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세뇨 (김재진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달세뇨 (김재진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15.50
Description
“존재 그 자체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만이 진짜 사랑을 할 수 있어요.
나 자신이 한계를 만들지 않는 한 우리는 정말 한계 없는 존재입니다.”

시인 김재진이 부르는 존재와 시간과 사랑의 노래
1976년 영남일보 신춘문예에 시, 199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같은 해 『작가세계』 신인상에 중편소설이 당선되며 40년이 넘는 시간 글을 써온 작가 김재진. 산문집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산다고 애쓰는 사람에게』 등 따뜻하면서도 깊은 성찰이 담긴 글로 독자의 상처와 피로를 어루만져주는 그는 일급 에세이스트로도 잘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라디오 PD로, 그림 그리는 사람으로, 하모니카 연주자로, 파란만장한 생의 굴곡만큼 다양한 이력을 가진 김재진 작가가 1996년, 김진이라는 필명으로 발표한 첫 장편소설 『하늘로 가는 강』 이후 23년 만에 장편소설을 선보인다.
“시는 노래다. 노래는 결코 이해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단지 느끼고 공유할 뿐이다”라고 밝힌 바 있는 작가가 이번에는 의식과 무의식을, 꿈과 생시를,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넘나드는 길고 긴 노래를 가지고 돌아왔다. 『달세뇨』는 주인공 ‘하유’가 의식불명 상태로 죽어가는 ‘미리’와 이어지고 접속되기를 바라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로 시와 같이, 노래와 같이 ‘단지 느끼고 공유할’ 수 있는 이 세계 속 이(異)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언제로-어디로 뻗어나갈지 알 수 없는 소설의 흐름은 무의식과 닮았을 뿐 아니라 “글을 쓰면서도 문단과는 멀리 있고, 세속에 살면서도 세속과는 거리를 둔 은둔자”라는 작가 고유의 중간자적 유연함과도 꼭 닮았다. 그렇기에 소설이라는 형식에 속박되지 않고 자유롭게 장르를 넘나드는 그의 글은 때로는 시로, 때로는 소설로, 때로는 명상록으로도 읽히기에 충분하다. 그의 신작 『달세뇨』는 소통 과잉의 시대에 진정한 연결이란 무엇인지 우리에게 되묻는 화두이자, 의식적으로 타인에게 가닿을 수 없다면 무의식으로라도 안간힘을 다해 닿고자 하는 염원을 담은 기도의 기록이기도 하다.
저자

김재진

1976년영남일보신춘문예에시,1993년조선일보신춘문예에단편소설,같은해『작가세계』신인상에중편소설이당선되며40년이넘는시간글을썼다.글을쓰면서도문단과는멀리있고,세속에살면서도세속과는거리를둔은둔자로서의삶을추구해온그는우연히듣게된첼로소리에끌려첼리스트가되겠다는생각으로음대에입학하기도했다.젊은시절방송사피디로일하며방송대상작품상을받는등활발한활동을하던중돌연직장을떠나바람처럼떠돌며인생의신산(辛酸)을겪었고,오래병석에누워고독한시간을보내던어머니가벽에입을그려달라고청한것을계기로그림을그리기시작해갑자기전시회를열고,첫전시회의그림이솔드아웃되는이변을낳기도했다.시인으로널리알려진그는시집『누구나혼자이지않은사람은없다』『삶이자꾸아프다고말할때』『산다고애쓰는사람에게』,장편소설『하늘로가는강』,어른을위한동화『잠깐의생』『나무가꾸는꿈』『엄마냄새』,산문집『사랑할날이얼마나남았을까』『나의치유는너다』등을펴냈다.현재파주교하에있는작업실‘민들레행성’에서그림그리기와글쓰기에전념하고있다.

