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여섯 명의 한기씨 (이만교 장편소설)

예순여섯 명의 한기씨 (이만교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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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오늘의작가상 수상 작가 이만교
16년 만의 신작 장편소설
1998년 문학동네신인상에 단편소설 「투레질」이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후, 장편소설 『결혼은, 미친 짓이다』로 “주제와 문체와 대화와 행동과 정신을 아우르는 예외적인 ‘속도’를 구사”(문학평론가 김화영)한다는 평을 들으며, 제24회 오늘의작가상을 수상한 작가 이만교의 신작 장편소설 『예순여섯 명의 한기씨』가 출간되었다. 『아이들은 웃음을 참지 못한다』(민음사, 2003) 이후 16년 만에 선보이는 그의 네번째 장편소설이다.

2009년 1월 20일, 부당한 재개발 보상 정책에 반발하던 용산4구역 철거민들을 무장한 경찰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화재로 6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있었다. 이 소설은 바로 그 ‘용산 참사’를 떠올리게 하는 사건의 한가운데로 ‘임한기’라는 가공의 인물을 들여보내면서 진행된다. 평범한 대학생이던 ‘한기씨’가 왜 재개발 철거 현장에서 자신의 정체성과 존재를 잃어야 했는지, 그에 대해 회고하는 인터뷰이 66명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우리가 잊었거나 애써 잊고자 했던 ‘그날’의 진실을 파헤친다.
선정내역
- 2019 올해의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저자

이만교

1998년문학동네신인상에단편소설「투레질」이당선되면서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나쁜여자,착한남자』,장편소설『결혼은,미친짓이다』『머꼬네집에놀러올래?』『아이들은웃음을참지못한다』가있다.제24회오늘의작가상을수상했다.

목차

1.십장한동인씨(48세)_009
2.송씨아저씨(59세)_011
3.동창이동호씨(26세)_012
4.할머니방필녀씨(76세)_014
5.친구창기씨(26세)_016
6.종이공주이미숙씨(22세)_018
7.일용직김형(37세)_022
8.작업반장김씨(40세)_024
9.친구이재봉씨(26세)_027
10.공시생조형(33세)_029
11.양아치준(25세)_031
12.인력개발컨설팅업체이○○부장(41세)_034
13.형사과장최○○씨(44세)_036
14.경비업체용역방○○씨(29세)_039
15.부동산컨설팅업체대표심○○씨(49세)_042
16.알바생윤희씨(23세)_047
17.튀김집김사장(37세)_052
18.연탄구잇집손사장(51세)_054
19.문방구윤사장(59세)_058
20.도서대여점반사장(36세)_060
21.Y2지구정미네미용실정미씨(51세)_064
22.찌갯집최씨할머니(65세)_068
23.커피숍사장박숙미씨(45세)_070
24.전골집조형(38세)_074
25.치킨집석규씨(40세)_077
26.PC방윤대영씨(53세)_079
27.두리식당태호씨(39세)_082
28.송일약국한정호씨(49세)_084
29.김밥집황병관씨(40세)_086
30.빨래방장광문씨(35세)_090
31.대책위부위원장옥만규씨(45세)_091
32.철물점정씨아저씨(53세)_095
33.금은방김길호씨(54세)_097
34.복어집이양윤씨(사망자안철우씨의아내,56세)_099
35.헤어디자이너혜나씨(25세)_101
36.당구장현미씨(52세)_106
37.검도부사범조병훈씨(조삥,28세)_108
38.호프집정영실씨(37세)_113
39.휴학생우종선씨(25세)_123
40.중국집김명국씨(38세)_126
41.신진슈퍼여인욱씨(47세)_129
42.C지구부위원장허선미씨(41세)_132
43.분식집함씨할머니손자윤진석씨(23세)_134
44.족발집김차영씨(49세)_137
45.액세서리점이자연씨(51세)_139
46.세탁소김은지씨(37세)_143
47.대책위위원장이충혁씨(36세)_146
48.샤부샤부집김사장(52세)_153
49.지물포차사장(56세)_156
50.J지구부위원장이상우씨(49세)_159
51.C지구철거민이재인씨(53세)_160
52.생선구잇집이규선씨(51세)_162
53.지물포최석진씨(43세)_164
54.S지구철거민이영규씨(53세)_166
55.위원장어머니전재순씨(69세)_168
56.N지구철거민(사망자유상호씨)의딸유은주씨(20세)_171
57.S지구철거민(사망자한길영씨)의아내이영옥씨(43세)_173
58.전철연회원조윤상씨(47세)_175
59.경찰서장백○○씨(59세),사건당시발표문_177
60.Y2지구주민,참사목격자임정근씨(37세)_179
61.P지구부위원장김종범씨(55세)_181
62.기자최명렬씨(33세)_183
63.닭갈빗집한기순씨(36세)_185
64.시민운동가나유라씨(43세)_187
65.고향친구김진석씨(26세)_189
66.한기씨육촌누이임영애씨(41세)_194
인터뷰어이만기씨의후기_195

