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네

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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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위반과 전복의 사상가 조르주 바타유
현대 예술의 탄생을 말하다

『에로티슴』『저주의 몫』의 저자는 왜 마네의 그림에 매혹되었는가?
‘주제’와 ‘의미’의 속박에서 벗어난 자율적 예술의 시작, 마네!
[개요]
“마네는 그에 앞선 화가들과 단절했고, 우리가 사는 세계를 열었다. 마네의 회화가 일으킨 돌연한 변화, 그 날카로운 전복에는 혁명이라는 이름이 적절할 것이다.”
위반과 전복, 에로티슴과 이단의 사상가 조르주 바타유는 자신이 쓴 유일한 예술가론을 에두아르 마네에게 바친다. 마네의 회화를 ‘혁명’이라 지칭하는 그는 마네에게서 현대 예술의 탄생을 읽어낸다. 마네는 더이상 신이나 왕 같은 초월적 존재를 위해 봉사하지 않는 주권적 예술, 이성과 의미의 족쇄에서 풀려난 자율적 예술의 길을 열었다. 마네가 일으킨 희대의 스캔들은 낡고 위선적인 세계가 부서지는 균열의 소리였다.
저자

조르주바타유

GeorgesBataille(1897~1962)
프랑스현대사상의원천이된독보적인사상가이자작가.철학,문학,사회학,인류학,종교,예술을넘나든위반과전복의사상가이면서‘20세기의사드’라칭할만한에로티슴소설가이기도하다.
바타유는1897년프랑스오베르주지방의작은도시비용에서태어난다.(그의아버지는맹인에매독환자였고어머니는우울증에시달렸다.)한때가톨릭에귀의해수도사가되려고도했으나단념하고이후무신론자가된다.1922년국립고문서학교를졸업한뒤파리국립도서관에사서로채용된다.평생사서일을하면서도한편으론매음굴을전전하는등성에탐닉한다.
1928년실비아마클레스와결혼하고(실비아는1934년바타유와헤어지고나중에자크라캉과재혼한다)같은해로드오슈LordAuch라는가명으로자전적인에로티슴소설『눈이야기』를출간한다.니체,프로이트,마르셀모스의영향을받은바타유는잡지『도퀴망Document』『아세팔Ac?phale』『크리티크Critique』를창간하고논쟁적인글을발표하며프랑스사상계를주도한다.코제브를통해헤겔철학을학습하고,공산주의및반파시즘활동에참여하며,한때초현실주의에도이끌렸으나이후결별한다.
다방면에걸쳐방대한양의글을남긴바타유는때로가명으로글을발표하고,일부책은금서목록에오른다.당대에제대로이해받지못한불운한인물이지만,사후에푸코,바르트,데리다,낭시,라캉,보드리야르,크리스테바등에게지대한영향을미치며재평가된다.바타유사유의핵심개념으로는‘과잉’‘위반’‘소모’‘주권’등을꼽을수있다.
주요저서로『내적체험』(1943),『저주의몫1:소모』(1949),『에로티슴』(1957),『에로스의눈물』(1961),『종교이론』(1964)등이있다.이가운데‘저주의몫’은3부작으로기획되어2권『에로티슴의역사』(1951),3권『주권』(1954)이예정되어있었으나초고만집필하고미완인채로남겨졌다.(사후전집에수록)그밖에문학비평서『문학과악』(1957),예술이론서『라스코혹은예술의탄생』(1955)과『마네』(1955)가있고,소설로는『눈이야기』(1928)외에『태양의항문』(1931),『마담에두아르다』(1941),『불가능』(1962),그리고사후에출간된『내어머니』(1966),『시체』(1967)등이있다.
1953년발병한뇌동맥경화증으로서서히건강을잃어가던바타유는1962년생전마지막책『불가능』이출간되고몇달뒤생을마감한다.

목차

연보와사건7

마네의우아함29
비개인적전복38
주제의파괴46
〈올랭피아〉스캔들68
비밀88
회의에서지고의가치로101

해설:마네와바타유,예술과주권118

출판사 서평

“바타유는20세기의가장중요한작가중한사람이다.”
_미셸푸코

“바타유는신의죽음을견디고살아남았다.그에게서현실은투쟁이다.”
_장폴사르트르

“바타유를어떻게분류할것인가?그작가는소설가인가?아니면시인?에세이스트?경제학자?철학자?신비주의자?그대답은지극히당혹스러운것이어서,문학교과서에서는일반적으로
바타유를망각하는편을더좋아한다.실상바타유는텍스트들을,
어쩌면지속적으로하나의유일하고동일한텍스트만을썼다.”
_롤랑바르트

