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로런 그로프 소설)

플로리다 (로런 그로프 소설)

$14.50
Description
일상을 지배하는 “내 특별하고 어둡고 가시 같은 불안”
폭발적인 서사와 눈부신 문장으로 전 세계 독자를 사로잡은 작가 로런 그로프의 소설집 『플로리다』가 출간되었다. 한국 독자에게도 커다란 사랑을 받은 『운명과 분노』 이후 삼 년 만에 발표한 최신작으로, 총 11편의 단편이 수록되었다. 작가가 십이 년간 플로리다에 거주하며 쓴 이 작품들은 모두 플로리다를 직접, 간접적인 배경으로 한다. 소설 속 인물들은 플로리다에서 태어나고 자랐거나, 미국 북부의 다른 주에서 태어나 플로리다로 이주해왔거나, 때로는 플로리다를 벗어나 이국적인 곳으로 잠시 여행을 떠나지만 정서적으로 그곳에 계속 매여 있다.

「꽃 사냥꾼」에서 두 아이의 어머니인 주인공은 그녀의 집 근처 모퉁이에서 입을 벌리고 있는 싱크홀을 무서워한다. 비가 세차게 퍼붓는 가운데 싱크홀 가장자리에 쭈그리고 앉아 그 안을 들여다보면 빗방울이 모이지 않는데, “그녀는 그것이 아주 나쁘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물이 그 아래 작은 균열을 통해 똑똑 흘러든다는 말이고, 물이 빠져나갈 통로가 있다는 말이며, 거기 구멍이 있다는 말, 즉 그녀의 발 바로 아래 어마어마하게 큰 구멍이 있을 수도 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아이월」의 주인공은 홀로 집에 남아 허리케인의 소용돌이를 겪어낸다. 집이 비틀리고 흔들리며 지붕이 서서히 벗겨지는 돌풍과 폭풍우 속에서 주인공의 곁에 있는 것은 유령들-그녀를 떠난 후 심장마비로 죽은 남편, 권총 자살을 한 대학 시절 애인, 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과 동물들뿐이다. 두 어린 자매는 전기도 물도 제대로 된 음식도 없이 외딴섬에 방치되어 야생에서 생존을 이어나가고(「늑대가 된 개」), 귀가 먼 주인공은 앨리게이터와 독사와 피그미가 사는 호수 한가운데에서 노를 잃어버린 채 고립된다(「둥근 지구, 그 가상의 구석에서」).
저자는 이책을 통해 그저 인간의 관점이 아니라, 모든 생물과 무생물, 달과 바다 같은 자연물의 관점에서 이 세상을 탐험한다. 라쿤과 아르마딜로와 앨리게이터와 뱀의 관점에서, 폭풍우를 견디는 집의 관점에서, 인간을 내려다보는 달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그래서 이 소설집 전체에는 꿈틀거리는 생명력이 맥동하고, 로런 그로프는 날카로운 통찰력과 더욱 예리해진 문장으로 더없이 생생하게 이 에너지를 독자에게 전한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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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로런그로프

폭발적인서사,시적이고우아한문체,지적이고독창적인서술로“동시대가장뛰어난미국작가중한명”“산문의거장”이라는평가를받는소설가.
1978년미국뉴욕주에서태어났다.애머스트칼리지에서불문학과영문학을전공했고,위스콘신대학교매디슨캠퍼스에서문예창작석사학위를받았다.
2008년첫장편소설『템플턴의괴물들TheMonstersofTempleton』을발표했다.이작품이아마존,뉴욕타임스베스트셀러에오르고,오렌지상,로스앤젤레스타임스도서상최종후보에오르며단숨에주목받기시작했다.2009년소설집『섬세한식용새들DelicateEdibleBirds』을출간했다.
2012년에발표한두번째장편소설『아르카디아』가〈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등여러매체에서‘올해의책’으로선정되며미국문학계에서입지를다졌다.이작품은미국의젊은작가들을대상으로한살롱닷컴의설문에서‘작가들이뽑은올해의소설’로선정되기도했다.
2015년세번째장편소설『운명과분노』를발표했다.아마존에서선정한‘올해의책1위’에오른이작품은,전미도서상과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최종후보에도이름을올렸다.또한〈워싱턴포스트〉〈타임〉〈시애틀타임스〉〈커커스〉등에서‘올해의책’으로선정되었으며,버락오바마전미국대통령이2015년최고의책으로뽑아화제가되기도했다.2018년출간된『플로리다』는11편의단편이실린소설집으로,그해전미도서상최종후보에오르고다음해스토리프라이즈를수상했으며,NPR‘올해의책’으로선정되었다.

