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미국 소설 (양장본 Hardcover)

위대한 미국 소설 (양장본 Hardcover)

$18.15
Description
"미국이 자네에게 뭔가?
그건 사람들을 뼈빠지게 일하도록 하고
규칙을 지키게 하는 단어야
미국은 민중의 아편이라네."
“필립 로스의 야구는 위대한 문학이다. 치명적인 허구다. 살아남은 진실이다.”
서효인(시인)

미국의 국민 스포츠, 야구의 ‘가짜’ 역사를 통해
그려보는 ‘진짜’ 미국의 역사와 그 이면
거짓말이 진실을 대신하고 신화가 현실을 대신하는
세상에 대한 필립 로스식 짜릿한 우화

말하자면 야구는 위대한 문학보다는 위대한 기록에 가깝다. 야구 경기의 모든 플레이는 수치화된다. 수치는 곧 기록이다. 승리, 패배, 타율, 타점, OPS, BABIP, WHIP, WAR…… 이외 숱한 전문적인 용어가 야구의 기록을 위해 복무한다. 필립 로스에 의해 재건된 기억의 리그는 기록이 아닌 문학으로서 존재한다. 비극과 희극, 조롱과 풍자, 우화와 익살, 광기와 증오, 수치와 신념…… 그가 야구에 새로 남긴 기록이다. 그 기록으로써 야구는 문학이 된다. 필립 로스의 야구는 위대한 문학이다. 치명적인 허구다. 살아남은 진실이다. 오늘 저녁 당신이 텔레비전으로 본 프로야구는 그렇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필립 로스의 야구는, 확실히, 그러하다. _서효인(시인)

미국 현대문학의 거장, 필립 로스의 장편소설 『위대한 미국 소설』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야구의 열성 팬으로 알려진 로스가 쓴 유일한 야구 소설이다. 로스 특유의 유머와 재치로 그려지는 메이저리그의 간략한 역사와 커다란 은유처럼 등장하는 야구계 일화들이 실소와 감탄을 자아낸다. 로스는 감히, 그리고 자신 있게 말한다. 야구 이야기로 ‘위대한 미국 소설(‘Great American Novel’. 미국의 본질 혹은 정수를 체화했다고 여겨지는 전범과 같은 소설을 일컫는 용어로, 1868년 윌리엄 디포리스트의 에세이에 처음 등장했으며, 1880년 헨리 제임스가 GAN으로 축약해 사용한 바 있다.)’을 쓰겠다고. 너새니얼 호손의 『주홍 글자』, 허먼 멜빌의 『모비 딕』,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의 뒤를 잇는, 아니 그것들을 가뿐히 뛰어넘는 작품을 쓰겠다고 말이다.
필립 로스에게 야구란 그저 하나의 스포츠가 아니었다. 그에게 야구는 ‘미국적 삶’의 에너지가 상영되는 극장이자 국가적 이상의 체현이었다. 〈타임〉에 발표한 에세이에서 로스는 이렇게 썼다. “나는 야구의 부드럽고 인간적인 면모들, 열정적이고 아름다운 그것의 정신을 통해 애국주의를 이해하고 경험하게 되었다. 야구는 애국주의의 슬로건 그 자체다. 야구는 모든 계급과 지역에 영향을 미치며 공통적인 관심사와 충성심, 의례, 열정, 적대감으로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는 일종의 세속 교회다.” 로스의 이러한 야구관이 고스란히 녹아든 작품이 바로 『위대한 미국 소설』이다.
저자

