50
Description
이기거나 지는 것 없이 둘 다 힘이 나는 신기한 가위바위보
안진영의 두 번째 동시집 『난 바위 낼게 넌 기운 내』

자기 안의 아이를 응시하는 시인, 그리하여 바깥의 모든 작은 것들과 나란히 걷는 시인 안진영이 새 동시집을 살뜰히 꾸려 우리 곁에 다시 왔다. 세상에 존재하는 무수한 너와 나를 구체성의 힘으로 생동감 있게 노래했던 『맨날맨날 착하기는 힘들어』에 이어 6년 만이다. 붉게 떠오르는 아침의 첫 해처럼 더욱 뜨겁게 각축하는 감정들과, 오래된 이야기를 숨긴 깊고 차가운 물의 세계를 아울러서 담아낸 이번 동시집은, 길었던 고독을 통과해 어딘가에 먼저 닿은 이가 우리에게 전하는 단단한 응원이자 경쾌한 승전보인 듯하다.
저자

안진영

제주에서태어나제주에서성장했다.『동시마중』창간호를통해등단했다.동시집『맨날맨날착하기는힘들어』,서평집『그림책이내게로왔다』(공저),동요음반‘동시를노래하다’를냈다.

목차

제1부|오늘은나
글자새학교10사인펜정리하기12단체사진을보는N엄마의눈13하윤이괴구리14
첫만남16그물17까만색크레파스18하얀색크레파스19궁금하다20내귀에문지기22
3월,쉬는시간손바닥23우리,사귄다24쪽26

제2부|바다의비밀을캐볼거야
검은콩수제비30바람부는날32쌩쌩,쪽쪽34갯메꽃형제36봄꽃37초승달38
속솜??????할머니39아침을맞는법40말랭이를먹을땐42반딧불이43잠시안녕44

제3부|빠이,빠이손을흔들었지
말맛70달팽이할머니72아침초가집73앞마당이넓어졌다74시험76인어공주엄마78
인형이폴짝82슬픔도소금같아84우산이끼암그루86풍선을불었다87
어제걸었던길이부른다88

제4부|펄쩍,숭어가뛴다
목욕탕앞50없으니까없지두더지52책읽을때눈과입54어떤가위바위보56
너에게로가는길58어느자음의가출59화푸는법60가시먹는법62새해맞이64
그냥자기만하는게아니야65쉼표,66

해설|이안90

출판사 서평

3월과쉬는시간과와글와글우리들의손바닥

나는낯설어야
나는낯설어옆에어색해야
나는낯설어옆에어색해옆에솔직히두려워야
나는낯설어옆에어색해옆에솔직히두려워옆에반가워야
나는낯설어옆에어색해옆에솔직히두려워옆에반가워옆에궁금해야
나는낯설어옆에어색해옆에솔직히두려워옆에반가워옆에궁금해옆에설레어야

나는기대돼야
우리,앞으로잘지내자
-「첫만남」전문

‘자기소개’라는부제가달린시「첫만남」을비롯하여,살아있는아이들의생명력이와글와글육박해오는동시들이우선우리를맞이한다.“엄마,난그런애들/이해가안돼/어떻게그럴수있지?//공부시간인데/막돌아다니고/선생님말하는데/같이막떠들어대고/어떻게그럴수있지?”하고시치미를떼는하윤이는사실그애,병찬이처럼“괴굴괴굴/폴짝폴짝”“그러고싶”다(「하윤이괴구리」).“빨강아,오늘은무슨모자쓰고싶니?파랑모자?그래,그럼.파랑모자써”(「사인펜정리하기」)하는민준이의너그러운마음씨는사실그렇게존중받고싶은마음이기도하다.“미정이가읽어보라며/내게빌려준책/76쪽과77쪽사이에있던,”쪽지를두주만에발견하고꿈만같은기분에빠졌던어느날(「쪽지」),“오늘은나,//세상에없는듯조용히있고싶어”(「까만색크레파스」)선언하고검은장막뒤로숨고싶던날들이저편에서이쪽으로다가오기시작한다.