목차

유령과공허009
둥근지구,그가상의구석에서027
늑대가된개061
미드나이트존089
아이월109
사랑의신을위하여,신의사랑을위하여129
살바도르165
꽃사냥꾼193
위와아래211
뱀이야기251
이포르265

감사의말335
옮긴이의말달걀과오렌지337

출판사 서평

『운명과분노』의젊은거장로런그로프최신작
“이절박한시대에마음을회복시켜주는소설.”뉴욕타임스
소설가손보미추천!
스토리프라이즈수상ㆍNPR올해의책(2019)

폭발적인서사와눈부신문장으로전세계독자를사로잡은작가로런그로프의신작소설집『플로리다』가출간되었다.한국독자에게도커다란사랑을받은『운명과분노』이후삼년만에발표한최신작으로,총11편의단편이수록되었다.작가가십이년간플로리다에거주하며쓴이작품들은모두플로리다를직접,간접적인배경으로한다.소설속인물들은플로리다에서태어나고자랐거나,미국북부의다른주에서태어나플로리다로이주해왔거나,때로는플로리다를벗어나이국적인곳으로잠시여행을떠나지만정서적으로그곳에계속매여있다.
‘선샤인스테이트SunshineState’라고도불리는플로리다는미국남부에위치해일년내내따뜻하지만여름은무덥고습하며허리케인의영향을받기도한다.팰머토야자수가곳곳에심겨있고,산책길에뱀을만나고,늪지에는앨리게이터가도사리고있고,숲으로들어가면라쿤과아르마딜로가잡목림을헤치고나아간다.로런그로프는작품속에서이런플로리다의기후와자연환경을디테일하게그려내며한장소가품고있는정서와분위기를완벽하게재현하고,이를작중등장인물이가지고있는불안과긴밀하게연결시켜작품전체에위협적이고긴장감넘치는에너지를불어넣는다.플로리다를배경으로하지않는작품에도그곳의열기와습기가득한공기가짙게깔려있어,마치소설집전체가어느한장소에대해품고있는감정으로형성된하나의독자적인세계처럼느껴진다.“『플로리다』는소설집이라기보다하나의생태계다”(〈애틀랜틱〉)라는평처럼,로런그로프는시적인아름다움과본능적인날카로움으로그만이창조할수있는세계를쌓아올린다.

일상을지배하는“내특별하고어둡고가시같은불안”

작가는한인터뷰에서“이단편들은모두내가플로리다라는장소에대해모순적이고불안한감정을가지고있다는사실에서출발해탄생했다”고말한바있는데,작중인물들이플로리다에대해느끼는감정역시양가적이다.“현란한식물군과동물군에황홀해”하기도하지만(「꽃사냥꾼」),“뜨거운물에느리게익사하는기분”이드는여름의플로리다를떠나온것이전혀후회되지않기도하다(「이포르」).이들에게이런모순된감정을들게하는플로리다는일상의가장자리에폭풍우와뱀과싱크홀이숨어있는곳이고,그렇기에이들은모두불안과공포라는감정을공유한다.
「꽃사냥꾼」에서두아이의어머니인주인공은그녀의집근처모퉁이에서입을벌리고있는싱크홀을무서워한다.비가세차게퍼붓는가운데싱크홀가장자리에쭈그리고앉아그안을들여다보면빗방울이모이지않는데,“그녀는그것이아주나쁘다고생각한다.그것은물이그아래작은균열을통해똑똑흘러든다는말이고,물이빠져나갈통로가있다는말이며,거기구멍이있다는말,즉그녀의발바로아래어마어마하게큰구멍이있을수도있다는말이기때문이다.”「아이월」의주인공은홀로집에남아허리케인의소용돌이를겪어낸다.집이비틀리고흔들리며지붕이서서히벗겨지는돌풍과폭풍우속에서주인공의곁에있는것은유령들-그녀를떠난후심장마비로죽은남편,권총자살을한대학시절애인,암으로세상을떠난아버지-과동물들뿐이다.두어린자매는전기도물도제대로된음식도없이외딴섬에방치되어야생에서생존을이어나가고(「늑대가된개」),귀가먼주인공은앨리게이터와독사와피그미가사는호수한가운데에서노를잃어버린채고립된다(「둥근지구,그가상의구석에서」).
하지만세상에는자연에대한공포보다이들을더불안하게만드는것이너무도많다.「살바도르」의주인공헬레나가한발짝도떼기힘든폭풍우를뚫고나아가다넘어졌을때그녀를구해준사람은,그녀를보고기분나쁜웃음을짓던가게주인이다.이제그녀는불안한마음으로“그가기습적으로달려드는순간”을기다린다.때로는“특별하고어둡고가시같은불안”(「유령과공허」)을잠재우기위해산책을하고조깅을하지만,집근처에서는최근강간사건이일어났고,실제로쓰러져있는피해자를발견하기도한다.(「뱀이야기」)
몇몇단편에는동일한인물로보이는,두아들을둔어머니가등장하는데,이경우두려움은‘엄마’라는사실때문에더욱극대화된다.“아이들은이미이세상에왔기에그녀는가능한한이곳에오래머물러야할텐데,그래도아이들보다더오래머물수는없기때문”에무섭고(「꽃사냥꾼」),“지금태어나는아이들이인류의마지막세대일거라는생각을멈출수가없”어서,그녀의아들들이고통받는순간이틀림없이올것임을알고있어서두렵다(「이포르」).또한두편(「둥근지구,그가상의구석에서」「사랑의신을위하여,신의사랑을위하여」)을제외한작품의주인공이모두여성이기에,이들의불안감은여성으로서겪는경험과맞닿아있기도하다.가정의불화나직업인으로서의고난,경제적불안정,데이트성폭력등이시대의여성들이살면서겪게되는어려움이마치집근처에입을벌리고있는싱크홀처럼,잡목숲에살고있는플로리다표범처럼이들의일상을위협한다.


