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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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뼈』는 흑인-여성으로서의 삶, 싱글맘 어머니, 성정체성에 대한 고민, 우울증과 성폭력 경험, 성폭력 이후의 피해자의 내면세계와 가해자를 포함한 주변의 2차 가해를 담담하면서도 섬세한 묘사로 풀어냈다. 시인은 이런 경험들이 자신의 ‘뼈’에 새겨질 만큼 고통스럽고 후유증이 깊지만 이 기억들을 시로 승화시키고 나눔으로써, 더욱 건강한 방식으로 다시 살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저자

이르사데일리워드

저자:이르사데일리워드(YrsaDaley-Ward)
시인이자모델,배우,퀴어활동가,페미니스트,인플루언서.1989년영국잉글랜드북부의소도시촐리에서자메이카출신어머니와나이지리아출신아버지사이에서태어났으며독실한예수재림교신자인조부모밑에서성장기를보냈다.십대때부터런던에서모델로활동하다이십대중반에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떠나모델이자배우로활동했다.케이프타운의바에서열린시낭독회에서자신의시를낭독한일을계기로더욱시쓰기에몰두했다.
2013년단편소설집『뱀에대하여,그리고다른이야기들』을발표했다.2014년셀프출판한시집『뼈』는출간즉시베스트셀러가되었으며2017년펭귄북스를통해정식출간되었다.2018년6월에는그녀의자전적이야기를담은시집이자에세이『테러블』을출간했다.영국<컴퍼니>선정‘최고의여성작가Top5’에들고2019년펜/애컬리상을수상한이르사데일리워드는젊은-흑인-여성-LGBTQ-시인이자활동가로자신만의인지도와명성을쌓아가고있다.

역자:김선형
서울대학교영어영문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르네상스영시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세종대학교와서울시립대학교에서연구교수로재직했다.옮긴책으로『셀린』『프랑켄슈타인』『벤자민버튼의시간은거꾸로간다』『가재가노래하는곳』『시녀이야기』『은하수를여행하는히치하이커를위한안내서』등이있다.2010년유영번역상을받았다.

목차

서문…011

인트로…017
비상경고…018
좋아하기…021
예술작품…022
뼈…023
이야기는이렇게된거야…026
전투…033
그렇긴하지만그렇지않은때…034
기술…036
넌진실의반도몰라…037
비밀…038
공동체…039
딱히사랑은아닌사랑…040
교훈…042
아티초크…043
열기熱氣…047
안도…048
잘한일…049
어떤실험?우리의몸은이러했다…050
여자아이들…052
싼드와사미(내사랑,이시줄루)…054
그녀는토마토에시나몬을뿌린다…059
인정할게,나는늑대한테끌려…063
언제나당신의심장이있을것이다…064
유산…067
사실은그렇다…068
만병통치약…088
정신건강…089
코…096
문제…099
지금은금세지나갈거야…100
그녀를사랑하는이유와방법…101
q…106
또화요일…107
성공…112
세계에서가장큰거북이…114
다끝났으니말인데…116
사랑이아닌것…117
몸…119
이해하려면이십년이걸리고간이망가지는것들…120
입술노래…128
폭로…129
안식일…130
세계의종말은아니지만,거의…132
수표승인을기다리며…137
a…138
어떤부류의남자…141
실화…173
숨쉬어…178
업보…179
14…182
기도…184
절박한대화…186
바보같은게뭐냐면…188
새로운…189
변덕…191
북부의집…192
엄마…197아이…200
불편…206
좌표…208
누가무엇을어디서하고있었는지…209
여자친구를때렸다는말을듣고…210
그들이묻거든…212
장로들에게…215
역사…216
무제1…220
시…221
와인…224
또다른사건…225
무제2…230
단퀴에스(무그하불)…231

감사의말…233
옮긴이의말…235

출판사 서평

피멍이시를주고
첫날들이시를주고
경고가시를주고
응급상황이시를주고
뼈가,뼈가시를줄수밖에없음을

“울지마.
좀있으면너도좋아할걸”이라고말한
‘하나’로부터.

그리고일이벌어진후고맙다고말하며
네얼굴을쳐다보지못하던‘둘’.

너의아침식사비용과
집까지가는택시비와
어머니의집세를내주는‘셋’.

“하지만네느낌이너무좋아서
도저히멈출수가없었어”
라는‘넷’.

몸을내주는건
힘든일인데
너는정말잘한다고말하는‘다섯’.

담배냄새를풍기며
“이런,다느껴지는데
너이거진짜좋아하잖아”
라고말하는‘여섯’을지나.

아침에기분이나빠지는그들까지
그렇다,
아침에기분이나빠지는사람들이있다

그리고종종그들은말한다
네가그걸원하는거라고
그리고가끔은너도그렇다는생각이든다.

천만다행으로너는
끝없이리셋하고
세팅하고
리셋한다.

안그러면어떻게찢긴살을봉합할까?

안그러면어떻게몸이살아남을까?

