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올리브 (양장)

다시, 올리브 (양장)

$16.05
Description
퓰리처상 수상작 『올리브 키터리지』의 아름답고 강렬한 후속작!
『다시, 올리브』는 미국 메인주의 작은 타운 크로스비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삶의 풍경을 예리한 통찰과 절절한 아름다움을 담아 감동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그리고 물론 그 중심에는 자신의 삶을 놀랍도록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주인공 올리브 키터리지가 있다. 총 13개의 장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올리브가 칠십대 중반에서 팔십대 중반이 될 때까지, 십여 년에 걸친 말년의 인생을 다룬다. 올리브의 비중은 장마다 다르고 때로는 스쳐가듯 등장하기도 하지만, 그녀는 작품 전체에 강력한 존재감을 드리우며 일련의 이야기들을 하나로 단단히 결속한다.

메인주의 해안 타운 크로스비에는 여전히 다양한 문제를 겪는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사람들이 뭘 끌어안고 사는지 보면 늘 놀라게 돼.” 소설에 등장하는 어느 나이든 변호사는 그렇게 이야기한다. 그중에는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한 성적인 욕망이 뒤섞여 혼란스러운 소녀가 있고, 오래전 각기 다른 인생을 선택함으로써 이제는 좁혀질 수 없는 거리가 생긴 형제를 바라보며 슬픔에 잠긴 남자가 있고, 자신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삶의 방식을 택한 딸로 인해 갈등하는 아버지가 있고, 치명적인 병에 걸려 죽음과 삶의 기로에 놓인 여성도 있다. 그들의 삶은 제각기 다른 지점에서, 다른 이유로 고통스럽다. 은퇴한 수학 교사이자, 고집스럽고 지나치게 솔직한 태도로 평생 이웃들의 미움과 사랑을 동시에 받아온 그녀, 올리브 키터리지도 예외는 아니다.
이 책은 절묘한 순간에 우리의 삶에 나타나 모든 것을 흔들어놓는 타인들, 금방이라도 무너져버릴 것 같은 순간에 한마디 말이나 한 번의 손짓으로 우리를 단단히 붙잡아주는 타인들과의 우연 같고 운명 같은 마주침에 주목한다. 더불어 스트라우트의 전작들을 즐겁게 읽어온 독자라면, 작가가 창조한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등장인물들과의 반갑고 놀라운 마주침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엘리자베스스트라우트

평범한일상속에서삶의진실을포착해내는섬세한시선,담담하면서도서정적인문체가아름다운작품1956『올리브키터리지』로퓰리처상을수상한미국작가다.1956년미국메인주포틀랜드에서태어나,메인주와뉴햄프셔주의작은마을에서자랐다.어린시절부터글쓰기에매료된스트라우트는일상의소소한일들을노트에적고,도서관의문학코너를좀처럼떠나지않는아이였다.작가가되겠다는열망으로유명한...

목차

단속_009
분만_039
청소_071
엄마없는아이_111
도움_151
햇빛_191
산책_225
발관리_237
망명자들_272
시인_312
마지막이된남북전쟁의날_346
심장_380
친구_422
감사의말_461
옮긴이의말:당신과햇살속에함께있는것_463

출판사 서평

그것은얼마나굉장한일인가.
쇠락한육신과해진마음에도여전히사랑이깃들수있다는것은.
홀로죽음이다가오는소리를듣는새벽에도,
세상은여전히눈부시게아름답다는것은.

메인주의해안타운크로스비에는여전히다양한문제를겪는다양한사람들이살고있다.“사람들이뭘끌어안고사는지보면늘놀라게돼.”소설에등장하는어느나이든변호사는그렇게이야기한다.그중에는세상을떠난아버지에대한그리움과이제막피어나기시작한성적인욕망이뒤섞여혼란스러운소녀가있고,오래전각기다른인생을선택함으로써이제는좁혀질수없는거리가생긴형제를바라보며슬픔에잠긴남자가있고,자신이절대받아들일수없는삶의방식을택한딸로인해갈등하는아버지가있고,치명적인병에걸려죽음과삶의기로에놓인여성도있다.그들의삶은제각기다른지점에서,다른이유로고통스럽다.은퇴한수학교사이자,고집스럽고지나치게솔직한태도로평생이웃들의미움과사랑을동시에받아온그녀,올리브키터리지도예외는아니다.

