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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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보이는 모든 것들이 너무 벅차서라니 이 간절한 슬픔은 뭐라 할 수 있겠나”
문학동네시인선 145번째 시집 이병률 시인의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 시집 『당신은 어딘가로 가려 한다』로 우리에게 찾아와 『바람의 사생활』 『찬란』 『눈사람 여관』 『바다는 잘 있습니다』 등으로 우리를 놀라게 하는 한편, 산문집 『끌림』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내 옆에 있는 사람』 『혼자가 혼자에게』 로 마음을 어루만져주며 수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은 이병률 시인이 3년 만에 내놓는 신작 시집이다.

이 시집은 슬픔이라는 감정을 가시화한 시어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이별과 슬픔을 다룬 그 시어들은 결코 어둡거나 무겁지 않다. 시인은 슬픔이 가진 폭넓은 스펙트럼을 우리에게 펼쳐내 보인다. 그것은 발문을 쓴 서효인 시인의 말처럼 그가 “슬픔이 아름다울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다. 어떤 감정의 이면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은 그가 그 감정을 긴 시간 들여다봤다는 뜻도 된다. 바로 그 일, 사물과 사람을 사려 깊게 살피고 오래도록 지켜보는 일, 그리하여 감정을 감각하는 일은 이병률 시인이 가장 잘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일은 좋은 시를 쓰는 일과도 그리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병률의 시 속에 등장하는 ‘나’들이 모인 공간은 「오시는 마을」의 우리들이 모여 자기소개를 나누는 마을과 같을 것이다. 우리는 시를 통해 서로를 만나는 연습을 하고, 정말로 만난다. “맨손으로 꾹꾹 눌러 선명히 새”(「한 장의 사람」)긴 글씨에 담긴 각자의 비밀을 들고 서로에게 자기소개를 한다. 우리가 서로를 알아가고 사랑하는 동안에는 슬픔이 잠시나마 분명히 물러날 것이다. 편재한 이별의 슬픔 앞에서 한 권의 책이 할 수 있는 한 가지 확실한 행동을 우리는 바로 이 시집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이병률

1967년충북제천에서태어났다.서울예술대학문예창작과를졸업하고,1995년[한국일보]신춘문예에시「좋은사람들」,「그날엔」이당선되어등단했다.시힘’동인으로활동하고있다.저서로는시집『당신은어딘가로가려한다』,『바람의사생활』,『찬란』,『눈사람여관』,『바다는잘있습니다』등과여행산문집『끌림』,『바람이분다당신이좋다』,『내옆에있는사람』,산문집『혼자가혼자에게』...

목차

시인의말

1부내가나에게좋은배역을주는일
눈물이온다/슬픔이라는구석/사라지자/겹쳐서/아무도모르게/지나가는바람/얼굴/나는하루한번북극항로를지난다/방향의감각/한사람이남기는것은,오로라/서로/사랑/내삶을누군가대신꺼내쓰고있다/단추가느슨해지다/오시는마을/닮은사람하나가어디산다는말이있다

2부나무상자하나를구해야한다
적당한속도,서행/숨/사람의금/끝/틀/셋이서사는게좋겠다/경유지방콕/옥탑방/글씨들/칠일/꽃비/쓸쓸한날에는바람만불어라/바닷가에서/한장의사람/다시태어나면/상해식당/눈이부셔라

3부당신은나에게아무것도아니리라
빈집식물에물주는사람/형은/새/나의장례식에가서/가을날/여행/눈물이핑도는아주조용한박자/풀리다/시(詩)칼/자유의언덕/문장/집/어떤나이에대한걱정/의문/갈급에게

4부좋은일을가져다주는종이
달에갈때는인생을데리고가지말자/애인/미용사가자른것/제주바다문어/잘쓴글씨/좋은일/정물/비밀이없으면우리들은쓰러진다지/셔츠주머니/풍경을앓다/부산역/세상의끝/실/그럼

발문|이별여행|서효인(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