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시지

카시지

$19.88
Description
비현실적이면서 무섭도록 익숙한 삶의 풍경
세상의 폭력성을 탐구하고 인간 영혼의 지도를 그리는
심리학적 공포의 대가 오츠의 강렬하고 실험적인 대작
인간 영혼의 어둠을 탐색하고 근원적 공포와 삶을 허무는 세상의 폭력을 그리는 조이스 캐럴 오츠의 『카시지』(2014)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됐다. 1963년 첫 소설집을 펴낸 이래 필명으로 발표한 작품까지 육십 편의 장편을 비롯해 시, 산문, 비평, 희곡 등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왕성한 작품활동을 펼쳐온 미국 현대문학의 거장 오츠는 『카시지』에서 한 가족에게 닥친 연속된 비극을 통해 인간이해의 간극, 믿음과 정의, 형벌의 오용과 정당성 및 집단의 도덕적 딜레마를 파고든다. 특히 전쟁의 폭력이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수감’과 ‘사형’이라는 또다른 형태의 비자유적 비인간적 처벌로 연결하는 치밀한 서사로 어느 때보다 강렬한 메시지를 던진다. 다양한 화자의 의식의 흐름을 좇는 다차원적 서술과 다층적 플롯으로 대규모적 광기가 존재하는 세상을 고발하면서 상실과 파국, 용서와 전진의 여정을 담은 지적인 수수께끼와도 같은 이 작품으로 오츠는 다시 한번 “우리 시대 위대한 예술의 힘”을 증명한다.
저자

조이스캐럴오츠

저자:조이스캐럴오츠
현대미국문단을대표하는여성작가이자고딕호러의대가.매해노벨문학상유력후보로거론된다.1964년『아찔한추락과함께』로등단한이후사십편이상의장편소설과수많은단편소설,시,희곡을썼다.1967년과1973년에「얼음의나라에서」와「사자」로오헨리문학상을두번받았고,1970년『그들』로전미도서상의영예를안았다.1996년『좀비』로브램스토커상,2005년『폭포』로페미나상외국문학상을수상하는등폭력과부조리속에서은폐된욕망을전율하는공포로형상화했다.현재뉴저지주프린스턴에거주하며프린스턴대학교에서로저S.벌린드석좌교수로재직중이다.

역자:공경희
서울대학교영문학과졸업후번역작가로활동중이며,성균관대번역TESOL대학원겸임교수를역임하였다.번역서로《시간의모래밭》《매디슨카운티의다리》《모리와함께한화요일》《타샤의정원》《호밀밭의파수꾼》《파이이야기》《프레디머큐리》《퀸인3D》등이있으며저서로북에세이《아직도거기,머물다》가있다.

