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와 벌 1 -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88

죄와 벌 1 -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88

$14.32
Description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에는 믿을 수 있는 것도 믿기 어려운 것도 있지만,
그중 어떤 것들은 너무나 진실해서 그 글을 읽은 사람을 바꿔버리고 만다.
_어니스트 헤밍웨이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의 대표작 『죄와 벌』이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88, 189번으로 출간됐다. 도스토옙스키를 세계적인 작가로 끌어올려준 작품으로, 본디 이상주의적 사회주의자였으나 유형생활 이후 사상의 변화를 겪은 작가의 문학세계가 본격적으로 구현된 걸작이다.
실제로 일어난 살인 사건에서 모티프를 따온 이 소설은, 자기 자신의 위대함을 증명하려 살인을 저지른 젊은 대학생 라스콜니코프와 몸을 팔아 돈을 벌지만 고귀한 신앙을 잃지 않은 소냐를 대비시켜, 이념과 관념의 한계, 그리고 사랑과 진정한 구원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

표도르도스토옙스키

톨스토이와함께19세기러시아문학을대표하는세계적인소설가이다.반독자들에게는언젠가는읽어야할작가,평론가들에게는가장문제적인작가,문인들에게는영감을주는작가제1순위로꼽히는,그영향력에있어누구와도비교할수없는전무후무한작가이다.풀네임표도르미하일로비치도스토옙스키는1821년10월30일(신력으로는11월11일)군의관이었던미하일안드레예비치의둘째아들로태어났다....

목차

제1부
제2부
제3부

출판사 서평

러시아를대표하는대문호도스토옙스키
그문학세계의기반을세운작품

1849년4월,도스토옙스키는사상죄목으로경찰에체포되었다.그가참여해온‘페트라솁스키모임’에서벨린스키의‘고골에게보내는편지’를낭독한일이문제가된것이다.그글은차르체제와정교회를옹호한고골을비판하는내용으로,당시소지와배포가엄격히금지된문서였다.이사건으로도스토옙스키는팔개월간구금되었고그해말총살형을선고받았다.그러나형이집행되기직전특별사면되었고,그는시베리아에서징역사년에사병복무사년,도합팔년을보내고나서야자유의몸이되었다.
유형생활을마치고돌아온도스토옙스키의정신세계는크게달라져있었다.본디이상주의적사회주의자였던도스토옙스키는과거,기존의사회질서를부정하고사회주의이상에따른질서를세우고자했다.그러나유형이후인간과신을향한사랑을가장고귀하고영원한진리로서추구하게된것이다.그의사상적변화는작품에도명확히드러나기시작했다.

‘선을넘은’자들,
그리고진정한구원으로향하는길

『죄와벌』은도스토옙스키의첫장편소설이자,유형지에서돌아온후달라진그의사상과신념이본격적으로구현된작품이다.발표와동시에큰반향을일으키면서도스토옙스키를세계적인작가의반열에올려놓았으며,지금까지도그의작품중가장많이읽히는대표작이다.
소설의줄거리는간단하다.대학을다니다형편이어려워잠시학업을중단한청년라스콜니코프는,자신의이론을증명하기위해전당포노파를살해하는일을오래도록고민해왔다.그리고마침내계획을실행한다.살인이후그는심한신경증에시달린다.그러던중한주정뱅이와그의딸소피야세묘노브나(소냐)를알게된다.더없이선하고고귀한성품을지닌소냐는가족을먹여살리기위해몸을팔고있다.라스콜니코프는소냐에게자신의살인을털어놓는다.결국라스콜니코프는자수하고,소냐는유형지까지그를따라간다.이런간결한줄거리탓에,제목의‘죄’와‘벌’은단순히‘살인’과‘죄책감’‘법적처벌’로오독되기도한다.그러나이소설의제목이의도하는바는훨씬더함축적이고사회적이다.
러시아어로‘죄’를가리키는단어‘преступление’는‘넘다’라는동사‘преступить’에서파생된명사다.즉죄란‘선을넘는일’인것이다.이는라스콜니코프의이론과이어진다.그는‘선을넘는것’이죄가아니라고주장한다.태고로부터위대한입법자들은모두선을넘은사람들이며모든창조자는‘위대한범죄자’일수밖에없다는것이다.그가살인을결심한것역시,자신이선을넘을수있는사람인지그저벌벌떠는피조물인지알고싶어서다.라스콜니코프는노파를죽인일을죄라인정하지않는다.그가인정하는죄는끝내‘선을넘어서지못한것’하나뿐이다.그렇기에그가처음으로받는벌은법적처벌이아니라정신적인고통,즉자기자신은그저재료에불과한평범한인간이고자신이저지른짓은위대하기는커녕오히려추악하고비열한짓이라는고통스러운깨달음이다.
라스콜니코프가소냐에게기대는것또한자신과마찬가지로선을넘었다고여겨서다.자신이다른사람을해쳤듯,소냐는스스로의몸을타락의길로몰아세움으로써스스로를해쳤기때문이다.그러나라스콜니코프와소냐는같지않다.라스콜니코프는자기자신을위해,자기의이론을시험하고스스로가특별한사람임을증명하기위해선을넘으려고했지만,소냐는다른사람을위해스스로를희생했다.그후로도타락에물들지않고신앙을지키며스스로를죄인이라칭한다.그기반에는인간과신을향한깊은사랑이있다.소냐는『백치』의미시킨공작,『카라마조프가의형제들』의알료샤와더불어도스토옙스키가그리스도를닮은‘지극히아름다운인간’으로그려낸,궁극적인구원으로서묘사하는인물이다.
도스토옙스키의작품안에서이성과관념은반드시한계에부딪친다.그리고그한계를넘어서게해주는것은늘사랑이다.이념과관념을넘어삶을되찾게해주는진실된사랑,이것이진정한구원인것이다.

모순적인인간심리의심층부를파고든
범죄에대한심리학적보고서

『죄와벌』은살인사건을다루는범죄소설로,살인을전후로한범죄자의심리를치밀하게묘사하는심리소설로,살인의배경이된사회악을고발하는사회소설로,또한나폴레옹사상,공리주의,허무주의,사회주의를두루다루는철학소설로까지다양하게조명되어왔다.
도스토옙스키는『죄와벌』을‘한범죄에대한심리학적보고서’라칭하면서,라스콜니코프의살인이‘현재를배경으로한지극히현대적인사건’임을강조했다.이소설은1865년모스크바에서실제일어난,스물일곱살청년이중년여성두명을도끼로살해하고돈과귀중품을훔친사건에서착상을얻었다.소설이발표되기직전인1866년1월에도한대학생이고리대금업자를살해하는사건이벌어졌는데,범인은때마침들어온하녀역시살해했다.『죄와벌』이발표되고소설과실제사건사이의놀라운유사성에모두가주목하자,도스토옙스키는이에대해우연의일치가아니라현대성의음울한징후라언급했다.

“아주최근에있었던몇가지사건들로나는내이야기가전혀기괴한것이아니라고믿게됐어요……한마디로내이야기가현대성을입증한다고확신합니다.”_도스토옙스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