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은 날개 달린 것 (맥스 포터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슬픔은 날개 달린 것 (맥스 포터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15.00
Description
절망의 그늘이 아닌 삶의 볕 아래에서
슬픔을 끌어안는 법
『슬픔은 날개 달린 것』은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남자와 사랑하는 엄마를 잃은 두 아이가 상실의 슬픔을 딛고 살아가는 법을 배워나가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그 애도의 과정을 주관하는 것은 현명한 친척 어른이나 살가운 친구처럼 평범한 인물이 아니라, 난데없이 집안으로 들이닥친 한 마리 말하는 까마귀다. 때로는 짓궂고 때로는 다정한, 거대하고 다재다능하며 사려 깊은 이 새는 극심한 상실의 고통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세 사람을 다시 삶의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 그리하여 지워지지 않는 죽음의 흔적을 절망의 근거가 아닌 굳건한 사랑의 기억으로 마주할 수 있도록.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 소설은 ‘아빠’ ‘아이들’ ‘까마귀’, 이렇게 세 화자가 돌아가면서 서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것이 죽음 자체보다는 죽음이 휩쓸고 지나간 뒤의 풍경에 대한, 남겨진 이들에 대한 이야기임을 분명히 해두려는 듯, 소설은 남자의 아내가 사망한 경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 않는다. 작품 속에서 죽음은 말 그대로 ‘부재’로서만 존재한다.

믿을 수 없는 현실과 그럼에도 가차없이 이어지는 일상의 포위 공격 속에서 무너져가는 이들 앞에 아주 특별한 구원자가 나타난다. 검고 커다란 날개와 거침없는 입담으로 무장한 까마귀 한 마리. 인간들이란 슬픔에 빠져 있을 때를 제외하면 별 재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자칭 “감상적인 새”인 이 까마귀는 남자에게 “네가 더는 나를 필요로 하지 않을 때까지 나는 떠나지 않을 거야”라고 선언한다. 그리고 그날부터 유모이자 상담사이자 보호자이자 친구로서, 가족들 곁에 끈질기게 머무른다.
이 작품은 작가가 오랫동안 사랑해온 두 명의 시인에게 바치는 일종의 문학적 오마주이자 헌사이기도 하다. 그중 한 명은 19세기의 미국 시인 에밀리 디킨슨이고, 다른 한 명은 20세기의 영국 시인 테드 휴스다. 먼저 소설의 제목인 ‘슬픔은 날개 달린 것’은 ‘희망은 날개 달린 것(“Hope” is the thing with feathers)’으로 시작하는 에밀리 디킨슨의 시구에서 ‘희망’을 ‘슬픔’으로 바꾼 것이다. 또한 소설의 앞에는 사랑에 대해 노래한 에밀리 디킨슨의 또다른 시가 실려 있는데, 재미있는 점은 ‘사랑’을 포함해 몇몇 핵심 시어들이 손으로 그린 듯한 가로선과 함께 ‘까마귀’로 장난스럽게 고쳐 쓰여 있다는 것이다. 소설의 핵심을 관통하는 이런 재치 있는 ‘다시 쓰기’는 새롭고 독창적인 문학을 지향하면서도 과거의 걸작에 대해 존경과 애정을 품은 작가의 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동시에,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를 위해 이야기의 입구에 걸어놓은 환영의 메시지처럼 읽힌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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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맥스포터

1981년잉글랜드하이위컴에서태어났다.코톨드예술학교에서미술사석사학위를받았다.졸업후에는서점돈트북스의첼시지점을운영했으며2009년‘올해의젊은북셀러상’을받기도했다.그후그란타출판사에입사해2019년까지편집자로일하며틈틈이작품을구상하고글을썼다.2015년발표한첫소설『슬픔은날개달린것』으로딜런토머스상(2016)과선데이타임스올해의젊은작가상(2016)을수상했으며,가디언퍼스트북어워드와골드스미스상최종후보에올랐다.아내를잃고슬픔에잠긴한남자와그의어린아이들에게말하는까마귀가찾아온다는초현실적인설정의이책은,산문과운문을오가는독특한문체와독창적인작품세계를보여주며많은호평을얻었다.이작품은20여개국에판매되었으며,킬리언머피주연의연극으로각색되어2018년3월초연되었다.2019년발표한두번째소설『래니Lanny』는부커상과웨인라이트상후보에올랐으며,고든번상최종후보에올랐다.

목차

│1부│지난밤을조금이라도_011
│2부│둥지지키기_043
│3부│이제그만가봐도될까_127
옮긴이의말슬픔의삼면화_167

출판사 서평

“이상한온기와아름다움을지닌책.”
소설가한강추천!

