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인칭 단수

일인칭 단수

$14.50
Description
가장 개인적인, 가장 보편적인 기억과 기록의 주인공
‘나’라는 소우주를 탐색하는 여덟 갈래의 이야기
《노르웨이의 숲》 《1Q84》 《기사단장 죽이기》 등의 작품으로 세대와 국경을 넘어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는 세계적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여자 없는 남자들』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소설집. 작가 특유의 미스터리한 세계관과 감성적인 필치, 일인칭 주인공 ‘나’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작품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단편들을 모았다. 누군가의 삶을 스쳐가는 짧고 긴 만남을 그려낸 여덟 작품 속에서 유일무이의 하루키 월드를 구성하는 다채로운 요소들을 한데 만나볼 수 있다.

첫 장편소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부터 최근작 《기사단장 죽이기》까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세계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일인칭 화자의 정체성과 그 역할이다. 일정한 세계관을 공유하는 하루키 월드 속의 ‘나’는 평범한 일상을 영위하며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는 한편으로 비현실적인 매개체를 통해 저도 모르는 사이 미지의 세계에 발을 들이고, 그와 함께 읽는 이들을 깊은 우물과도 같은 내면으로 끌어들인다. 학생운동의 소용돌이 속에서 대학 생활을 보내고 재즈와 클래식을 영감의 원천으로 삼아온 작가의 라이프스타일을 익히 알고 있는 독자들에게 몇몇 작품은 자전적인 이야기로 보이기도 하고, 취미생활에 대한 애정을 담담하게 서술하는 글은 단편소설이라기보다 에세이에 가깝게 읽힌다. 《여자 없는 남자들》과 마찬가지로 비슷한 듯 다른 소재의 이야기를 아우르며 책을 끝맺는 표제작은 짧고도 강렬하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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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무라카미하루키

1949년일본교토시에서태어나효고현아시야시에서자랐다.1968년와세다대학교제1문학부에입학했다.재즈카페를운영하던중1979년『바람의노래를들어라』로제81회군조신인문학상을수상하며29세에데뷔했다.1982년『양을쫓는모험』으로제4회노마문예신인상을,1985년『세계의끝과하드보일드원더랜드』로제21회다니자키준이치로상을수상했다.미국문학에서영향을받은간결하고세련된문체와현대인이느끼는고독과허무의감성은당시젊은이들로부터큰공감을불러일으켜작가의이름을문단과대중에게널리알렸다.1987년발표한『노르웨이의숲』은일본에서폭발적인반응을얻은후,일본을넘어세계적으로‘무라카미하루키붐’을일으켰다.1995년『태엽감는새연대기』로제47회요미우리문학상을수상했다.2002년『해변의카프카』를발표하여2005년영어번역본이[뉴욕타임스]의‘올해의책’에선정되면서국제적인명성을한층높였다.2006년프란츠카프카상을수상하고,2009년세계적권위를자랑하는예루살렘상을,2011년에는카탈로니아국제상을수상하여문학적성과를다시한번평가받았다.『댄스댄스댄스』,『언더그라운드』,『스푸트니크의연인』,『신의아이들은모두춤춘다』,『어둠의저편』,『도쿄기담집』,『1Q84』,『기사단장죽이기』등수많은장편소설,단편소설,에세이,번역서를발표했다.현재그의작품은45개이상의언어로번역되어전세계독자들로부터사랑받고있다.

목차

돌베개에7
크림27
찰리파커플레이즈보사노바51
위드더비틀스WiththeBeatles73
『야쿠르트스왈로스시집』123
사육제(Carnaval)149
시나가와원숭이의고백183
일인칭단수215

출판사 서평

가장개인적인,가장보편적인기억과기록의주인공
‘나’라는소우주를탐색하는여덟갈래의이야기

첫장편소설『바람의노래를들어라』부터최근작『기사단장죽이기』까지,무라카미하루키의작품세계를논할때빼놓을수없는것이일인칭화자의정체성과그역할이다.일정한세계관을공유하는하루키월드속의‘나’는평범한일상을영위하며다양한인간관계를맺는한편으로비현실적인매개체를통해저도모르는사이미지의세계에발을들이고,그와함께읽는이들을깊은우물과도같은내면으로끌어들인다.학생운동의소용돌이속에서대학생활을보내고재즈와클래식을영감의원천으로삼아온작가의라이프스타일을익히알고있는독자들에게몇몇작품은자전적인이야기로보이기도하고,취미생활에대한애정을담담하게서술하는글은단편소설이라기보다에세이에가깝게읽힌다.『여자없는남자들』과마찬가지로비슷한듯다른소재의이야기를아우르며책을끝맺는표제작은짧고도강렬하다.

