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의 맛 (양장)

귤의 맛 (양장)

$14.00
저자

조남주

1978년서울에서태어났다.이화여대사회학과를졸업하고[PD수첩],[불만제로],[생방송오늘아침]등시사교양프로그램의작가로10년동안일했다.2011년장편소설『귀를기울이면』으로문학동네소설상을받으며소설가로데뷔했다.2016년장편소설『고마네치를위하여』로황산벌청년문학상을,같은해출간된『82년생김지영』으로2017년오늘의작가상을수상했다.『82년생김지영』은현재세계각...

출판사 서평

천천히답을찾아가면돼,우리는계속자라는중이니까

누구도지원하지않는영화동아리에서만난소란,다윤,해인,은지는‘맨날붙어다니는네명’으로통한다.중학교3학년을앞두고제주도로여행을떠난이들은다소충동적으로한가지약속을한뒤타임캡슐에넣어묻는다.앞날이바뀔지모를이약속뒤에는저마다의이유가있었다.순간의여러감정과계산이빚어낸소설은이약속을둘러싼네아이들의속사정을번갈아풀어놓는다.평온하게흘러가는타임라인위에커서를대고잠시정지된장면을들여다보듯,작가는인물들의마음과주변을찬찬히훑는다.가장많은시간을함께보낸친구와어리둥절하게헤어져버렸지만위로받지못한소란,학교의기대와모두의호의를받고있지만아픈동생때문에외로운다윤,대화가통하지않는수신불능의아빠와무너진가계로뻑뻑한상처를입는해인,이유를모른채친구들의무리에서잘려나간기억이있는은지.어긋나는관계의화살표속에서,미묘해서오히려말못하는감정의틈에서,자신의목소리를내지못하는막막함속에서지금의시간을쌓아나가는아이들의모습은,평범한날속에자잘한생채기가나면서도저마다의악력으로나뭇가지를쥐고초록의시간을나아가는우리모두의모습과닿아있다.

나무에매달린채햇볕을받으며끝까지익은귤과,
아직초록색일때가지가잘려남은양분으로자란귤
나는,그리고너희는어느쪽에더가까울까

“제가쓰는이야기들은딸로부터시작되거나딸에게서완성됩니다.”작가의말속문장이다.주류의논리속에포섭되지않는,취약한존재들을향한존중이이소설을고치처럼감싸고있는이유일것이다.학교생활이힘들어서,친구관계가어려워서,혹은내가내마음에안들어서답답하고속상한,그래서가끔은울기도하는여린아이들의고민과감정을재단하지않고온전히안아주고싶은마음이작품을빼곡하게채우고있다.그래도힘든건힘든거라고,그럴수도있는거라고토닥여주는마음이전세대의오늘을위로한다.

“이작품과함께걸어왔던시간은저에게도초록의시간이었습니다.”_조남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