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숲 (니콜 크라우스 장편소설)

어두운 숲 (니콜 크라우스 장편소설)

$14.50
Description
『사랑의 역사』의 작가 니콜 크라우스 신작 장편소설!
〈뉴욕 타임스〉 선정 ‘주목할 만한 책’
〈가디언〉 〈퍼블리셔스 위클리〉 〈파이낸셜 타임스〉 〈에스콰이어〉 〈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리먼트〉
〈엘르〉 〈글로브 앤드 메일〉, 리터러리 허브 선정 ‘올해의 책’(2017)
현재 미국의 가장 뛰어난 소설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니콜 크라우스의 신작 장편소설 『어두운 숲』이 출간되었다. 전작인 『위대한 집』을 발표하고 칠 년 만에 내놓는 신작으로, 작가의 네번째 장편소설이다. 또한 신작과 더불어 크라우스의 이름을 널리 알린 대표작 『사랑의 역사』와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오른 『위대한 집』이 새로운 장정으로 동시 출간된다. 재능 있고 촉망받는 젊은 작가에서 이제는 원숙한 거장으로 자리잡은 크라우스의 문학적 성취를 한자리에서 조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어두운 숲』은 남다른 열정과 성취욕으로 부유하고 성공한 인생을 살아왔으나 말년이 되어 삶에 깊은 회의를 느낀 변호사와, 위태로운 결혼생활 속에서 소설 집필마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년의 작가가 삶과 죽음, 자아와 정체성을 탐구하는 여정을 그린다. 역사와 허구, 실재와 환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예측할 수 없이 흘러가는 소설의 구성은 그 자체로 삶의 미스터리를 닮았다. 작가는 오랫동안 천착해온 유대인의 역사와 민족의식, 글쓰기와 언어에 대한 사유를 더욱 확장해 인간 존재에 대한 보편적이고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날카롭게 벼려진 문장들은 현실의 틈새를 칼날처럼 파고들어 우리가 의심 없이 믿어온 실체적인 세계 이면의 기이하고 낯선, 그러나 묘하게 기시감을 주는 또다른 세계를 들춰낸다. 작품성의 단순한 발전이나 진보가 아니라, 아예 다른 차원으로 도약한 듯 새로운 경지를 보여주는 이 탁월한 소설은 니콜 크라우스가 진정으로 대가의 반열에 올랐음을 경이롭고 비범한 방식으로 증명한다.
저자

니콜크라우스

1974년뉴욕맨해튼에서태어났다.스탠퍼드대학교에서영문학을전공했으며,마셜장학금을받아옥스퍼드서머빌칼리지와코톨드예술학교에서공부한후미술사석사학위를받았다.2002년첫장편소설『남자,방으로들어간다』를발표하며소설가로데뷔했다.이작품은평단의호평을받으며‘로스앤젤레스타임스도서상’최종후보에올랐다.2005년에발표한『사랑의역사』는오렌지상(2006)최종후보로선정되었고윌리엄사로얀국제집필상(2008)을수상했다.니콜크라우스는2007년문학잡지〈그란타〉가10년에한번씩발표하는‘미국최고의젊은소설가’중한명으로뽑혔고,2010년에는〈뉴요커〉선정주목할만한‘40세이하의작가20인’에이름을올렸다.뉴욕타임스베스트셀러인『위대한집』은작가의세번째장편소설로,2010년출간되어전미도서상최종후보에올랐으며이듬해오렌지상최종후보에올랐고,애니스필드-울프도서상을수상했다.2017년네번째장편소설『어두운숲』을발표했으며,2020년11월첫번째소설집『남자가된다는것ToBeaMan』이출간될예정이다.

