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수리 집수리 (집을 수리하고 삶을 수리하는 건축가 김재관의 집과 사람 이야기)

수리수리 집수리 (집을 수리하고 삶을 수리하는 건축가 김재관의 집과 사람 이야기)

$20.93
Description
집수리는 그곳에 사는 사람의 삶을 수리하는 일이다

빛, 축, 터, 방, 마당, 시선, 나무, 바람, 어둠을 수리해
낡고 허름한 집에 새 숨을 불어넣는 건축가 김재관

통념을 뒤집어, 집수리에 사람과 인문학을 담다
집은 사람의 삶을 담는 공간이다. 우리의 생활은 집의 구조, 크기, 실용성 등에서 결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낡고 좁은 집을 떠나, 쾌적하고 넓은 집에 살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는 것은, 투자 혹은 투기가 목적이 아닌 바에야, 당연하다. 인간 삶의 기본 조건이기에 그렇다. 그러나 오랜 세월 살아온 집도 나이가 들어 낡고 허름해지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재개발, 재건축에 밀려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도 한다. 우리가 사는 동네의 지형도, 도시의 지형도, 거기 사는 사람들의 삶도 밑도 끝도 없는 재개발에 떠밀려 끊임없이 변해간다.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삶의 공간을 수리해가며 살아가는 일은 대한민국처럼 끊임없이 재개발이 이어지는 나라에서는 웬만해선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그러나 이것은 그대로 두어도 괜찮은 일일까. 건축가 김재관이 잘나가는 건축가에서 집수리업자로 전향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쉼 없이 신축 건물을 지어나가는 일이 아닌, 시공간의 역사를 보존하면서도 옛것의 새로운 쓸모를 찾아가는 집짓기. 즉, 김재관의 집수리는 집값과 유행에 따른 증축이나 리모델링과는 다른 개념을 갖는다. 건축가 김재관은 이를 격물치지格物致知의 집수리라 부른다.

수리는 집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라디오나 시계도 수리하며 옷, 가방, 자동차, 선박, 동네와 국가도 수리한다. 비가 새면 ‘지붕 수리’를 하고 둑이 무너지면 ‘밭둑 수리’를 하는 것처럼 대상이 집이면 ‘집수리’가 되는 것이다. 집도 다시 나누면 물, 길, 빛, 축軸, 터, 뼈, 방, 켜, 층, 마당, 시선, 나무, 바람, 허虛, 어둠, 태 등으로 세분되는데, 여기에 수리를 합하면 물의 수리, 길의 수리, 빛의 수리, 축의 수리, 터의 수리, 뼈의 수리, 방의 수리, 켜의 수리, 층의 수리, 마당의 수리, 시선의 수리, 나무의 수리, 바람의 수리, 허의 수리, 어둠의 수리, 태의 수리가 된다. 그렇다면 물, 길, 빛, 축, 터, 뼈, 방, 켜, 층, 마당, 시선, 나무, 바람, 허, 어둠, 태는 왜 수리를 해야만 하는 것일까. 그것의 궁극적인 목적은 집수리 자체라기보다는 수리된 집에서 살게 될 인간의 삶을 수리하려는 것이다.
_본문 15~16쪽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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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재관

충북옥천에서태어났다.공인건축사로1997년에무회건축연구소를설립하여강정교회,성만교회,충신교회등열개남짓의개신교회과주거시설을설계하여한국건축문화대상,경기도건축상을수상했다.‘서울문화의밤’행사‘일일설계사무소’에서만난율리아의집을수리하면서집수리업자로전향했다.이후10년간율리아네,재훈이네,철민이네집등을수리했고예진이네집수리로서울시건축상최우수상을수상했다.근래에는서울구기동에있는두채의집을수리하며동네수리의가능성을탐색했다.집수리도이웃과함께하면이로움을공유하고해로움을피할수있기에이것이확장될때도시수리혹은도시재생이가능하다고생각한다.
마음에품은이념은격물치지格物致知다.사물을깊고바르게이해하면할수록궁극의앎에미칠수있다는의미를집수리에투영해,집의낡음,아름다움,어둠,작음,좁음,남루함을유심히살피고해석하여수리의대상속에포함하려한다.

