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역사

사랑의 역사

$14.50
Description
전 세계에 니콜 크라우스의 이름을 선명히 각인시킨 대표작!
2008 윌리엄 사로얀 국제 집필상 수상 | 2006 오렌지상 최종 후보
〈뉴욕 타임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덴버 포스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베스트셀러
2005년 출간 당시 전 세계에 니콜 크라우스라는 이름을 선명히 각인시킨 화제작이자, 그로부터 십 년이 훌쩍 넘는 세월 동안 꾸준히 읽히며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소설 『사랑의 역사』를 문학동네에서 새로운 번역과 장정으로 선보인다. 이 작품은 현재 미국 최고의 소설가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한 니콜 크라우스의 두번째 장편소설로, ‘사랑의 역사’라는 제목의 책을 매개로 얽히고설킨 인물들의 삶이 아름답고 애절하게, 때로는 생기 넘치고 유머러스하게 펼쳐진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위대한 문학이 오늘날에도 쓰이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엘리자베스 버그, 소설가)라는 찬사를 들으며, 독창적인 목소리와 탁월한 재능을 인정받아 오렌지상 최종 후보(2006)에 올랐고 윌리엄 사로얀 국제 집필상(2008)을 수상했다. 앨리스 먼로, 이언 매큐언, 윌리엄 트레버 등의 작품을 번역한 민은영은 유려하고도 정확한 번역으로 이 소설의 아름다움을 한국어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사랑의 역사』는 한마디로 삶의 끝을 기다리는 노인과, 삶의 시작을 기다리는 소녀 사이에 이어진 길고 단단한 끈에 관한 이야기다. 나치 독일에 의해 폴란드에 있던 집과 가족을, 목숨처럼 사랑했던 소녀를 잃고 미국으로 망명해 수십 년을 홀로 살아온 팔십대 노인. 그리고 세상을 떠난 아빠가 오래전 엄마에게 선물한 책의 여자 주인공에게서 이름을 받은 열네 살 소녀. 그들은 각자의 인생을 관통하는 물음에 답하기 위해 애쓰는 과정에서 어느새 서로를 향해 조금씩 다가가기 시작한다. 평생 거듭된 상실 속에서 텅 비어버린 노인과 이제 비로소 마음속에 새로운 감정과 깨달음을 차곡차곡 쌓아가기 시작한 어린 소녀는 세상에서 가장 멀리 있는 존재들처럼 보이지만, 소설의 끝에서 드러나는 거대한 사랑의 역사 속에서 이들은 서로의 원인이자 결과이며 누구보다 긴밀하게 엮인 존재들이다.

작가는 우연인 듯 운명인 듯 하나의 지점을 향해 흘러가는 여러 갈래의 삶을 아우르며, 사랑의 인력으로 맺어진 인연의 매듭을 촘촘히 더듬어나간다. 다만 그 손끝이 닿는 곳은 확신과 행복에 찬 견고한 마음이 아니라 수많은 흠집과 흉터로 너덜너덜해진 연약한 마음이다. 소설은 스스로를 비하하고 삶을 조소하는 짓궂지만 애처로운 노인의 목소리로, 때로는 당차고 발랄하고 속 깊은 소녀의 목소리로, 그 부서진 마음의 형태와 질감을 세심하게 기록한다. 오직 사랑을 말하기 위해 사려 깊게 다듬어진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언어로. 머리가 아니라 가슴에 새겨지는 그 찬란한 문장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 소설 또한 ‘사랑의 역사’의 일부로서 앞으로도 오래도록 사람과 사람을 잇는 다리가 되어주리라는 예감을, 아니 믿음을 가지게 된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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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니콜크라우스

1974년뉴욕맨해튼에서태어났다.스탠퍼드대학교에서영문학을전공했으며,마셜장학금을받아옥스퍼드서머빌칼리지와코톨드예술학교에서공부한후미술사석사학위를받았다.2002년첫장편소설『남자,방으로들어간다』를발표하며소설가로데뷔했다.이작품은평단의호평을받으며‘로스앤젤레스타임스도서상’최종후보에올랐다.2005년에발표한『사랑의역사』는오렌지상(2006)최종후보로선정되었고윌리엄사로얀국제집필상(2008)을수상했다.

니콜크라우스는2007년문학잡지[그란타]가10년에한번씩발표하는‘미국최고의젊은소설가’중한명으로뽑혔고,2010년에는[뉴요커]선정주목할만한‘40세이하의작가20인’에이름을올렸다.뉴욕타임스베스트셀러인『위대한집』은작가의세번째장편소설로,2010년출간되어전미도서상최종후보에올랐으며이듬해오렌지상최종후보에올랐고,애니스필드-울프도서상을수상했다.2017년네번째장편소설『어두운숲』을발표했으며,2020년11월첫번째소설집『남자가된다는것ToBeaMan』이출간될예정이다.

