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만찬 (양장본 Hardcover)

잘못된 만찬 (양장본 Hardcover)

$13.80
Description
어지러운 세계 정세 속, 엄청난 사건으로 번져나가는 그날 밤의 만찬!
이탈리아의 지배에서 벗어나 독일의 침략을 겪은 후, 제2차세계대전 이후 정치적 선택 사이에서 혼란스러운 나라의 동요를 그린 이스마일 카다레의 장편소설 『잘못된 만찬』. 2019년 제9회 박경리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저자가 2009년 발표한 작품으로, 혼란스러웠던 알바니아의 비열한 현실을 풍자적으로 그린, 저자의 독특한 문학세계가 뚜렷이 드러나는 작품이다.

알바니아에 군대를 이끌고 들어온 독일군 대령과, 알바니아의 손님맞이 관습법 ‘베사’를 근거로 위험을 무릅쓰고 독일군 대령과 그의 장교들을 저녁식사에 초대한 대령의 옛친구인 알바니아인 의사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후 이날의 만찬이 엄청난 사건으로 번져가면서 급변하는 알바니아의 정세, 당시의 혼돈이 유머러스하고도 신랄하게 묘사된다.
저자

이스마일카다레

1936년알바니아남부지로카스트라에서태어났다.티라나대학교에서언어학과문학을공부했고,모스크바의고리키문학연구소에서수학했다.1963년첫장편소설『죽은군대의장군』을발표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
이후카다레는『돌의연대기』『꿈의궁전』『부서진사월』『누가후계자를죽였는가』『광기의풍토』등많은작품을통해신화와전설,구전민담등을자유롭게변주하며암울한조국의현실을우화적으로그려내는자신만의독특한문학세계를구축했다.독재정권아래놓여있던알바니아에서몇몇작품은출간금지라는수난을겪기도했지만,그럼에도카다레는전제주의와독재체제를고발하는날카로운시선을잃지않았고,특유의풍자와유머로우스꽝스러운비극,기괴한웃음을만들어내며세계적인작가로입지를굳혔다.
카다레는독재정권이무너지기직전프랑스로망명해지금까지파리에서왕성한작품활동을펼치고있다.1992년프랑스의문화재단에서수여하는치노델두카국제상을수상했고,2005년제1회맨부커인터내셔널상을받았다.2009년에는스페인의권위있는문학상인아스투리아스왕자상(문학부문)을수상했다.2016년레지옹도뇌르최고훈장을수훈했고,2019년제9회박경리문학상수상자로선정되었다.

목차

잘못된만찬_007

이스마일카다레연보_242

출판사 서평

알바니아의비열한현실을
신화적단계로끌어올린작품!

오늘날카다레의작품들은현실적이고현대적인소설의형식을띤
거대한신화로분류된다._르피가로

알바니아판‘의사들의음모’._르몽드

알바니아의‘문학대사’이스마일카다레의2009년발표작『잘못된만찬』이출간되었다.『잘못된만찬』은이탈리아의지배에서벗어나독일의침략을겪은후,제2차세계대전이후정치적선택사이에서혼란스러운나라의동요를그린다.혼란스러웠던알바니아의비열한현실을풍자적으로그린작품이다.알바니아에군대를이끌고들어온독일군대령과,알바니아의손님맞이관습법‘베사’를근거로위험을무릅쓰고독일군대령과그의장교들을저녁식사에초대한대령의옛친구인알바니아인의사의이야기를중심으로,이후이날의만찬이엄청난사건으로번져가면서급변하는알바니아의정세,당시의혼돈이유머러스하고도신랄하게묘사되는,카다레의독특한문학세계가뚜렷이드러나는작품이기도하다.

“누가내척후병들에게총을쏘았지?
죄인들을내놓으면인질들을당장풀어주지.”

1943년9월,이탈리아가연합군에항복하고알바니아는이탈리아의지배에서벗어난다.그무렵그리스를점령한독일군대는알바니아의남부도시지로카스트라로향한다.독일군대를이끄는프리츠폰슈바베대령은뮌헨유학시절에만난옛친구,알바니아인의사구라메토와해후할꿈에부푼다.그러나구라메토가말한알바니아의손님맞이법‘베사’와달리,독일군이도시초입에이르자알바니아항독저항군의공격이쏟아지고,대령이보낸척후병들은아무도살아남지못한다.
독일군들이도착하기전,불안에휩싸인지로카스트라에는정체불명의비행기에서수천장의전단이쏟아졌다.전단에는독일이알바니아를점령하려는것이아니라이탈리아의억압으로부터해방시키고빼앗긴독립을돌려주려는것이라는메시지가알바니아어와독일어,두언어로적혀있다.사람들의의견은분분했다.그동안수없이많이다른나라에병합되고,지배를받아오며“세상사를넓고복합적으로바라보는데길들어있”던지로카스트라에도혼돈이퍼진다.