영혼을잠식한불안,아득한시공간에홀로선듯한외로움
이우주의작고불완전한존재들을바라보는
젊은거장로런그로프의깊고도광대한시선

우리가세상을바라보는관점을인간관,세계관,자연관이라는말등으로풀어말할수있겠으나,로런그로프의이작품에대해서는그모든것을아우르며그보다더큰것을포함하는우주관이라는단어를쓰고싶었다.“우주적인책이야.”누가물어본다면그렇게대답해주고싶을만큼.
옮긴이의말에서

『플로리다』에서로런그로프는그저인간의관점이아니라,모든생물과무생물,달과바다같은자연물의관점에서이세상을탐험한다.라쿤과아르마딜로와앨리게이터와뱀의관점에서,폭풍우를견디는집의관점에서,인간을내려다보는달의관점에서이야기를써내려간다.그래서이소설집전체에는꿈틀거리는생명력이맥동하고,로런그로프는날카로운통찰력과더욱예리해진문장으로더없이생생하게이에너지를독자에게전한다.
그리고그의작품속에서인간은수많은다른존재사이에그저살아있는또다른존재그이상도이하도아니다.인간이라고다른존재와다른특별함을갖고있지않기에,저하늘위의달은우리가아무리애를써도우리를알아차리지못하고,바다는인간의욕구에무심할뿐이다.그래서경이롭고감탄스럽지만,한편으로그래서인간은아득한시공간에홀로선듯한외로움을느낀다.“살아있는생물”같은외로움을그림자처럼달고다니다보면,어느순간자신이혼자였고,혼자이고,늘혼자일것이라는사실을인정하게된다.그리고그사실을인정하게될때발길이닿았던자리마다바스락거리는작은존재들이느낄공포를인지하고,애틋한마음이들게된다.

끝도없는외로움이우리삶을불안하게하고등장인물을위협할때,위안을주는것은다름아닌이야기다.「늑대가된개」에서외딴섬에방치된언니는동생에게끊임없이이야기를해주고,머리를다친채어린아들들과숲속에남게된「미드나이트존」의어머니는의식을잃지않기위해아들들에게계속이야기를시키고『이상한나라의앨리스』를읽는다.「위와아래」의대학원생은노숙자가된와중에도『미들마치』를챙겨다니고,「둥근지구,그가상의구석에서」의주인공은어린시절어머니가들려주던셰익스피어,네루다,릴케와,아버지로부터도망쳐집을나간어머니가보내준책에서위안을얻는다.그리고마찬가지로,『플로리다』를읽는독자는불안하고외로운삶을그리면서동시에생명력과연민을이야기하는로런그로프의작품에서위안을얻게된다.〈뉴욕타임스〉의평처럼『플로리다』의이야기들은“가장불길한최후의몸짓마저도좋은사람들에대한약속과사랑을향해기울어있”기에,외롭고불안한존재인우리는이이야기들에의지해조금쯤마음을달랠수있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