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길 떠나는 아이

물이, 길 떠나는 아이

$11.50
Description
2020년의 눈과 손으로 다시 펴내는 이야기

『물이, 길 떠나는 아이』는 2005년 처음 출간되었다. 이번에 출간되는 책은 15년의 시간을 건너 새로이 출간되는 개정판이다. 유년의 어떤 순간이 품은 복합적인 감정의 결을 섬세하게 풀어낸 작품 『열세 살의 여름』을 통해 선명한 인상을 남겼던 이윤희 화가가 그림을 맡았다. 빛나는 눈과 앙다문 입매의 단단한 캐릭터로 거듭난 물이는 모든 세대의 여자아이가 지나온, 지나고 있는 시간들을 이야기한다. 다시 한번 문장을 가다듬고 말끔한 만듦새로 단장한 『물이, 길 떠나는 아이』, 지금의 아이들에게 유효한 의미로 다가갈 준비를 마치고 첫 발을 내딛는다.

“사람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도 먼 길을 걷는 것과 비슷한 거 같아요. 어떤 날은 평탄한 길을 걷듯 하루하루가 편한가 하면, 어떤 날은 높은 산을 오르는 듯 순간순간이 힘겨운 날이 있고, 흡사 사나운 맹수를 만난 것처럼 두려운 상대와 맞서야 하는 날도 있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인생을 길로 표현하나 봐요. 이 책의 주인공 물이가 동무 구렁이와 가는 길도 인생길이에요. 아기에서 어른이 될 때까지 걸은 길. 개정판을 내면서 저는 자연스럽게 제가 살아온 날들을 되돌아보았어요. 그때나 지금이나 저는 여전히 어리숙하고 부족한 것투성이더군요. 그런데도 그럭저럭 살아가고, 글을 쓰고 있는 것은 함께 걷는 사람들,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어서인 것 같아요. 참말로 고맙네요.” _임정자, 작가의 말 중에서
저자

임정자

월간『어린이문학』에단편동화「흰곰인형」을발표한이래,동화책『무지무지힘이세고,대단히똑똑하고,아주아주용감한당글공주』『하루와미요』『어두운계단에서도깨비가』『오국봉은왜쥐도새도모르게사라졌나』『동동김동』『흰산도로랑』등을썼다.이밖에어린강아지수호가어엿한개가되기까지의시간을담은사진이야기책『진도에서온수호』,그림책『내동생싸게팔아요』『발자국개』를냈고,동화『하루와미요』중「세상에서가장겁많은고양이미요」를희곡으로각색하기도했다.『할머니의마지막손님』으로제8회권정생문학상을받았다.

목차

물동이에서태어나다
길떠나는물이
글배우는물이
반짝이는외딴집
아무도없는마을
다시만난동무구렁이
옷짓는물이
들쥐들의정체
나는구렁이아이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물동이에서태어나물이
세상천지를떠돌아야하는아기

아기는물동이에서태어나물이라는이름을얻었다.삼신은나지막한산자락끄트머리,날마다산고랑샘물을떠놓고빌었던아주머니와아저씨집물동이속으로아기를보냈다.이토록정성이깊은부부라면,아기옷을짓는선녀의실수로솔기가조금터진옷을갖게된물이를삼칠일동안세상독에닿지않도록지켜주리라믿었기때문이다.그러나아기는태어나자마자계집애라실망하는아주머니의말독에닿게된다.그순간아기의영혼한조각이터진옷솔기로빠져나와구렁이가되었다.
물이와함께태어난동무구렁이는물이와함께놀고함께자란다.구렁이와한시도떨어지고싶지않은물이지만동무구렁이는세상사람들그누구의환대도받지못한다.물이는결국아주머니가들려준밥바구리속에구렁이를숨기고,제밥은제가벌어먹기위해길을떠난다.

제발로걸어서제손으로엮어서
마침내온전한자신을완성하기까지

글배우는집에서차가운세상의이치를어렴풋이깨닫고,거기서만난재주많은아이와함께깊은산속외딴집,아무도없는마을을지나며물이는삼신이던져버린은바늘을찾아동무구렁이의옷을완성하기전까지는어느곳에도깃들여살수없는자신의운명을알게된다.요령이없고서툴러쉽지않은여정이지만물이는매순간사람들을진심으로대하며자신이줄수있는것을내어주며한걸음한걸음앞으로나간다.
자분자분귀에감기는옛이야기의문체와외롭고고되지만가야할곳으로굳건히나아가는물이의태도는읽는이를이야기속으로힘있게끌어당긴다.마침내마지막바늘땀을매듭짓고,동무구렁이와이별하는아름다운절정에이르면태어난생명이라면마땅히걷게되는삶이라는이름의길이우리의눈앞에펼쳐진다.셀수없는순간들이그위로흐드러진다.

작가임정자의이야기꾼으로서의삶이시작된이야기

“이작품은작가자신이이야기꾼으로성장하는과정을옛이야기형식을빌려객관세계에투사한작품이다.동시에우리아이들이보편적으로겪는내적성장기로도읽힌다.왜냐하면인간은그내면에서본질적으로이야기꾼이기때문이다.”_김진경(시인,동화작가)

구렁이는물이를한곳에머물지못하고떠돌게하는존재이자물이의상처를상징하지만,동시에물이가온전한자신을찾아걸을수있게하는분명한힘이다.원초적인상처와대면하고극복하는과정이한사람이본질,다시말해세상과관계맺는방식을결정하기때문이다.『물이,길떠나는아이』는작가임정자의이야기꾼으로서의삶이태어난물동이이기도하다.임정자는『무지무지힘이세고,대단히똑똑하고,아주아주용감한당글공주』『흰산도로랑』『동동김동』『오국봉은왜쥐도새도모르게사라졌나』등의귀한이야기들을통해우리아이들이크게숨쉴수있는세계,마음껏성장할수있는자리를마련해주었고,그성취를인정받아2017년제8회권정생문학상을수상하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