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고솜에게 반하면 (제10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독고솜에게 반하면 (제10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12.50
Description
“한 사람을 알아 갈 기회를 우리가 너무 쉽게 포기하는 건 아닐까?”
소문과 편견, 첫인상과 속단의 장벽 너머로 한 걸음 다가가는 용기에 관하여
시공간을 뛰어넘는 기적의 힘을 보여 준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무리에 속하기 위해 감추고 있던 진짜 ‘나’를 찾는 여정이 담긴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 등 수상작마다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되며 이제는 전 연령 독자들에게 ‘믿고 읽는’ 이름이 된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2020년, 또 한 번 독자들의 마음을 단단히 사로잡을 새 수상작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제10회 대상 수상작 『독고솜에게 반하면』은 한낙원과학소설상 우수 응모작으로 두 차례 선정된 바 있는 허진희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다.

진실에 한 걸음 다가서는 용기, 누군가의 곁을 지키는 용기를 그렸다. 첫인상만으로, 혹은 소문에 휩쓸려 누군가를 속단하지는 않았는지, 한 사람에 대해 알아 갈 기회를 너무 쉽게 포기해 버린 건 아닌지 우리를 돌아보게 한다. 집에서, 교실에서, 직장에서, 타인을 평가하고 재단하는 목소리는 너무도 쉽게 들려온다. 알게 모르게 그에 동조해 성급하게 누군가를 정의 내린 적 있다면, 그러다 우연히 알게 된 그 사람의 진짜 모습에 당혹스러웠던 적 있다면, 이 책에서 ‘독고솜’을 바라보는 아이들이 그리 멀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용기를 내고 싶어졌다. 독고솜이니까.” 『독고솜에게 반하면』은 독고솜과 서율무, 단태희 등 주요 인물뿐 아니라 수다스럽게 소문을 부풀리는 박선희, 교실에서 존재감 없는 은영미, 은영미의 다른 반 친구인 박지민 등 사건에 관련된 여러 인물들의 내면과 속사정까지 깊숙하게 들여다보게 한다. 우리는 책장이 넘어갈수록 그들을 차츰 이해하게 되고 결국 모든 인물에게, 심지어 악역처럼 보이는 인물에게도 반해 버릴 수밖에 없게 된다. 당연하게도, 소문과 선입견의 장벽 너머에는 자신만의 반짝이는 매력을 지닌 한 인간이 위태로이 흔들리며 서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 곁에 있어 줄 누군가를 간절히 필요로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말한다. 누구에게든 맘껏 반해도 괜찮다고. 반했다면, 한번 가까이 다가가 보라고. 어쩌면 “비밀스럽고 특별한 친구”가 생기는 마법이 펼쳐질지 모르니 말이다.
전학생 독고솜에게 ‘반하는’ 두 인물, 서율무와 단태희는 챕터를 번걸아 서술하며 독자들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당긴다. 풋풋한 사랑 이야기인가 싶다가도, 그런 단순한 말로 포장하기에는 작가가 담아낸 인물의 내면과 통찰이 매우 깊다. "소문의 핵심은 다름 아닌 타인의 불행"이라는 단테희 말처럼 타인의 불행을 통해 그저 흥미만을 위해 누군가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현사회의 모습을 매섭게 꼬집는다.
수상내역
- 제10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저자

허진희

한겨레아동문학작가학교에서공부했다.2015년한우리문학상청소년단편부문에「군주의시대」가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독고솜에게반하면』으로제10회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대상을수상했다.이외에함께쓴책으로『세개의시간』,『푸른머리카락』등이있다.청소년테마소설『성장의프리즘』에「곰인지강아지인지모를」을수록했다.

목차

[탐정서율무]명탐정의옆자리……6
[여왕단태희]힘을다루는방법……20
[탐정서율무]조금무섭더라도……46
[여왕단태희]세상의이치……80
[탐정서율무]긴시간을돌고돌아야……98
[여왕단태희]감히겁도없이……122
[탐정서율무]동기,증거그리고증인……140
[여왕단태희]먼지……172
[탐정서율무]백퍼센트같은마음……208
작가의말……228

출판사 서평

“용기를내고싶어졌다.독고솜이니까.”

『독고솜에게반하면』은독고솜과서율무,단태희등주요인물뿐아니라수다스럽게소문을부풀리는박선희,교실에서존재감없는은영미,은영미의다른반친구인박지민등사건에관련된여러인물들의내면과속사정까지깊숙하게들여다보게한다.우리는책장이넘어갈수록그들을차츰이해하게되고결국모든인물에게,심지어악역처럼보이는인물에게도반해버릴수밖에없게된다.당연하게도,소문과선입견의장벽너머에는자신만의반짝이는매력을지닌한인간이위태로이흔들리며서있기때문이다.그는지금곁에있어줄누군가를간절히필요로하고있는지도모른다.그렇기에이이야기는우리에게말한다.누구에게든맘껏반해도괜찮다고.반했다면,한번가까이다가가보라고.어쩌면“비밀스럽고특별한친구”가생기는마법이펼쳐질지모르니말이다.

▶첫번째화자,서율무
“나는독고솜이야말로주인공이될만한자격을갖췄다고생각했다.
그애는항상사건의중심에있었으니까.”

