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파라솔 (양장본 Hardcover)

무지개 파라솔 (양장본 Hardcover)

$11.50
Description
이렇게 낮게 내려온 무지개는 처음 본다네, 아름다운 파라솔 무지개
유강희 시인의 다섯 번째 동시집은 할매가 펼쳐 놓은 파라솔의 살대를 타고 내려온다. “이렇게 낮게 내려온 무지개”를 “처음 본” 할매는 “이 기특한/ 무지개가 도망가지 못하게/ 비닐 한 장 더 얹어 꽁꽁” 싸맨다. 찾아온 시를 환대하는, 장난스럽게 붙잡아 매는 야무진 손길로 한 권의 동시집이 꾸려졌다. 두 권의 시집(『불태운 시집』 1996, 『오리막』 2005)을 낸 유강희 시인이 2010년 첫 동시집 『오리 발에 불났다』를 펴내며 동시 동네에 즐거운 충격을 던져 준 지 11년 만이다. 그동안 유강희 시인은 동시의 소재나 독자층을 넓히고(『지렁이 일기 예보』) 독특한 형식적 실험을 모색하며(『손바닥 동시』) 끊임없이 변화해 왔다. 그런 유강희 시인이 『무지개 파라솔』 아래 차려 놓은 세계는 어떤 색깔일까. 서정의 본연 한가운데에 여전히 단단하게 자리한, 현재의 아이들과 투명하게 교감하는, 만물의 새로움을 민감하게 알아채는 시인이 동시와 함께 걸은 그간의 언어들이 꾸러미 꾸러미 살뜰하다.
저자

유강희

전북완주에서태어났다.1987년서울신문신춘문예에시「어머니의겨울」이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지은책으로동시집『손바닥동시』『뒤로가는개미』『지렁이일기예보』『오리발에불났다』와시집『고백이참희망적이네』『오리막』『불태운시집』이있으며,동화집『도깨비도이긴딱뜨그르르』가있다.『손바닥동시』로제59회한국출판문화상을받았다.

목차

제1부|내이마를토독
위대한똥12모과자동차14우유한방울16아기가울때18모전자전19
걱정인형20안경놀이22코뿔소24어스름벌레26위대한숙제30

제2부|개미는우쭐하지않고가던길을갔다
보이지않는힘341억년전개구리36살고38검은밤이폴짝40
참을수없이무거운존재42코끼리와개미44작은새와천둥46시인과마술사47
그림없는그림책50

제3부|이렇게낮게내려온무지개는처음봐
무지개파라솔54돌덩이수박58이런말을들었다60식탁의자와소라껍데기의통화62
아기구름보기64배66노루궁뎅이버섯69무서운꿈이찾아오면70아기돼지오징어73
사철나무꽃봉오리76

제4부|멀리갔던그새가다시날아와
춤80다시무서운꿈이찾아오면81두부와콩86귀뚜라미87냉이88
감꽃목걸이90눈사람94몽골설화95별오줌100헤어짐은잠시102우주그네104

해설_김개미106

출판사 서평

수천수만수억개의빗방울중
내이마를처음토독,두드린빗방울

“아침에일어나면제일먼저/화장실로달려간다음”들여다본변기안의“오늘첫번째상품”(「위대한똥」),“오늘아침/학교가다”본“바닥에떨어진/우유한방울의/또록또록빛나는”눈망울(「우유한방울」),“수천/수만/수억개의빗방울중,?내이마를처음토독,/두드린빗방울”(「위대한숙제」).시인은가장먼저,처음으로우리를두드리는존재들에게눈을맞춘다.풍덩울리는청명한탄생의소리는순수한기쁨을,언제사라질지모르는작은존재의간절한바람은우리가세상에빚진것들을,이마가처음받아낸물방울은미지의인연이끌고오는긴장감을일깨운다.
그런가하면「걱정인형」안에는기념품가게에서본걱정인형을사지않고와버린것때문에처음으로걱정이생겨버린화자의웃픈사연이,「1억년전개구리」안에는호박속에갇혀있는개구리네마리를보고지금까지상상해보지못했던차원의시간성을처음으로깨달아버린화자의골똘한마음이들어있다.그런가하면“세계최초로코끼리발을/들어올린용감한개미”(「코끼리와개미」)는우쭐하지않고가던길을부지런히간다.스스로는태연하지만발견되지않고는배길수없는,호박의결정만큼단단한외연을넘나들며무섭게팽창하는이많은처음들이시인을찾아온이유는무엇일까.

