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의 방: 공간의 욕망과 사생활의 발견 (양장본 Hardcover)

18세기의 방: 공간의 욕망과 사생활의 발견 (양장본 Hardcover)

$25.80
Description
인류는 드디어 비밀을 갖게 되었다!
사람의 일생이 피고 지는 곳, 가장 은밀한 공간에 담긴 인류의 역사
『18세기의 방』은 한국18세기학회에서 활동하는 인문학자 스물일곱 명이 ‘방’을 키워드로 18세기 방에 얽힌 이야기와 역사를 탐구한 책이다. 방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18세기 동서양에 나타난 주택구조, 인테리어 등의 변화를 추적하고 특히 사생활을 구성하는 방의 의미를 풀어냈다. 책에 실린 글은 2018년 11월부터 2019년 5월까지 ‘18세기의 방’이라는 제목으로 네이버지식백과에 연재되며 큰 호응을 얻었다. 『18세기의 맛-취향의 탄생과 혀끝의 인문학』 『18세기 도시-교류의 시작과 장소의 역사』와 궤를 나란히 하는 한국18세기학회의 세번째 책이다.

18세기 유럽의 방은 온갖 이질적이고 이국적인 물건들로 가득 차 있다. 거기에는 중국풍 가구와 인도산 면직물, 오스만 제국의 카펫이 놓여 있다. 조선에서는 나무로 실외 병풍을 만들어 집밖 자연을 축소된 형태로 집안으로 끌어들였고 영국에서는 지구 각지에서 가져온 희귀한 열대식물을 전시하고자 온실을 지었다. 방안으로 자연이 포섭되면서 꽃은 가장 럭셔리한 장식이 되었고 정원은 내면세계를 표상하는 공간이 되었다. 18세기에는 본격적으로 반려동물을 기르기 시작했다. 그래서 초상화에 애완동물이 함께 등장하는 사례가 많다. 그런데 그와 함께 은목걸이를 한 흑인 시동도 종종 등장한다. 어떤 의미일까? 오늘날 정서로 볼 때 충격적이게도, 당시 애완동물의 유행에는 흑인 시동이 포함돼 있었다. 1807년 노예제 폐지법이 영국의회에서 통과되기 전까지 영국 본토와 식민지에는 노예가 존재했고, 부유층 여성은 흑인 시동을 한 명쯤 거느렸다. 이들은 하인에 속했지만 사실은 재산으로 거래되었고, 원숭이처럼 부와 유행을 과시하는 전시용이었다.
저자는 18세기 정원, 응접실, 서재, 부엌, 침실 등의 공간 연구를 통해 세계사 전반을 아우른다. 동서양 18세기 방 곳곳 가장 은밀한 공간에 담긴 인류의 역사는 흥미롭게 다가오며 마치 박물관을 다녀온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저자

민은경

서울대학교영어영문학과교수

목차

머리말_방으로떠나는세계여행

1부_여성의방
책상:내마음의방,여성의책상
화장방:자기만의방,또는침입자들
안채와내전:조선시대상층여성의거주공간과삶

2부_응접실,거실
벽난로:럼퍼드벽난로와소설읽기의비밀
거실:캘커타로간영국여성의거실
사랑채:선비의공부방이자놀이터였던작은박물관

3부_부엌과화장실
부엌과식당:설거지방하녀와귀족의아침식사
델프트타일:네덜란드낙농실의파란손그림타일
영국의식사:걸리버의식탁,크루소의부엌
조선의식사:여름도자기겨울유기,밥상위사계절
화장실:개인적인불결함

4부_가구와사물
거울:거울든여자,거울보는남자
하프시코드,피아노:피아노치는영국소설속여성들
인형집:어른들의판타지
항,의:청대귀족의실내풍경과가구
도코노마와장식용선반:일본실내공간속붙박이형가구

5부_패브릭
태피스트리:실로짠방,태피스트리룸
카펫:오스만제국의인기수출품
친츠:영국침실로들어온인도면직물

6부_식물과동물,정원
취병:서울부잣집정원의비췻빛병풍
반려동물:애완견,앵무새,그리고노예
꽃과식물:열대식물열풍
정원:『친화력』과풍경정원,그리고낭만주의
도자기화분:자연을방안에들이는방법

7부_책과서재
포켓북:주머니속킨들,휴대가능한지식의시작
서재:영국과북아메리카의서재
내면의공간:『빌헬름마이스터의수업시대』와‘아름다운영혼’

출판사 서평

사교계의여왕이흉물스런알로에꽃을살롱에들인이유는?
초상화속흑인시동은왜은목걸이를하고있을까?
침대옆우아한서랍장은냄새나는‘이것’을감추기위해서였다?
화장방목각인형에뿔이돋아있는까닭은?

