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짜기에 잠든 자 (정찬 장편소설)

골짜기에 잠든 자 (정찬 장편소설)

$13.00
Description
세계사를 뒤흔드는 격전과 각자의 처참한 고통 속에서 작가, 혁명가, 음악가 세 사람이 마주한 숙명!
1983년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후 폭력에 노출된 인간 존재에 대해 꾸준히 탐구해온 정찬. 올해로 등단 36년을 맞은 저자의 열일곱 번째 작품이자 《길, 저쪽》에 이어 4년 만에 선보이는 아홉 번째 장편소설 『골짜기에 잠든 자』. 이번 소설에서 저자는 비틀스의 존 레넌과 혁명가 체 게바라, 그리고 작가 엘리아스 카네티를 한자리에 불러모은다.

전쟁의 참화와 인류의 비극 앞에서 혁명가와 예술가는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할 수 있으며 무엇을 해야 할까. 저자는 연결 고리가 없는 작가, 음악가, 혁명가를 한자리에 불러모음으로써 참혹한 현실 앞에서 쓸모없는 것으로 간주되기 쉬운 예술의 힘을, 언어의 힘을 끝내 긍정한다. 20세기라는 시대적 배경을 뛰어넘어 그때와 근본적으로 달라지지 않은 세계를 살아가는 오늘날의 우리에게 묵직한 여운과 함께 성찰의 계기를 제공한다.
저자

정찬

1983년무크지『언어의세계』에중편소설「말의탑」을발표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기억의강』『완전한영혼』『아늑한길』『베니스에서죽다』『희고둥근달』『두생애』『정결한집』『새의시선』,장편소설『세상의저녁』『황금사다리』『로뎀나무아래서』『그림자영혼』『광야』『빌라도의예수』『유랑자』『길,저쪽』등이있다.동인문학상,동서문학상,올해의예술상,요산김정한문학상,오영수문학상등을수상했다.

목차

1장무명작가의문장ㆍ007
2장작가와혁명가ㆍ065
3장작별ㆍ151
4장골짜기에잠든자ㆍ197

작가의말ㆍ243

출판사 서평

존레넌과체게바라,엘리아스카네티,
세인물의운명적만남이펼쳐지는기록과상상의협곡

1983년작품활동을시작한이후폭력에노출된인간존재에대해꾸준히탐구하여“한국사회에서만나기어려운이치열하고독특한예술가는사랑의패배를믿지않는다.그는사랑과헌신의형식을끊임없이추구한다”(정희진)라는평을받아온작가정찬의신작장편소설『골짜기에잠든자』가출간되었다.올해로등단36년을맞은작가의열일곱번째작품이자『길,저쪽』(창비,2015)에이어4년만에선보이는아홉번째장편소설이다.
이번소설에서정찬은비틀스의존레넌과혁명가체게바라,그리고작가엘리아스카네티를한자리에불러모은다.기록된사실을바탕으로역사의빈공백에상상력을채워넣으며,세계사를뒤흔드는격전과각자의처참한고통속에서작가,혁명가,음악가세사람이마주한숙명이어떠한것이었는지진지하게탐색한다.그리고그것은20세기라는시대적배경을뛰어넘어그때와근본적으로달라지지않은세계를살아가는오늘날의우리에게묵직한여운과함께성찰의계기를제공한다.

“이마주침속에는헤아릴수없이많은우연의중첩과
운명적필연성의간절함이깃들어있지않겠소.”

미친듯이노래하던1960년의가을,
우연히존레넌의손에들어온한무명작가의책과
그우연이불러모은세사람의거스를수없는만남

비틀스가인기의절정을달리던1965년의어느날,존레넌은한무명작가의책『어떤무명인의비망록』을떠올리게된다.제2차세계대전이일어나기일주일전에쓰였다는사실외에는밝혀진게아무것도없는그책은5년전레넌이사랑하던여인아스트리드를통해접하게된것이었다.비틀스의음악이전세계적인인기를얻었지만,그럴수록레넌은자유를억압당하고꿈꾸던삶에서점차멀어지는듯한불안을느낀다.그런와중에떠오른책이바로그무명작가의책이었다.그책에서무명작가는“모든것이끝났다.내가진정한작가라면전쟁을막을수있었을텐데……”라고적으며,머지않아닥쳐올전쟁에의예감과함께그앞에서아무것도하지못하는자신의무력함을책망한다.
남모르는고독과불안속에서피폐해져가던레넌은,가장즐겁게노래하던시절에접하게된그책에다시한번강렬한이끌림을느끼고아스트리드에게연락한다.그책을아직도갖고있는지묻는레넌의물음에아스트리드가들려준대답은뜻밖의것이었다.아스트리드는우연한계기로엘리아스카네티의강연을듣고바로그책『어떤무명인의비망록』이그에게무척소중한책이었지만그가잃어버리고말았다는사실을알게되었고,그책을향한카네티의순수하고깊은애정에감동해자신이갖고있던책을그에게준것이었다.그리고이일을계기로존레넌과엘리아스카네티,체게바라의운명적인만남이시작된다.
엘리아스카네티와체게바라가만나게된건카네티의딸인티나가체게바라를따라혁명전선으로가고싶다는의견을강력히피력하면서이다.정찬은카네티와체게바라를‘혁명’이라는키워드로연결하면서,소설의맨처음에나온『어떤무명인의비망록』의의미에대해우리에게다시한번묻는다.

“작가는,그가진정한작가라면언어에자신의존재를바칩니다.참으로희귀한희생제의입니다.이희귀한희생제의의이면에는작가자신이거의의식하지못하는무엇인가가숨어있습니다.그것은때때로작가를갈기갈기찢는듯한힘으로나타납니다.인류의불행에책임을느끼고자기스스로속죄하려는의지입니다.”(62쪽)

“난지금도모르겠소.인류를사랑하는행위가
왜비극없이는불가능한지를.”

전쟁의참화와인류의비극앞에서혁명가와예술가는무엇을느끼고무엇을할수있으며무엇을해야할까.정찬은연결고리가없는작가,음악가,혁명가를한자리에불러모음으로써참혹한현실앞에서쓸모없는것으로간주되기쉬운예술의힘을,‘언어’의힘을끝내긍정한다.세계사에굵직한자취를남긴엘리아스카네티,존레넌모두에게강렬한인상을남긴책이‘무명작가’의작품이라는점도다시한번새겨볼만하다.저자의이름을‘무명’으로설정함으로써,역설적으로그자리에는어떤사람이든채워넣을수있게되었다.그리고그무한대의가능성은이름없는개인으로서우리에게주어진무한대의역할과책임에대해성찰할수있는자리를마련해준다.

『골짜기에잠든자』에등장하는주요실존인물은가수존레넌과작가엘리아스카네티,그리고혁명가체게바라입니다.동시대를살았던세인물의생애가교차하는역사적시간을의미있는서사로변화시키려면세인물의무게를감당할수있는‘미학적공간’을만들어야합니다.제가세인물의‘그림자영혼’을주의깊게들여다본것은존재의그림자가품고있는영혼의깊이가인물을살아움직이게하는공간의깊이와직결된다고생각했기때문입니다.이깊이가『골짜기에잠든자』를쓰면서제가짊어진가장무거운짐이었습니다._‘작가의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