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면 애는 그냥 생기는 줄 알았는데

결혼하면 애는 그냥 생기는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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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모든 임신한 여성과 그 파트너에게는 각자의 이야기가 존재한다. ‘내 몸이 내 몸 같지 않은’ 날들에 대한 기록 『결혼하면 애는 그냥 생기는 줄 알았는데』. N포 시대, 저출산 시대라지만 이 순간에도 20만 명 이상의 커플이 난임 치료를 받으며 아기를 만날 날을 기다린다. 하지만 ‘누가 시험관 시술을 한다더라’ ‘시험관 시술로 누구네 쌍둥이가 생겼다더라’ 같은 단편적인 이야기만 전해질 뿐 실제로 난임 치료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당사자들은 어떤 고충을 겪는지에 대한 목소리는 쉽게 들을 수 없다. 다른 질병과 달리 왜 난임에 대해서는 쉬쉬하는 걸까. 4년여 동안 난임이라는 끝이 보이지 않는 긴 터널을 지나온 작가는 두 번의 과배란과 여덟 번의 이식을 받는 동안 자신에게 어떤 일들이 벌어졌었는지 진솔하게 전한다.

둘이 살아도 충만했기에 딩크로 살려다가 가임기를 훌쩍 넘겨 후회할까봐 고민 끝에 ‘피임을 해제한’ 삼십대 중반의 부부. 피임만 안 하면 임신이 되는 줄 알았는데, 생리 주기가 일정해서 괜찮을 줄 알았는데 예상과 달리 아기는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자연임신 시도부터 자궁근종 수술을 거쳐 시험관 시술까지 모든 일이 계획과는 어긋난다. “이렇게까지 하는데 정말 안 생기느냐”고 분통을 터뜨리고 “임신테스트기에 두 줄이 뜨기는 뜨는 거냐” 하며 포기할 즈음 결국 아기와 만나게 된다. 난임이라는 인생의 난제를 마주한 부부의 이야기를 담았지만 365일 24시간 괴롭고 우울하게 지낸 기록이 아니라, 어려움 속에서도 소소한 행복을 찾아 움켜쥔 기록을 오롯이 담았다.
저자

최가을

비혼,유자녀,딩크어디에도속하지않는기혼난임여성의이야기를전하고싶은사람.결혼하면애는그냥생기는줄알고가볍게가족계획에돌입했다가뒤통수를세게맞고난임의길에들어섰다.자궁수술까지하고도시험관을하기싫어도망치다가아무리해도아기가생기지않아시험관시술을결심했다.여덟번의시술끝에성공하여지금은쌍둥이엄마가되었다.

목차

들어가며.아무도받아주지않을것같았던초대장

서막
딩크로살까고민하다
우리는왜아기를가지려고했나

1막
결혼하면애는그냥생기는줄알았는데
생리중에초음파를본다고요?
자궁근종수술,내존엄성은어디로
호르몬치료,미리겪어본갱년기
시험관을해서라도아기를가지고싶어
과배란,자가배주사의시작
통증과복수와의싸움
정자와난자를소개팅시켜봅시다
내가산임테기만불량이아니고서야
내몸은아기를품을수없는몸인가
주사와약으로일상이채워지고
여보,소리를내서울어봐

2막
시험관과직장을병행할수있을까
경력도아기도놓친다면
가만히옆에있어준가족들
난임부부에게시가란
숙모는아기안낳을거죠?
고양이를입양하고싶어
소수가된다는것
스트레스에지고싶지않아서
하느님,제계획에문제가있나요?

3막
두줄이다,두줄
쌍둥이가왔어요

나오며,가을.삶의두번째봄
나오며,남편.둘에서넷으로,행복의확장

출판사 서평

보통누군가를기다린다고하면친구,애인,부모등자기가아는존재를기다리는상황을말한다.그런데우리는얼굴도이름도알지못하는존재를기다렸다.미래에언젠가찾아올(거라고믿고싶은)아기.기다리는대상은추상적이기그지없었지만,기다리는과정은너무나구체적이었다.24시간의일상이몇시간을간격으로챙겨야하는주사와약으로촘촘히채워졌고,한달에한번씩속절없이치료비가뭉텅뭉텅통장을빠져나갔다.이과정에서얻은교훈(?)은,태어나기전부터자식은부모마음대로안된다는것이었다.실제로도남편에게농담반진담반으로그렇게말했다.이아기들은생기기전부터자식은내맘대로안된다는인생의중요한진리를뼈저리게,아주뼈아프게알려주는걸넘어서내몸으로직접겪게해줬다고._138~9쪽

