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존재에 휘말리다

예술, 존재에 휘말리다

$16.77
Description
어떤 수사법으로도 말할 수 없는 이야기
잡으려는 순간 달아나는 아름다움
모호한 대기 속에서 비로소 존재를 드러내는 문학과 예술
철학자의 시선으로 읽은 문학과 예술의 존재론

존재는 밝은 빛으로 비추면 달아난다. 철학이 가변적이며 모호한 존재를 붙잡을 수 있을까? 어쩌면 그것은 예술의 힘을 거기 얹어야 가능한 작업일 것이다.
이 책은 철학자 이진경이 존재론을 통해 문학과 예술 텍스트를 독해한 책이다. 철학자의 시선이 기존 비평이나 문학사, 예술사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새로운 독법을 보여준다.
저자

이진경

본명은박태호.1987년『사회구성체론과사회과학방법론』이란책을내면서사용했던필명인이진경이뜻밖에허명을얻으면서본명은잃어버렸다.전태일과광주시민들의유령이떠돌던시절에대학에들어가,그유령들에홀려강의실아닌거리에서대학시절을보냈고,대학을마칠무렵엔혁명을꿈꾸는‘지하생활자’가되었다.1990년,감옥에서겪은사회주의사회의붕괴를통해희망이절망의다른이름일수있음을알게되었고,그때얻은물음을들고여러영역을돌아다니며답을찾고있다.『철학과굴뚝청소부』『히치하이커의철학여행』『노마디즘』『불온한것들의존재론』등의철학책을썼고,『수학의몽상』이라는대중적인수학사책을쓰기도했으며,『필로시네마』라는영화관련책도썼다.서울대사회학과에서학위를받았는데,박사논문「근대적주거공간의탄생」은서양건축사에관련된것이었다.『맑스주의와근대성』『자본을넘어선자본』『미―래의맑스주의』『코뮨주의』『대중과흐름』등의맑스적책을썼고,니체적-스피노자적관점에서쓴일종의‘에티카’로서『삶을위한철학수업』을쓰기도했으며,심청전같은고전소설에대한‘반인륜적독해’라할『파격의고전』을쓰기도했다.최근에는‘존재의존재론’에대한관심속에서『김시종,어긋남의존재론』이란책을썼다.1999년이래지식공동체‘수유+너머’(www.nomadist.org)를만들어생멸을반복하며활동하고있고,현재서울과학기술대교수로재직중이다.

목차

서문

1장_프롤로그:
어떤우정의비동시성에대하여


2장_감응의대기(大氣)와초험적경험:
리얼리즘이후의유물론적예술이론을위하여

1.리얼리즘의생명력
2.감각의혁명은왜실패하는가?
3.예술과정치,혹은진실성의문제
4.분위기,대상을둘러싼대기의감응
5.대상의영혼,사물의영혼
6.초험적경험과초월적경험
7.창공의미학과어둠의미학
8.감응의유물론과초험적예술

3장_존재의목소리와목소리없는존재:
빛의존재론에서어둠의존재론으로

1.존재의목소리?
2.선험적시야와초험적경험
3.빛의존재론과어둠의존재론
4.존재,세계바깥의어둠
5.존재,긍정적무규정성
6.존재의정복불가능성
7.존재의비밀

4장_미지(未知)의존재와해방:
존재론은어떻게해방을사유하는가?

1.존재와존재자의존재
2.존재의언어와사유의문법
3.‘있다’와‘이다’
4.말할수없는것
5.‘존재없는존재자’와‘존재자없는존재’
6.알려지지않은자의자서전
7.존재자의존재를본다는것
8.나의존재와수많은‘나’
9.공가능한것과공가능하지않은것
10.대지의책략,혹은존재론적해방

5장_특이점의존재론:
특이점과존재의미

1.‘엉터리’와낯선자전의세계
2.특이점과특이성
3.특이점과존재의미
4.사건과특이성
5.존재감과물음의특이성
6.서사적세계와특이점들
7.문학적세계와특이점
8.배신의존재론과‘보이지않는인간’
9.존재의어둠속으로
10.백색의어둠,혹은검은돌흰돌

6장_불러냄과불러들임:
존재론은예술을무엇이라생각하는가?