[책소개]

바타유와마네

조르주바타유GeorgesBataille(1897~1962)는프랑스현대사상의원천이된독보적인사상가이자작가이다.그는철학,문학,사회학,인류학,종교,예술을넘나든위반과전복의사상가이면서‘20세기의사드’라칭할만한에로티슴의소설가이기도하다.평생도서관사서로일하면서한편으론잡지『도퀴망』『아세팔』『크리티크』를창간하며사상계를주도하고초현실주의와공산주의활동에참여하는가하면,다른한편으론사창가를드나들며방탕한생활을하고가명으로외설적인소설을쓰는이중적삶을살았다.방대한글을남겼지만그의사상은당대에제대로이해받지못하고사후에푸코,바르트,데리다,낭시,라캉,보드리야르,크리스테바등에의해재평가된다.바타유사유의핵심을이루는‘과잉’‘위반’‘소모’‘주권’개념은특히포스트모던사상에지대한영향을미쳤다.
롤랑바르트는『텍스트의즐거움』에서바타유를‘분류할수없는’작가로규정한다.이분류불가능성은바타유의삶이,그의다양한글쓰기가그대로증명해준다.바타유의사유는정의할수없는것,이성의끝,침묵하는언어를지향했다.그는언제나경계너머를사유하고실제로이를경험하고자했다.
바타유는예술에관한책두권을1955년에나란히출간했다.『라스코혹은예술의탄생』은예술자체의기원을이야기한책이고,『마네』는한화가를통해현대예술의탄생을다루고있다.19세기미술계최대의스캔들을일으킨마네는바타유가보기에현대예술의출발점에있는화가다.예술을사치,도박,종교,성행위,시와더불어‘소모’의활동으로간주하는바타유는마네의그림에서새로운예술의어떤징후를보았던것일까?

현대예술의탄생과〈올랭피아〉스캔들

에두아르마네EdouardManet(1832~1883)는흔히인상주의의아버지로불리지만실제로는인상주의의틀에묶이지않는다양성을보여주었다.마네는그누구보다도대담하게기존의관습과전통을거부하고예술의지평에파란을불러일으킨인물이다.바타유는그런마네의개성을비일관성과비개인성에서찾는다.“일종의변모를위한우연의도구가아니면마네는도대체무엇일까?”(38쪽)“그앞에차례차례나타났지만그를안착시키지못한가능성들의무질서와비교할때인상주의는차라리빈약한것이었다.”(39쪽)
마네는기존세계의기반이무너져가는변화의한가운데있었다.그기존세계는신의교회와왕의궁전이군림하던세계다.과거에예술은그런주권적형태들(신이나왕에게속하는것)을표현하는도구였다.
마네가주도한변화는주제의파괴,형태및색채의해방과긴밀하게관련된다.르네상스이래서양을지배해온근대적재현양식이더이상유효하지않게된시점에마네가제시한새로운회화는그자체로서자율성과자족성을갖는,비개인적이면서비개성적인“형태와색채의노래”(49쪽)로나아간다.
이책에서바타유가중요하게언급하는마네의작품은〈튈르리정원음악회〉〈풀밭위의점심〉〈올랭피아〉〈막시밀리안황제의처형〉〈발코니〉〈스테판말라르메의초상〉등이며,이가운데특히걸작으로꼽는것은〈올랭피아〉(1863)이다.〈올랭피아〉는1865년살롱전에출품되었을때“누런배의오달리스크”“‘올랭피아’,일종의암컷고릴라”같은혹평을받고대중의분노를촉발하며엄청난스캔들을불러일으켰다.하지만바타유가보기에이작품이야말로마네예술의정점이다.마네의다른대표작인〈풀밭위의점심〉(1862)을〈튈르리정원음악회〉(1860)에서〈올랭피아〉로나아가는“체계적탐구의한단계”(85쪽)로간주할정도이다.

침묵의회화:‘주제’의파괴

바타유는마네예술의가장이상한양상가운데하나로‘차용’을꼽는다.마네는예전의그림에서구도와주제를빌려오곤했다.〈풀밭위의점심〉은조르조네의〈전원의합주〉와라파엘로의〈파리스의심판〉에서,〈올랭피아〉는티치아노의〈우르비노의비너스〉에서구도를차용했다.하지만마네는예전회화의신화적주제와도식에현재세계를끌어들였다.과거의회화가재현하던신화의세계,신적인형상은사라지고없다.〈풀밭위의점심〉에는현대적인복장인재킷을입은남자들곁에벌거벗은여인이앉아있다.〈올랭피아〉에서벌거벗은여인은신화속여신이아니라창녀처럼도발적인포즈를취하고있고흑인하녀가화면의중앙에서강한존재감을드러낸다.마네는이런패러디를통해과거의전복과새로운질서의탄생을모색했다.그때까지회화는눈에보이는것,현실의범속한것을넘어서는진리의표현이어야했다.
마네는회화의전통적규약을따르는대신현재자기눈앞에보이는현실을그리려했고,권위있는주제,웅변과설교의표현을배격함으로써회화를침묵의차원으로옮겨놓았다.이렇게주제에서벗어남으로써회화는스스로독립적이고자율적인성격과위상을지니게된다.주제의부정또는파괴는곧주제의침묵이고,주제는단지형태와색채의유희를위한구실에불과해진다.

