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슬립

빅 슬립

$14.00
Description
하드보일드 소설 장르를 완성한 선구자 레이먼드 챈들러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소설이란,
말하자면 도스토옙스키와 레이먼드 챈들러를 하나로 합친 것 같은 작품이다.
어쩌면 그게 바로 내 결승점인지도 모른다. _무라카미 하루키

미국 하드보일드 소설의 대가 레이먼드 챈들러의 대표작 『빅 슬립』이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91번으로 출간된다. 챈들러가 창조한 탐정 ‘필립 말로’는 미국 대중문화에 하나의 새로운 원형을 만들어냈다. 챈들레스크(Chandleresque)라는 단어까지 생길 정도로 특징적인 그의 문체는 하드보일드 장르의 토대가 되었으며,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그의 영향을 받은 작가들을 만들어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챈들러를 두고 자신의 영웅이라 부르면서 언제나 그를 향한 애정을 드러내는 작가로, 이 책에는 하루키가 『빅 슬립』을 일본어로 번역한 후 쓴 해설이 함께 실려 있다. 챈들러를 존경하는 한 명의 팬이자 그의 작품을 옮긴 번역가로서, 챈들러와 그의 작품세계에 대해 설명한 글이다.
저자

레이먼드챈들러

저자:레이먼드챈들러
1888년미국일리노이주에서태어났다.아버지가가족을버리고떠난후1900년어머니와함께영국으로이주했다.런던에서덜위치칼리지를졸업하고프랑스와독일에서언어를공부한다음영국으로돌아와영국국적을취득했다.1907년시험에합격해해군성에들어갔으나반년만에그만두고나와여러신문과잡지에글을발표했다.1912년미국으로돌아와이듬해로스앤젤레스에정착했다.이후챈들러는로스앤젤레스를배경으로한작품을다수집필했다.제1차세계대전에참전했다돌아와여러직업을가졌다가석유회사에정착했으나,1932년음주벽을이유로십년동안일한회사에서해고당했다.1933년펄프잡지에「협박범은쏘지않는다」를발표하면서작가생활을시작했다.이후『빅슬립』『안녕,내사랑』『기나긴이별』등하드보일드추리소설을대표하는‘필립말로시리즈’를비롯해여러소설을발표했다.영화시나리오각색등다른분야에서도활발히활동했다.1954년아내가세상을떠나자또다시알코올중독에빠졌고우울증에시달리다자살을기도하기도했다.1959년폐렴으로사망했다.

역자:김진준
연세대학교사회학과및영문과를거쳐마이애미대학원에서영문학을전공했다.살만루슈디의『분노』번역으로제2회유영번역상을수상했다.옮긴책으로『롤리타』『악마의시』『한밤의아이들』『조지프앤턴』『기나긴이별』등이있다.

목차

빅슬립

해설|경찰은할수없고,필립말로는할수있는일(무라카미하루키)
옮긴이의말
레이먼드챈들러연보

출판사 서평

하드보일드소설장르를완성한선구자레이먼드챈들러

20세기초미국에서는질낮은종이로만든펄프매거진이유행했다.주로대중이흥밋거리로가볍게읽을만한소설이실렸는데,여기실린소설들을보통펄프픽션이라불렀다.펄프매거진은가격도싸고표지도자극적이었던탓에사람들은가볍게사서읽은후쉽게버리곤했고,자연히펄프픽션역시싸구려소설이라는인식이생겨났다.그러나그런만큼펄프매거진은문턱이낮아,대중에게알려질기회를잡기어려운무명작가들의등용문이되기도했다.모든소설이다저급은아니라펄프픽션에서시작해문학사에이름을남긴작가도적지않다.하드보일드소설의선구자라불리는미국의대표적인추리작가레이먼드챈들러역시그중하나다.
문학에서‘하드보일드’는보통폭력적이거나위험한사건을냉정하고건조하게다루는글을가리킨다.이러한특성상추리소설에서크게발전한하드보일드스타일은미국범죄소설의한축으로자리잡았으며1940년대이후필름누아르가발전하는데도큰영향을끼쳤다.레이먼드챈들러는이하드보일드스타일의형태와방식을다듬어완성한대가라평가받는다.
챈들러는미국에서태어나십대초반영국으로이주해학교를다녔고,졸업후프랑스와독일에서공부를계속했다.영국해군성에취직했지만가족의반대를무릅쓰고일년만에그만둔다음<데일리익스프레스>에서기자로일하면서여러매체에시와평론등을발표했다.이십대중반미국으로돌아와로스앤젤레스에자리잡아회사원이되었으나,1932년음주벽을이유로십년을일한회사에서해고당했다.대공황시기생활비를벌기위해선택한길은한때꿈으로삼았던작가가되는일이었고,자연히그는무명작가도쉽게발을들일수있는펄프매거진에글을싣게되었다.1933년단편「협박범은쏘지않는다」를시작으로,육년동안챈들러는한두번읽히고버려질수많은단편을썼다.이렇게쌓은경험은1939년발표한첫장편소설『빅슬립』에서빛을발했다.