필립로스

필립로스는1998년『미국의목가』로퓰리처상을수상했다.그해백악관에서수여하는국가예술훈장을받았고,2002년에는존더스패서스,윌리엄포크너,솔벨로등의작가가수상한바있는,미국문학예술아카데미최고권위의상인골드메달을받았다.필립로스는전미도서상과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각각두번,펜/포크너상을세번수상했다.2005년에는『미국을노린음모』로2003~2004년발표작중미국을테마로한탁월한역사소설에수여하는미국역사가협회상을수상했다.이작품으로영국WH스미스문학상‘올해의도서상’을받음으로써,이상의46년역사상최초로두번수상한작가가되었다.또한생존당시,미국생존작가중세번째로라이브러리오브아메리카(LibraryofAmerica,미국문학의고전을펴내는비영리출판사)에서완전결정판(전9권)을출간했다.
로스는펜(PEN)상중가장명망있는두개의상을수상했다.2006년에는펜/나보코프상을,2007년에는펜/솔벨로상을받았다.2011년백악관에서수여하는국가인문학훈장을받았고,같은해맨부커인터내셔널상을수상했다.2012년스페인최고권위의상인아스투리아스왕세자상을받았고,2013년에는프랑스최고권위의코망되르레지옹도뇌르훈장을받았다.2018년85세를일기로세상을떠났다.

목차

프롤로그ㆍ13
1.홈스위트홈ㆍ91
2.떠돌이팀의라인업ㆍ163
3.황야에서ㆍ215
4.뼛속까지남자ㆍ301
5.롤런드애그니의유혹ㆍ379
6.롤런드애그니의유혹(계속)ㆍ435
7.길가메시의귀환인가,모스크바의지령인가ㆍ501
에필로그ㆍ589

필립로스연보ㆍ599

출판사 서평

동정심이있는자들에게는눈물을,
정의로운자들에게는분노를,
잔인한자들에게는웃음을안겨줄이야기

언제나그렇듯현실은손가락사이로쉽게달아나고순진함,미혹,희망,무지,복종,두려움,친절함,기타등등에포박당한상상만이남는다.동정심이있는자들에게는눈물을,정의로운자들에게는분노를,잔인한자들에게는웃음을안겨줄이야기가펼쳐진다._본문165쪽

뉴저지발할라요양원의노인들은매년야구명예의전당을방문해그해명예의전당에입성할선수를투표로결정한다.스미티라는전직스포츠기자는언제나아무도모르는,누구의기억속에도없는선수의이름을써낸다.명예의전당관계자들,요양원보호사들,심지어다른노인들까지그가노망이났다며비웃지만그는한결같이이렇게주장한다.“옛날에는메이저리그가세개였어,패트리어트리그라고,대단한리그가하나더있었지.그런데모두가그리그를,그곳의챔피언들을까맣게잊어버렸어!야구명예의전당은수치의전당으로이름을바꿔야해!”

나는지금이나라에서어느누가감히입도뻥끗하지않는진실을말하고있다.나의항의외에는한마디항의도없이역사책에서찢겨나간우리과거의한장章에대해얘기하고있다.외국의어느포악한독재자의명령에버금갈정도로극악무도한역사다시쓰기에대해얘기하고있다.천년쯤된역사가아니라,불과이십몇년전쯤에종결된어떤일에대해서.그렇다,나는패트리어트리그의완전소멸에대해얘기하고있다.단지사업에실패해사라진게아니라의도적으로국민의기억에서지워진그것에대해서._본문41쪽

패트리어트리그는어떻게미국의역사에서흔적도없이사라지게되었을까?미국국민들은어쩌다패트리어트리그와그챔피언에대해집단망각하게되었을까?그모든이야기를전하기위해전직스포츠기자인스미티영감이꺼져가는영혼을간신히붙들고서또다시펜을들었다.“예술을위한예술혹은국민의자긍심이나개인의유명세를위한예술이아니라,기록을위한예술,모든말로진실을왜곡하고배신하는자들로부터현재와과거의진실을되찾아오는예술”이자‘위대한미국소설’이될이이야기를.호손,멜빌,트웨인의뒤를이어‘위대한미국소설’을쓸인물은헤밍웨이도,피츠제럴드도아니었다.그모든영광과치욕의세월을지나파국의현장에서유일하게살아남은스포츠기자였다.

“비극이희극으로바뀌어있을테니
그게비극이지!”

메이저리그역사상가장선풍적인인기를누렸던루키투수,엄청난강속구를보유한사이드암투수이자영웅중의영웅,남자중의남자길가메시.열아홉살에패트리어트리그그린백스에입단한그는첫여섯경기에서내리완봉승을거두며순식간에대스타가되었고,“난누구나이길수있다”는그의금언은전국민의마음을사로잡았다.필드에서의눈부신활약은물론그의실력에걸맞은자신감,수줍음도겸손함도거칠것도없는태도와호전적인언사는대공황에당황하고두려움에빠진국민들에게의사가내린처방이자신이주신선물처럼느껴졌다.그런데1933년시즌이한창이던어느날,연승을이어가던길가메시가홀연히사라졌다.

