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하는 세계 (과학과 예술의 충돌이 빚어낸 전혀 새로운 현대예술사)

충돌하는 세계 (과학과 예술의 충돌이 빚어낸 전혀 새로운 현대예술사)

$25.19
Description
과학과 예술 사이의 경계를 무너뜨리다
‘예술’이라는 단어에서 우리는 어떤 이미지를 떠올릴까? 유럽의 유서 깊은 미술관과 박물관들에 고고하게 걸린 거장들의 회화작품? 조용하고 깔끔한 갤러리의 하얀 벽면에 걸린 형형색색의 그림과 현대적으로 지어진 건물 앞에 당당히 서 있는 거대한 조각들? 『충돌하는 세계』의 저자 아서 I. 밀러는 사람들이 예술에 대해 가지고 있는 고정된 이미지를 단번에 깨버린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그린 그림과 작곡한 음악, 유전자를 조작해 형광색으로 빛나는 살아 있는 토끼, 앉으면 온몸으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의자, 원자력현미경을 통해 촬영한 나노 단위 수준의 산맥 이미지, 빅데이터를 시각화하여 미학적으로 만든 영상 등 그가 소개하는 예술의 범위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어떠한 틀에도 갇히지 않고 모든 영역을 넘나들며 독창적인 작품들을 만들고 있는 오늘날의 아티스트들은 예술가인 동시에 과학자이기도 하고, 이론 연구자이기도 하고, 기술자이기도 하다. 그들은 자신의 정체성 또한 그들의 작품만큼이나 다양한 방식으로 정의한다.

아서 I. 밀러 역시 그러한 예술가들 중 하나다. 그는 때때로 직접 작품에 참여하기도 하면서 예술과 과학의 관계에 대해 연구해왔다. 특히 과학과 예술의 접점이라고 할 수 있는 창조성을 주제로 왕성한 저술활동을 해온 그는, 이 책에서 과학계와 예술계의 충돌이 빚어낸 전혀 새로운 현대예술사를 써내려간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 르네상스 시대와 그 이전에도 과학적 사고가 예술에 영향을 미친 사례는 많이 있었지만, 그가 생각하기에 이런 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폐품을 주워 작품을 만든 라우션버그와 기성품인 변기에 제작업자의 이름을 적어넣고 갤러리에 전시한 뒤샹, ‘팩토리’를 세우고 작품을 ‘찍어낸’ 앤디 워홀이 활동하던 시기부터다. 훗날 새로운 예술운동의 시발점으로 평가받는 한 전시회를 통해, 그가 소개하는 흥미롭고 새로운 역사의 시작을 따라가보도록 하자.
저자

아서I.밀러

미국뉴욕시립대학교에서물리학을전공하고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영국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의과학사및과학철학교수이자과학기술연구소소장을역임했으며현재는명예교수로있다.19~20세기과학의역사와철학,특히예술과과학의관계를주제로활발하게강의하는동시에BBC를비롯해가디언,인디펜던트,뉴욕타임스,『뉴사이언티스트』등방송과언론에서도폭넓게활동하고있다.지은책으로『천재성의비밀』『아인슈타인,피카소』『블랙홀이야기』등이있다.

목차

서문011

01.보이지않는것을찾아서018
02.뉴욕의몽마르트르058
03.컴퓨터와예술의만남104
04.컴퓨터아트가미디어아트로진화하다138
05.보이지않는것을시각화하다174
06.간주곡:과학은희대의미술스캔들을어떻게해결했는가246
07.생명을상상하고디자인하다274
08.듣는것이보는것이다330
09.데이터시각화의예술380
10.전우:격려,자금지원,아트사이의수용438
11.아름다움은보는사람의눈에달려있는가?472
12.제3의문화가도래한다488