하드보일드탐정의원형
미국대중문화에새로운지평을연‘필립말로시리즈’

홀로비열하지도때묻지도않고두려워하지도않는남자는,이비열한거리를걸어가야만한다._레이먼드챈들러,『심플아트오브머더』

사설탐정필립말로는작은딸과얽힌협박장을처리해달라는스턴우드장군의의뢰를받는다.장군의두딸은각자나름대로심각한문제를안고있는골칫덩어리들이다.협박장을조사하는과정에서말로는협박범의시체를발견한다.그는장군의작은딸을보호하기위해뛰어다니지만,뒤이어스턴우드집안의운전사마저시체로발견된다.이일련의사건은얼마전애인과도망쳐버렸다는장군의큰사위와관련있는것처럼보인다.말로는살인사건을조사하기시작하고,곧소문과달리장군의사위가사라진일에는다른비밀이얽혀있음을눈치챈다.
『빅슬립』은레이먼드챈들러가처음으로쓴장편소설로,필립말로가등장하는시리즈의첫작품이기도하다.사설탐정이라고하면보통두가지이미지를떠올리기마련이다.파이프를물고서의자에앉아손가락끝을맞대고는머릿속에서정보를조합하는두뇌파탐정과,중절모를눌러쓰고서코트목깃을세운채담배연기를뿜으며어두운길을걸어가는행동파탐정.전자의대표주자가셜록홈스라면후자는바로필립말로다.필립말로의등장은미국대중문화에하나의새로운원형을만들어낸사건이었다.늘시니컬하게비아냥거리고남들과어울리지도않지만의뢰인을위해기꺼이위험에몸을던지고약한사람들에게는의외로다정한일면도보여주는,위험하지만매력적인남자.그후로한마리고독한늑대같은사설탐정의모습은하드보일드장르의필수요소가되었다.
『빅슬립』은두번영화화되었는데,그중1946년판은각본작업에노벨문학상수상작가윌리엄포크너도참여했다.그영화에서필립말로역을맡은험프리보가트의모습은‘하드보일드탐정’하면떠오르는이미지가되었고,지금까지도여전히많은매체에서새로이해석되고있다.

독특한문체로그려낸매혹적인어둠의세계

형식이확고한장르의경우종종그고유의형식성탓에작품의폭이한정되곤한다.펄프픽션역시마찬가지였다.펄프매거진에실리는작품들은보통긴박하게진행되는사건만을요구받았다.액션장면은많아야했고결말은이해하기쉬워야했으며줄거리와관계없는묘사는잘려나갔다.사회문제나등장인물의깊이를그릴만한여유따위는없었다.그러다보니펄프픽션은독자들에게내용없는싸구려소설취급을받곤했다.
그러나챈들러는오히려정해진틀에맞춰써야하는펄프픽션의특징덕에자신만의글을만드는데집중할수있었고,그로써진부한형식을벗어나는데성공했다.레이먼드챈들러의특징으로꼽히는것중하나가바로독특한문체다.챈들러는십대시절영국에서교육을받았고,졸업후에는프랑스와독일에서언어를공부했다.또한미국으로돌아오기전까지여러매체에낭만시와수필,평론등을발표했다.이처럼그의문학세계를이루는기반은고전영문학에있었다.그래서인지챈들러가창조한사설탐정필립말로가의뢰인에대한의리를지키고약자를보호하기위해몸을던지곤하는모습은,고전속기사도정신과도무척닮아있다.반면그가작가로서경험을쌓은곳은다름아닌펄프픽션이었다.쉽고간결한문장과정해진형식.이런요구사항을만족시키면서기승전결을명확히갖춘단편들을빠르게써내며,그는자신의이야기를만들어나갔다.이렇게전통적인고등교육을받으며익힌문학적교양과펄프픽션특유의간결하고건조한문장,거기에LA라는독특한도시의뒷골목이지닌분위기가어우러져,챈들러의문장은고유의특색을지니게되었다.챈들러스타일이라는뜻의챈들레스크(Chandleresque)라는단어까지생겨날정도로특징적인그의문체는하드보일드장르를완성한토대가되었고,미국뿐아니라전세계에서수많은독자들과작가들이그문체에매료되었다.
로스맥도널드,폴오스터,존밴빌등레이먼드챈들러의영향을받은작가는셀수없을만큼많은데,그중한사람이바로무라카미하루키다.챈들러를향한하루키의애정은대단하다.하루키는챈들러를자신의영웅이라고칭하면서여러매체에서존경심을표한바있으며,일본최초로챈들러의장편소설전권을번역하기도했다.이책에는하루키가『빅슬립』을번역한후쓴해설이함께실려있다.작가무라카미하루키이전에챈들러를존경하는한명의팬이자그의작품을옮긴번역가로서,작가레이먼드챈들러와그의작품세계에대해설명한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