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인간의 전쟁, 일리아스 (서양 인문학의 뿌리를 다시 읽다)

신과 인간의 전쟁, 일리아스 (서양 인문학의 뿌리를 다시 읽다)

$17.00
Description
지금껏 읽어온 그 모든 『일리아스』를 망각하게 될 것이다
가족희비극, 무협활극, 아침드라마, 전쟁영화,
온갖 장르가 범벅된 스펙터클로서의 『일리아스』를 만나다
이 책은 시인, 소설가, 전직 교수이자 자타공인 ‘전쟁 덕후’인 저자가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를 현대의 감각으로 재해석해 써내려간 것이다. 아킬레우스, 헬레네, 아테나와 제우스 등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인물들의 이름에는 익숙하나 정작 우리는 ‘고전’ 『일리아스』를 제대로 읽어볼 엄두를 내지 못한다. 저자는 그것이 『일리아스』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이제껏 『일리아스』가 읽히고 소개되어온 방식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리하여 저자는 새로운 『일리아스』를 들려주겠다며 이야기 배달꾼을 자처한다. 본래 모닥불가에 모여 앉아 함께 나누던 옛이야기로서의 『일리아스』의 본질을 되살리겠다는 것이다. 이 책은 원전보다 더 원전의 속성에 가깝게 전투 장면을 보강하고, 이야기에 담긴 신과 인간의 감정들이 날것 그대로 드러나도록 현대의 언어 감각에 맞춰 각색했다. 책을 펼치면 덮을 수 없을 만큼 빠져들도록 새롭게 그려낸 고전 스펙터클로서의 『일리아스』를 접하고자 한다면 이 책이 안성맞춤이다.

다들 이 이야기를 『일리아스』인가 뭔가 하는 제목으로 들어봤지 싶다. 대학 강의 요강 같은 데 나오니까. 그런데 사실 이건 교과서에 실으라고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다. 모닥불 피워놓고 둘러앉아 밤새 늘어놓는 이야기, 허풍 떠는 데 최적인 이야기지. 노골적인 슬랩스틱코미디인가 싶더니, 어느새 초강력 폭력물로 바뀌고, 다음에는 꾸역꾸역 페이소스를 자아내 어쩔 수 없이 눈물 콧물 짜게 만드는 신파로 넘어가는 식이다. _9~10쪽
저자

존돌런

JohnDolan

시인,소설가,수필가,전직교수,그리고전쟁덕후.UC버클리에서박사학위를받았고뉴질랜드오타고대학,이라크술라이마니야아메리칸대학등에서강의했다.첫시집으로1988년버클리시인상을수상했다.1997년부터2008년까지러시아에서발간된영문격주간지『디이그자일TheeXile』의공동편집인으로일하며,게리브레처GaryBrecher라는필명으로군사전략과세계사속전쟁을분석하는칼럼을연재했다.현재는존돌런과게리브레처두이름으로활동하고있으며팟케스트〈라디오전쟁덕후RadioWarNerd〉를진행하고있다.지은책으로『전쟁덕후』『전쟁덕후디스패치』『패배의박물관』등이있다.

목차

서문:나는그저이야기배달꾼

1부아킬레우스의전투거부와제우스의계략
1.아무도건드리지못하는사내
2.트로이전쟁의서막
3.제우스의계략
4.전투재개

2부피에미친전쟁광들
5.신을상처입힌인간디오메데스
6.우리가가진모든걸바쳐야해요
7.헥토르대아이아스
8.살육전
9.아가멤논의회유
10.심야급습
11.격노하는양측진영
12.그리스군방벽돌파작전
13.포세이돈,삼지창을들다
14.아프로디테의마법코르셋을입은헤라
15.그리스함선에불이붙다

3부마지막전투
16.신에게죽임을당한자
17.파트로클로스의시신을사수하라
18.대장장이신이만든새무구
19.친구의제사
20.신들의전쟁,트로이전쟁
21.불붙은강
22.아킬레우스대헥토르
23.장례경기
24.세여인의애가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전쟁덕후’가들려주는가장날것의『일리아스』

