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젠 (김남숙 소설)

아이젠 (김남숙 소설)

$16.00
Description
문학동네신인상 수상 작가 김남숙 첫 소설집!
강렬한 이미지로 불온한 생명력을 현상하는 작가 김남숙의 첫 소설집 『아이젠』이 출간되었다. 2015년 단편소설 「아이젠」으로 문학동네신인상을 수상했을 당시 심사위원들은 우리 모두에게 익숙해져버린 비루한 삶의 모습을 독창적인 화풍으로 새롭게 형상화한 이 작가의 소설에서 낯선 매력을 감지한 바 있다. “날것의 감성 혹은 타고난 (듯 보이는) 감각”(소설가 조해진)을 발휘해 “날카로운 이미지의 직관적 채집”(문학평론가 강지희)으로 읽는 이의 오감을 깊숙이 자극하는 김남숙 소설에는 “기존의 익숙한 접근과 서술방식에 한번 ‘개겨보는’”(소설가 한창훈) 힘이 담겨 있다. “활짝 피지 못하고 대책 없이 시드는 청춘의 말답게 빈곤하고 눌눌”한 언어들이 “도저하게 강렬한 표현을 때때로 성취”(문학평론가 황종연)해낼 때, 김남숙의 본능 같은 글쓰기는 ‘전망 없는 세대’로 일컬어지는 청년들의 무기력한 태도의 기저에서 아무에게도 발견되지 않은 채 형형히 빛나고 있던 생의 욕망을 끌어올린다.
저자

김남숙

1993년출생.2015년문학동네신인상에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아이젠』이있다.

목차

아이젠_007
파수_035
제수_065
캐치볼_101
자두_133
염소와나_165
귀_195
이상한소설_231

해설|권희철(문학평론가)
김남숙소설어작은사전-혹은불가능한사랑_265

작가의말_299

출판사 서평

언어의한계를벗어난본능적인감각의세계
손상된삶을재생하려는충동과정념의글쓰기

사건위주의서술을통해활달하게서사를진행시키는최근의소설경향과는달리,김남숙의단편은입속에서오래굴린문장들로변두리의밑바닥인생을살아가는인물들의내면을증폭해나간다.그어느때보다빛나야할젊은시절을무참히흘려보내는익숙한인물들이등장하지만,김남숙소설에서그려지는이존재들에게서는조금의기시감도느껴지지않는다.이작가의눈을통과한선명한일상풍경들이어디에서도볼수없었던음울하고괴팍한소설무대로재탄생하기때문이다.그리고이무대에흘러넘치는야성적인이미지들은언어로온전히전달되지않는어떤느낌을독자의감각에직접꽂아넣는다.
「파수」에는살아갈것인지죽어버릴것인지를내기달리기로정하겠다고말하는‘성아’와죽음을개의치않는연인의태도에상처입곤하는‘나’가등장한다.퀴어커플인그들이내달리던골목끝담벼락에방범용으로꽂혀있는깨진유리병의예리하고눈부신이미지는자꾸만날카로운충동을불러일으킨다.「염소와나」는이야기를지으며살아가던‘나’의삶이손상되는과정을몽환적인필치로묘사한작품이다.이야기를만드는동지이자남자친구라여겼던‘석이’가‘나’를작품에이용하기위해터뜨리는현란한카메라플래시,저녁마다‘나’를닮은흑염소가도축을앞두고울어대는소리가들려오는황량한마을풍경,하천을헤엄치는피라냐들에게서연상되는착취의이미지가버무려져슬프고도근사한알레고리를완성한다.
김남숙의등단작이자소설집의표제작인「아이젠」역시감각과이미지를무수히중첩하며풍부한결을일구어내는작품이다.오랜친구인‘나’와‘두치’는연인으로발전할수있었던모든기회를지나쳐버리며서로엇갈리기만한다.예술에미친아버지,사고로지능장애를갖게된언니와살아가기위해매춘으로생계를유지하는‘나’와,군대에서폭력적인질서에시달리는두치.사랑에의욕을내는것이불가능한이들의몸과마음의상태는인물의목소리를통해평이하게전해지기보다는끈덕지게따라다니는아버지의망치질소리,아버지가만든알루미늄장식에차가운바람이스치며생겨나는빛과금속성의소리,참모들과설산을오르는두치의아이젠에서느껴지는견딤의상태,희고무구한언니의살결과그에대비되는‘나’의짙은피부색등을통해다채롭게감각된다.

더나아가김남숙소설의인물들에게서는기존의한국소설에서볼수없었던독특한면모가발견된다.이들은스스로를깊이혐오한나머지타인에게서진정한사랑을받을수없으리라생각한다.그래서진심은있는그대로발화되지못하고,새로운관계는자꾸만유보된다.매춘하는‘나’에게욕을뱉는두치(「아이젠」)나짝사랑하는여성에게남자와살림을차려도행복해질수없을거라고악담을퍼붓는‘나’(「귀」)처럼,김남숙의인물들은조금씩비틀린방식으로사랑을한끝에영영외톨이로남겨진다.그들이빈번하게갖는성관계는애정을주고받는행위가아니라돈벌이의수단이거나타인과함께있는기분을느끼기위한방법일뿐이다.바닥을알수없는외로움속에서그들은때때로자기파괴의욕구와함께죽음충동을느낀다.
하지만「파수」에서죽고싶다던성아가내기에매번전력을다했듯이,이들의죽음충동은사실원하는방식으로살아가고싶다는강한충동에서비롯된것은아닐까.그렇다면파수로세워진날카로운유릿조각이불러일으키는충동은삶과죽음중어느쪽으로도기울수있을것이다.몸과마음이상해가면서점점심해지기만하는체취(「제수」)와슬픔으로앙상해지거나비대해지는몸(「아이젠」「귀」「이상한소설」)은스러져가는삶에대한비유인동시에살아있음을더욱강렬히자각하게하는신호로도읽힌다.이신호가감지될때,김남숙소설은손상된삶을감각하고재생하려는본능으로꿈틀거리는정념의소설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