정원에서응접실,서재,부엌,침실까지
태피스트리수집에서인형집전시,열대식물열풍까지
감각이깨어나고잠드는‘방’에구현한세계

사람의일생은방에서피고진다.방은우리존재의기본배경이자무대.우리는방에서태어나고자라며결국방에서죽는다.혼자만의오롯한안식처이자피난처가되어주는방없는생활은상상하기쉽지않다.그러나방의역사는그리오래되지않았다.
침실,서재,응접실,부엌등우리에게친숙한삶의공간은사실역사적으로구성된근대의산물이다.유럽의경우17~18세기에들어서야비로소집이편안함과안락함을추구하는사적이고개인적인공간이되었다.이시기에집주인의취향대로집을꾸며주는인테리어디자인이본격적으로상업화됐다.편안한소파가유행하고비밀서랍이갖춰진책상이제작되기시작했다.이와같은획기적변화는이시대의여러다른변화와맞물려있다.영국의경우중산층이늘어나면서소비문화에큰변화가일어났으며중국이나인도에서들여온수입품(면제품,도자기,차등)이폭발적인기를끌었다.
『18세기의방』은한국18세기학회에서활동하는인문학자스물일곱명이‘방’을키워드로18세기방에얽힌이야기와역사를탐구한책이다.방이라는주제를중심으로18세기동서양에나타난주택구조,인테리어등의변화를추적하고특히사생활을구성하는방의의미를풀어냈다.책에실린글은2018년11월부터2019년5월까지‘18세기의방’이라는제목으로네이버지식백과에연재되며큰호응을얻었다.『18세기의맛-취향의탄생과혀끝의인문학』『18세기도시-교류의시작과장소의역사』와궤를나란히하는한국18세기학회의세번째책이다.

‘개인’의등장과자기만의방,그리고여성의사생활:
#여성의책상#화장방#부엌과식당#델프트타일#화장실#럼퍼드벽난로
필립아리에스는17세기말까지는아무도혼자지내지않았다고했다.침실도,심지어침대도공용이었다는것이다.그런데18세기들어서부터사회적지위와권위를전시하는무대로기능하던집이기술의발전에힘입어사생활을보장하는안락한공간으로재정의되었다.
개인공간이생겨나면서새로운종류의방이생겨났고,이에따라새로운가구와물건이인기를끌었다.침실옆에는개인용‘클로젯’이만들어졌다.독서와사색을오롯이즐기는자기만의서재가만들어졌고,여성이주로쓴글쓰기용책상도보급되기시작했다.집안형편이넉넉지못했기에제인오스틴은비록자기만의방에서글을쓸수는없었지만,가족들이같이지내던응접실창가작은탁자위에아버지가선물한‘글쓰기상자(writingbox)’를놓고글을썼다.
방에서개인이태어나고사생활이펼쳐진다.아이러니하게도,방은가장내밀하기때문에가장활발한관계의장이되기도했다.그래서18세기의방에는무엇을드러내고무엇을숨길지,누구를들이고누구를차단할지깊이고민한흔적이남아있다.귀부인의화장방은여성이바깥으로나가기전씻고치장하는사적인공간이지만사교의공간이기도했다.영국이든프랑스든화장방에서이뤄진귀부인의아침접견에는애인,다양한상인,그밖의여러이유로부름을받고온사람들이모여들었다.귀부인은잠자리에서갓일어난차림으로접견을시작해,방문객들이보는앞에서몇시간에걸쳐머리와몸치장을마치고화려하게변신했다.화장방에는침대옆에실내용변기를감추어둘수있는캐비닛을두기도했다.방은청결과교양의공간이기도하지만미덕으로가려지지않는몸의진실이공개되는장소이기도한셈이다.