저자존돌런은1997년부터2008년까지러시아에서발간된영문격주간지『디이그자일TheeXile』의공동편집인으로있으며군사전략과세계사속전쟁사를분석하는칼럼을연재했다.현재팟캐스트〈라디오전쟁덕후RadioWarNerd〉를운영하고있을만큼이름난전쟁덕후다.그런그가새롭게다시쓴『신과인간의전쟁,일리아스』는인물들의일상이나로맨스보다전투의액션묘사에공을들이는등전쟁이야기로서의속성을보다강화하였다.온갖방법으로죽고죽이는살육전이펼쳐지는데,잘쓰인전쟁이야기가언제나그러하듯잔혹하고악독하며인정사정없다.
더불어끝이보이지않는전쟁의대장정은한없이가벼운유머들로그완급이조절된다.저자는수다스럽고걸쭉한,능글맞고아이로니컬한입말을살려전투중간중간익살스러운농담을선보인다.피비린내나는전투묘사는해학적인유머를통해긴장감이풀어지기도,잔악함이배가되기도한다.

트로이인들은오늘온갖기이한무기를총동원하고있다.페이산드로스가커다란쌍두도끼를흔들며메넬라오스를향해돌진하지만메넬라오스역시튼튼한그리스산창을들고기다리다가잽싸게상대의얼굴을찌른다.페이산드로스의머리가점토로만든주발처럼깨진다.눈알이튀어나와흙먼지속으로또르르굴러가자그리스인들은눈알을가리키며웃고환호한다.“너눈알떨어졌다!”_213쪽

하지만가장날것의『일리아스』라하여그저가볍거나선정적이라는말은아니다.저자는혹독하고가혹한핏빛장면들에서드러나는인간들의또다른모습에주목한다.적의시체만큼아군의죽음을지켜보는것이전쟁이고,만약오늘의전투에서살아남은자가있다면,그자는삶에대한애착뿐아니라누군가의상실또한견뎌내야한다.슬픔과회한역시전쟁의속성임을상기시킨다.

오늘날3000년전의고전을읽어야하는이유
감정의원형들,진득한페이소스

왜지금몇천년전의고전을,심지어현대의언어로각색한책을읽어야할까?인간들은그저신의꼭두각시인것만같고,트로이전쟁은어처구니없게도한낱욕망과질투에서시작되었을뿐이다.하지만오히려그와같은진창속에서슬픔,분노,환희,애틋함,회한같은감정의원형들이각인물의구체적인사연을통해구현된다.인물들에게사소하게나마부여되는이야기를따라가다보면숱한감정들의면면과마주하게된다.
책은그리스군의총사령관아가멤논과싸우곤더이상전쟁에참여하길거부하는아킬레우스로부터시작한다.점점그리스측이불리해지자아킬레우스의절친한친구파트로클로스가아킬레우스의갑옷을입고전쟁에참여하지만,결국트로이의왕자헥토르에게목숨을잃는다.그후책의서사를이끄는건아킬레우스의분노다.저자는서문에서『일리아스』에‘분노의서’라는이름을붙여주기도한다.그러나아킬레우스의분노의이면에는크나큰슬픔과회한이있으며독자는바로이슬픔을통해그를이해하고그에게공감하게된다.수많은감정이농밀하게형상화되어이곳저곳에포진해있다.그결을따라진득한페이소스가번져오는데,이를통해독자들은자신또한지녀왔으나,계기가없다면드러나지않을온갖감정의행태를헤아려보고뒤집어보며그안에자신을들여놓게된다.감정의원형을이야기속타인을통해들여다보게되는데,이것이3000년전의고전이현재의우리에게도유효한이유다.책을덮고나면헥토르의시신을둘러싸고울려퍼지는트로이인들의슬픔과애가를듣게될것이다.몇천년을뛰어넘어여전히이어지는인간들의녹진한감정이지금이곳의우리에게당도한다.

아흐레동안황소들이모래흙에깊은바큇자국을남기며나무몸통을실어나른다.열흘째되는날새벽에장작더미에불을붙이고,프리아모스는아들들에게하루종일그주위를걸어다니며나뭇가지와뼈가잘타는지지켜보게한다.다음날아침에는커다란포도주항아리를들고와서타다남은장작에붓는다.포도주와나무와살이타는냄새가안개에실려도시전체에퍼진다.이제헥토르의형제들이그의희고깨끗한유골을수습해시돈산産자줏빛천에잘싸서항아리에넣는다.납작한큰바위로안을받친무덤에유골항아리를넣고그위에무덤을세운다._40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