목차

프롤로그
1부사라진소녀
2부도피
3부귀환
에필로그

감사의말
해설|심오한어둠을지나귀환한영혼의속죄
조이스캐럴오츠연보

출판사 서평

사라진소녀와단한명의살인용의자
가해자와희생자를나누는불온한경계

뉴욕주북부카시지의산림보호구역에서19세소녀크레시다메이필드가실종된다.울창한수풀속에서뱀이허물을벗듯사라진다.절망한아버지는딸을찾아산속을헤매던중새끼암사슴의사체를딸로착각하고는울부짖다탈진한다.대대적인수색이펼쳐지고,경찰은뜻밖의용의자를확보한다.소녀의언니줄리엣이사랑했던전약혼자브렛킨케이드상병이다.전쟁터에서심각한부상을입고돌아와외상후스트레스장애에시달리는참전용사의차에는소녀의것으로추정되는핏자국과머리카락이남아있고,목격자들에의하면그는그날밤크레시다와만난마지막인물이다.메이필드가족은딸을영원히잃을가능성과씨름한다.
로마가불사르고소금으로덮어버린땅,사랑을잃은디도여왕이불속에뛰어들어목숨을끊었던비극의땅카르타고처럼평화롭던카시지는순식간에비극의무대로바뀐다.그날밤에대한상병의기억은혼미하고,가장폭력적이고끔찍했던이라크전장의살인기억과지독하게얽혀있다.가족은참담한심정으로상병의모호한진술과그후진행된시신없는살인사건의재판을지켜본다.일곱시간의심문끝에결국자백한상병은이십년형을선고받고국경근처최고보안수준의교도소에수감된다.그러나그가실제로소녀를죽이고시신을강물에유기했는지진실은아직분명하지않다.메이필드가족은상상조차할수없었던비극에각자의방식으로대처한다.종교의위로와용서로,또는완강한침묵과회피로,또는불같은분노와부정으로.
가족과한남자와카시지공동체를혼란에빠뜨리고모두의삶에균열을일으킨장본인크레시다는어디에있을까.이후그들은삶과현실에서어떤경험을하며나아갈까,혹은멈출까.흩어진삶들은그대로흩어져버릴까,아니면다시이어지며다른그림을만들어낼까.
2부는광범위한사회적문제를탐구하는서술적저널리즘분위기를띤다.사회공공기관의부패와비리를취재하고고발하는대학교수연구원과조수가등장하고,사회의환부에메스를대려는수수께끼같은그들이조사하는대상은교도소시스템과형사사건재심제도인‘이노센트프로젝트’,그리고사형제도다.1992년뉴욕의한로스쿨에서시작된이노센트프로젝트는억울하게누명을쓰거나강요에의해허위자백을하고수감된이들에게자유를안겨주었는데,현재까지365명이무죄로풀려났고그중사형수는20명이었다.2부에서작가의시선은중범죄자교도소에머무른다.교도소견학팀으로위장참가한연구원과조수의눈을통해국가의형벌시스템이작동하는현장을탐색하고,구속과사형제도의필요성과정당성에대한문제를제기한다.또한무죄일가능성이있는수감자에피소드는모호했던진술결과살인자로수감생활을하게된가해자―참전용사,피해자―소녀의판결을되돌아보게한다.모호한도덕적풍경속에서과연누가피해자이고누가가해자였을까.온전하지않은정신과육체를가진참전용사와자폐성향이있고민감하고접근하기어려운소녀중누가더약자이고피해자였을까.서로가서로에게피해자이면서가해자일수도있다는의문이피어오른다.그들의관계는DNA의이중나선처럼이미결정이난듯하면서도끝내비틀릴가능성을내재하고있다.소녀가집착했던M.C.에스허르의<상승과하강>처럼누가내려가고누가올라가는것인지진실은애초부터알수없는것이었는지도모른다.

2019예루살렘상수상작가오츠가써내려간
죄책감과처벌,용서와귀환에관한심오한이야기

[카시지]는2005년2012년까지미국의한가족과사회에서벌어진비극을그린다.전쟁은끝났지만여전히패권적인정부를지지하거나반대하는목소리로시끄러웠던시기였다.9·11테러이후조국에이바지한다는명분으로이라크로떠난많은젊은이들이목숨을잃거나브렛킨케이드처럼신체적정신적손상을입고혼란과탈진속에귀환하던시기였다.2006년10월,맨해튼소호의갤러리에서열린‘퍼플하트’라는제목의전시회에서는전쟁의참혹함을함축한한사진이큰이슈가되었다.해병대제복에퍼플하트훈장을단신랑타이지걸과르네클라인의결혼사진이었다.자살폭탄테러로심각한부상을당해열아홉차례수술한지걸의얼굴은차마쳐다보기어려울만큼일그러져있었고,옆에선앳된신부의모습은보는이들을처연하게만들었다.
악을처벌하기위해악을저지르는전쟁처럼국가의도덕성은종종딜레마에빠진다.오츠는그경계에서벌어지는폭력에휩쓸린자들의고통과그후의삶을그리면서,서로다른인물들의인간적약점,그들이얽매인사회적상황에대한공감과이해를촉구하며세상으로의귀환가능성을탐구한다.긴장감속에펼쳐지는1부에는스릴러의고전적요소가있지만,이소설은실종과살인에대한이야기로그치지않는다.사랑하는사람을잃는고통,전쟁의외상,죄책감,처벌,믿음과정의에관한신랄한논쟁을담고있으며,도덕적정체성을잃은미국을정면으로묘사하는보다넓은외연의심리소설이다.
가족은서서히뿔뿔이흩어지지만,의미로가득했던메이필드가족의집은아직도‘예전그곳’에그대로있다.아무도그곳을버리지않는다.시신이발견되지않은크레시다가어쩌면돌아올수도있는곳,살인자가되어버린전쟁영웅이어쩌면오해와족쇄를풀고다시옛날의밝고젊은영웅으로돌아올수도있는그곳에있다.어둡고우울한[카시지]는폭력에대한,사랑과용서에대한인간의능력을탐구하고다시돌아올수있는지를묻는조이스캐럴오츠의강렬한대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