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의 노래

솔로몬의 노래

$18.57
Description
참혹한 역사를 찬란한 언어로 재현한
현대문학사의 위대한 목소리 토니 모리슨의 대표작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최초의 흑인 여성 작가 토니 모리슨의 대표작 『솔로몬의 노래』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85번으로 출간되었다. 여성 화자가 서사를 이끌었던 대부분의 저작과 달리 흑인 청년이 과거와 타자를 이해하고 정신적인 성숙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담아낸 성장소설로, 토니 모리슨이 꾸준히 천착한 주제인 미국 사회에서 흑인의 정체성, 가족과 역사에 대한 인식이 여실히 드러나는 걸작이다. 문학성과 더불어 흡인력 강한 서사로 1977년 출간되자마자 문단과 대중 모두를 사로잡은 이 작품을 문학적 감수성이 빛나는 유려한 번역으로 꾸준히 독자들에게 사랑받아온 역자 김선형이 지난날의 번역을 전면 개정해 다시금 새로이 선보인다.

주인공 밀크맨 데드는 자신이 날 수 있다고 믿은 한 보험회사 직원이 병원 꼭대기에서 뛰어내리는 사건이 있은 직후 태어난다. 꼭대기에서 푸른 날개를 달고 뛰어내리는 흑인의 상징적인 낙하, 그 혼란 속에서 탄생한 ‘작은 새’, 그가 바로 머시 종합병원에서 흑인 임신부가 낳은 최초의 아기 밀크맨 데드다. 도시에서 존경받는 저명한 흑인 의사의 손자이자 부유한 집안의 막내아들로 태어난 그는 물질적 특권을 누리며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내지만, 실상 집안에 감도는 분위기는 애정이 메말라버린 듯 삭막하다. 청년이 된 밀크맨은 익숙한 북부를 벗어나 자신의 두 발로 서고 싶은 열망을 느낀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한데, 마침 그 기반이 되어줄 가족의 유산이 남부에 있음을 알게 되고 그 유산을 찾아 떠나기로 결심하는데…….
저자

토니모리슨

저자:토니모리슨ToniMorrison
1931년미국오하이오주로레인에서태어났다.하워드대학교에서영문학을전공하고코넬대학교에서석사학위를받았다.졸업후여러대학에서문학을가르쳤고랜덤하우스출판사편집자로일하며글을쓰기시작했다.1970년『가장푸른눈』으로데뷔했고,이어『술라』『솔로몬의노래』등을발표하며대중과평단을모두사로잡았다.1987년출간한대표작『빌러비드』로퓰리처상,전미도서상,로버트F.케네디상등을수상했고,1993년흑인여성작가최초로노벨문학상을수상했다.2006년프린스턴대학교의교수직에서퇴임한후집필활동에매진해소설『자비』『고향』『하느님이아이를도우소서』,희곡『데스데모나』를출간했고,잡지<네이션>편집위원으로도활동했다.2019년8월숨을거두었다.

역자:김선형
서울대학교영어영문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석사와박사학위를받았다.옮긴책으로토니모리슨의『빌러비드』,살만루슈디의『수치』,카렐차페크의『도롱뇽과의전쟁』,더글러스애덤스의『은하수를여행하는히치하이커를위한안내서』등이있고,2010년F.스콧피츠제럴드의『벤자민버튼의시간은거꾸로간다』로유영번역상을수상했다.

목차

서문
제1부
제2부
해설|질곡의역사를넘어비상하는사랑노래,흑인의아가
토니모리슨연보

출판사 서평

노벨문학상을수상한최초의흑인여성작가토니모리슨
“흑인여성작가라는정체성은내상상력을제한하지않는다.오히려확장시킨다.”