▶두번째화자,단태희
“독고솜이라니,이렇게다시불쑥내인생에나타날줄은꿈에도생각하지못했는데.”

|전학생독고솜에게‘반하는’두인물,서율무와단태희
|한인물을바라보는두시선의팽팽한줄다리기

『독고솜에게반하면』은서율무와단태희,두명의화자가챕터를번갈아서술하는방식으로이야기가전개된다.두사람은기민한관찰력과인간에대한탁월한이해력이라는비슷한재능을지녔지만마치거울에비친듯상반되는모습을보인다.사람의표정을읽고감정을눈치챌수있는능력이한사람에게는권력의기반이되고,다른한사람에겐진실의단서가된다.똑같은상황을보고도전혀다르게받아들이는두사람의목소리는작품의초반부터긴장감을고조시키며독자를단숨에끌어당긴다.

어쩐지시선을끄는전학생독고솜의등장으로두사람의대비가극명하게드러난다.학교에는불길하고소름끼치는‘마녀’가전학왔다는소문이퍼지기시작한다.독고솜에얽힌소문이살을더해가는동안독고솜의사진에구멍이나고교과서는찢어졌다.그리고이모든사건을쫓아갔을때그뒤에는교실의‘여왕’단태희가서있었다.한편교실의‘탐정’을자처하는서율무는독고솜을자꾸만쳐다보게된다.서율무는독고솜에관한터무니없는소문은믿지않는다.탐정이란직접보지않은것은무엇이든의심해야하니까.마침내서율무가용기를내어독고솜에게말을건순간……누구도예상치못했던진실이밝혀지고서율무의가슴이두근거리기시작한다.독고솜에게반해버린것이다.

|탐정과여왕,마녀의트라이앵글
|환상적이고연극적인과장으로박제된서늘한현실

“탐정,마녀,여왕의역할을맡은아이들이마치각각독립된장르의주인공처럼뚜렷한목적과의지를갖고행동”(김보영)하는이소설은흥미진진한추리물이자판타지물이고,동시에치열한암투극이기도하다.타인에관심을가지고끊임없이관찰하며사건의내막을파헤치는서율무는‘탐정’,현실의어느교실에나존재하는힘의피라미드,그꼭대기에서있는단태희는‘여왕’,그리고유난히검고긴머리,창백하게하얀얼굴로모두의관심을사로잡는수상한전학생독고솜은‘마녀’라는이름으로치밀하게구성된무대위를움직인다.4년전동네에서일어난‘쥐무덤사건’,한아이의갑작스러운결석과입원소식,그리고전교생이모은성금도난사건까지,미스터리가쌓여가는가운데과거와현재의복잡한관계들속에뒤엉킨이실타래가어디서어떤방식으로풀릴지는아무도예상할수없다.『연의편지』조현아작가의그림은이야기의무대를탁월하게시각화함으로써글의연극적면모를한층돋보이게한다.

환상적인과장은현실을도리어선명하게드러내는도구가된다.교실에존재하는수직적힘의구도,교실의권력자가지목한아이에대한배척,진실을왜곡하는소문의힘…….우리모두가겪어봤기에익히알고있는현실이‘여왕’과‘마녀’라는이름으로또렷한색을입었다.특히소문이진실로굳어지는과정,그거짓된진실로인해누군가가외면당하고소외되는광경이생생하다.어른들의잘못이아이들에게그대로대물림되었음이명백하기에섬뜩하게독자의가슴을할퀼것이다.

“이게각자입장이어떤지따질문제야?나쁜짓은그냥나쁜짓이지.”
“매사그렇게확실해서좋겠다.”
어쩐지비꼬는듯한말투였다.
_본문중에서

이소설은독자의예상을번번이비껴간다.책을읽으며독자들은무엇이든섣불리예상하고단정할수없다.『독고솜에게반하면』속모든인물이각자가살아온시간만큼의이야기를품고있기때문이다.입체적으로살아숨쉬며예측불가능한방식으로무대를활보하는이아이들은“인간군상에대한작가의감탄스러운통찰”(김보영)과“비호감인인물조차미워할수만은없게하는,인물을깊이있게다루는작가의역량”(이금이)덕분에탄생했다.그렇기에언뜻분명한선악구도로여겨지는이이야기를들여다볼수록선악의경계는흐트러진다.교실의왕좌를지키려애쓰다끝내지금껏고수해온방식을게워내며눈물을쏟는단태희를섣불리‘악역’이라부를수없고,고구마를좋아하며친구가집에놀러오기전일주일동안대청소를하는열네살아이,독고솜을그저‘마녀’라고만부를수도없다.여왕의곁에서소문퍼나르는데여념이없는박선희는그저‘실없는아이’가아니었음이드러나며,차마진실을밝힐수없어입을닫아버린영미또한단순히‘말없는아이’로명명될수없음은물론이다.이렇게이소설은한사람을정의하는절대적언어란존재하지않는다는진실앞에우리를데려다놓으며,“나또는타자에대해갖고있는편견과선입견을미세하게흔들어인간과세계에대한이해의폭을넓혀준다.”(유영진)선입견의공고한벽너머로한걸음내딛으면어떤“사람”을만나게될지알수없다.감히짐작할수없는한사람분의역사와감정이거기있을것이다.그풍경이어떠할지단언할수없지만,바로그렇기에용기를내어한발다가가보자고이작품은말한다.책을덮는순간우리의세계는그렇게조금더넓어져있을것이다.

독고솜을만나고한동안든든했다.
내가가지지못한힘으로내가할수없는일을해줄사람이곁에있으니.
다만저주가주는통쾌함에만마냥취해있을수없다는게문제였다.
그때내마음을끌어당긴사람이서율무였다.
_작가의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