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첫눈입니까 - 문학동네시인선 151

당신은 첫눈입니까 - 문학동네시인선 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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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무슨 일이 있거나 어떤 마음이 들면 흰색을 기억해요”
흰 것, 그것은 끝까지 간 것의 모습
최초로 목도한 흰빛처럼 찬란한 물음, 『당신은 첫눈입니까』
문학동네시인선 151번째 시집으로 이규리 시인의 네번째 시집을 펴낸다. 『최선은 그런 것이에요』 이후 6년 만이다. 말의 무력함을 경험하면서 그저 바라보기만 해야 하는 삶의 순간이 있음을 인정하는 시들, 그 속에 배어 있는 쓸쓸함과 씁쓸한 웃음기를 기억하는 독자가 아직 많으리라. 묘한 감상에 휩싸이는 한 해의 끝자락, 첫눈을 기대하고 기다리게 되는 12월에 그 마음 담은 제목으로 새로 선보이는 이번 시집은, 이규리 시인이 시적 순간을 모아 엮은 산문집 『시의 인기척』의 한 구절과 매우 닮았다. “눈을 보는 기분으로 살아간다면, 눈을 만질 때의 마음으로 사랑한다면, 눈이 사라질 때의 고요함으로 죽을 수 있다면.” 투명한 것, 불가해한 것, 부질없는 것, 아름다운 것, 고요한 것, 쏟아지는 눈과 그것을 보고 만질 때의 우리 감각이 고스란히 담긴 시집, 『당신은 첫눈입니까』이다.

상자들을 두고 그들은 떠났다

아래층에 맡겨둔 봄을
아래층에 맡겨둔 약속을
아래층에 맡겨둔 질문을
아래층에 맡겨둔 당신을
아래층이 모두 가지세요

그 상자를 나는 열지 않아요

먼저 온 꽃의 슬픔과 허기를 재울 때
고요히 찬 인연이 저물 때

생각해보면 가능이란 먼 것만은 아니었어요
_「상자」 전문
저자

이규리

1994년《현대시학》으로등단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으로『앤디워홀의생각』,『뒷모습』,『최선은그런것이에요』,『당신은첫눈입니까』가있고산문집으로『시의인기척』,『돌려주시지않아도됩니다』가있다.질마재문학상,대구시인협회상,시산맥작품상을수상하였다.

목차

시인의말

1부우리서로미래를돌려주었는데
상자/그러므로그래서/흰감정-우유니사막/얼음조각/느리게또느리게/입술/여행흐림/역류성식도염/겨울꿈/당신은첫눈입니까/모르는새/이불쌍한눈/당신은너머가되지못했다/그런12월/저녁의문

2부너무아름다워서너무미안해서다른말을하기도했다
정말부드럽다는건/10시의잎이11시의잎에게/미안하다말을못해서/사물입니까?-에드워드호퍼/vertigo/슬픔을감다/불편으로/일회용봄/살구나무의침묵은길었고나는늙어갔으나/한낮의카페/두개의문-르네마그리트의/벽에서벽으로/장미를구부렸습니다/안녕편의점/창으로오던이유들/그해안개

3부두개의흔들림과두번의수평
이후/차다/놀라운일,바이러스/종/유전/소리가소리를되돌리는이유/바다/종이꽃/그녀에게/유리의나라로/4월의눈/결국우리가그걸알고있지만/얼음/울음/유령들/그해교무실/폭설

4부저는제가없어진줄모르겠습니다
아무생각도없을것이다/전야/자폐/셋째언니/베이컨은베이컨을좋아했을까/입구와출구에서생이서로마주쳤을때/이곳과저곳사이/거즈의방식/모르는세계라면/눈빛/감자는감자아닌걸생각나게하고/지독/그리고겨울,

해설|당신의안과밖
|조대한(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