현대문학을대표하는작가중한명으로,강렬하고매혹적인이야기를통해흑인의삶과역사를재현한토니모리슨은1931년미국오하이오주로레인에서태어났다.미국중서부에서자랐으나앨라배마주출신아버지와조지아주출신어머니밑에서남부의전통과문화를자연스레체득하며성장했다.하워드대학교에서영문학을전공했고코넬대학교에서버지니아울프와윌리엄포크너연구로석사학위를받았다.졸업후여러대학에서문학을가르쳤고,랜덤하우스출판사에서편집자로일하며앤절라데이비스,앤드루영을비롯한저명한흑인인사들의책을만들었다.1970년푸른눈을갖고싶어하는흑인소녀의이야기를그린첫작품『가장푸른눈』을발표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뒤이어출간한,두흑인여성의삶과사랑,우정을그린소설『술라』가미국도서상후보에오르며평단의주목을받았고,이후세번째작품『솔로몬의노래』를발표한후세계적인작가로자리매김했다.1987년노예신분의대물림을끊기위해제손으로딸을죽인흑인여성의실화를바탕으로써내려간“머리카락이쭈뼛서는걸작(마거릿애트우드)”『빌러비드』를출간한뒤퓰리처상,미국도서상,로버트F.케네디상을받았고,이소설은오프라윈프리주연의영화로도만들어졌다.1993년“독창적인상상력과시적언어를통해미국사회의핵심적인문제를생생하게담아냈다”는평과함께흑인여성최초로노벨문학상을수상했다.2019년8월,88세의나이로뉴욕에서숨을거두었다.오바마전대통령은“토니모리슨의글은우리의양심과도덕적상상력에대한아름답고도의미있는도전이었다”며그의죽음을추모했다.
모리슨은흑인의기억과경험을기록하고문학적으로재구성하는글쓰기영역을발전시켜왔다.도망노예의이야기에서부터현대사회에스며있는보이지않는차별에이르기까지,시대를막론하고여러형태로존재해온인종문제를소설로품어내며억압의역사와그잔재를조명했다.‘흑인’‘여성’‘작가’라는정체성을지니고미국사회내흑인공동체의역사와문화를드러내표현함으로써“자신이할수있는한가장진실한방식으로흑인들을위한작품을썼다”(록산게이).1977년발표한『솔로몬의노래』역시현대미국사회에서흑인의정체성에대한모리슨의사색이진하게녹아있는작품이다.모리슨은특유의문학적기법을살려오래전부터전해내려오는전설,환상적요소,역사적사건들을촘촘하게엮어강렬한힘과독특한질감을지닌소설을완성해냈다.과거의유산을찾아길을떠나는흑인청년의이야기를그린이작품은“가족과역사와뿌리없이는개인이존재할수없다는인식,지역사회와민족문화의가치에대한높은평가,사람과사람사이에핏물처럼진하게흐르는벅찬감정”이모두훌륭하게배어있는걸작이다.또한독자를사로잡는흥미진진한서사의힘으로출간되던해<뉴욕타임스>베스트셀러에올랐고,미국에서가장영향력있는북클럽인‘북오브더먼스클럽’도서로도선정되었다.대중의사랑과더불어토니모리슨에게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수상의영광을안겨주며세계적인명성을얻게해준대표작으로꼽힌다.

