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겟돈을 회상하며 (양장본 Hardcover)

아마겟돈을 회상하며 (양장본 Hardcover)

$14.80
Description
지금껏 없었던 전쟁과 평화에 관한 가장 내밀하고 직접적인 보니것식 농담!
커트 보니것이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아들이자 작가인 마크 보니것이 아버지의 미발표 작품들을 모아 엮은 『아마겟돈을 회상하며』.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신문의 십자말풀이를 거침없이 풀어내는 탁월한 언어 감각의 소유자였지만 작가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았던 아버지, 정신과 의사에게 우울증 진단을 받았지만 분명 우울증이 아닌 아버지, 지극히 모순적이면서 양극적인 성향의 괴짜 아버지 커트 보니것을 아들 마크 보니것은 진심으로 사랑했다.

마크 보니것은 이런 아버지의 글 가운데 언제 쓰였는지 대부분 표시되어 있지 않고 출판된 적은 한 번도 없는 것들, 그 자체로 아주 훌륭한 편지, 연설문, 단편소설 등을 모아 공개했다. 이제까지 커트 보니것의 작품집 중 전쟁과 평화, 폭력과 휴머니즘에 대한 고찰이 그대로 담겨 그를 가장 직접적이고 생생하게 보여주는 기록이 되어준다.
사람들은 커트 보니것을 체제 전복적 인사라고 평했지만, 아들 마크가 보기에 그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식으로 체제 전복적이지 않았다. 마크는 본인이 아는 사람들 중 가장 과격하지 않은 사람이 자신의 아버지였다고 이야기한다. 마약도 하지 않고, 빠른 차도 몰지 않았으며 정의의 편에 서려 노력했던 사람이었고, 글을 쓰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마법을 믿으며, 글이 잘 써질 때의 신나는 기분을 좀체 숨기지 못했던 작가였다며 서문에서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세련되게 드러낸다.
저자

커트보니것

1922년미국인디애나주인디애나폴리스의독일계미국인가정에서태어났다.인디애나폴리스의쇼트리지고등학교에다니며교지〈데일리에코〉편집자로활동했다.이후코넬대학교에진학하며보니것자신은아버지처럼건축을공부하거나인류학을전공하고싶어했으나,집안의반대로생화학을택한후전공공부보다는대학신문〈코넬데일리선〉에서일하며글을쓰는데더열중했다.제2차세계대전이발발했고,좋지않은성적과평화주의를옹호하는신문기고로인해징계를받은후대학을그만두고군에입대한다.
1944년전쟁이막바지에이를즈음유럽으로보내졌고,전선에서낙오해드레스덴포로수용소에서지내게된다.1945년미영연합군의폭격으로13만명의드레스덴시민들이몰살당하는비극적사건한가운데서게됐던이때의체험은이후그의문학세계에큰영향을미친다.
전쟁이끝나고미국으로송환된후시카고대학교인류학과에입학했지만부양해야할가족이있었던그는대학졸업을포기하고생업에뛰어들었다.소방수,영어교사,자동차영업사원등의일을병행하며글쓰기를계속해1952년『자동피아노』를출간하며등단,『고양이요람』(1963)『제5도살장』(1969)등을세상에선보이며미국문학사에한획을그은반전反戰작가로거듭났다.이후소설과에세이집필은물론대학졸업식연사등으로왕성한활동을이어가다1997년『타임퀘이크』를마지막으로소설가로서은퇴를선언했다.2007년,그가나고자란인디애나주에서그해를‘커트보니것의해’로지정하자보니것은연설문을완성하고,이주후맨해튼자택계단에서굴러떨어져머리를크게다쳐몇주후사망했다.
『아마겟돈을회상하며』는커트보니것이세상을떠난후그의아들이자작가인마크보니것이아버지의미발표작품들을모아출간한책이다.그밖의대표작으로『타이탄의미녀』『마더나이트』『나라없는사람』『세상이잠든동안』『그래,이맛에사는거지』등이있다.

목차

서문7
K.보니것주니어일병의편지19
인디애나폴리스클로우스홀연설문27
모든거리에서슬프도다슬프도다하겠다51
멋진날71
버터보다총101
1951년의행복한생일125
얼굴펴139
유니콘덫155
무명용사181
전리품191
새미,우리둘이서만203
사령관의책상235
아마겟돈을회상하며267
커트보니것연보299
도판목록303

출판사 서평

2차대전의‘생존자’로서그누구도대신해줄수없었던
자신만의체험에서건져낸보니것식‘전쟁과평화’이야기

“유럽의거리에가스실이설치된다면,빵집보다더길게줄을설걸요.이모든증오는언제끝날까요?”