딜런토머스상│선데이타임스올해의젊은작가상(2016)
〈선데이타임스〉21세기최고의책Top100│〈뉴욕타임스〉주목할만한책

“가장사랑하는사람을잃은자들의비통한나날이거대한까마귀의깃털들을달고전진한다.혹은길게우회해우리등뒤로문득도착해있다.이상한온기와아름다움을지닌책이다.”
_한강(소설가)

불시에사랑하는사람을잃었을때,슬픔은우리에게어떤모습으로오는가?영국의소설가맥스포터는말한다.그것은날개달린까마귀의형상으로온다고.『슬픔은날개달린것』은사랑하는아내를잃은남자와사랑하는엄마를잃은두아이가상실의슬픔을딛고살아가는법을배워나가는이야기다.그러나이작품에서그애도의과정을주관하는것은현명한친척어른이나살가운친구처럼평범한인물이아니라,난데없이집안으로들이닥친한마리말하는까마귀다.때로는짓궂고때로는다정한,거대하고다재다능하며사려깊은이새는극심한상실의고통에빠져허우적거리는세사람을다시삶의수면위로끌어올린다.그리하여지워지지않는죽음의흔적을절망의근거가아닌굳건한사랑의기억으로마주할수있도록.

작가맥스포터는소설가로데뷔하기전부터책과각별하고끈끈한관계였다.대학을졸업하고서점매니저로근무하며‘올해의젊은북셀러상’을받기도했고,그후에는영국의그란타출판사에서최근까지편집자로일했다.그가오랫동안몸담았던영국의그란타출판사는한강작가의『채식주의자』영문판을펴낸곳으로,맥스포터는한강작가가맨부커인터내셔널상을수상했을당시편집자로서인연을맺었다.출판사에서일하며틈틈이쓴원고를모아2015년첫소설『슬픔은날개달린것』을발표한그는딜런토머스상(2016)과선데이타임스올해의젊은작가상(2016)을받았으며,가디언퍼스트북어워드와골드스미스상최종후보에올랐다.또한2019년발표한두번째소설『래니Lanny』로부커상후보와고든번상최종후보에오르며작가로서의입지를굳혔다.

『슬픔은날개달린것』은맥스포터의삶에서언제나중심을차지하고있던문학에대한사랑과어린시절에겪은개인적인상실의기억이결합해탄생한작품이다.그러나작가는자신의첫이야기가슬픔과그것의극복에대한관습적인서사가아니라,등장인물이겪는극도의혼란과불안정한심리,특히환상적이고역동적인까마귀의목소리를비정형적인방식으로표현하는아주새로운형태의작품이되기를원했다.결과적으로소설이자,시(詩)이자,우화이자,슬픔에대한에세이이기도한이책은분절된문장과독특한텍스트배열등산문과운문을오가는독창적인스타일과문체로장르의경계를해체하는동시에소설의세계를확장한다.이작품을우리말로옮긴시인이자번역가황유원은기이하게아름답고재기넘치는문장의맛이한국독자들에게도생생하게전달될수있도록고심해서단어를고르고문장을매만졌다.여백이많은텍스트인데다200페이지가되지않는짧은소설이지만,그안에담긴작가의야심과글자사이빈공간에스민감정의무게는결코가볍지않다.

죽음의여파에허물어진어느가족의둥지속으로
까마귀한마리가날아든다.
아름다울만큼무질서한슬픔의진원에서
검은날개를펼쳐추락하는삶을붙잡기위해.

총3부로구성되어있는이소설은‘아빠’‘아이들’‘까마귀’,이렇게세화자가돌아가면서서술하는방식으로진행된다.이것이죽음자체보다는죽음이휩쓸고지나간뒤의풍경에대한,남겨진이들에대한이야기임을분명히해두려는듯,소설은남자의아내가사망한경위에대해자세히설명하지않는다.작품속에서죽음은말그대로‘부재’로서만존재한다.이야기의막이오르면,갑작스럽게세상을떠난아내의흔적이가득한집에서충격에빠진채서성이는남자가있다.하루종일수많은조문객의과장된위로와불편한친절에시달리고,감당할수없는슬픔에녹초가되어버린그는엄마를잃은어린두아들을제대로위로하지못한다.아이들은그들나름대로“이제아빠는예전에우리가알던아빠가아니라는사실을,우리는예전의우리가아니고엄마없이살아가야하는용감한아이들로거듭났다는사실을”어렴풋이이해하지만,자신들이알던세상이그렇게한순간에소리없이무너져버렸다는것을받아들이기에는너무어리고연약하다.