목차

지상에서하는마지막말_009
엄마의슬픔_057
날용서해_100
영원한기쁨_115
아빠의텐트_145
생각의괴로움_170
글을쓰는손이아플때까지_182
홍수_208
여기이렇게우린함께있어_234
웃으며죽기_244
아니라면아닌거지_260
마지막페이지_280
물속에잠긴내인생_293
한가지좋은것_309
널마지막으로보았을때_317
라메드보브닉이라면이런일을할까?_325
A+L_335
옮긴이의말잊어서는안될이야기_377

출판사 서평

전세계에니콜크라우스의이름을선명히각인시킨대표작!
2008윌리엄사로얀국제집필상수상|2006오렌지상최종후보
〈뉴욕타임스〉〈로스앤젤레스타임스〉〈덴버포스트〉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베스트셀러

“사랑은우리의의지나노력과는무관하게자신만의역사를만들어간다.하지만그역사가이토록아름다운이야기로표현된것은니콜크라우스의노력덕분이다.”_김연수(소설가)

2005년출간당시전세계에니콜크라우스라는이름을선명히각인시킨화제작이자,그로부터십년이훌쩍넘는세월동안꾸준히읽히며많은독자들의사랑을받아온소설『사랑의역사』를문학동네에서새로운번역과장정으로선보인다.이작품은현재미국최고의소설가중한명으로자리매김한니콜크라우스의두번째장편소설로,‘사랑의역사’라는제목의책을매개로얽히고설킨인물들의삶이아름답고애절하게,때로는생기넘치고유머러스하게펼쳐진다.작가는이소설을통해“위대한문학이오늘날에도쓰이고있다는확실한증거”(엘리자베스버그,소설가)라는찬사를들으며,독창적인목소리와탁월한재능을인정받아오렌지상최종후보(2006)에올랐고윌리엄사로얀국제집필상(2008)을수상했다.앨리스먼로,이언매큐언,윌리엄트레버등의작품을번역한민은영은유려하고도정확한번역으로이소설의아름다움을한국어에고스란히담아냈다.

『사랑의역사』는한마디로삶의끝을기다리는노인과,삶의시작을기다리는소녀사이에이어진길고단단한끈에관한이야기다.나치독일에의해폴란드에있던집과가족을,목숨처럼사랑했던소녀를잃고미국으로망명해수십년을홀로살아온팔십대노인.그리고세상을떠난아빠가오래전엄마에게선물한책의여자주인공에게서이름을받은열네살소녀.그들은각자의인생을관통하는물음에답하기위해애쓰는과정에서어느새서로를향해조금씩다가가기시작한다.평생거듭된상실속에서텅비어버린노인과이제비로소마음속에새로운감정과깨달음을차곡차곡쌓아가기시작한어린소녀는세상에서가장멀리있는존재들처럼보이지만,소설의끝에서드러나는거대한사랑의역사속에서이들은서로의원인이자결과이며누구보다긴밀하게엮인존재들이다.

작가는우연인듯운명인듯하나의지점을향해흘러가는여러갈래의삶을아우르며,사랑의인력으로맺어진인연의매듭을촘촘히더듬어나간다.다만그손끝이닿는곳은확신과행복에찬견고한마음이아니라수많은흠집과흉터로너덜너덜해진연약한마음이다.소설은스스로를비하하고삶을조소하는짓궂지만애처로운노인의목소리로,때로는당차고발랄하고속깊은소녀의목소리로,그부서진마음의형태와질감을세심하게기록한다.오직사랑을말하기위해사려깊게다듬어진독창적이고아름다운언어로.머리가아니라가슴에새겨지는그찬란한문장들을보고있노라면,이소설또한‘사랑의역사’의일부로서앞으로도오래도록사람과사람을잇는다리가되어주리라는예감을,아니믿음을가지게된다.

오직한소녀를위한마음의기록은
삶의해안을떠돌다마침내사랑의역사가된다

“옛날에한소년이있었고,그는한소녀를사랑했으며,그녀의웃음은소년이평생에걸쳐답하고싶은질문이었다.”_본문22∼23쪽

레오거스키에게앨마메러민스키는첫사랑이었고유일한사랑이었다.레오와앨마는어린시절폴란드슬로님의같은마을에살았다.그가어린시절글을쓰기시작한것도그소녀를위해서였다.그애를기쁘게하기위해서.2차대전의발발과함께나치독일의위협이점점짙어질무렵,앨마는먼저미국으로떠났다.결국독일군의침공으로집과가족을잃은레오는몇년을떠돌며숨어지내다가뒤늦게앨마가있는미국으로향했다.그러나오래도록연락이닿지않는레오가죽었다고생각한앨마는다른사람과결혼한상태였다.그리고그녀가미국으로오던해에뱃속에있던레오의아들아이작은이미다섯살이되어있었다.앨마가자신과함께할수없다는것을깨달은그는물러났다.그러나소년시절그녀에게했던약속,영원히다른여자를사랑하지않겠다는약속만은지켰다.그리고수십년동안앨마와아이작주위를유령처럼떠돌았다.죽을날만을기다리는팔십대노인이된지금도레오는여전히혼자다.위층에사는고향친구브루노를제외하면.그러던어느날그에게정체불명의소포가도착한다.놀랍게도안에는자신이젊은시절앨마를위해썼던원고가,그것도영어로번역된채로들어있다.그가가지고있던유일한원고는미국으로떠나기전친구에게맡겼으나후에물난리로유실되었다고했는데,대체이게어떻게된일이란말인가?