소비의융성,대중적사치:
#식물열풍#인형집#태피스트리#인도산면직물친츠#취병
18세기유럽의방은온갖이질적이고이국적인물건들로가득차있다.거기에는중국풍가구와인도산면직물,오스만제국의카펫이놓여있다.조선에서는나무로실외병풍을만들어집밖자연을축소된형태로집안으로끌어들였고영국에서는지구각지에서가져온희귀한열대식물을전시하고자온실을지었다.방안으로자연이포섭되면서꽃은가장럭셔리한장식이되었고정원은내면세계를표상하는공간이되었다.
관련지식이있고온실을지을재력이있어야소유할수있던열대식물은특히부와고급취향의상징이었다.소설가마리아에지워스의대표작『벨린다』의한대목이흥미롭다.소설에는100년에한번피는알로에꽃이등장하는데,이는런던사교계의유명한안주인레이디들라쿠르가경쟁자의파티에서자기파티로손님들을빼앗아오기위해애써구한것이다.라이벌인러트리지부인은엄청난공을들여만찬을준비하지만초대받은모든이가레이디들라쿠르의알로에를보러자리를떠나고,러트리지부인은울음을터뜨린다.파인애플은귀한문제적식물이었다.남미에서건너와어마어마한몸값을갱신하며부와권력의표상이된파인애플은,식용보다는장식용으로한자리를차지하곤했다.1675년,영국의첫파인애플을정원사존로즈가찰스2세에게헌정하는모습은그림으로남아있다.
경이로운물건을수집한취미방도생겼다.여자들은인형집에온갖이국적이고화려한미니어처를전시하고자신의취향을한껏자랑하기도했다.

여주인은실제집처럼완벽하고화려한미니어처를인형집에구현하고자했다.남편과아내,아이들,하인들과심지어애완동물까지모든가족구성원의인형이방마다적절한위치에전시되었다.1718년에네덜란드를여행한어떤독일여행자는페트로넬라오르트만의인형집가격이2만에서3만길더사이라고기록했는데,거의실제집값에상응하는가격이었다.과장된가격이라는추측도있으나,이기록은네덜란드인형집이그만큼화려한스펙터클로서이방인에게강렬한인상을남겼음을방증한다.-226쪽

제국주의의그림자:
#캘커타거실#흑인시동노예
지극히사적일것같은공간에,제국주의의그림자가어른거린다.〈살림을감독하는임피부인〉은18세기말인도캘커타로이주한영국인의거실을그린회화로,식민지의엘리트여성이이용하는공간을그렸다는점에서희귀한예다.덥고습한인도기후에서도석고몰딩과벽판문양등가능한한전형적인영국거실을재현하고자한흔적이보인다.게다가인도남성열여섯명이임피부인주변을둘러싸고있는데영국인이인도생활중수많은하인을부리는모습은당시방문객에게늘놀라운일로언급됐다.초기에영국인이약간의두려움을갖고대하던인도‘원주민’이임피부인의초상에서는하인으로변모했으며,영국인은사실상인도하인들앞에모든행동이공개되는공적인삶(publiclife)에익숙해지기시작했다.
18세기에는본격적으로반려동물을기르기시작했다.그래서초상화에애완동물이함께등장하는사례가많다.그런데그와함께은목걸이를한흑인시동도종종등장한다.어떤의미일까?오늘날정서로볼때충격적이게도,당시애완동물의유행에는흑인시동이포함돼있었다.1807년노예제폐지법이영국의회에서통과되기전까지영국본토와식민지에는노예가존재했고,부유층여성은흑인시동을한명쯤거느렸다.이들은하인에속했지만사실은재산으로거래되었고,원숭이처럼부와유행을과시하는전시용이었다.따라서주인의초상화나가족초상화에절대등장하지않는다른하인과달리흑인시동은애완견,원숭이,앵무새와함께‘애완동물’로서포함되었다.그랬기에흑인시동은한결같이마치개목걸이를연상시키는은목걸이를착용하고있다.이런상황이었기에,반노예제도운동이진행됨과동시에동물학대에반대하는목소리도함께높아졌다.

방은우리가몰랐던내밀한이야기를품고있다.(…)방은우리의모든감각이깨어나고잠드는공간이다.동시에,방은우리의상상이향하는목적지다.방문을열고들어갈때마다흥미진진한이야기가펼쳐진다.18세기의방안팎에서벌어진이야기를연구하면서방밖의넓은세상을탐험할수있었다.동서양18세기의방구석구석을탐방하고구경다니면서수많은박물관을보고세계여행을다녀온기분이다.-머리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