목차

시간의바퀴/뮤/무늬의시간/순례길/연결/쉐다곤/천불동/리우시쥔/전생/내생의푸른저녁/샤허/환속/리옌/무늬의노래/존재의사랑/불안/한계없는존재/별들의평원/고통의신비/꿈/새/무중력/티어스인헤븐/회귀/카르마/달세뇨/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한송이들꽃처럼약하지만우리는어딘가에연결됨으로써세상을안는다.”
누구에게나상처하나가있듯,누구에게나기적하나가있다
중력을넘어선세계를그린무늬이자삶이라는기적을따라간궤적
로컬가이드로살아가고있는하유에게어느날“미리위독.의식불명”이라는한통의문자가날아든다.미리는한때더할나위없이사랑했으나“쿨하게살지못했으니이별이라도쿨해야지”라는말을남겨둔채홀연하게하유를떠나버린전부인이다.신보다는별을믿는사람,우리가만났던것도서로진화하기위해필요했다고말하는사람,뇌에의존하지말고온몸으로대상을느껴야한다고말하는사람,미리.그런그녀가의식불명이라는소식에하유는안절부절못하다“존재는무의식에의해연결되어있다”고말한‘카모쉬’의포스팅을기억해낸다.
카모쉬는최면을통해전생의기억을찾아내는사람으로하유는그와가까스로연락이닿아‘레먼테이션’이라는센터에다다른다.카모쉬는의식불명인사람을최면을통해만나보겠다는하유의통찰에놀라며미리와접속하기위한세션에돌입한다.하유는무의식깊은곳에서미리를만나지만,한순간느닷없이돌아가신아버지를맞닥뜨린다.도망치듯외국으로떠난아버지,그리고스페인산속오두막에서죽어가는아버지의임종을이제야보게된것이다.

존재의어떤차원에서시간은순차적으로진행되지않는다.순서대로라고착각할뿐그것은동시에일어나는어떤것이다.과거와현재와미래가마치함께굴러가는삼륜차의바퀴처럼한꺼번에굴러가고있는것이다.과거옆에서현재가굴러가고,현재옆에서과거가진행중이며,또미래라는바퀴옆에서과거와현재의바퀴가함께굴러간다는사실을도대체어떻게설명할수있겠는가?_11쪽

소설을이끌어나가는또하나의축이자,하유의인생에미리만큼영향력을끼친인물로‘무진’이등장한다.스스로비승비속이라고말하고다니는무진은거칠것없는청춘의한때를하유그리고‘C’와함께보냈다.무진은C의자살을계기로속세를떠났고,돌연가사장삼을반납하고환속했다.“맥주한잔을마실때마다우린보리밭전체를마시는거지”“죽음을넘고싶어한다는것은결국죽음이두렵다는말이지”라는선문답같은말을하던무진이이제와다시금하유의수면위로떠오른건결코우연이아닐터.하유의여정에돌연하지만적재적소로등장하는생의조력자인무진역시능청과선문답아래커다란비밀이숨겨져있다.

달세뇨dalsegno는일종의도돌이표다.거기까지가서다시돌아오라는것이다.음표속에멜로디를감춰놓은악보처럼인생도곳곳에복병이숨어있고,감춰진도돌이표가있다.왔다가다시되돌아가거나,간만큼을더가야할때가있는것이다._309쪽

『달세뇨』에는상처를하나씩은가진인물이등장한다.사랑하는사람을잃어가는하유,이세계가몸에맞지않은미리,소중한사람을자살로잃은무진,엄마에게버림받은트라우마를가진카모쉬.이야기는하유라는거대한기억창고로하여금과거와현재와미래를넘나들고,카모쉬라는매개로하여금나와타인을거침없이넘나든다.대극의것이하나로이어진다는,이어질수없는것이하나된다는,그러니까나와너는다르지않으며,‘인연’이라는것은단하나의끈으로이루어진것이아닌억겹의타래와같다는것을작가는다성적인형식을통해노래한다.그리고시간과중력의법칙아래인간은스스로한계를짓고말지만,그것에서한발짝만벗어나는순간우리는기적같은세상을맞이하고연결될것이라고도.

무엇인가를안는그순간우리는세상에혼자선서로를잊어버리며고독속에모든것이연결됨을안다.어머니가하나뿐인아기를안듯우리는저마다의상처를안는다.그것은결코소유의차원이아니다.모든사랑은상대가있으며상대에겐상대의우주가있다.나의우주와당신의우주가서로를받아들여하나가되는것을사람들은사랑이라부른다.받아들인다는것은대상을편견이나분별없이있는그대로본다는것이다.그때의하나는숫자로서의하나가아니라둘이면서하나인상태다.한송이들꽃처럼약하지만우리는어딘가에연결됨으로써세상을안는다._224쪽

현실세계의법칙으로,지구의분별심으로,사랑이아닌소유의차원으로닿을수없는세계를작가김재진은때로는불꽃같은정념으로때로는들꽃같은서정으로노래한다.하유에서미리로,무진으로,카모쉬로.한국에서티베트로,미얀마로,산티아고로,위구르로.천의무봉한흐름으로시공간을넘나드는이야기를따라가다보면,독자들은소설속인물들이기적적으로연결되듯『달세뇨』를노래하는작가와완벽하게하나되는체험을선사받을것이다.중력과차원의법칙을넘어선삶의지평선,한계없는존재로다시태어날출발,그것은바로『달세뇨』의첫페이지를여는순간시작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