그게이사태의배후요!돈에대한사랑!돈에대한숭배!더구역질나는건그들이자신들의탐욕을성조기로가리고있다는거요!돈때문에살인을저지르고그걸애국행위라부르지!_본문159쪽

1943년,미국은독재자히틀러로부터유럽을해방시키기로마음먹었다.2차세계대전이발발했고미육군성은스러져가는패트리어트리그의최약체인루퍼트먼디스팀을희생양으로삼았다.먼디스의홈구장을미국의젊은이들과무기를대서양너머로실어나르기위한출항캠프로쓰기로한것이다.먼디스는한때리그상위권에우승컵을거머쥐기도했지만,전구단주이자야구계의위인글로리어스먼디가세상을떠나고이윤에미친아들들이구단을물려받으면서쇠락일로를걷고있었다.물론돈때문에홈구장을육군성에넘겨버린먼디형제는그결정이절절한애국심때문인양위선을떨었다.
그래서먼디스는1943년시즌의모든경기를원정으로치러야했다.먼디스내부에서도이사태를‘국가를위한숭고한희생’혹은‘하느님의계시’로여기자는움직임이있긴했지만이미떨어질대로떨어져버린선수들의자존감과기량을회복해주진못했다.비극은그렇게시작되었다.그러나진정아무도몰랐다.루퍼트먼디스의몰락이궁극적으로패트리어트리그의소멸을야기할줄은,그리고희극으로바뀌어버린이비극이모두의기억속에서마저소멸되어버릴줄은.
그러던어느날,길가메시가돌아온다.예전의아름다움과머리카락을전부잃어버린채,너덜해진옷을걸치고공허밖에남지않은표정을하고서.그리고패트리어트리그를향한,미국야구를향한,미국그자체를향한엄청난음모가밝혀진다.

‘위대한미국’이라는신화가아니면
대체무엇이‘위대한미국소설’이될수있단말인가?

“야구가사라지면,롤런드,넌미국에작별인사를하게될거야.한번상상해봐,롤런드,일요일더블헤더경기가없는미국의여름,월드시리즈가없는미국의10월,스프링캠프가없는미국의3월.아,그들은그때도그걸미국이라부르겠지만아주다른나라일거야.롤런드,일단메이저리그를장난으로만들면나머지는전부도미노처럼쓰러질거야.”_본문420쪽

대공황시절미국민에게야구는일상을버티게해주는마법적판타지이자이상과정의가살아있다는증표,현실에서는경험할수없는‘승리’의맛을일깨워주는대상이었다.야구장은그들의온갖희망과기대,불안과두려움을마음껏발산하는카타르시스의장이었다.사람들은가족과의저녁식사자리에서,늦은저녁바에서맥주한잔을들이켜며이런애기를나눴다.“오늘경기어떻게됐지?”“베이브루스가또홈런을쳤나?”야구는수백,수천만의미국인을형제처럼묶어주고경쟁자를가족으로,이방인을이웃으로,원수를친구로만들어주었다.그렇게야구는미국의국민스포츠가되었다.야구는미국의정신과문화적지표그자체이자미국이라는국가이데올로기의현신이었다.
로스는미국의국민스포츠야구를통해미국의국가신화를통렬히파헤치고그신화들이쌓여만들어진역사를되짚는다.거짓이진실이되고신화가역사를대신하는현실을꼬집으며묻는다.‘위대한미국’이라는신화가아니면대체무엇이‘위대한미국소설’이될수있단말인가?그리고러시아작가알렉산드르I.솔제니친의말을빌려이렇게선언한다.“거짓과의싸움에서예술은항상이겨왔고,언제나확연히,누구도부정할수없이,최후의승리를거머쥔다!거짓말은이세상의많은것을방해할수있지만,예술만큼은방해하지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