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의 세상

B의 세상

$11.50
Description
B들의 세상은 줄곧 여기 있었다!
《그냥, 컬링》으로 비룡소 블루픽션상을, 《델 문도》로 사계절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최상희의 새 단편집 『B의 세상』. 명왕성 기숙학교로 향하는 은하열차, 유령이 출몰한다는 중세풍의 낡은 호텔, 매매혼이 공공연하게 이루어지는 어느 시골, 입시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겨지는 고등학교의 교실 등 다채로운 스펙트럼의 시공간을 넘나드는 여덟 편의 소설을 통해 서서히 한 세상의 윤곽을 새로이 쌓아 가게 된다.

저자에게 세상은 불안정하고, 불완전하며, 어딘가 비틀려 있는 곳이다. 그의 눈이 매끄러운 수면 위로 비치는 아름다운 세상, 그 아래 굴절되고 감춰진 존재들을 먼저 좇는 까닭이다. 당연한 듯 유리한 자리에 서서 폭력을 행하거나 방관하는 이들이 A라면, 저자가 수면 위로 끄집어 올리는 것은 A들이 애써 외면해 왔을 B들의 세상이다.

각 작품의 화자는 B일 때도 있고 A일 때도 있으며 그러한 구도에 속하지 않는 누군가가 되기도 한다. 사건의 드러난 실체와 감춰진 본질, 선과 악, 무엇도 확신할 수 없는 채로 빨려들 듯 작품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기존의 확신은 무너진다. 또렷했던 기존의 경계들 또한 모호해져 간다. 분명해지는 것이 있다면 우리는 B였거나 B로 살아가고 있으며 언제고 B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둥글고 따뜻한 면, 희미하게 사라져 가는 점, 무섭도록 날선 모서리들, 이 모든 것으로 이루어진 B의 세상은 결국 우리가 지금 발붙이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저자

최상희

『그냥,컬링』으로비룡소블루픽션상을,『델문도』로사계절문학상을받았다.『바다,소녀혹은키스』로대산창작기금을받았다.그밖에『하니와코코』『옥탑방슈퍼스타』『명탐정의아들』『칸트의집』등의청소년소설과『북유럽반할지도』『치앙마이반할지도』『여름,교토』등의여행책을썼다.

목차

고스트투어_6
유나의유나_30
붉은손가락_52
B의세상_72
방문_94
화성의소년_116
새_136
LostLake_158
작가의말_180

출판사 서평

#사계절문학상수상작가#블루픽션상수상작가
#청소년단편소설집#A로불리지않는이들의이야기

“언제부터세상은누군가가참고,
참아야만살수있는곳이된걸까.”

세상이흔들릴때마다나의세상이공고해졌으면했다.
그런생각을할때마다왠지모르게조금흔들렸다.
(…)세상은여전히흔들리고있다.
_작가의말중에서

흔들리는세상,그틈새를응시하는작가

『그냥,컬링』으로비룡소블루픽션상을,『델문도』로사계절문학상대상을수상한최상희의새단편집.최상희작가에게세상은불안정하고,불완전하며,어딘가비틀려있는곳이다.그의눈이매끄러운수면위로비치는아름다운세상,그아래굴절되고감춰진존재들을먼저좇는까닭이다.“공고히결속된원의바깥에있는”(「붉은손가락」)이들은여성이라는이유로,조금다르거나약해보인다는이유로,또는아무런이유없이도다양한형태의폭력을겪어왔다.이토록“여전히흔들리는”세상에서작가는기꺼이함께흔들리기를택한다.당연한듯유리한자리에서서폭력을행하거나방관하는이들이A라면,최상희가수면위로끄집어올리는것은A들이애써외면해왔을B들의세상이다.

언제부터세상은누군가가참고,참아야만살수있는곳이된걸까._본문중에서

『B의세상』에담긴여덟편의소설을통해우리는서서히한세상의윤곽을새로이쌓아가게된다.명왕성기숙학교로향하는은하열차,유령이출몰한다는중세풍의낡은호텔,매매혼이공공연하게이루어지는어느시골,입시가그무엇보다중요하게여겨지는고등학교의교실등다채로운스펙트럼의시공간을넘나드는여덟작품은세상을바라보는위치또한제각기다르다.각작품의화자는B일때도있고A일때도있으며그러한구도에속하지않는누군가가되기도한다.사건의드러난실체와감춰진본질,선과악,무엇도확신할수없는채로빨려들듯작품들을따라가다보면어느새기존의확신은무너진다.또렷했던기존의경계들또한모호해져간다.분명해지는것이있다면우리는B였거나B로살아가고있으며언제고B가될수있다는사실일것이다.둥글고따뜻한면,희미하게사라져가는점,무섭도록날선모서리들,이모든것으로이루어진‘B의세상’은결국우리가지금발붙이고있는현실이기때문이다.

어느날고양이가훌쩍내무릎위로뛰어올랐을때,
몹시놀랐고두근거렸다.
따스하고부드러운우주를껴안고있는기분이었다.
고양이모양을한위안을받았다.
그런소설을쓰고싶은것같다.
_작가의말중에서

잊히고지워졌으며애써감춰져온,
A로불리지않는이들의이야기

『B의세상』을읽는독자들은예상치못한대목에서치고들어오는최상희특유의유머에비죽새어나오는웃음을참을수없을것이다.회접시에깔린무채나과자봉지속질소같은유나가개복치처럼눈동자를굴릴때라거나(「유나의유나」),주운의집거실에서고스톱을치던외계인이좀수줍은얼굴로“고,할게요.”를말할때말이다(「방문」).그러다비밀하나쯤마음속에품은채아직은답을정할수없는미정방정식의세계로나아가는아이들에게서자신의모습을발견하여고개를끄덕이기도할것이다.
그러나작가가보여주는베일듯선뜩한진실앞에서편치않은감정과마주하는때가조금더잦기는할테다.붉은손등을지녔다는이유로무리에서배척되고자신만의세계를구축한「붉은손가락」의윤호,화재사고이후사이가틀어진아버지와단둘이고스트호텔을방문한「고스트투어」의이안,“아빠가돈을주고사온”엄마가처한상황을그저바라볼수밖에없는「새」의주희,얼어붙은세상을가로지르는은하열차에서「화성의소년」을관찰하는지구소년,남자의흉포함이휘감아버린집에서단하루도편히잠을자지못한「LostLake」의세가족,학교홈페이지에성추행고발문이올라온가운데희미해져가는친구들을바라보는「B의세상」의주운.

