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이야기 다시 쓰다 (양장본 Hardcover)

옛이야기 다시 쓰다 (양장본 Hardcover)

$14.00
Description
나는 ‘통속’을 천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기꺼이 ‘통속’적이고 싶다. 루쉰
중국 근현대문학의 ‘정신’ 루쉰이 새로 쓴
신화와 전설, 역사와 사상.
풍자와 비판의 장인적 솜씨가 빛을 발해
오늘의 이야기로 다시 태어나는 옛이야기.
저자

루쉰

중국의문학가,사상가,혁명가이자교육가.본명은저우수런이고자는위차이이다.1881년저장성사오싱현에서태어났다.1898년난징의장난해군학교에입학했고,곧이어장난육군학교부설철도학교로옮겨가서양의신학문을공부했다.1902년국비유학생자격으로일본으로건너가센다이의학전문학교에서의학을공부하다문학으로국민정신을계몽하겠다는뜻을품고1909년귀국했다.1918년처음루쉰이라는필명으로중국근대문학사상최초의백화소설인「광인일기」를〈신청년〉에발표하며신문학운동의기치를올렸으며,이어중편소설「아Q정전」(1921)으로중국사회에큰반향을불러일으켰다.이후소설집『외침』(1923)『방황』(1926),산문집『열풍』(1925)『아침꽃을저녁에줍다』(1928),산문시집『들풀』(1927),문학연구서『중국소설사략』(1924)등을펴냈고,다양한필명으로여러잡지에잡문또는잡감문(雜感文)을기고했으며,많은외국작가의작품을중국어로번역소개했다.
루쉰은미명사와어사사등문학단체를이끌었고,국민당의반정부지식인탄압으로베이징을떠나샤먼,광저우를거쳐1927년상하이에정착했다.1930년부터는중국좌익작가연맹과자유운동대동맹에서활동했고,말년에마지막소설집『옛이야기,다시쓰다』(1936)를발표했다.평생중국문화사업에크게공헌한그는진보적외국문학뿐아니라국내외의저명한회화와판화작품을보급하고소개하는데힘썼으며,수많은고전문학을수집,연구하고정리했다.1936년상하이에서세상을떠났다.

목차

서문ㆍ007

하늘을수리하다ㆍ011/달로달아나다ㆍ033/홍수를다스리다ㆍ057/
고사리를따다ㆍ095/검을만들다ㆍ133/관문을나가다ㆍ171/공격을막다ㆍ191/
죽은자살아나다ㆍ215

옮긴이의말ㆍ237
루쉰연보ㆍ251

출판사 서평

쉰x자오옌녠목각판화작품집
새로운번역과강렬한판화로만나는중국근대문학의이정표,
중국의민족혼루쉰의대표작을읽는다!

문학동네는중국판화계의거장자오옌녠의목각판화와함께읽는루쉰작품선집을꾸준히소개해왔다.『아Q정전』『들풀』『광인일기』『고독자』에이어이번에그다섯번째권으로『옛이야기,다시쓰다故事新?』를선보인다.『옛이야기,다시쓰다』는루쉰이56세의나이에폐결핵으로사망하기전에발표한마지막소설집이다.신화와전설에서시작해중국춘추전국시대에이르기까지고대사에등장하는인물을재해석하고당대사회현실과결합해현대적으로재창작한,제목그대로‘다시쓴’옛이야기여덟편이실렸다.루쉰의글과완벽히조화를이루며독자에게루쉰작품에대한열정을불러일으키는자오옌녠의판화가함께한다.평생중국문화사업에크게공헌한루쉰역시국내외의저명한회화와판화작품을보급하고소개하는데힘쓴바있다.
『옛이야기,다시쓰다』에실린소설은소설집제목에서짐작할수있듯이새로운이야기가아니라중국에서오랫동안전해져온옛이야기를루쉰이나름대로해석하고가공하여다시쓴것이다.그러기에예전에없던새것이란개념의근대소설개념과는다른의미를지닌소설이다.루쉰스스로는『옛이야기,다시쓰다』를역사,신화,전설에대한연의演義라고정의하였다.연의란주로역사를이야기꾼이나소설저자나름대로해석하여새로운이야기를만드는것을말한다.연의에서는정사와일치하는지가중요한것이아니라정사를비틀고새롭게해석하는관점과의미가중요하다._‘옮긴이의말’에서

중국의어두운현실을묘사하고날카롭게해부했던『외침?喊』속「아Q정전」과「광인일기」,『방황彷徨』등루쉰의리얼리즘문학에익숙한독자들에게중국신화와전설,역사속이야기를소재로한『옛이야기,다시쓰다』는다소낯설수있다.하지만루쉰은루쉰이다.오랜시간전해오면서불가피하게특정시대의세계관이나이데올로기의세례를받은신화와역사속인물들의고정된이미지를해체하고자신만의독특한해석을부여해새로운이미지와생각거리를만들어냈다.‘옛이야기’와‘다시쓴’이야기사이에루쉰이만들어낸간극,그간극이지닌의미를가늠해보는것.『옛이야기,다시쓰다』를읽는재미와의의는바로여기에있다.