목차

I
어디있느냐_013
미지의공간으로_057
모든삶은기이하다_123
가나안행을위해짐을꾸리며_149
있거나있지않고_179
카프카를위해카디시를_207
II
길굴_225
이스라엘의숲_251
운반할물건_275
마지막왕_287
사막으로_309
레흐레하_337
이미거기에_347
작가노트_357
옮긴이의말문턱을넘어_359

출판사 서평

삶과죽음,존재와비존재,현실과환상의경계를허무는
니콜크라우스작품의새로운경지

여러줄기의이야기가서서히하나로얽힌인연과인과를드러내는구조였던전작들과는달리,『어두운숲』의인물들은심지어같은도시안에서도완전히다른세계에존재하는것처럼한번도교차하지않는다.미지의영역을맴도는두주인공의여정이유사한궤적을그리며서로를기묘하게비추고반영할뿐이다.작가는의도적으로두주인공의관계와,그들이만나는인물들의정체,그리고모호한결말에이르기까지소설의거의모든요소를흐릿한안개속에남겨놓으며무한한해석의가능성을열어둔다.그러한과정에서환상과실재,허구와진실은서로의영역을침범하며그경계를허물어뜨린다.나아가작가는카프카유고의소유권를둘러싼분쟁을비롯해실제사건들과실존인물들을소설속에적극적으로끌어들임으로써,작품내부와외부의경계마저해체하려시도한다.특히유대인으로서유대인에관한소설을쓰며세계적으로이름을알린작품속화자‘니콜’은나이와가족관계부터처해있는상황까지여러면에서책바깥에있는작가‘니콜크라우스’를연상시킨다.그런의미에서소설가니콜의이야기는작가의삶과픽션의영역을의도적으로뒤섞은일종의오토픽션이자메타픽션으로도읽힌다.이러한독창적인시도는작품전반에걸쳐강력한매혹을발휘하며등장인물들이헤매는어두운숲의중심을향해독자를이끌고간다.그안에서우리를기다리고있는것이무엇이든,“『어두운숲』에서길을잃는것은경이로운체험이며,이작품을읽는것은기쁨이자특권이다”.(〈파이낸셜타임스〉)

물질적풍요에환멸을느낀변호사와
언어와글쓰기에한계를느낀소설가,
인생의해답을찾아떠난여정에서
삶의근원을뒤흔드는더큰물음을마주하다

맨해튼에사는부유한변호사줄스엡스타인.평생을전투적이고도전적인자세로살아온그는예순여덟생일을맞고얼마뒤,자신의삶에회의를느끼기시작한다.그동안물질적인야망과욕망에쏟아부었던그모든에너지를정신적인영역에투자했다면어떻게되었을까?그러한의문은걷잡을수없이자라나그의삶을뒤흔든다.얼마전까지만해도값비싼예술품을모으고고상한삶을살던그는자식들과재무변호사의만류에도불구하고자신의돈과귀중품을주변사람들에게무차별적으로나누어주기시작한다.돌이켜보면엡스타인의삶이흔들리기시작한것은작년에부모가차례로세상을떠난이후부터인지도모른다.마침내재산이바닥을보이기시작할무렵,그는부모님을기념할만한일을해야겠다는생각에사로잡혀,남은돈을들고이스라엘텔아비브로떠난다.자신이태어난그도시에서부모님의이름으로돈을기부할곳을물색하던중,그는미국유대인지도자모임에서만났던랍비한명과조우한다.‘다윗왕후손재회행사’를조직하고있는랍비는엡스타인이다윗왕의직계후손이라주장하며그를끌어들이기위해애쓰고,그로인해엡스타인은계획과다른방향으로정처없이나아가기시작한다.

세계적으로이름을알린소설가니콜은유대인이라는정체성을내세운소설로인정받아왔다.그러나지금그녀는차기작을준비하는데큰어려움을겪고있다.두어린아들을매개로간신히지속되던결혼생활역시돌이킬수없이악화되어간다.어느날전화통화를하던당숙이얼마전에이스라엘텔아비브의힐턴호텔에서떨어져죽었다는남자이야기를꺼내고,그녀는그순간글쓰기의돌파구가그곳에있을거라는막연한희망에휩싸인다.그호텔은니콜의어머니가그녀를잉태한곳이자,그녀가어린시절부터부모님과함께거의매년휴가를보냈던곳이다.결국니콜은뚜렷한계획도없이충동적으로텔아비브에가지만,거기서도그녀는글을쓰지못한다.좌절과고민에빠진그녀앞에,당숙의친구이자텔아비브대학교의문학교수라는정체불명의남자가나타난다.그는니콜에게세상에발표되지않은카프카의유고이야기를꺼내며,믿기어렵지만그녀가도저히거절할수없는제안을한다.