첫번째남편헨리가세상을떠난후이제노년에깊숙이접어든올리브는여전히같은곳에서같은풍경을바라보며살아간다.계절은늘원을그리며제자리로돌아오지만,그속에서그녀의시간은끝을향해서서히다가가고있음을올리브는점점분명하게깨닫는다.그러나누가노년의삶을고요하다고했던가.올리브의인생에는계속해서크고작은파도가들이치며그녀를사정없이흔들어놓는다.올리브는새로운사람을만나두번째결혼을하고,베이비샤워에갔다가얼떨결에차뒷좌석에서아이를받고,죽음의위기를넘긴후에야소원했던아들과가까스로화해를하고,팔십이넘은나이에노인복지아파트에서새친구를사귄다.그리고그과정에서수십년을‘올리브’로,자기자신으로살아왔음에도여전히스스로에대해놀라울만큼무지하다는사실을깨닫는다.

“외로움이여.오,외로움이여!
그것이올리브를괴롭혔다.
평생그런감정이있는지도몰랐다고,그녀는집안을돌아다니며생각했다.(…)마치그녀밑에?평생동안?큰바퀴네개를달고살아왔는데,그것을당연히도인식하지못하다가이제네개전부가흔들흔들빠져나오려고하는것같은느낌이었다.그녀는자신이누군지,자신에게무슨일이일어나게될지알지못했다.”_본문414쪽

올리브의삶을통해들여다본노년은놀라움의연속이자,대체로고통스러운깨달음으로가득하다.그리고그깨달음을주는것은언제나그녀의삶을둘러싸고있는수많은타인들이다.올리브는인생관도,정치적신념도다른잭케니슨이라는남자와부부가되면서첫번째남편의빈자리와자신의깊은외로움을인식하게된다.아들을윽박지르는,그녀와너무나닮은며느리의모습을보며자신이어머니로서완전히실패했다는사실을깨닫는다.계관시인이된옛제자와의우연한만남에서는,평생그녀를따라다니던근본적인결핍과허영을적나라하게들켜버린다.그러나올리브의놀라운점은육체적인쇠락과정신적인충격을겪으면서도그깨달음을바탕으로내내성장해나간다는것이다.몸조차제대로가누지못하는나이가되어도올리브는여전히누군가를사랑하고,미워하고,오해하고,이해하며앞으로나아간다.이제그녀는“내가인간으로서아주조금,아주조금더나은사람이”되었다고느낀다.아마그것은비로소그녀의마음속에타인이들어올공간이생겼다는의미일것이다.

스트라우트의다른많은작품들처럼,『다시,올리브』역시절묘한순간에우리의삶에나타나모든것을흔들어놓는타인들,금방이라도무너져버릴것같은순간에한마디말이나한번의손짓으로우리를단단히붙잡아주는타인들과의우연같고운명같은마주침에주목한다.더불어스트라우트의전작들을즐겁게읽어온독자라면,작가가창조한다른세계에살고있는등장인물들과의반갑고놀라운마주침도경험할수있을것이다.『올리브키터리지』에등장했던인물들뿐아니라『버지스형제』(2013)의주인공이었던세남매,그리고무려21년전에발표했던스트라우트의첫장편소설『에이미와이저벨』의인물들도이책에서만나볼수있다.특히올리브와이저벨이어떻게만나어떤관계를맺게되는지지켜보는것은이책이선사하는크고감동적인선물중하나다.

명멸하는삶의불꽃이비추는,
처절하고찬란한생의마지막순간들

팔십이넘은나이에노인복지아파트에서살게된올리브는자신의인생을기록해글로남기기시작한다.그리고수많은기억을더듬으며삶을돌아본끝에그녀가내린결론은이렇다.“내게는내가누구였는지에대한어떤단서도없다.진실로나는한가지도알지못한다.”이책이말하는나이듦이란노련함이나충만함을의미하지않는다.그것은죽음이라는미지의세계를향해비틀비틀걸어가며,자신이평생끌어안고살아온수많은것들을하나씩내려놓는행위에가깝다.그길위에서있는우리모두에게『다시,올리브』가건네는위로는‘그럼에도결국삶은행복하다’는것이아니라,삶은본질적으로고통스럽지만그안을찬찬히들여다보면분명찬란히빛나는순간들도있었음을알게된다는것이다.죽음이정말로눈앞에다가왔다는충격적인진실이서서히스며드는그저녁에,어두워지는창밖을바라보며그래도내인생이“행복하지않은건아니었다”고중얼거리는올리브처럼말이다.마침내삶의혼란과화해를이루고한평생짊어지고있던짐을내려놓는올리브의모습을바라보는건무척이나다행하고감동적인일이지만,그녀를떠나보내야하는독자로서는못내마음이아프고먹먹해진다.하지만아마도올리브는,우리의아쉬움과슬픔에는아랑곳없이,언제나처럼무심하게머리위로한손을휙던지며뚜벅뚜벅마지막걸음을옮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