_표제작「뼈」

“모든흑인소녀들이고마워할단하나의시집”이라는평과함께전세계에센세이션을일으킨바로그책.인스타그램시인으로서새로운문학장르를주도하며직관적이고감각적인문장으로자신만의명성을쌓아가고있는이르사데일리워드의데뷔시집이다.2014년셀프출판으로처음출간되어베스트셀러에올랐고,이후2017년펭귄북스에서정식출간되어또다시화제가되었다.이런화제성에주목한패션브랜드발렌티노는‘모든것과유대하는사랑’이라는주제로이르사데일리워드와함께2018년크리스마스리미티드에디션컬래버레이션을진행하기도했다.발렌티노의락스터드스파이크백안쪽에데일리워드의시‘무제’를프린팅하고,3명의컨템포러리시인의작품들과이르사데일리워드의미발표시를담은소책자‘ValentinoONLOVE’를제공하는이벤트였다.대중시인으로서이르사데일리워드의입지를새삼확인시켜준사건이었다.『뼈』는흑인-여성으로서의삶,싱글맘어머니,성정체성에대한고민,우울증과성폭력경험,성폭력이후의피해자의내면세계와가해자를포함한주변의2차가해를담담하면서도섬세한묘사로풀어냈다.시인은이런경험들이자신의‘뼈’에새겨질만큼고통스럽고후유증이깊지만이기억들을시로승화시키고나눔으로써,더욱건강한방식으로다시살아갈수있다고믿는다.

환상의플랫폼에내걸은끔찍한치부
존재의아픔으로,영웅적인용기로빛나는시어(詩語)

너는신이보기에혐오스러운존재라고
저들은말한다.
어떻게그럴수가?너는지금
그어느때보다
더자주신에게말을거는데.
_본문중에서

왜냐하면당신의몸이언제나어린자아를
배신했기때문이다?그래서풍겨서는안될
체취를풍기게만들고,아직어려서어울리지도
않는향기를주고,
남자의무게나,가슴앓이나,아기를감당할
나이도못된채로
여자의일을하게만들었기때문이다.이것이
당신이그녀를사랑하는이유다.
_본문중에서

영국의모델이자배우인이르사데일리워드는인스타그램에시를쓴다.이미지에특화된매체에텍스트를게시하는것이다.시의소재는젊은-흑인-여성-LGBTQ인이르사데일리워드,그녀자신의삶이다.다중의소수자인데다성장환경마저좋지못했던그녀는오랫동안우울증과중독을앓았다.어머니는가정이있는남자를사랑해딸까지낳았고혼자서양육을책임졌다.어머니의연인들은하루가다르게커가는어린데일리워드의잠옷속을궁금해했고,어린데일리워드는거울속에비친자신의모습,‘검은이방인’의모습을점차인식해갔다.
어린나이에견뎌야했던성폭력,가해자와주변의2차가해,그녀를바라보는시선들,비틀리고상처받은자아,‘섹스’로만존재하는그녀의몸……그녀의이야기는아름답지않다.각자삶의가장아름다운장면에필터까지입힌사진들이전시되는공간에그녀는자신의치부를드러낸다.세상의시선에쓸리고벗겨진상처를,내면의공허와정서적결핍을,‘뼈’에사무친고통의기억을환상과이미지의플랫폼에,텍스트로전시하는것이다.그런데아이러니하게도,그아름답지못한글들은사람들로부터무수한공감을이끌어낸다.여성,흑인,퀴어,피해자,우울증을앓거나앓아본사람들,트라우마를끌어안고살아가는사람들,편견을넘어서지못한이들,상처입고고통받은모든이들로부터.

안그러면어떻게찢긴살을봉합할까?
안그러면어떻게몸이살아남을까?

그걸쓰기두렵다면,
좋은징조다.
죽도록겁이난다면지금쓰고있는게
진실임을안다는뜻이겠지.
_본문중에서

“좀있으면너도좋아할걸”이라고말한남자가있었고,“네가너무좋아서,멈출수가없었어”라고말한남자도있었다.누군가는그녀에게“네정체는다들아는데,모르는사람이없는데”라고말했다.그녀는그모든말들을,쏟아지는시선들을온몸으로받아냈고그것들은그녀의뼈에박혔다.그녀는지울수없는상처를받았다.그래서어쩔수없이,기억을리셋하고또리셋했다.술과약에취했다.잊어버려야했다.하지만잊히지않았다.다름아닌뼈에새겨져있어서,잊을수도지울수도없었다.그녀몸자체가상처이고트라우마였다.그녀는억압받고차별당했다고감히말하지못했고,‘아니요’‘원하지않아요’라는말을삼키기만했다.썩은이를드러내고웃으면서도,집으로돌아가는길내내눈물을닦으면서도그랬다.그런데그것이,그기억이,그고통이그녀에게시(詩)를가져다주었다.
그녀는그것을썼다.있는그대로,정직하게.그녀는자신의살을찢어뼈를꺼내보였다.그녀의끔찍한과거와지독한트라우마는시가되어우리의가슴을찌른다.강렬한스타카토처럼깊이베고들어오는그녀의시어들은그상처들을날것그대로,오롯이드러낸다.자신의상처를드러내는것부터,자신의‘뼈’를꺼내놓는것부터가고통이지만그럼에도그녀는쓴다.“찢긴살을봉합”해야하니까.안그러면“몸이살아남을”수없으니까.
그녀는말한다,목소리가지워진이들에게,차별에갇힌이들에게,저만치낮아진자존감으로아파하는이들에게.생의아픔은우리에게시를준다고,그것을밖으로꺼내보자고,꺼내서나누고서로보듬어주자고.“꽉막힌목구멍과짖이겨진심장과눈물어린눈으로”이야기를나눠보자고.그러면마침내끔찍한모든일들이끝이날지도,새로운날들의‘첫날’이바로오늘이될지도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