내가명령을받았을때……기갑연대를맡아알바니아로들어가라는명령을받았을때……처음떠오른건너였지.이건알바니아를점령하려는게아니라영원한제국에병합시켜구하려는거야.그리고당연히가장먼저내형제인너를찾고싶었지……그래서가벼운마음으로떠나왔어.네가그토록내게자주얘기했던베사의나라로말이야……(46~47쪽)

독일군의의도가무엇이었든,척후병들이알바니아저항군의공격에희생되자폰슈바베대령은그에대한복수로알바니아인들을무자비하게인질로잡아들이고,그들을시청광장에묶어놓은채기관총을겨냥한다.그리고뮌헨에서만난옛친구구라메토박사를찾아가,구라메토가유학시절자주이야기했던알바니아의손님맞이법‘베사’에대해,알바니아어로‘신의’라는뜻의손님맞이관습법‘베사’를어긴알바니아의공격에대해따져묻는다.“배신자구라메토,네가말한베사의나라알바니아는대체어디있는거야?”(47쪽)
구라메토는더없이차분한태도로독일군을공격한건자신이아니라고대답한다.“달라.난알바니아가아니야.프리츠,네가독일이아니듯이말이야.”(49쪽)그리고놀랍게도그들이지금까지이야기한관습‘베사’에따라오랜만에만난옛친구이자독일군대령,그리고그의장교들을저녁식사에초대한다.

확실히그곳에서벌어지고있는일은그의불행을예고하고있었다.이미온도시사람들이그를배신자로여기고있는게분명했다.훗날,며칠,몇계절,몇해가지나고,그리고그가죽고난뒤에,사람들은그를배신자로만기억할터였다.(56쪽)

침략해들어온군대를저녁식사에초대하는일,분명이사실이알바니아시민들에게밝혀지면구라메토의처지는위태로워질터였다.부담스러운식사가될것이분명했다.그는이상황을타개할단하나의방법이라고생각해식사자리에서폰슈바베대령에게인질들을풀어달라요청한다.그러자폰슈바베역시척후병들을죽인이들을고발하라고맞서며이저녁식사자리의긴장감은더욱팽팽해진다.
이날의만찬은미스터리에싸여있다.이스마일카다레의다른많은작품들에서처럼『잘못된만찬』역시미스터리에싸인강렬한사건과,그사건에서파생된여러이야기들을그려낸다.1943년9월16일,오랜두친구,혹은침략국군대지휘관과협상대표사이의만찬이었을수도있는그날의사건을통해알바니아인인질은전원풀려난다.심지어인질가운데는유대인약사까지포함되어있다.그러나이들이풀려난사실만드러날뿐,석방과정과배경등은여러군데빈틈으로남아있다.만찬내내구라메토의집에서흘러나왔다는축음기소리,그리고시청광장에서인지구라메토의집에서인지근원이불분명한기관총소리,만찬이튿날새벽뻣뻣하게굳어거실에널브러진독일군들,지로카스트라에독일군의폭격을멈추게한,의문의흰천의정체등뿌연안개에싸여있는듯했던사건은소설을읽어나갈수록퍼즐조각을맞추듯이조금씩모습을드러낸다.

“대구라메토박사,이제1943년9월16일의만찬에관해묻겠소……”
이스마일카다레가그리는희비극,알바니아판‘의사들의음모’

소설의후반부에서는어둠속에묻히는듯했던그날의만찬사건으로인해구라메토가알바니아를비롯한독일,러시아등각국의판사들에게끈질긴심문을받는과정이그려진다.1953년,스탈린주의자들의대대적인숙청과‘의사들의음모’사건이일어났던이시기에구라메토는1943년공산주의자를제거하려는세계적음모에가담했다는혐의로기소된것이다.알바니아판사샤코메지니는스탈린의권력에편승하고자,구라메토에게거짓으로이음모에가담했다는자백을종용하기까지한다.
구라메토는결백을증명하기쉽지않다.자신의친구인줄만알았던폰슈바베대령은이미한참전사망했음이밝혀지고,실제로만찬에왔던‘가짜’폰슈바베도몇달전죽어증인으로내세울수도없다.내세울수도없다.구라메토박사는사형을선고받을것인가?『잘못된만찬』은공산주의의멍에아래놓인알바니아와살벌한취조,그리고죄의집행이라는현대의비열한현실을신화적단계로끌어올린다.고문을묘사할때카다레는냉혹하고임상적인잔인함을자연스럽게옛발칸반도의전설들과연결시키고,부조리한전제권력에대해기계적으로묘사하는장면에서는우스꽝스러움이느껴진다.
마지막장까지조각조각드러나는정보들을통해안개속에싸인듯한미스터리한사건의진실을명료하게밝혀내는이소설은알바니아의파란만장한역사속한순간에서눈을뗄수없게만든다.암울한조국알바니아의현실을우화적이고유머러스하게그려내는카다레의독특한문학세계가다시한번빛나는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