아버지에대한사랑을세련되게드러낸아들마크보니것의서문을지나면,일병커트보니것의편지를만날수있다.독일군의전쟁포로에서풀려나무사히생존해있다는사실을알리는1945년,스물셋청년의이편지는의미심장하다.얼핏단순한생존신고에지나지않는듯한이글은드레스덴폭격이라는역사적순간을청년보니것이어떻게관통했고,어떤위치에서받아들였으며,이후그의생애를통해어떻게풀어낼것인가하는잠재의식을내포해,전쟁과평화에천착해앞으로펼쳐낼그의작품세계를암시하고있다고볼수있다.

“에둘러말할필요없잖습니까?
제가세계최고의또라이라는소문이사실임을밝혀볼까합니다.”

2019년9월,문학동네에서커트보니것의『아마겟돈을회상하며』가출간되었다.『아마겟돈을회상하며』는문학동네가『제5도살장』『고양이요람』『세상이잠든동안』등에이어열번째로선보이는커트보니것의작품으로,그가세상을떠난후그의아들이자작가인마크보니것이아버지의미발표작품들을모아출간한책이다.

“아버지는어떻게이따위로연설을하고다녔지?”

『아마겟돈을회상하며』는아들마크보니것의서문으로시작된다.
여든이넘은나이에도신문의십자말풀이를거침없이풀어내는탁월한언어감각의소유자였지만작가가되지않을가능성이높았던아버지.정신과의사에게우울증진단을받았지만분명우울증이아닌아버지.그저“내향적인사람이되고싶어하는외향적인사람같았고,외톨이가되고싶어하는굉장히사교적인사람,운이없었기를바라는운좋은사람같은”아버지.지극히모순적이면서양극적인성향의괴짜아버지커트보니것을아들마크보니것은진심으로사랑했다.
물론사람들은아버지를체제전복적인사라고평했지만,아들마크가보기에아버지는,사람들이생각하는식으로체제전복적이지않았다.읽고쓰는행위가곧‘생각’을전복하는시도이니,아버지커트보니것은분명체제전복적인인사이긴했다.하지만마크는본인이아는사람들중가장과격하지않은사람이자신의아버지였다고술회한다.마약도하지않고,빠른차도몰지않았으며정의의편에서려노력했던사람이었고,그저글을쓰는과정에서?자기자신과독자들에게?일어나는마법을믿으며,글이잘써질때의신나는기분을좀체숨기지못했던작가였다고.
마크보니것은이런아버지의글중“언제쓰였는지대부분표시되어있지않고출판된적은한번도없는것들이며,그자체로아주훌륭”한작품들을-편지,연설문,단편소설등-모아책으로출간했다.그리하여이제까지의보니것의작품집중전쟁과평화,폭력과휴머니즘에대한고찰이그대로담겨그를가장직접적이고생생하게보여주는기록이탄생했다.

“하지만저는죽지않았어요.”
일병커트보니것의생존신고편지,
보니것월드를함축한프리퀄이되다

아버지에대한사랑을세련되게드러낸아들마크보니것의서문을지나면,일병커트보니것의편지를만날수있다.독일군의전쟁포로에서풀려나무사히생존해있다는사실을알리는1945년,스물셋청년의이편지는의미심장하다.얼핏단순한생존신고에지나지않는듯한이글은드레스덴폭격이라는역사적순간을청년보니것이어떻게관통했고,어떤위치에서받아들였으며,이후그의생애를통해어떻게풀어낼것인가하는잠재의식을내포해,전쟁과평화에천착해앞으로펼쳐낼그의작품세계를암시하고있다고볼수있다.

2월14일경에미군이나타났고뒤이어영국공군도찾아왔죠.그들은이십사시간동안이십오만명을죽였고,아마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도시일드레스덴을통째로파괴했습니다.하지만저는죽지않았어요.
그후우리는방공호에서시신을운반해오는일에투입되었어요.뇌진탕,화상,질식으로죽은여자와어린아이와노인들의시신이었어요.주민들은시내의거대한화장터로시신을나르는우리에게욕을하고돌을던졌습니다.본문23~24쪽

또한커트보니것은이글이단순히가족에게보내는편지임에도불구하고,각문단의말미에“하지만저는죽지않았어요”라는문장을반복배치하여형식미를부여했다.“뭐그런거지”라는문장을반복하며글전체에생동감과리듬을부여하는그의대표작『제5도살장』을고려한다면,이편지는“구조와리듬과단어의선택”에주목하는그의스타일을보여주는예고편이라할수있겠다.

전쟁이야기도보니것이하면다르다.
지금껏없었던‘전쟁과평화’에관한가장내밀하고직접적인보니것식농담!