이해의물살을거슬러불가해의영역으로

그는명확성의날갯짓소리가머리위로멀리사라지고있음을느꼈다.그는확신하고싶지않았다.확신에대한신뢰를잃어버렸다._본문55쪽

소설의제목‘어두운숲’은단테의『신곡』중「지옥편」의도입부에서따온것으로,이서사시의주인공은낯설고캄캄한숲에서길을잃는다.사방에도사린어둠속에서헤매는그혼란과방황의이미지는『어두운숲』의전반을지배하는주제와정서를함축한다.방황의시작은일상중에불쑥불쑥찾아오는작은의심의순간들이다.삶에서나름의기준과체계를구축하며살아왔던엡스타인과니콜은문득자신이믿어왔던모든규범과관습에회의를느낀다.그러한회의는그저과거의삶에대한방법론적차원의후회나의문이아니라인간이존재하는방식그자체에대한보다근본적인의구심이다.매끈하던삶에생긴균열을통해틈입하는그불가해한순간들속에서그들은자신의존재를속박하는어떤것의존재를희미하게의식하게된다.

우리를결박하는것,우리가잃어버린것

작품속에서또하나의핵심개념인‘결박’은아브라함이아들이삭을신에게제물로바치기위해산위에묶어놓았던성경의일화에서출발해,평생을관습이라는밧줄로묶인채살아가는인간의삶을상징하는단어로사용된다.엡스타인은평생무언가를성취하기위해필사적으로노력했고남들이불가능하다고여겼던일들까지모두해냈지만,인생의끝을향해갈수록자신이가진그엄청난부와명예가,심지어열정과의지마저그를옭아매고있다고느낀다.그는이제무한한가벼움을갈망한다.

소설가인니콜에게결박으로다가오는것은바로글쓰기다.처음에그것은자유를주는행위였으나이제소설이라는틀안에서인과와논리와완결성을성취해야한다는사실이,그정형성이그녀를압박한다.심지어아이들에게동화책을읽어주면서도,그녀는자신이아이들에게무언가를주고있는게아니라세상을독창적이고자유롭게이해할수있는가능성을빼앗고있다는생각에사로잡힌다.그러면서니콜은자신역시현실의규칙을받아들임으로써스스로를피상적인차원에결박시켜버렸다고느낀다.이제는그규칙너머의영역을볼수있는눈이퇴화되어버렸다고.다만한때가지고있던그열린눈의흔적은남아있어서,이따금시야가열리는그찰나의순간에우리는현실의얇은장막아래에존재하는그무한한미지의세계를일별하며기묘하면서도충만한감각을느끼게된다.그것은완전히새롭고이질적인것이아니라우리가잃어버린것,의식저편으로물러나있는것이다.

니콜과엡스타인은결박으로부터탈출해불가해의영역으로가기위해자신들의물리적거주지로부터멀리떨어진정신적거처,이스라엘로향한다.하지만길을찾기위해도착한그곳에서그들은다시한번길을잃는다.엡스타인은신비주의유대교단체를운영하는랍비에의해,니콜은카프카의유고에관한진실을알고있다고주장하는교수에의해더큰혼란의중심으로이끌려들어간다.그들은당황하면서도한편으로는통제를완전히잃어버렸다는사실에일종의해방감을느낀다.의도한방식은아니었지만,덕분에결박으로부터조금은자유로워졌기때문이다.하지만작품속에서해방은또한죽음과맞닿아있다.엡스타인은텔아비브의바다속에서육지에서와는다른자유로움,“추상성속으로풀려”나는느낌을받지만그는곧파도에휩쓸려죽을위기를넘긴다.니콜이시간감각을잃고극도로고양된정신을느끼는것은원인불명의열병을앓으며죽음과가까이있을때다.결국소설은영원히끝나지않을여정을예고하며,의미심장한마지막질문을던진다.마침내보이지않는결박의끈이눈앞에드러난순간에,그끈을끊는행위는추락인가비상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