「돌베개에」대학교2학년의‘나’는같이아르바이트를하던여자와우연찮게하룻밤을보낸다.따로좋아하는사람이있던그녀는직접지은가집을나중에보내주었고,‘나’는그중몇편을세월이지나서까지가슴속에품고있다.
「크림」재수생시절,피아노학원을같이다녔던여자아이에게서연주회초대장을받은‘나’는혼자서낯선동네를찾아간다.그러나‘나’를기다리고있던것은기대와전혀다른광경이었고,뜻밖의만남이던져준의문만남는다.
「찰리파커플레이즈보사노바」알토색소폰의대부찰리파커가요절하지않고음악활동을계속했더라면어땠을까?재즈팬이었던‘나’는이런발상으로가상의음악평을대학잡지에기고하고,몇십년후그와관련해기묘한조우를한다.
「위드더비틀스WiththeBeatles」전세계가비틀스열풍에휩싸여마치벽지처럼그들의음악이주위를에워싸고있던시절,‘나’는고등학교생활과첫사랑,비틀스에얽힌몇몇풍경을떠올린다.
「『야쿠르트스왈로스시집』」리그성적도시원찮고재정상태도썩좋지않은구단을응원하는숙명을안고있는‘나’.그럼에도야구에대한오랜애정은지금도‘나’를구장으로발걸음하게한다.
「사육제(Carnaval)」수많은클래식피아노곡중에서도슈만의<사육제>를좋아한다는공통점으로한여자와색다른우정을나누었던‘나’는,그녀와관련해갑작스러운소식을접하고기억을더듬는다.
「시나가와원숭이의고백」여행중쇠락한온천마을료칸에서인간의말을할줄알고나름의교양을지닌원숭이를만난‘나’.이어서그가들려준이야기는더더욱믿지못할것이었는데……『도쿄기담집』에등장했던기이한능력을지닌원숭이의후일담.
「일인칭단수」평소와다른차림으로바에서혼자술을마시던‘나’는처음보는여자에게뜻밖의공격을당하고,지금까지알던세계로부터유리되는듯한체험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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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열아홉살무렵의나는내마음이어떻게움직이는지거의알지못했고,당연히타인의마음이어떻게움직이는지도제대로알지못했다.그래도기쁨이나슬픔이뭔지는대충알고있다고내딴은생각했었다.다만기쁨과슬픔사이에있는수많은현상을,그것들의위치관계를아직잘분간하지못했을뿐이다.그리고그사실은종종나를몹시불안하고무력하게만들었다._「돌베개에」,9~10쪽

우리의육체는돌이킬수없이시시각각소멸을향해나아간다.잠깐눈을감았다가떠보면많은것이이미사라져버렸음을깨닫는다.강한밤바람에휩쓸려,그것들은―확실한이름이있는것이나그렇지않은것이나―흔적하나남기지않고어딘가로날아가버렸다.뒤에남는것은사소한기억뿐이다._「돌베개에」,24쪽

“우리인생에는가끔그런일이일어나.설명이안되고이치에도맞지않는,그렇지만마음만은지독히흐트러지는사건이.그런때는아무생각말고,고민도하지말고,그저눈을감고지나가게두는수밖에없지않을까.커다란파도밑을빠져나갈때처럼.”_「크림」,48~49쪽

내가할수있는말은그것이영혼깊숙한곳의핵심까지가닿는음악이었다는것이다.듣기전과들은후에몸의구조가조금은달라진듯느껴지는음악―그런음악이세상에는분명히존재하는법이다._「찰리파커플레이즈보사노바」,67쪽

팝송이가장깊숙이,착실하고자연스럽게마음에스미는시절이인생에서가장행복한시기라고주장하는사람도있다.정말로그런지도모른다.혹은그렇지않은지도모른다.팝송은그래봐야그저팝송일뿐인지도모른다.그리고우리의인생은결국,그저요란하게꾸민소모품일뿐인지도모른다._「위드더비틀스」,87쪽

그렇다,인생은이기는때보다지는때가더많다.그리고인생의진정한지혜는‘어떻게상대를이기는가’가아니라오히려‘어떻게잘지는가’하는데서나온다._「『야쿠르트스왈로즈시집』」,131쪽

그것들은사사로운내인생에서일어난한쌍의작은사건에지나지않는다.지금와서보면약간길을돌아간정도의에피소드다.만약그런일이일어나지않았다해도내인생은지금과별반다르지않을것이다.하지만그기억들은어느날,아마도멀고긴통로를지나,내가있는곳을찾아온다.그리고내마음을신기할정도로강하게뒤흔든다.숲의나뭇잎을휘감아올리고,억새밭을한꺼번에눕혀버리고,집집의문을거세게두드리고지나가는가을끄트머리의밤바람처럼._「사육제」,181쪽

“하지만설령사랑이사라져도,사랑을이루지못한다해도,내가누군가를사랑했다,연모했다는기억은변함없이간직할수있습니다.그것또한우리에게귀중한열원이됩니다.만약그런열원이없다면사람의마음은―그리고원숭이의마음도―풀한포기없는혹한의황야가되고말겠지요.그대지에는온종일해가비치지않고,안녕安寧이라는풀꽃도,희망이라는수목도자라지않겠지요.”_「시나가와원숭이의고백」,203쪽

지금까지내인생에는―아마대개의인생이그러하듯이―중요한분기점이몇곳있었다.오른쪽이나왼쪽,어느쪽으로든갈수있었다.그때마다나는오른쪽을선택하거나왼쪽을선택했다.(……)그렇게나는지금여기있다.여기이렇게,일인칭단수의나로서실재한다.만약한번이라도다른방향을선택했더라면지금의나는아마여기없었을것이다.하지만이거울에비친사람은대체누구일까?_「일인칭단수」,223~22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