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이는 돌아올 거래 : 세월호를 기억하는 어린이문학 작가들의 2020 작품집

슬이는 돌아올 거래 : 세월호를 기억하는 어린이문학 작가들의 2020 작품집

$11.00
Description
2014년 4월 16일, 세월호와 함께 대한민국은 침몰했다. ‘애도’하는 법을 잊은 시대를 부끄러워하는 어린이문학인들은 그날 이후 ‘세월호 기억의 벽’을 만들고, ‘팽목바람길’을 냈으며, 마지막으로 이 작은 책을 묶었다. 6년이 만든 이야기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잊힌 이름을 부르고, 지워진 기억을 되살린다. 당신의 혹은 그의 상실과 눈물을 어떻게 하면 ‘우리’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한다. 그리하여 이야기들은 마땅히 이루어져야 했으나 그러하지 못했던 ‘애도’에 도달한다.
_송수연(아동문학평론가)

사랑하는 가족을 기다리고 돌아오지 못하는 친구를 그리워하는 동안에는 시간도 멈춥니다. 아름다운 노랫소리도 들리지 않고 꽃이 피고 지는 것도 느끼지 못하지요. 지난 6년간 이 기다림을 함께한 여덟 명의 작가가 모였습니다. 함께 기다리며 서로 손잡아 줄 때 멈춰 버린 세상은 다시 살아납니다. 여러분도 책장을 펼쳐 친구들의 이름을 불러 주고 기억해 주실래요?
_오세란(아동문학평론가)

바람 많고 햇볕 따뜻한 바닷가 다순기미에서 바다를 바라본다. 조도 너머 있을 맹골수도. 그곳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상상한다. 함께 살아온 세상, 우리 아이들이 함께 살아갈 세상. 그리고 거친 바람을 마주하고 상상한 것들을 시로, 동화로 썼다. 그 여덟 편을 조심스레 세상에 내놓는다. 더불어 기억하고 더불어 생명을 품기 위해.
_‘책을 내며’ 중에서
저자

김하은,유하정,윤해연,이영애,이퐁,임정자,전경

월간『어린이문학』에단편동화「흰곰인형」을발표한이래,동화책『무지무지힘이세고,대단히똑똑하고,아주아주용감한당글공주』,『하루와미요』,『어두운계단에서도깨비가』,『오국봉은왜쥐도새도모르게사라졌나』,『동동김동』,『흰산도로랑』,『엄마와잘이별하는법』등을썼다.이밖에어린강아지수호가어엿한개가되기까지의시간을담은사진이야기책『진도에서온수호』,그림책『내동생싸게팔아요』『발자국개』를냈고,동화『하루와미요』중「세상에서가장겁많은고양이미요」를희곡으로각색하기도했다.『할머니의마지막손님』으로제8회권정생문학상을받았다.

목차

책을내며?여는시우린그래_유하정?어떤소리_김하은?그아이가사는집_윤해연?슬이는돌아올거래_정재은?복자할머니_임정자?아빠의냄새_전경남?바다아이와천천거북_이퐁?다시여는시팽목바람길_이영애

출판사 서평

세월호를기억하는어린이문학작가들의2020작품집_『슬이는돌아올거래』
일련의활동을돌아보면서어린이문학인들은어린이문학창작자본연의자리에서그행보를이어가기로했다.‘한뼘그림책’부터‘팽목바람길’까지이모든길을같이열고걸었던이들은2018년또다시새로운프로젝트를계획했다.‘갑작스레삶을끝내야했던이들의공포와삶에대한간절함,사랑하는이를잃은이들의울음을꾹꾹누른그리움,골든아워를놓친사회적대오류를다시반복해서는안된다는절박함’을어린이문학으로형상화하기로약속한것이다.아이들이읽을작품이므로,2014년4월을또렷이기억하는이들뿐만아니라그이후태어나세월호를잘모르는이들도함께읽어나갈작품이므로,주제부터인물,단어하나하나무거운책임감을갖고섬세한체로고르고골랐다.‘절망으로그치지않고우리사회의희망을내포하는동화이고동시’여야한다는작가들의내적요구는글앞에서번번이망설이게했다.누구는유가족의눈물을보며,누구는녹슨세월호너머출렁이는바다를보며,누구는한반도끝에난팽목바람길을걸으며구상하고글을썼다.작가들은자신이서있는자리에서최선을다하고자했다.