감사의말500
주502
참고문헌531
도판목록540
도판출처542

출판사 서평

새로운예술의탄생
이이야기는1966년뉴욕맨해튼렉싱턴가의허름한구석에서시작된다.동굴같은미국주방위군본부건물에서열린〈아홉개의밤:연극과공학〉행사는예술가,공학자,과학자들이함께마련한최초의행사였다.선글라스를쓰고가죽재킷을착용한앤디워홀,현대예술운동을촉발시킨마르셀뒤샹,이행사가성사되기까지가장큰영향을미친로버트라우션버그,〈4분33초〉를작곡한존케이지,비트제너레이션을대표하는시인앨런긴즈버그,그리고그에게다가가인사하는젊은날의수전손태그까지당대의유명인사들이모두참석했다.
반응은가히폭발적이었다.개막식날부터1727장의티켓이매진되었고,입장하지못하고발길을돌린사람도1500명에달했다.뉴욕타임스기자는이렇게적었다.“이곳에떨어진폭탄은뉴욕미술계전체를발칵뒤집어놓을것이다.”
놀랍게도이멋진전시회를주도한사람은유명한예술가가아니라,미국전신전화회사(AT&T)의벨연구소에서일하던물리학자빌리클뤼버였다.그는공학자들을불러모아예술가들이그들의아이디어를구현해낼수있도록독려했다.모든것이처음시도되는새로운작업이었다.전시회가열리는동안여러가지사고가일어났다.행사장이워낙크고현장관리자가부족했기때문에어찌보면당연한일이었다.〈아홉개의밤〉은운영면에서지독한악평을받기도했지만,기술적인문제가예술적인실패를의미하지않았다.이전시회는즉흥적인요소를가지고있었으며의도적인무질서를야기했다.마침내과학이라는도구로무장한예술가들이출연한것이다!

피카소와아인슈타인에게서시작된새로운세계
1905년으로거슬러올라가보면,다른사람집앞에놓인우유와빵을훔쳐야했을정도로가난했던피카소가보인다.프로이트가『꿈의해석』을펴내고,라이트형제가최초의비행에성공한시대다.당시의변화를온몸으로받아들인피카소는특히수학에관심이많았는데,그중에서도우리의일상을구성하는삼차원(길이,높이,폭)에공간이라는차원을추가한사차원기하학에깊은관심을보였다.그리고이를토대로1907년큐비즘의토대가된작품〈아비뇽의여인들〉을선보였다.피카소는사람들의부정적인반응에우울해해하면서도신념을포기하지않았다.그리고자연의형태를기하학으로단순화한새로운스타일을더욱더발전시켜나갔다.
피카소가자신의스타일을찾으려노력하던시기,그다지멀지않은도시에살고있던두살위의젊은이는이미자신의스타일을찾은상태였다.준수한외모에바이올린을좋아했던그의이름은아인슈타인이다.그역시당시에는무명의과학자였지만,전세계가나아갈방향을완전히바꿔놓게될상대성이론을막발표한참이었다.대부분의학자들은이이론이실험적데이터와상충된다고생각했다.그러나아인슈타인은흔들리지않았다.그는피카소와마찬가지로자신의운명을확신하고있었다.
이모든일들은,결국20세기에일어난혁명적인발전의밑거름이되었다.새로운세계가그렇게싹트고있었다.

“과학은위대한회화작품들이영향력을발휘하는우리마음속의
어둑한구석에한줄기가느다란빛을비출수있을까?”
바야흐로‘예술’이라는단어가더이상갤러리에걸린평범한그림을뜻하지않는시대다.컴퓨터프로그램과태블릿등의도구를사용해그림을그리는일이일상적인일이되고3D프린터의보급으로콘크리트부터플라스틱,생명조직까지출력하는오늘날의예술작품은과연어떤모습이여야할까?붓과물감,테라코타와대리석만이더이상예술의주된재료가아니다.예술가들이자기만의독창적인팔레트로채워가야할드넓은캔버스가이제도처에있다.
아서I.밀러가이책을쓰며직접만난예술가들중에는생소한이름들도많지만,행위예술가오를랑이나펄린노이즈로유명한과학자켄펄린등이미우리에게널리알려진이름들도많다.수많은예술가와과학자들이진지하게,또한유쾌하게자신의예술에대해그에게털어놓았다.다채로운작품을감상하며그들의이야기를따라가다보면새로운형태의예술에대한어색함이어느새사라지고,‘이것을어찌예술이라부르지않을수있겠는가’싶은마음이자연스레들것이다.예술은쉽게상상할수없는모습으로이미우리곁에다가와있을지도모른다.
밀러는과학이나기술의영향을받은예술들을‘아트사이(artsci)’라고부른다.쉽게짐작할수있듯,‘아트(art)’와‘사이언스(science)’의합성어다.그러나이용어는예술의아름다움과정교함을제대로전달하기에적합한단어가아니다.아마도곧이러한형태의작품들역시아무런수식어없이그저‘예술’이라고불리게될것을그는믿어의심치않는다.
쉽지않은이론과새로운기술에관한치밀한조사와함께과학자와예술가사이를넘나들며진행된섬세한인터뷰로자칫딱딱해질수있는내용을흥미진진하게풀어낸이책은,현대예술을낯설게만생각하던이들에게도,새로운예술에기꺼이놀랄준비가되어있는이들에게도훌륭한길잡이가되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