믿을수없는현실과그럼에도가차없이이어지는일상의포위공격속에서무너져가는이들앞에아주특별한구원자가나타난다.검고커다란날개와거침없는입담으로무장한까마귀한마리.인간들이란슬픔에빠져있을때를제외하면별재미가없다고생각하는,자칭“감상적인새”인이까마귀는남자에게“네가더는나를필요로하지않을때까지나는떠나지않을거야”라고선언한다.그리고그날부터유모이자상담사이자보호자이자친구로서,가족들곁에끈질기게머무른다.남자와아이들이아내,혹은엄마에대한기억을수시로불러내그것에필사적으로매달리거나그것을형벌삼아스스로를고문할때마다,까마귀는절망의문앞을가로막은채이들을어르고달래고때로는엄하게훈계해돌려보낸다.아빠와아이들은삐걱대고비틀대면서도까마귀의지도를따라점차다시삶의궤도로되돌아온다.그리고자신의임무를훌륭히수행한까마귀는이제떠날준비를한다.

문학으로쓰는진심어린러브레터,
에밀리디킨슨과테드휴스에게바치는헌사

이작품은작가가오랫동안사랑해온두명의시인에게바치는일종의문학적오마주이자헌사이기도하다.그중한명은19세기의미국시인에밀리디킨슨이고,다른한명은20세기의영국시인테드휴스다.먼저소설의제목인‘슬픔은날개달린것’은‘희망은날개달린것(“Hope”isthethingwithfeathers)’으로시작하는에밀리디킨슨의시구에서‘희망’을‘슬픔’으로바꾼것이다.또한소설의앞에는사랑에대해노래한에밀리디킨슨의또다른시가실려있는데,재미있는점은‘사랑’을포함해몇몇핵심시어들이손으로그린듯한가로선과함께‘까마귀’로장난스럽게고쳐쓰여있다는것이다.소설의핵심을관통하는이런재치있는‘다시쓰기’는새롭고독창적인문학을지향하면서도과거의걸작에대해존경과애정을품은작가의마음을고스란히드러내는동시에,문학을사랑하는독자를위해이야기의입구에걸어놓은환영의메시지처럼읽힌다.

또한소설의중심캐릭터이자이작품에서가장혁신적인요소라고할수있는‘까마귀’는테드휴스의시집『까마귀』(1970)의영향을받아탄생했다.맥스포터는인터뷰를통해자신이이십대때그작품에굉장히심취했었다고밝힌바있는데,따라서작가가서점에서일하던시절부터오랫동안구상해온그의첫작품이휴스의문학적영향력아래있게된것은자연스러운일이었다.소설속에서까마귀의보살핌을받게된남자가하필『까마귀』를정신분석학적으로논하는연구서를집필중인테드휴스연구가라는사실역시우연의일치는아닐것이다.(『슬픔은날개달린것』이휴스의『까마귀』초판을펴냈던영국출판사‘Faber&Faber’에서출간되었다는것또한사소하지만흥미로운디테일이다.)테드휴스의대표작이자문제작중하나로손꼽히는이어둡고강렬한시집속에서까마귀는전설과신화속의존재이자생명력과혼돈의상징이며,신과도대적하는‘트릭스터(trickster)’로서등장한다.그리고40여년이흐른뒤,문학적상상력으로빚어진이비범한생명체는『슬픔은날개달린것』을통해새로운의미와상징성을입고다시한번날아오른다.

절망의그늘이아닌삶의볕아래에서
슬픔을끌어안는법

남자이제난슬퍼하지않게되는건가?
새아니,천만의말씀.넌그저절망하지않게된것뿐이야.슬픔은네가여전히느끼고있는것이고,슬퍼하는데까마귀의도움이필요하진않지.
남자나도동의해.그건늘변하지.
새슬픔말이야?
남자응.
새그건모든것이야.그것은자아의기본뼈대를이루는것이고아름다울만큼무질서하지.
_본문149∼150쪽

기나긴절망의터널을빠져나온한남자와두소년은눈앞에펼쳐진끝없는삶의바다를바라보며,슬픔은소중한것의부재를상기시키는감정이아니라그것의존재를증명하는감정이라는사실을깨닫는다.비로소이들은과거를지워버리려노력하는대신과거를끌어안은미래를상상한다.상실의고통뿐아니라그들이가장사랑하는것역시그과거안에있기때문이다.소설이제목을빌려온에밀리디킨슨의시에서‘슬픔’의자리에있던원래의시어는‘희망’이다.언뜻슬픔과희망은아주다른개념처럼느껴지지만,이작품을읽고나면희망과슬픔사이의거리는그리멀리않다는것을알게된다.슬퍼하는일은절망을위한행위가아니라희망을위한행위라고,죽음이깃들어있기에삶이빛나듯슬픔은인간의영혼을밝히는존엄한아름다움이라고,소설은까마귀의목소리를통해이야기한다.그렇기에이제희망의자리에슬픔을넣고에밀리디킨슨의시를읽는다해도그것은더이상절망으로읽히지않을것이다.“슬픔은날개달린것/영혼속에내려앉아/가사없는노래를부르네/끝나지않는노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