작가의말_199

출판사 서평

그날그곳에존재했던예순여섯명의한기씨와
그날그곳을‘지나친’더많은사람들에대한이야기

등록금을마련하기위해공사판에서일하던대학생한기씨는그곳에서전문도박꾼들에게걸려들어모아둔돈을모두탕진하고만다.결국시급이더센알바를찾아파업현장에서용역으로까지일하게된그는,머리를서른바늘이나꿰매는큰부상을입는다.하지만꾀부리지않는그를눈여겨본용역업체팀장의알선으로한기씨는재개발을앞둔지역에국숫집을열게되고,타고난성실함덕분에국숫집은빠르게자리를잡아간다.그러나곧이어재개발이시행되자터무니없는보상조건으로가게를빼앗기다시피내어놓아야하는상황에처하게된다.불합리함을느낀한기씨는다른세입자들과연대해조합과시공사,용역업체에맞서며점차과격한투사로변해간다.대책위사무실에들이닥친여남은명의철거용역을단신으로들이받기도하고,당구장에서행패를부리는그들에맞서허벅지에큐대를내리꽂는자해를하기도한다.부조리한재개발정책에누구보다분노하며선봉에서투쟁하는그였지만,때로는쉽게흥분해서상황을그르치거나다른지역철거민들의처참한사례를들먹이며겁을주기도하는등이해할수없는행동으로주변사람들의의심을산다.급기야한기씨를조합끄나풀이나용역프락치라의심하는사람들마저생겨나고,최후의수단으로망루를올리기로한계획역시한기씨에게는비밀에부쳐진다.그런데철거민들과경찰이대치한아비규환의망루사층에서한기씨로보이는한사람이떨어지고,그시신마저사라지면서한기씨의정체는점점더미궁으로빠져드는데……

이만교는자신의첫번째장편소설이자동명의영화로도만들어진『결혼은,미친짓이다』를통해결혼과사랑에대한우리사회의속물성과경직된엄숙주의를속도감넘치는문장으로풍자한바있다.이어또다른장편소설인『머꼬네집에놀러올래?』에서도IMF사태이후한국사회의어두운일면을한일가의가족사에덧대어생생하고경쾌하게드러내보여주었다.우리사회가처한현실의문제를그리는데일가견이있는작가는,『예순여섯명의한기씨』에이르러사회적위치나이권에따라다툼이일어날수밖에없는도시재개발현장의구조적모순과그모순성에의탁해살아갈수밖에없는소시민들의삶을거침없고솔직한문장으로그려낸다.소설은기자‘이만기’가한기씨의주변인물66명을인터뷰하고그것을옮겨놓으며진행되는데,이러한소설의형식이르포로도손색없을현장감있는목소리로이들의발언을더욱더귀담아듣게만드는탁월한역할을한다.