서두르지않을래날개를충분히말리지않으면안되니까

해설을쓴이안시인은『난바위낼게넌기운내』의세계가『맨날맨날착하기는힘들어』의시적주체가“멀쩡한길”(「소풍가는길에서」)과“오늘하루행복”(「민들레꽃의하루」)하기의울타리를벗어나는데서,그러니까“내리는눈을고요히바라보다가//이내눈밭으로달려’(「첫경험」)나가는자리에서시작된다고말했다.
과연시인이공들여직조한그물로붙잡아올린세상의순간들,그것이품고있는감정의울림은높고깊은진폭으로읽는이를휘감는다.“새벽/우리동네목욕탕앞”에서일을끝내고씻으러오던삼촌과,다씻고목욕탕을나서던아빠와내가만나인사하는장면을“목욕탕앞에서/하루의/시작과끝이/빠이,빠이//손을흔들었지”(「목욕탕앞」)하고노래하는건강함,마늘밭을헤집어놓는두더지를원망하는대신“동사무소에는땅주인이나로되어있지만,/어딘가엔두더지로기록되어있을지누가알아?/마늘열개심어서다섯개만먹자,마음먹으니까좋아./내마음에없으니까없지두더지가.”(「없으니까없지두더지」)하고일어서는여유로움은우리가시를읽는이순간을부드럽게쓰다듬는다.
안진영시인의시원과뗄수없는제주,바다의상징을품은시편들역시개인과역사,시간과공간을뛰어넘어순식간에어떤진실로접속하는놀라운힘을내포한다.

엄마,저구멍에서빛이들어와
손톱만한구멍으로빛이새어들어와
-「초승달」전문

4.3당시국군토벌대를피해주민들이숨어지내던‘큰넓궤동굴’에서의밤을그린시「초승달」의화자가고발하는죽음보다깜깜한빛의역설과,“푸른돌고래들이지느러미를터느라/폭풍처럼요동을치고있어/저마다한사람씩태우고/푸른하늘로솟구쳐오를거야”,세월호참사를애도하는시「잠시안녕」의이야기가유족들,그리고지금을살아가는우리들에게내미는손,「인어공주엄마」와「인형이폴짝」을따라흐르는,아득하고절대적인사랑이어룽지는풍경은안진영만이만들어낼수있는고유한무늬라할수있다.

‘어제걸었던길’에게안녕을

“어떤때는내가바라고바라던선물을보내기도하고또어떤땐내가바라지도않는,말도안되는선물을보내나를골탕먹이기도하는데그럴땐할아버지가주신선물인줄모르고냉큼받은때다.사실지금내이마에든빨간멍도할아버지가보내주신건데가끔앞을잘못보는내게눈을하나더달아주신거라는걸나중에야알았다.어쨌든열일곱살내게할아버지는시를선물로보내주셨는데그덕에지금나는시의길에서헤매는중이다.”
_시인의말중에서

무엇인지도알수없고,언제도착할지도모르는산타할아버지의선물은곳곳에서우리를기다리고있을지모른다.“날불러줘서고마워/하지만이제나,/내가어떤길을/걷고싶어하는지알아버렸어”“미안하지만넌,/다른동무를찾아봐/난나의길을갈게”,동시집의맨마지막에서“어제걸었던길”에게보내는안녕은필연적으로‘낯설고어색하고솔직히두렵지만설레는’내일과연결되어있다.자유롭고힘있는존재로거듭날내일의우리에게,반가운첫인사를건네보자.
화가이석구는두터운물감으로아이의모습을한여리고부드러운존재들을표현해주었다.뿐만아니라독자의상상을새로운차원으로탄력있게옮겨주는장면들이중간중간에크게숨을트이게한다.밀도높은묘사와다정한시선이시에안정감을부여한다.이미지와텍스트가서로붙잡아주고엉덩이를밀어주며완성한세계,『난바위낼게넌기운내』의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