철저한현실감각과블랙유머로무장한
지금여기의영원한청년,루쉰

『옛이야기,다시쓰다』의첫번째소설「하늘을수리하다」는1922년에쓰였다.문제작「광인일기」를발표하고사년이흐른뒤다.루쉰스스로서문에서밝혔듯소설창작의시작은프로이트의학설을빌려창조의-인간과문학의-기원을해석하려는시도로,꽤진지한것이었다.하지만무슨이유에선지소설쓰기를멈췄다가젊은시인의글을비판하는‘음험한’평론을보고골려주고싶은마음이생겨여와의다리사이에옛날의관을차려입은사내를등장시켰다.루쉰은이것이진지함에서장난으로떨어지는시작이었다며,장난은창작의절대적인적일진대이런스스로가불만이라했다.이사내는여와의다리사이에서여와의존재를부정하지만,여와는그를전혀개의치않는다.

“벌거벗고음탕한것,덕을잃고예를능멸하고도를무너뜨리는것,이는금수가행하는바라.나라에형벌이있어,이를금하노라!”
여와는그작은네모판자를쳐다보며자신이별소용없는질문을했다고속으로웃었다.이런것들과말을해도통하지않겠다고생각한그녀는더이상말을하지않았다.25쪽

이렇듯『옛이야기,다시쓰다』속인물과소재들은루쉰이살고있던당대의현실을비판하기위한장치로서사용됐다.그비판은매섭게내려치는채찍질이아니라,장난기많은소년이새총을통통쏘듯경쾌해적재적소에서웃음을선사한다.일년내내까마귀짜장면만먹는다고남편예에게잔소리를늘어놓는항아나,글자‘우禹’에는벌레蟲가,‘곤?’에는물고기魚가있다며단순한파자破字로우를끌어내리려는사람들,생강탕이매워먹지못하는백이,‘입만살고할줄아는건없’다고핀잔을듣는장자등의모습이그러하다.중국문화에서성인과영웅으로숭배되었던이들이일상속범부凡夫의모습으로그려지며독자들은소설속그들이처한상황을자신의현실과등치시키며동일화하기쉬워진다.익숙한과거를통해오늘을새로이바라보는것,이것이루쉰이옛이야기를다시쓴이유가아닐까.

루쉰은그저골동품감상차원이나복고주의차원에서옛이야기를다시쓴것이아니었다.옛이야기를그가살던당시현실입장에서재해석하고,이를바탕으로그가살고있던당대현실을비판하기위해서였다.과거를빌려오늘을비판한것이다.풍자와비판이작품의기조를이루고있는것은이러한이유때문이다.루쉰의소설창작기술과루쉰사상이,그리고루쉰의역사의식과현실비판의식이절묘하게결합된작품집이바로『옛이야기,다시쓰다』이다._‘옮긴이의말’에서
::하늘을수리하다補天
「하늘을수리하다」는중국신화속두가지이야기를축으로한다.한축은인간을창조한신,여와의이야기,다른한축은공공과전욱이싸운이야기다.루쉰의소설에서여와는누군가의부름이나명령혹은신성한동기없이그저자신이만든인간이사랑스러워서인간을창조한다.하지만그녀가만든인간중에는바보같고역겨운이들도있다.서로제왕이되겠다고나서며싸우는공공과전욱이다.싸움에서진공공이화가나서부주산을건드려하늘이기울고,여와는혼신의힘을다해하늘을수리한다.
#여와#공공과전욱#창조설화#페미니즘

::달로달아나다奔月
중국전설속아홉개의태양을맞혀떨어뜨린예와,그의아내항아의이야기이다.과거세상을구한영웅의삶을살던예는루쉰의소설속에선초라한일상을살고있다.사냥에서겨우까마귀나잡고자신의제자에게무시당하고비웃음을산다.이러한예의상황은이글이쓰인1926년당시루쉰자신의처지와겹치기도하는데,이시기에루쉰역시제자가오창훙으로부터‘시대의조종弔鐘을쳤다’는등의가혹한비판을받고있는터였다.
과거에는영웅이었지만무능한남편이된예를멀리하던아내항아는그가감춰둔선단을먹고달로가버린다.루쉰은몰락한영웅예의처지를동정할것인지,남편에게만기대던삶을버리고스스로의길을찾아떠난항아를비난하거나응원할것인지에대해다양한해석의여지를만들고그선택은온전히독자의몫으로남겨두었다.
#예와항아#몰락한영웅의현실