어떤기억들은한개인을정의하는전부가되기도한다.커트보니것의경우익히알려졌듯드레스덴의경험이그의문학세계의자양분이되었는데,그는결코‘본격’‘전통’류의전쟁서사를지향하지않았다.그의전쟁이야기는어떤전술을어디에썼고,어느정도의사상자가발생했으며승전국은어디인가에초점을맞추거나전쟁이후남겨진피해자들의상흔과슬픔에천착하는내용이아니다.2차대전에참전해전투의경험보다‘포로’로잡힌이후의경험을더강렬히,오래겪었던보니것은엉뚱하고도새로운곳에스포트라이트를비춘다.
적국의피해상황은생략한채자국의승전보만드라이하게전달하는식으로편집된뉴스만접하는평범한시민들이참전용사에게쏟아내는순박한질문과왜곡된기대를유머러스하게터치하는가하면(「모든거리에서슬프도다슬프도다하겠다」),영원한평화가보장된2037년,세계군타임스크린중대가타임머신빔을이용해근대국가들의이해관계가최대치로상충했던1918년전장의한복판에들어서는,시간이교차된SF적구성을취하기도한다(「멋진날」).
전투가소강상태에있을때포로들이일구는나름의사회의면면을그려내기도했다.전시의긴장이누그러진틈으로인간본성이활개치는모습을예리하게포착한것이다.포로들은다른생각들은마다하고그저집에가서먹고싶은음식을상상하는일에열중하는가하면(「버터보다총」),전리품들을챙기는데급급하고이를이용해암거래를하며(「얼굴펴」),전쟁이후의삶을위해신분세탁을도모하기도한다(「새미,우리둘이서만」).
이렇게전쟁의뒷면,전쟁이후를다루는보니것의서사는오히려전쟁자체를더욱입체적으로이해할수있는텍스트가된다.

오래품어통찰이된기억,
그리고현재진행형인그의메시지

전쟁을다층적으로변주하고,그만큼다양한관점에서관조한보니것은자신의특기인‘우화’에도전쟁이야기를대입해보는데,시대와사건이정확하게명시되지않는만큼이러한구성은현재를살아가는우리에게도시사하는바가크다.삶을억압하는부조리에맞서그보다더큰가치를위해자신을희생하고자마음먹고,유니콘을잡겠다는아들의허황된희망을지켜주고자안간힘을쓰는아버지의초상(「유니콘덫」)은낯설지않다.

“아이비,내가지금하려는건,그말휘장보다더중요한거야.”
“그게내문제예요.”아이비가말했다.“난그저그천보다더대단한건상상할수가없어요.”
“나도그래.”엘머가말했다.“하지만더대단한것들이있어.있어야만하고.”그는슬픈미소를지었다.“그게뭔지는몰라도,내일허공에매달려춤을출때,난그걸위해춤추는거야.”본문173쪽

냉전이후휴전상태에있지만,여전히세계열강의눈치를보는우리로서는점령군이바뀌면존엄과자유가찾아오리라기대하며점령군사령관의책상을만드는베다의목수노인의모습과,반목과증오로삶이마비된이들의건조한일상이우리와닮았다고느낄것이다(「사령관의책상」).

전시의악몽같은세계에서살아나가기위해서는특별한기술이필요하다.그중하나는점령군의심리를이해하는것이다.러시아군은나치와달랐고,미군은그둘과또굉장히달랐다.본문248~249쪽

“그리고다른모든사람들처럼증오하게되시겠죠.”마르타가말했다.
“네,그리고저도다른사람들처럼스스로에게확신을갖게되겠죠.”
“확신이아니라무감각해지는겁니다.”내가말했다.
“무감각.”대위는내말을되뇌었다.“누구든무감각해질만한이유가있는거죠.”
“그게최후의방어선이에요.무감각해지거나,자살하거나.”마르타가말했다.본문254쪽

책의표제작이기도한「아마겟돈을회상하며」는,악마를잡으려는과학자들의눈물겨운사투라는다소황당하고유머러스한설정이놓여있는맥락이긴하지만마치현재를이야기하고있는듯한기시감이느껴진다.

세상은마치악의적인마법에걸린것처럼반으로나뉘어서로적대하고있었고,한쪽이이렇게움직이면상대는저렇게반응하는,재앙으로끝날수밖에없을것같은일련의주고받음이시작되었습니다.어찌해야할지그누구도알지못했습니다.인류의운명은인간의통제를벗어난것같았죠.하루하루절망적인무력함으로가득했고,늘전날보다더나쁜소식이찾아왔습니다.280쪽
“커트보니것이세상을떠난후,우리는인류의상황에대해신랄하게비판하는해설자를잃었다.하지만이작품으로,커트보니것의포스가가득한목소리가되돌아왔다”는〈퍼블리셔스위클리〉의리뷰가이책을적확하게설명하고있는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