지금한창만발한세계,미래에더욱확대될세계

“유강희시인의시는숲속에있었어.‘작은것들의세계’에.그세계에서는주로혼자였어.그래서벌레와꽃,새들의친구였어.그런유강희시인이『무지개파라솔』에서는집을짓고마을로왔어.집에는사람이있지.아기가있어.아기는유강희시인을관찰자에서체험자로바꿔버리지.이세계는지금한창만발한세계야.유강희시인은가끔방으로들어가.눈을감고몽상에빠져들어.현실이떠받치고무의식이개입되는이풍요롭고매력적인세계는미래에더욱확대될세계야.”

김개미시인의해설을보면,유강희시인은아기와만나며세상의많은처음들을더깊이들여다보게된것같다.한개인의세계를통째로바꾸어버리는압도적인사건인동시에,끊이지않는발견의나날들이자고단한일의연속인시간들을경험하며시인의눈은그동안없던세계를탐험한다.

“어쨌든멍구야,아는지모르겠지만어른에게가장크고중요한사람은아이야.아이를사랑하는일이가장행복하고의미있고급한일이야.유강희시인은아기가가져온세계에환호하고있어.즉각적이고본능에충실하고속이지않는세계.어른이자라려면이단순한세계가필요해.언어이전의것에는거짓이없으니까.”

「아기가울때」「별오줌」「우유한방울」「위대한똥」「아기구름보기」「귀뚜라미」등의시주위를어룽어룽감싸는것은엉뚱하고신나는세계,고요하게흐르는사랑,편안하기를바라며돌보는마음,편안함을확인하며안심하는마음들이다.
“나도좀끼워줄래?/유모차를끌고온/뚱보아저씨가/같이놀잔다?우리는일학년,/아저씨가불쌍해/같이놀아주기로한다”(「안경놀이」)
유모차를끌고온아저씨,안경도썼으면서안경놀이도할줄모르는아저씨,유강희시인이발견한마음들은우리의시선을동심과세계의관계로향하게한다.

유구한상상의물동이에서출렁출렁길어온신나는이야기들

개미나여치,오도개,들나물,오리와나팔꽃의친구인유강희시의바탕은“단순해보이지만사물의핵심을향해육박해들어가는직관”“여리고힘없는자들을그냥스쳐지나가지못하는다감한연민”(손택수,『뒤로가는개미』해설)이다.그의시세계를언제나단단하게받치고있는이지점은여전하지만,『무지개파라솔』에서새로이발견할수있는것은한층더멀리달려나가는상상의지평이다.보이지않는향기의달음박질현장을묘사한「코뿔소」,기묘한분위기를자아내는도깨비형제와의문답을담은「돌덩이수박」,질문에질문에질문을나열하며공포와유머가섞이는현장을중계하는「다시무서운꿈이찾아오면」등의시는자기몸에꼭맞는바람에올라타까마득하게날아가는연이된듯한쾌감을선사한다.「감꽃목걸이」가묘사하는아름다운비감이나「몽골설화」가담아내는궁금한세계는그어디에서도찾아볼수없는고유한공간이다.

시와그림이주고받는무궁무진한대화

『무지개파라솔』의그림은그동안『모모모모모』『사랑은123』등의그림책으로이미지와메시지의다차원적인교직을보여주었던화가밤코의작업이다.『무지개파라솔』의세계를가장먼저궁금해하며그안에서한참을유희한덕분에시와대화하는그림들이태어날수있었다.발랄한펜선을기본으로실뭉치나돌멩이,스탬프,여러종류의종잇조각,사진등의재료로위트있게구성한이미지들은시가품은마음들을만화경처럼즐겁게비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