::홍수를다스리다理水
중국고대전설속,치수에성공한영웅우를둘러싼이야기다.신화시대인요임금때홍수가나자요임금은곤에게치수를명한다.하지만곤은치수에성공하지못하고요임금을이은순임금이곤의아들인우에게치수를맡긴다.아버지곤은흙을쌓아서홍수를다스리려했으나아들우는물길을트는방법으로치수에성공한다.루쉰의소설에서는우가어떻게치수에성공했는지그내력이세세히그려지기보다우가치수에성공하기까지위선적인지식이나관료,몽매한사람들이그에관해시비를가리고공허한논쟁을벌이는데혈안이된모습에초점이맞춰지며묘하게오늘의현실과오버랩된다.
#우#치수설화#관료들의탁상공론비판#헌신하는영웅

::고사리를따다采薇
우리에게도지조와절개를상징하는인물로익숙한백이와숙제의이야기이다.폭군이었던은나라의주왕을몰아내기위한움직임이일자,백이와숙제는비록폭군일지라도신하가천자에대항해반란을일으키는것은인의를저버리는행위라며항의한다.하지만결국주나라가들어서고,새로운체제를거부하리라결심했던백이와숙제는수양산에들어가고사리만먹다가죽음을맞이한다.이렇듯두사람은루쉰의소설속에서명분과체면에사로잡혀현실감각이없는선비로그려진다.특히이들을전면에서일갈하는인물로지식인이나학자등이아닌하인신분의여성을등장시킨점이주목할만하다.
#백이와숙제#'지조와절개'의아이콘,다시보기

::검을만들다鑄劍
중국의보검寶劍전설에서소재를가져온복수이야기다.검을만들라는왕의지시로두자루의검을만든후미간척의아버지는하나의검을바침과동시에죽임을당한다.미간척이자라자,어머니는아들에게검과관련된이야기를들려주고미간척은복수를결심한다.하지만미간척은담이작다.이때흑색옷을입은사내가나타나자신이대신복수를할테니,미간척의목과명검을달라고한다.망설임없이자신의목을내어준미간척.사내는미간척을대신해궁으로들어가복수를완성한다.루쉰특유의독특한복수관을엿볼수있는작품으로,노벨문학상유력후보로거론되기도했던작가찬쉐가‘고통이쾌감이되고,미움이곧사랑이되어합일을이루는「검을만들다」속장면은가히예술의경지다.용기있는예술가만이활활타오르는불길위지옥의복수극을그려낼수있을것이다’라며루쉰이그려낸복수의미학을호평한바있다.#미간척#복수#악

::관문을나가다出關
주나라의서쪽국경인함곡관에이르러관문의관리인관윤희에게발견된노자.관윤희는노자에게강의를해달라고청하고,강의를들으려는사람들이모여든다.노자는그의청에따라나무토막처럼앉아“도道를도라고할수있는것은진정한도가아니고,이름을이름지을수있는것은진정한이름이아니다.무명無名은천지의시작이고,유명有名은만물의어머니이니……”하며강의를이어가는데,모두들괴로워하며졸거나딴생각을한다.급기야노자가직접강의의내용을적어주기도하지만사람들은시큰둥한반응만보인다.#노자#지식인의허위풍자
::공격을막다非攻
초나라의기술자공수반이송나라를공격하기위해전쟁에쓸사다리인운제를만들고초왕을부추긴다는소문을들은묵자.초나라가송나라를공격하는것은의義에반하는일이라생각했던묵자는공수반과초왕을설득하기위해사흘밤낮을걸어고생하며영락없는거지꼴로초나라땅에당도한다.‘부족한것을죽여남아도는것을얻는행동은지혜롭지않으며,잘못이없는송나라를공격하는것이어진일이라할수없다’는묵자의논리에공수반도,초왕도결국설득당하고묵자는공격을막는데성공한다.다시집으로돌아오는길,묵자는자신의공을인정받기는커녕누추한짐마저빼앗기는초라한처지에처한다.#묵자#선지자의쓸쓸한말로

::죽은자살아나다起死
초나라의왕을만나러가던중길거리에서해골을발견한장자.죽은자를불쌍히여긴장자는생사를주관하는신인사명대신에게부탁하여그를다시살려준다.하지만죽었다살아난사내는적반하장으로장자를자신의짐을훔쳐간도둑으로몬다.사내는다시살아난것을인정하려들지도,반기지도않으며오히려장자때문에곤란한상황에빠지는데……#장자#공담가로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