주제를지우고파괴하는것은현대회화의일이다.하지만정확히말하자면주제의부재는아니다.각각의그림은많건적건하나의주제,하나의제목을유지한다.하지만그주제,그제목은무의미하며회화의구실에불과해진다.(60~61쪽)

시인폴발레리는〈올랭피아〉에대해“대도시의매춘일과풍습속에감춰지고보존된모든원시적야만과제의적동물성을꿈꾸게해준다”고말하지만,바타유가이그림에서주목하는것은오히려회화의침묵이다.

그여자는거기있다.도발적정확함가운데그녀는아무것도아니다.그녀의벌거벗음(실제로육체의벌거벗음과일치하는)은난파한배,빈배에서스며나오는침묵처럼그녀로부터배어나오는침묵이다.(78쪽)

‘올랭피아’는여자이지벌거벗은여신이아니다.이그림에서화가가의도적으로사용한눈에거슬리는배색,색채의파열과부조화는너무나강렬해서그림을이루는나머지를모두침묵에빠뜨린다.인물은정물과다름없어진다.마네의회화에서“정물은인물의층위로옮겨가고,인물은그만큼사물의층위로추락한다.”(106쪽)모든것은미美에대한무심함으로미끄러진다.
주제와의미에서벗어난침묵의회화는“테크닉과빛의신성한유희”(87쪽)를낳았다.이것이바로현대회화의탄생이다.

주권과예술

바타유에따르면,마네에서출발하는현대회화의속성은“형태와색체의노래”“빛의마술적유희”로수렴한다.이유희는주권souverainet?과연결된다.더이상신이나왕이군림하지않는세계에서예술가는스스로를주권적존재로표현해야한다.하지만이때의주권은어둠과침묵,죽음을전제로한다.회화에이질적인모든가치가말소되는국면에서회화는결정적침묵에도달한다.이런유희,이런침묵은현대인에게역설적으로자유를선사한다.외부에서주어지는신화적주제,권위있는표현과규약에기댈수없는현대예술은이제‘재현’하지않고‘창조’해야한다.
바타유가말하는주권은헤겔이『정신현상학』에서제시한개념과달리이성과지식에전적으로의지하지않고그것들과거리를둔다.노예의삶을거부하고주권의회복을추구하는바타유에게지성및그지성과연결된의미에대한욕망은노예성의발로일수있다.즉바타유의주권은이성에대한불신에기반을둔다.
현대예술에있어바타유의주권은크게다음두가지를의미한다.첫째,과거의가치와이념,곧전통과규약의이름으로여전히문화를지배하는모든것으로부터의해방이다.둘째,이성과유용성의이름으로인간의삶을구속하는모든것에대한거부이다.

바깥으로부터주어진규약의위엄으로부터독립된자리에서,논란의여지가없는어떤현실,다시말해거짓말에의해거대한유용성의기계에굴복하지않는어떤현실을찾아야만했다.한데그런주권이발견되는것은예술의침묵뿐이었다.(…)그[마네]의회화는이주권적침묵의지점을표현하는동시에그안에서스스로변모한다.그리하여회화는이제부르주아적무거움에완전히종속된세계로부터대상들을,대상의이미지들을떼어내는예술로나타난다.(65쪽)

현대예술에나타나는침묵의주권을통해인간은“유용성의기계”와“부르주아적무거움”으로부터벗어나자유롭고독립적인존재로거듭날가능성을엿볼수있다.
주제를파괴하고,그자리에형태와색채의유희를펼쳐놓는주권의회화.그것이곧마네의예술이다.바타유가읽어내는마네예술의특징은한마디로‘의미로부터벗어나기’이다.바타유에게서의미는노동,이성,유용성과같은범주에속하며,소모의영역에속하는예술,종교,에로티슴과대립한다.그렇기에“의미로부터벗어나고자하는마네의예술은르네상스이래의근대예술에대한부정을넘어서양근대문명일반에대한문제제기가된다.”(옮긴이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