‘내임신테스트기만불량이아니고서야…’
임신과난임사이,좌충우돌임신분투기
피임없이1년동안임신시도를했음에도임신이안된다면의학적으로는난임으로여긴다.자연임신,자연주의출산에로망이있었던작가는8개월간배란테스트기,한약,식이요법,운동등을병행하며그야말로아이를갖기위해부단히노력하지만모두실패한뒤결국병원을찾는다.산전검사나한번받아보자하고갔으나“그렇게여유로운상황이아니다”라는의사의진단과“다음생리2~3일째초음파보러오세요”라는간호사의충격적인안내를받으며얼떨결에난임치료를시작한다.
임신이나출산과정에서여성이어떤일을겪는지에대해서는다소나마알려져있지만난임치료를받는여성의이야기는여전히감춰져있다.일곱쌍중한쌍정도가난임때문에고통받는시대에작가는그동안‘풍문으로들었소’정도로알려졌던시험관시술과정전반에대해자신의몸의기록을조목조목짚는다.‘자가배주사’,갱년기증상을동반하는호르몬치료과정,실제복용한약들과그부작용등자신의경험을가감없이생생히전하며난임치료가생각보다무섭지않다고,난임또한치료가능한질병이라고다독인다.

집에일부러문을꼬옥닫아놓은방하나가있는것만같았다.‘곧아기가올거야’라는생각을제외한,임신에관련된모든생각을가둬놓고문을닫아둔방.절대열지않는방.하지만배란테스트기에의지해서배란일을예측하고,배란일14일후에임신테스트기의깨끗한한줄을보는일이거듭됐다.의사에게약속한3개월이6개월,8개월로늘어졌지만임신테스트기는야속하게도단한번도흐릿한검사선마저보여주지않았다.일말의희망의여지도남기지않는한줄.그러면서열지않으려고했던‘임신의방’문이제멋대로슬슬열리고,그틈사이로어둠이스물스물기어나왔다.배란도꼬박꼬박되고자궁상태도너무좋다는데도대체왜안될까.내가노력한다고해서결과가좋다는보장이없어서답답했지만,그렇다고노력없이손놓고있을수는없었다.생리주기라는쳇바퀴를도는다람쥐처럼,죽어라돌아도돌아도제자리인이진퇴양난의상황._79쪽

“가을씨는왜아기안가져요?”
시험관시술이여성의몸에안좋다는말들이있다.난임원인이누구에게있든,원인불명이든,시술은난소와자궁이있는여자몸에서이루어지기때문에틀렸다고만할수없는얘기다.작가또한신체의가장내밀한곳에서이루어지는난임시술을받으며‘내몸이내몸같지않은’경험을하게된다.누군가하루종일‘죽어라죽어라죽어라’하며머리를옥죄는것만같은두통지옥에난생처음빠지기도하고,호르몬제의영향으로감정이널을뛰어이유없이짜증이솟구치기도한다.진료의자에다리를벌린채무력하게누워서의료진에게몸의통제권을넘기는상황또한숱하게겪는다.하지만이러한신체적고충보다더힘들었던부분은인간관계에서오는스트레스였다.
몸의통증이나약의부작용은언제까지만참으면된다는끝이있으니그때까지‘죽어라’참으면됐다.하지만남편,친정식구,시가가족,친구,친척,직장동료등가까운사람들에게치이는상황은언제어떻게벌어질지예상할수없었다.친구들과의단체채팅방에올라오는육아이야기나아이들사진을보는일이점점힘들어지고,“숙모는아기안낳을거죠?”라는어린조카의천진한물음에말문이막힌다.양가부모님께시술사실을알리느냐마느냐,직장업무와병원일정을어떻게조율하느냐등시험관시술외적으로도수많은지뢰가일상을파고든다.‘임신만하면’이모든고민이끝날것이라는희망을애써붙잡고운동,독서모임,악기레슨,여행,종교생활등으로마음의건강과일상의행복을놓치지않으려애쓴다.난임이라는긴터널을때로는유머러스하게,때로는담담하게고백하는이책은지금이순간에도노심초사아기를기다리는이들에게희망과용기를전하고자한다.

일단시험관을시작하면생활전체가시험관에지배당한다.병원에자주가야하니직장생활에영향이가고,시간맞춰서주사를맞고약을챙겨먹어야한다.여행일정마저시술일정과생리주기에맞춰야한다.이‘지배당하는느낌’이참싫었다.내인생에시험관만있는게아닌데,시험관위주로일상이돌아가야했다.그래서시험관외의일상을만들려고필사적으로노력했다.이십대청춘은아니지만삼십대중반이면내가번돈으로여러가지즐거움을추구할수있는한창좋은나이라고생각한다.그런데아기를기다리다보니,임신그순간을위해현재의즐거움을유예하기가쉬웠다.대체그아기는언제온단말인가.시술중가장초조했던지점이그거였다.이짓을언제까지해야할까.영영아기가오지않을수도있다는두려움과싸우는게가장힘들었다.아기는언제올지모르지만,하루하루주어진시간은확실히손에쥘수있었다.오늘누릴수있는오늘치의행복을최대한누리고싶었다.오늘할수있는재미있는일을하는게,오늘치의괴로움을잊는가장효과적인방법이기도했다._223~22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