정말어처구니없는게자신들도처음엔세입자보상금으로사백억남짓을책정해놓고,실제로는백이십억만지급했어요.자신들이책정한비용만정직하게사용했어도이렇게되지는않았을텐데,그조차아까워용역을쓴겁니다.
권리금은커녕이억들어간가게를일억주고나가라하고,일억들어간가게를삼사천주고나가라면그게전부거나그나마융자받은건데,누가그냥나가요.(53쪽)

평생일궈온자신의터전을헐값에넘겨야하는세입자들과그들의절박한사정을이용해어용대책위를만들어회비를뜯어가는지역건달들,시공사와계약을맺고정해진기한내에철거를마치기위해비열한방법으로세입자들을압박하는정비업체용역들,조금의보상금이라도더받기위해연대를저버리는사람들,시공사의눈치를보며철거민들을외면하는경찰,그리고그곳을무표정한얼굴로지나치는사람들까지……각자가처한사회적,경제적위치에따라행동과발언이달라지는세계의작동원리를재개발현장이라는제한된공간속에서신랄하게드러내보인다.특히온갖부당한방법으로철거민들을괴롭히는용역들조차자신들의행동을합리화하는장면을통해서는타인의권리나영역을침범하지않고선자신의이익을차지할수없는재개발사업과사회구조의불합리성을뼈아프게묘사한다.
작가가선명하게지적하듯,용역들뒤에는경비업체가,경비업체뒤에는정비업체가있고,정비업체대표는구청장과향우회회장,부회장사이이며,이들뒤에는재벌시공사가버티고있는거대한권력의연쇄작용은상대적약자인개인들에게는크나큰폭력으로작동하며,그폭력성앞에서자신의의지와정체성을제대로발현하기란쉽지않다.한기씨와함께연대하던철거민들이인터뷰에서그에대해부정적으로묘사하는대목들은,타인에대한판단이나기억또한자신의이해관계에따라편집되고왜곡될수밖에없다는점을잘보여준다.

그사람이용역이었는지,철거민이었는지,프락치였는지,열사였는지이게중요한문제같지는않아요.중요한건어떻게저희같이평범한시민들이그런식으로쫓겨나야했느냐인데,임한기라는특정한사람의행적문제로몰고가는것이야말로저쪽의전략이라고생각해요.보수언론에서임한기씨의정체를문제삼으니까,다들그프레임에엮여서엉뚱한논쟁으로빠져들고말았잖아요.조합도,기업도,경찰도,용역깡패나다름없는짓을왜하는가,이게중요한건데……(182쪽)

용산참사10주년을맞이한올해,이만교는많은사람이잊고있던사건을끄집어내재조명한다.안타까운사고로소중한생명을잃고도우리사회는여전히그날의멈춤에서더나아가지못했고,오히려그날에대한기억을애써외면함으로써자신의것을보전하는데급급한것은아닌지날카롭게되묻는다.
다만작가는어둡고절망적인분위기가아닌특유의간결하고속도감있는문장으로이야기를풀어냄으로써소설적긴장과재미를놓치지않는다.한기씨의정체를특정하지않고끝내그의시신마저사라지게만들면서,마지막까지마음을졸이며소설을읽도록만드는추리소설적설정도흥미롭다.오랜만에만나는그의신작이이토록섬세하고활달하다는것은그가현실의문제와소설쓰기에서한순간도멀어지지않았음을잘보여주는것이기도하다.또한막힘없이단숨에읽어낼수있는그의소설이여전히“디지털영상시대에소설이살아남을수있는길을제시하고있는”(소설가조성기)훌륭한본보기라는사실도반갑다.



작가는하고싶은말을하는사람이다.
그러나하고싶은말을마음대로다하는사람은아니다.
하지말아야할말이나,해봐야좋을게없는말들은,퇴고나편집과정에서수정하거나삭제해야한다.
이글은하려고했던말이아니라,나도모르게하게된말,하지않을수없는말이다.
_‘작가의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