세상의균열과모순을바라보는시선의날카로움은불편한현실을속속들이들추지만,그날카로움이야말로『B의세상』이우리를안심시켜주는방식이기도하다.현실을외면하거나무마하지않고똑바로응시하는것,그리하여B들의세상이줄곧여기있었음을드러내보이는것.그바탕에는모든존재를향한존중과사랑이자리할수밖에없기때문이다.“연민과사랑은아무짝에도쓸모없다고여겨져오래전에사라진”세계를그리기위해“연민과사랑”의풍경을(「화성의소년」)포착해내는작가를,우리는신뢰하지않을수없다.덕분에마음놓고위안을받으며,다시금이세상너머를꿈꿀힘을얻는다.

“이세상이사라지고말아,아무것도하지않으면.”_본문중에서

◆수록작품소개

「고스트투어」
한달전,밤마다아이들이모여들곤하던빈집이불탔다.불탄집정원에서는이안의휴대폰이발견되었다.그리고그날이후이안은아버지와단한마디도나누지않았다.이안은화재사고와어떤관련이있는것일까.이안과아버지가서로에게채전하지못한이야기는무엇이었을까.서먹한채로유령이나타난다는고스트호텔에단둘이방문한두사람은믿고싶지않은진실을마주하게된다.

「유나의유나」
‘나’의단짝유나는,말하자면그런아이다.회접시에깔린무채나과자봉지에들어있는질소같은아이.한반에적어도수십명은있는어련무던한존재.그런유나가어느날개복치처럼눈을굴리며진지하게말해왔다.자기는지금분리되고있다고.유나투,유나스리,유나포.......계속그수가늘어나며돌발행동을일삼는유나들은내가알던그유나가맞는걸까?

「붉은손가락」
윤호의손등은알수없는이유로늘붉은빛을띠고,그것은조롱하고물어뜯기를좋아하는아이들에게좋은먹잇감이다.그런이유로윤호는자신의사람들하고만이야기를나눈다..오직윤호의방안에서만만날수있는,윤호의말이라면무조건귀를기울이는사람들말이다.방밖엔배려라곤모르는무례한사람들뿐.어느날윤호의시선에한아이가잡힌다.천체관측부에서희미하게빛을내던이아이라면,윤호가깊은곳에묻어두었던어둠을덜어가줄지도모른다.

「B의세상」
학교홈페이지에고발문이올라왔다.A는가해자고B는피해자다.A는선생이며B는학생이라고했다.A가누구인지모두들궁금해했지만더많이궁금해한건B가누구인지였다.B가여학생임을의심하는이는아무도없다.학교는사건을무마하려하고,B로짐작되는이들이차츰추려져가는가운데주운은희미해져가는친구들을바라본다.세상의반이희미해져가는광경이다.

「방문」
주운이집에서계란을삶고있을때손님이찾아왔다.우리은하밖에서지구의문화를이해하기위해방문한외계인이란다.NASA의발표에따르면외계인이한동안함께지내게될가족은외계인이직접선택했으며어떤모습으로도착했는지는비밀이라는데.......주운의할머니와동생은보고싶던옛친구를만난듯반갑게맞이하지만주운은이상황이묘하게만느껴진다.거실에서천연덕스럽게고스톱을치고있는저외계인,주운의눈에는어떤모습으로비치고있는걸까?

「화성의소년」
지구가얼어붙은어느미래,한소년이은하열차에탑승한다.졸업하기만하면세상의지배층이될수있어모두가선망해마지않는명왕성기숙학교에입학하기위해서다.우주공용어성적이더우수함에도지구에남은누이동생을뒤로한채앞으로의꿈에부푼소년.입학생에게주어지는마지막테스트까지반드시통과하리라다짐하는데,맞은편에앉은화성의소년이어쩐지수상하다.

「새」
아빠는돈을주고엄마를사왔다.중매비천만원에비행기삯이백만원,선물과옷값오백만원.할머니는이얘기를세끼밥보다더자주,질긴고기씹듯잘근잘근말했다.엄마의속삭임은새가지저귀는소리같았지만대부분의경우엄마입에서나오는소리는울음이나비명이었다.어느날하굣길,‘나’는엄마가필리핀에서왔다는지오를무작정따라간다.그애의엄마도갇혀있을까.이대로따라가면진짜바다를넘어필리핀까지가는걸까.

「LostLake」
깊은산속에자리한‘로스트레이크호텔’.50년가까이운영해온이호텔의문을닫으려는주인앞에마지막손님이찾아온다.선글라스를낀여자와커다란배낭을멘소년,그리고이호텔에묵었던기억을소중히간직하고있는소녀다.로스트레이크호텔에유달리특별한애정을가진듯보이는세사람에게,주인은궁금한것을굳이묻지않는다.아마어떤것이든영원히묻어버릴수있는호숫가의위치를가르쳐주는정도의일이주인의몫일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