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와 포도 (양장본 Hardcover)

여우와 포도 (양장본 Hardcover)

$11.50
Description
‘저녁별’이 뜨는 하늘과 ‘초록 토끼’가 사는 땅을 지나 도달한 한 세계의 정점,
송찬호 시인의 세 번째 동시집 『여우와 포도』
송찬호 시인의 세 번째 동시집이 출간되었다. 시인이 아이와 자연 사이에서 발견한 새로운 언어들이 명징하게 빛났던 첫 동시집 『저녁별』, 동시에 스민 동화적인 상상력의 재미를 드러냈던 『초록 토끼를 만났다』에 이은 『여우와 포도』는 수많은 모습을 한 생명체들의 목소리로 와글와글한 숲의 세계다. 바위가 초원을 달리고 곰이 빵을 굽고 포도가 단단한 이빨로 여우를 깨물지도 모른다. 어디까지 펼쳐져 있을지 짐작할 수 없는 무궁하고 빽빽한 숲은 새로운 차원의 경험을 숨기고 있다. 책장을 열고 들어오는 독자라면 누구든 품어 안을 준비를 마쳤다.
저자

송찬호

1987년『우리시대의문학』6호에작품을발표하며시단에나왔다.2000년김수영문학상과동서문학상,2008년미당문학상,2009년대산문학상,2010년이상시문학상을수상했다.그동안동시집『저녁별』『초록토끼를만났다』와시집『흙은사각형의기억을갖고있다』『10년동안의빈의자』『붉은눈,동백』『고양이가돌아오는저녁』『분홍나막신』등을썼다.

목차

제1부|포도가먼저여우를깨물었다는거
상어가치과에왔어요12
북극곰13
눈사람14
똥개15
여우와포도16
총잡이의노래18
밀가루반죽과고양이20
비가오려나보다22
늑대구두23
악어와악어새24
깊은숲속빵집26

제2부|이바나나칼로숲의적을무찌를거야
세개의섬30
빨간지붕의집이보이는작은섬31
산꼭대기자동차32
무지개를찾아서34
너구리결사대36
무시무시한곰38
사막의아침40
사바나초원의바위들42
숲속길44
깨벌레45
목련꽃46
겁많은늑대47

제3부|거미는다리가많아서돈을잘세
귀신이살고있는집50
당나귀TV시청법52
거미의새로운생활54
책베개55
지팡이를찾습니다56
찰흙거위58
곰이먼저쏘았다60
너구리일기61
포도가익어간다62
도토리왕자의꿈64
생일68

제4부|요즘젊은늑대들은어디에서사나
나이많은늑대72
여우가깨졌다74
사마귀76
땅강아지와똥강아지78
살구나무살구꽃80
할아버지새가되셨다81
민들레재판장의고민82
까마귀의책읽기83
개굴개굴개골개골84
하늘을나는코끼리덤보86
할미꽃과짜장면88

출판사 서평

나이많은늑대의기억과망각,그리고이야기들

구두가게진열장에
새구두가
진열되어있어요

구두가게사장님,
저기푸른구두두켤레는
어느신사가신어야어울리는건가요?

하하,저기있는구두네짝은
두켤레가아니라
한켤레랍니다
어느멋진늑대가예약한구두이니까요

-「늑대구두」전문

날렵한라인과세련된색상의구두를주문해둔손님은누구일까.「늑대구두」외에도「겁많은늑대」,「나이많은늑대」등늑대를소재로한몇편의시들에서우리는각시의늑대들이통과한시간을상상해볼수있다.양이나사슴을만날까두려워이빨과발톱을기르는시간,돋보기안경을쓰고흔들의자에앉아신문을읽으며지난날아기돼지의안부를궁금해하는시간들이올올이기록되어한늑대의털빛이결정된다.바람이라도부는날이면그안에깃든지난이야기들이살아나흔들리듯일렁일것이다.
“이야기꾼들은대개기억력이좋은사람들이다.그들은단순한기억의전수자역할에그치지않는다.시간으로부터왜곡되고뒤틀리는기억을안간힘을다해막아내는동시에,그럼에도어쩔수없이진행되는망각의틈을자신과당대삶의이야기로메운다.훌륭한이야기꾼의이야기는삶의늘새로운원전(元典)일지도모른다.”
『동시마중』53호「늙은늑대와의20분송찬호+김륭」대담에실린시인의말이다.그가온삶을통해끌고온이야기들이우리의오늘에다어떤단서를던지게될지,커다란기대와궁금증을품게되는대목이다.

언덕넘어산넘어울창한나라푸른참나무숲

공원엘갔는데
까마귀가벤치에앉아
큰소리로책을읽고있었다
“호두나무에빨간꽃이피었습니다”

호두나무에빨간꽃이핀대,
여기저기서사람들이킥킥거리고웃자

조금당황한까마귀는
자세를가다듬고
더큰소리로책을읽었다
“호두나무에빨간꽃도피고노란꽃도피었습니다…”

-「까마귀의책읽기」전문

『여우와포도』를채우고있는장면들은상투성과는가장먼,오히려낯설고모호해한번에잡히지않는이미지와감각으로가득하다.이백살상수리나무의기억속에서곰이사냥꾼보다먼저총알을날리고(「곰이먼저쏘았다」),고양이옆에서부풀던밀가루반죽이야옹소리를내며(「밀가루반죽과고양이」)서로의자리가뒤바뀐다.숲을지키기위해바나나칼을휘두르는다섯마리너구리들(「너구리결사대」)의우스운결기,소년의발자국마다오쏙오쏙솟아나는호기심쟁이버섯(「숲속길」)의생생한이미지,당나귀프로야구계절안오나투덜거리며푸헝푸헝콧김을내뱉는당나귀(「당나귀TV시청법」)의어이없는여유로움등이여느동시에없었던새로운감각과상상을일깨운다.
그들이같이잠들고꿈꾸고깨어나학교에가는세상은어떤모습일까.사슴들이아무도왕하고싶지않다며두고간왕관은(「목련꽃」)누가가져갔을까.철가방을맨짜장면배달맨이높다란산앞에서큰소리로찾고있는할미꽃은(「할미꽃과짜장면」)어디숨어있을까.도토리왕자가꿈꾸던“울창한나라/푸른참나무숲”(「도토리왕자의꿈」).시인이아이들에게펼쳐주고싶었던세계의모습이다.

공기를먹고날아오르는기분으로

동화『탄탄동사거리만복전파사』라든가지식그림책『달리는기계,개화차,자전거』등다양한분야의어린이책을통해다채로운스타일을보여주고있는화가조승연의그림은이번동시집을꼭알맞은캐릭터들로채워주었다.여러가지결의텍스처를섞어차분한톤으로완성한그림들은이세계의중력을반으로줄인듯우리의발을자유롭게한다.표정에깃든웃음과그가묘사한공기의질감이시를읽는기분을한결행복하게한다.내려다보면온통초록인숲속으로,자박자박걸어서들어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