커다란바다거북을떠올렸습니다.태평양에서조난당한몇몇사람들이바다거북을타고돌아왔던것처럼커다란바다거북이아이들을태우고물살을가르며나타나길간절히바랐어요.말도안된다는걸알면서도그랬습니다.?세월호참사내내떠올렸던그하나의이미지가이렇게이야기가되었습니다.이글을쓰고다듬는동안세월호가떠난인천항에가서바다를바라보기도하고팽목항에가고팽목바람길을걷기도했습니다.한고통이또다른고통을,한슬픔이또다른슬픔을구할수있을거라고믿게되었습니다.슬픔의힘은무엇보다강하니까요._이퐁

8편의시와동화.
전국각지시민들의염원과추모를담은‘세월호기억의벽’사진(표지)수록
『슬이는돌아올거래』에는동시인유하정,이영애,동화작가김하은,윤해연,이퐁,임정자,전경남,정재은이쓴시와동화8편이실려있으며평론가송수연,오세란,젊은사진작가한수민이함께했다.여기실린작품들의궁극적의미에대해임정자작가는누군가함께있고함께하는것이라고말한다.위기에처한강아지를구하려는아이들곁에(「어떤소리」),이름을잊어버린아이곁에(「그아이가사는집」),우주를돌아집으로돌아온아이곁에(「슬이는돌아올거래」),손주를잃고눈물꾹꾹눌러참는할머니곁에(「복자할머니」),아빠가돌아오길기다리는아이곁에(「아빠의냄새」),바다에서새생을시작한아이곁에(「바다아이와천천거북」),밤하늘의별을보는이들곁에(「우린그래」),팽목바람길을걷는이들곁에(「팽목바람길」)함께있고,함께한다는.

이작품집에서말하고싶은것은어쩌면‘함께있다’‘함께하다’가아닐까.함께아파하고함께기억하고함께그리워하고함께걷고함께좀더살만한세상을만드는것.그러한염원을함께하는것.그러한염원을작품집으로엮는것자체도함께하는것.2014년4월16일에는구조하지못했고,눈앞에서304명을보내야했지만이젠함께기억하고함께손을내밀고함께미래를만들어가는것.그러기위해팽목바람길을걷는사람들의이야기.그러하지않을까._임정자


수록작품소개

동시

「우린그래」(유하정)
「팽목바람길」(이영애)

동화

「어떤소리」(김하은)
태풍이몰아친다음날,과학실에서어떤소리가들린다.주아에게그소리는꼭얼마전잃어버린강아지콩이의소리같다.이상하게도주아에게만들리는그소리.그래도주아는포기하지않고친구들과함께끊어질듯이어지는그소리를쫓는다.

「그아이가사는집」(윤해연)
캠프장에서가까운한폐가.한아이를귀신들이보살피고있다.자신이죽은것조차모르고이름도잊은채귀신들의도움을얻어친구들을놀래줄계획에신난아이.귀신들은아이가이름을기억해낼수있도록끊임없이이름을불러주고,그목소리는사람들을폐가로이끈다.

「슬이는돌아올거래」(정재은)
중간음은틀리더라도마지막음만은정확하게부르고,엉뚱한길로들어섰어도항상집으로돌아온슬이.슬이는달체험여행에나섰다가길을잃고머나먼여행호에탑승한다.아끼는꾀꼬리마이크를우주공항에남겨둔채,웜홀을통과해태양계밖으로떠나게된슬이.모두의응원에힘입어슬이는시공간을건너마침내지구로돌아온다.풍경은훌쩍달라졌지만변함없이슬이를맞이하는집으로.숲길바닷가에절대로무너지지않는황금돌탑이세워져있는곳으로.

「복자할머니」(임정자)
복자할머니는돌아오지않는손녀를그리며화장을한다.메이크업아티스트가꿈이었던손녀가선물해준화장품들은화장대에애지중지모셔져있다.오늘도곱게화장을마치고마을회관으로가려던할머니는멈칫한다.어제마을할머니들손주자랑에맘이상해한바탕싸우고만것.망설이는복자할머니를순정네가부르며들어선다.싸우고토라져도복자할머니곁엔함께하는이들이있다.

「아빠의냄새」(전경남)
출장을갔던아빠가사라진뒤차은이는위탁가정으로오게된다.아빠의부재와새로운환경을받아들이기힘든차은이는위탁가정에먼저와있던세연이와자주부딪친다.곳곳엔아빠의모습,아빠와의추억을떠올리게하는것들투성이다.그러다불쑥세연이가건넨한마디에차은이는부리나케아빠와살던집으로향한다.아빠가돌아왔을때꼭알려주어야할말이있다.

「바다아이와천천거북」(이퐁)
아이는어느날이곳에왔다.온몸으로울고있는커다란거북의등위로.천천거북은아이를구해주었고,달래주었고,놀아주었다.가족과친구들,자신을기억하는이들이모두사라져혼자남은천천거북에게도아이만큼오래된슬픔이있다.슬픔은둘을단단한힘으로묶고둘은폭풍속에서수많은넋들을건져올리고어루만진다.괜찮아,괜찮아하는듯이.

「세월호기억의벽」사진
표지에사용된「세월호기억의벽」을사진기록으로남긴한수민사진작가는팽목바람길조성초기부터디자이너이자전시자로참여했다.2016년여름팽목항은개발공사가진행될예정이었고,그공사로방파제벽에조성한기억의벽이손상될것을우려해,폭염의여름그늘한점없는방파제위에서타일하나하나를꼼꼼히기록했다.책표지의사진은그가찍은수백컷중일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