비상을위해신화적과거를되짚어가는여정

여성화자가서사를장악했던대부분의저작과달리『솔로몬의노래』는남자주인공을중심으로이야기가진행된다.소설의구조는서구의성장소설이지닌기본적인틀을따르고있다.주위사람또는환경과갈등을겪으며성장한뒤자신의정체성을찾아길을떠나며,여정의끝에서마침내깨달음을얻고정신적으로성숙하게된다는줄거리가그것이다.
이소설은총2부로이루어져있다.제1부는밀크맨이탄생하는순간부터청년으로성장하기까지,북부에서의삶을다룬다.주인공밀크맨데드는자신이날수있다고믿은한보험회사직원이병원꼭대기에서뛰어내리는사건이있은직후태어난다.꼭대기에서푸른날개를달고뛰어내리는흑인의상징적인낙하,그혼란속에서탄생한‘작은새’,그가바로머시종합병원에서흑인임신부가낳은최초의아기밀크맨데드다.도시에서존경받는저명한흑인의사의손자이자부유한집안의막내아들로태어난그는외할아버지의유산과아버지의경제적성공덕분에물질적특권을누리며유복한어린시절을보내지만,실상집안에감도는분위기는애정이메말라버린듯삭막하다.특권층의특혜를한껏누리며살아가는그와는달리그를둘러싼사람들은예외없이흑인이기에짊어지게된삶의고통을안고있지만,그는자신의안위에만관심이있을뿐다른사람의고통과슬픔에는무감한모습을보인다.그는주변사람들의아픔을외면하거나그들의처지를그저방관한다.청년이된밀크맨은익숙한북부를벗어나자신의두발로서고싶은열망을느낀다.그렇게하기위해서는돈이필요한데,마침그기반이되어줄가족의유산이남부에있음을알게되고그유산을찾아떠나기로결심한다.제2부에서는넓고안락한집을나서남부로떠난그의여정을좇는다.북부에서와달리남부에서그는환대받는존재가아니고,그런상황이낯설기만한밀크맨은불운이닥치거나다른사람들에게서푸대접을받을때마다자신은‘이런대접을받을만한’짓은하지않았다고버릇처럼되뇐다.그러나아버지와할아버지가살아온지난날의흔적을되짚어가는과정에서그는조금씩자신의뿌리와가족의역사를마주하게된다.흑인이라는이유로땅을빼앗기고죽임을당한할아버지메이컨데드1세와그로인해물질적가치에만집착하게된아버지메이컨데드2세의삶,그리고날아가버린증조할아버지솔로몬의삶과남겨진여성들과아이들의삶……
가족과집,그를둘러싼사람들로부터도망쳐오롯이자신의삶을살고싶어떠나온여행,그고달픈여정의끝에서그는핍박받고죽임당하고빼앗기고추방당한동족에대한깊고도뜨거운애정을느끼며마침내자신과타자를이해하는정신적성숙에다다른다.

땅에서발한번떼지않고도날수있었던
이땅에남겨진여인들에대한찬미

모리슨의소설이남성화자가자신을둘러싼세계를인식하고그들과불화하며성장한다는줄거리를지닌기존의서구성장소설들과차별화되는지점은바로그간작품속에서다소등한시되었던여성인물들의역할을부각해드러낸다는점이다.모리슨의소설에서남자주인공은그를살리고지켜주는여성들이있어비로소성장하고살아남으며,날아오른다.밀크맨역시살아가는내내어머니루스,누나커린디언스와리나,오촌헤이가의희생과사랑이그와함께한다.특히이소설에서파일러트라는여인은밀크맨을이세상에태어나게돕는조력자이자죽음의위협으로부터그를보호하는인물이며,종내에는그대신목숨을잃게되는사람이다.밀크맨은그녀가목숨을잃어가는순간에야오랫동안알아차리지못했던진실을깨닫는다.그여인은땅에서발한번떼지않고도날수있는사람이었음을,그녀가베푼자비덕분에자신이날수있게되었음을.소설은공기에몸을맡기고도약하는밀크맨의비상으로그긴여정의끝을맺는다.
“흐르는눈물을닦지도않고,깊이숨을들이마시지도않고,아니심지어무릎도구부리지않고―그는도약했다.지금이순간밀크맨은알고있었다.공기에몸을맡기면,공기를탈수있다는그사실을.”

미국사회와역사를이해하는핵심인흑인문제를다루는모리슨의방식은백인가해자를고발하고참상을폭로하는것이아니다.그보다는박해와설움의역사를인정하면서도,흑인의주체적관점을되찾고삶을긍정하며미래로나아가는길을모색하는것이다.이소설에서‘자비’는인물들이간직한암묵적인소망이며,비상을가능하게하는발판이다.자신을사랑하고,타자를보듬어안고,과거를이해함으로써미래를상상하는것.모리슨은안다.결국모든이야기는사랑이야기라는것을,‘사랑’만이우리를구원하고앞으로나아가게한다는것을.파일러트가죽어가며읊조린말은토니모리슨이이세상에남긴메시지인지도모른다.
“더많은사람을알았다면좋았을걸.그들을모두다사랑했을텐데.더많은사람을알았더라면,더많이사랑할수있었을텐데.”

★1993년노벨문학상
★옵서버선정‘역대최고의소설100’
★가디언선정‘역대최고의영문소설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