목차

들어가며
_수리입문/수리지명/수리멸종/수리지향/수리소개

1부.율리아네집수리

○집수리,사람들
우린하루가멀다하고만나집에대해이야기했다

○수리수리집수리
마당의수리/어둠의수리

2부.김교수네집수리

○집수리,사람들
건축은문장과같습니다

○수리수리집수리
축의수리

3부.철민이네집수리

○집수리,사람들
삽시다,여기사야해요

○수리수리집수리
나무의수리/방의수리/평생수리

4부.예진이네집수리

○집수리,사람들
센땅위에지어진집

○수리수리집수리
시선의수리/빛의수리/시간의수리/터의수리/하자의수리

5부.이상집집수리

○집수리,사람들
뻔하되허무하지않던이상과닮은집

○수리수리집수리
태의수리/수리본능

예고편_두꺼비집집수리

출판사 서평

우리가몰랐던집수리현장의생생함과이를둘러싼사람들의이야기를담다

이책에는,건축에관한여타의책들과다르게집수리현장을둘러싼사람들의이야기가스토리텔링형식으로담겼다.현장의장인,기술자들의이야기와함께집을둘러싼동네이웃들의이야기가교차되면서집수리의구체적인현실을유쾌하게재현해보여주는이책은,그어디서도알수없었던집에관한생생한지식을전달해주고있다.포복절도할만큼유쾌하지만더러는코끝찡한김재관식스토리텔링은건축이란것이결국구체적인사람의삶과떼려야뗄수없다는것을절로깨우치게한다.
건축가의미학적욕망보다는그건물에사는사람의삶을먼저바라보는실용적인정신,시공할수없는설계도면은더이상그리지않는다는현장성,인력시장에서일잘하는사람을찾아내기위해전전긍긍하는집수리장이의치열한하루하루는폐가나다름없는집을말그대로‘변신’시키고야만다.건축적심폐소생술이라부를만하다.

나는목수다.나는요즘집수리에재미를붙였다.이말에서무언가촌스러움을느끼거나동네에서흔히보던‘집수리’간판을떠올린다면내가말하는의미와다르지않다.내가하는일역시여느집수리장이처럼인부들의숫자를헤아려점심밥을시키고,삼립빵과컵라면의가격차이를따져새참을준비하고,내일사용할벽돌을미리주문하고,새벽인력시장에기별해젊은사람이아니면되돌려보내겠다며눈을부라리는일이다.
_본문10쪽

한사람,가족,동네의역사를보존하고오래도록살아숨쉬게하는집수리

책에는총다섯채의집수리과정이담겼다.제각각의긴사연을품은오래된집들은저마다의문제들도가지고있다.그문제로인해그곳에서더이상살기를꺼려하는이들도있지만,문제를해결해그곳에서계속해서살아가려는이들도있다.이런때에필요한것이집수리다.이사만이능사가아닌것이다.
건축가김재관은집이지닌문제들부터살핀다.주변의높은건물들로볕이들지않게된어두운집,산밑의높은지대에지어진낡은집,안방만밝은어두운남향집,잡동사니로복잡해져무용지물이된마당,유행이지난눈썹지붕은김재관의날카로운관찰속에하나하나해결책을찾아나간다.그리고이러한관찰과분석은이전과같은집이라고믿기어려울정도로몰라보게집의구조와쓰임새를바꿔놓는다.그곳에서살아가는사람들의삶이봉착한난관들을살피기에가능한일이다.집과인간을연결해최대한의아름다움과실용을구현하는건축가김재관의집수리는,‘도시재생’이라는화두에의미있는시사점을던진다.

‘삼대가공덕을쌓아야남향집에서살수있다’는남향집에대한신뢰는옳을까?남향집은겨울이면태양의고도가낮아져빛이깊이들어오고여름이면그반대가되어실내공간을쾌적하게만드는합리적인방위각이다.그렇다고볕이골고루들어오는것은아니다.거실,안방이남쪽을차지하면나머지공간들은다른곳에배치될수밖에없으므로결국어두운계단실,어두운건넌방,어두운부엌,어두운창고가만들어진다.그것은선택이라기보다밝음으로부터소외된결과일뿐이다.남향의미덕보다는그로인한환경적우열에주목해야하는이유다.
_본문8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