“처음에는엄마를다시행복하게해줄사람을찾으려했는데,이젠다른것까지찾고있다는말을어떻게해야할지알수없었다.내게이름을준여자에관한것,그리고나에관한것을찾고있다고.”_본문216쪽

한편즈비리트비토프가쓴『사랑의역사』라는스페인어책을감명깊게읽은한남자는사랑하는여자에게그책을선물하며이렇게말한다.“나의앨마에게.내가글을쓸줄알았다면당신을위해이런책을썼을거야.”남자와여자는곧부부가되어책에나온소녀의이름을딸에게준다.세월이흘러,이제열다섯살생일을앞둔앨마싱어는몇년전세상을떠난아빠를잊지못하는엄마를위해새로운사람을찾아주려애쓴다.그러던중번역가인엄마에게제이컵마커스라는정체모를남자가편지를보낸다.비용은얼마든지지불할테니『사랑의역사』를영어로번역해달라는것.앨마는이미스터리한남자와엄마를이어주기위한작전에돌입한다.남자의정체를알아낼단서를찾기위해그가보낸편지와엄마가번역한책을뒤지던그녀는점점책속에등장하는소녀,자신에게이름을준‘앨마메러민스키’가실존인물일지도모른다는생각을하게된다.그리고이내그녀를찾아야겠다고결심한다.앨마의계획은엄마의새로운사랑을물색하는것에서자신의정체성을탐구하는것으로점차방향을튼다.그과정에서앨마의예측과상상은번번이빗나가지만,‘앨마’라는이름과얽힌인연의끈이사랑의역사가시작된그곳을향해,수십년동안한곳만을바라본고단한마음을향해그녀를이끈다.

사랑과글쓰기의유사성,
‘세상모든것을표현할말들’을찾아서

때로사랑하는일은유한하고불완전한존재인우리에게너무나벅차게느껴진다.사랑은보이지도들리지도만져지지도않기에,우리는눈빛으로,몸짓으로,말과글로,인간에게주어진모든불완전한수단을동원해그것을묘사하고증명하려노력한다.결코표현할수없는것을표현하려는안간힘.어쩌면사랑의역사에기록되는것은그러한무모한시도와실패의연속일지도모른다.대답없는고백,가닿지못한진심,어긋난타이밍,희망없는기다림같은것들.주인공레오는결국사랑하는사람과함께하지못했고,아들앞에도모습을드러내지못한채평생을외로움속에서살았다.앨마싱어의부모님은서로를극진히사랑했지만한사람의죽음으로서로를영영잃어버리게되었다.그러나인생에서일어나는크고작은불행과비극은우리삶의연약함을의미할수는있을지언정결코사랑의유약함을의미하는것은아니라고,소설은이야기한다.오히려사랑이야말로쉽게부서지는연약한삶을감싸안고지탱하는힘이라고말이다.다만작가가생각하는사랑의힘은눈부시게강렬한빛이아니라,가장어둡고암울한순간에그저한발짝앞을희미하게비추는,그러나덕분에다시발을내디딜수있게되는미약하지만끈기있는빛이다.어느곳하나말을듣지않는나이든육신을걸치고매일사람들의눈에띄기위해일부러동전을쏟고진열대를뒤엎으며말썽을일으켜야하는삶에서도,끝끝내인간의존엄을잃지않게해주는그런빛이다.

“넌언제쯤이면세상모든것을표현할말들이제각기존재하지는않는다는걸알까?”어린레오에게앨마는그렇게말한다.그러나레오는결코글쓰기를포기하지않는다.그에게글을쓰는일은사랑하는일과하나이기때문에.그래서하나를포기한다는건다른하나마저포기한다는것이고,그건곧자신의전부를포기하는것이기때문에.결국자신의삶이영원한상실로,끝없는침묵으로가득찬것이라는확신속에서도그는글을써나간다.바로그지점에서,“세상모든것을표현할말들”을끝없이찾아헤맨다는점에서레오거스키는작가니콜크라우스와겹쳐진다.누군가는이렇게물을지도모른다.하지만정말로,사랑을언어화하는것이가능할까?그색깔과촉감과형태와냄새와온도를말로표현하는것이가능할까?어쩌면이소설자체가그물음에대해작가가내놓은답일지도모르겠다.사랑을표현하는일은종종어설프고자주의도를빗나가며언제나막막하고고통스럽다.하지만기나긴사랑의역사속에서가끔은그렇게터무니없고무모해보이는시도가,자신도모르는사이에,기적을일으키기도한다.그리고무엇보다,그것은믿을수없을만큼아름다운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