1.초험적경험과불러냄
2.불러냄의존재론
3.사물의감정,도시의감정
4.부재하는언어의불러냄
5.부재하는사건의불러냄
6.불러냄과불러들임

7장_에필로그:
“바다는무섭다.모든고래는무섭다”

1.바다의천사
2.연오랑과세오녀
3.왜구들의동아시아
4.해적들의시대,고래들의시대

출판사 서평

‘존재’의존재론
존재의비밀을찾기위해존재론이필요했다.존재론은지금여기없는것,있지만없다고간주되는것을더듬어찾는사유다.그래서존재론은많은경우‘유’보다는‘무’를향해간다.존재론은지금여기있는세계와다른세계에대한탐색이고,지금우리가사는삶과다른삶의가능성을묻는물음이다.
철학자가구태여존재론을들고나온것은지나치게눈부신빛과이성,성공을향해달려가야할것만같은시대에,자꾸실패하는것들이나어떤모호함을말해야겠다고생각했기때문이다.그는존재의존재론을통해세계의바깥에서존재의비밀을찾고자한다.존재의어둠속에서다른삶의가능성을찾고자한다.이때존재란우리를인도하는빛이아니라,모든규정이지워지는어둠이다.존재는어떤능력이지만,앎을늘려가는인식능력이아니라앎을정지시키는‘무지’의능력과가깝다.그것은‘해방’의힘을갖지만,지식을통한해방이아니라미지(未知)를통한해방과가깝다.
또한존재론은거절당한자의사유다.그러니존재론은타자의사유다.

존재를읽기위해서는예술이필요하다
잡힐듯잡히지않는존재를읽기위해서는예술이필요했다.
이책에서글쓴이는문학과예술을통해존재를사유했다.
다른삶의가능성을찾기위해철학은기원의형상에서나일반적형상에서나대개‘진리’를추구하며,확고한근거를묻고모든것을그단단한기반위에올려놓고자한다.철학은대개인식론의지반을떠나기어렵다.철학은‘빛’을애호한다.무엇인지분명하게인식하고,근거의확실성을확인하고,진리인지거짓인지입증할수있는것은언제나빛을통해서다.인식론은빛의사유다.
반면문학과예술은확고해보이는것에서취약함을간취하고,명료하고뚜렷하게규정된것을모호한다의성속으로끌고들어간다.많은경우문학은희망보다는절망에다가가려하고,빛이아닌어둠에끌려가며,확실한이유를찾기보다는이유없이말려들게되는‘운명적인’사태를다루고자한다.
그래서글쓴이는시와소설,그림,연극등예술을통해존재론을펼쳐나간다.문학과예술은철학과달리많은경우자신의존재론을설명하거나주장하지않는다.철학은언제어디나있을법한것들에대해쓴지만,시인과예술가는지금여기없는것들을불러낸다.
문학비평가나예술사가의관점이아닌철학자의시선에서독해한텍스트의결이흥미롭다.이를테면그는인간,동물,식물,심지어사물에서도세계란어떤존재자인근에펼쳐진특이성의장임을발견한다.한편,그는미술작품에서작품을예술로만드는것은작품에재현된대상이아니라그대상을둘러싼이대기이고,그대기속에녹아든감응이며,그감응이만들어내는분위기임을간파하기도한다.김시종과이성복의시에서‘존재론적사건’을발견하기도한다.철학자의독법이신선하게다가오는이유다.

예술은대기속에있다.예술은대기가되어대상주위를감싸고떠돈다.대상과무관하지않지만대상이라고는결코말할수없는그대기가어떤작품을예술이되게한다.대기가대상과너무가까워지는순간,대기는모호한분위기를잃고재현된대상속에회수되며생명을잃고만다.존재는대상이아니라대상을둘러싼대기다.인식론은대상을향해가지만,존재론은존재를향해간다.대상을둘러싼대기를향해간다.인식론은저기있는존재자를명료하고뚜렷하게규정된대상으로바꾸려하지만,존재론은대상이기이전의존재에게,혹은대상적규정을벗어난존재에게,그저‘있다’고만할수있는존재에게다가가려한다._본문에서

실패가뜻하지않은것이듯,성공또한뜻하지않은것이다.그러나실패는뜻하지않은것을보게하지만,성공은뜻하지않은것을잊게한다.뜻한것만보게한다.그렇기에세계의진실은성공보다는실패속에있다.그래도과학은성공을향해가지만,예술은실패를향해간다.문학은특히그렇다.서사문학은대개실패를향해간다.실패를통해드러나는세계의실상을,그한조각을드러내고자한다.특이점인주인공들은모두목적한곳에닿지못한다.뜻밖의곳에간다.‘실패’라고하는곳,세계의바깥이다.그렇게그들은성공한다.실패하기를기도하는자들이니,그들은성공한것이다._본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