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타르인의 사막

타타르인의 사막

$13.50
Description
1940년에 나온 이탈리아 환상문학의 대표작 『타타르인의 사막Il deserto dei tartari』은 총 30장으로 구성된 장편소설로, 군사학교를 막 졸업한 조반니 드로고가 ‘타타르인의 사막’이라 불리는 넓은 평원을 마주한 북부 국경지대의 바스티아니 요새로 파견되어, 평생에 걸쳐 언제 쳐들어올지 모를 가상의 적군을 기다리며 펼치는 이야기다.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군대의 일상과 드넓게 펼쳐진 황량한 사막, 그 경계지대에서 그들을 살아 있게 하는 존재 이유는 오직 지평선 너머에서 여기로 언젠가 진군해올 적뿐이다. 이 불확실한 기다림과 반복되는 군대생활 사이에서 천천히 늙고 병들어가는 드로고는, 마침내 적이 왔을 때 새 병사들로부터 요새에서 쫓겨나, 어느 무명의 여관에서 인생 최후의 적 죽음을 맞는다. 삶과 죽음, 인간 실존의 문제에 관한 기막힌 알레고리가 명징하고 생생한 문체로 드러난 명작.
이 작품은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데이비드 린, 루키노 비스콘티 영화 거장들을 유혹한 소설인데, 모두 영화화를 유보하다, 1976년 발레리오 주를리니 감독이 시나리오로 각색해 영화화했고, 음악을 엔리오 모리코네가 맡아 더 유명해졌다. 르몽드 선정 ‘20세기 책 100선’.
저자

디노부차티

저자:디노부차티
1906년이탈리아벨루노지방에서태어났다.밀라노대학에서국제법을전공하고,졸업후1928년『코리에레델라세라』에입사해평생기자로살았다.이차대전당시특파원으로활약하며문학월간지『라레투라』에관여했다.여러소설과시,오페라와희곡을썼으며,화가및만화가이자무대디자이너로도활동했다.
첫소설『산악순찰대원바르나보』(1933)를시작으로,『타타르인의사막』(1940)으로큰명성을얻었다.소설집『60개의이야기』(1958)로스트레가상을수상한후,장편소설『어떤사랑』(1963)을발표하며작가로서절정에오른다.특히스스로를“기자와작가를취미로하는화가”라고말했던그는이탈리아최초의그래픽노블로불리는『만화시집』(1969)도출간했다.그밖에장편소설『위인의초상』(1960),삽화작품집『시칠리아의유명한곰습격사건』(1945)등이있다.
이탈리아아방가르드문학을이끈환상문학의거장으로불리는부차티는,‘시간’과‘고독’에관한강렬한알레고리로써인간실존의문제를환상적이고예리하게담아낸작가로주목받았다.췌장암진단을받고일년후1972년밀라노에서눈을감았다.

역자:한리나
이탈리아로마의라사피엔차대학교에서박사과정을마치고,고려대학교에서‘프리모레비와번역’에관한연구로비교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인간의내면과삶을주제로한문학,번역,철학,예술등인문학전반에관심을갖고있다.현재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강의를하고있으며,옮긴책으로는『제노의의식』『릴리트』『소수의고독』등이있다.

목차

타타르인의사막7

해설|요새와사막그리고오지않는적들283
디노부차티연보289

출판사 서평

고립무원의요새에서아무도모르는적을기다리는한병사의부조리한세계

“더는이초막같은요새에서벗어날수없는우울한친구여.당신처럼다른많은이들이너무나오래희망을고집해왔다.시간은당신들보다훨씬빨랐고,당신들은다시시작할수없으리.”_본문에서

『타타르인의사막』은총30장으로구성된장편소설로,군사학교를막졸업한조반니드로고가‘타타르인의사막’이라불리는넓은평원을마주한북부국경지대의바스티아니요새로파견되어,평생에걸쳐언제쳐들어올지모를가상의적군을기다리며펼치는이야기다.규칙적이고반복적인군대의일상과한없이펼쳐진황량한사막평원,그국경지대에서그들을살아있게하는존재이유는오직무감각한지평선너머에서여기로언젠가진군해올적뿐이다.북방의이민족은신비에싸여있고,전설처럼전해지는소문만있을뿐그실체가모호하다.누군가는이요새의환상을깨닫고떠나고,누군가는이지루한희망고문속에서자신의포부를고수하다죽으며,누군가는실수로아군의총에맞아죽는전쟁없는전쟁태세세계.이요새의마법에사로잡힌군인들과더불어천천히늙고병들어가는드로고는,마침내적이왔을때새병사들로부터요새에서쫓겨나,어느무명의여관에서“봄밤의가벼운회오리”처럼찾아든인생최후의적죽음을맞는다.
이작품발표당시,이탈리아는1차대전이끝나고무솔리니의파시즘정권하에서이파국의체제에저항하는분위기와더불어안팎으로굉장히혼란스럽고불안한시기였다.이런대기속에서나온이소설은삶과죽음,인간실존의문제와끝없는무無의세계에관한알레고리를명징하고생생한문체로드러낸수작으로평가받으며,작가에게세계적명성을안겨주었다.누가적이고그적이실로있기나한건지도모른채끌려가는부조리한세계에볼모처럼잡힌불안한인간의운명은책장을넘길수록점점미혹과실수와고뇌로얼룩진한편의우화같은악몽으로화한다.

화가부차티의전력이담긴표지,시간과욕망과꿈의마지막스케치

부차티는“기자와작가를취미로하는화가”라고자신을일컬은바,<코리에레델라세라>기자로오랫동안활동하면서도여러그림과만화를그리고무대미술가로도활동했다.훌륭한재능덕에이탈리아최초의그래픽노블로불리는독특한책『만화시집』(1969),2019년에애니메이션으로만들어져화제가된삽화작품집『시칠리아의유명한곰습격사건』(1945)을펴내기도했다.이책의표지로쓰인그림역시작가가직접그린그림으로,<밀라노두오모광장>이란제목하에1950년대에발표했다.
시각적이미지를눈에선하게그려내는묘사력은이작품속에서도유감없이발휘된다.요새안팎을휘감는시간의속도와꿈속의수수께끼카드처럼넘어가는매장면의밀도는읽는이로하여금단번에이신기루같은풍경속으로빠져들게만든다.특히마지막30장에서아무도몰래적요한고통속에서외로이사투를벌이며죽음을맞는드로고의모습은,죽음앞에선단독자로서의운명을아는인류전체의뇌리에진정감동어린소용돌이를남긴다.그는과거의욕망과현재의고뇌속에서미래의진정한인간으로서한번도달성하지못했던참된군인으로서의영광을,존엄을다한인류최후의보루를지킨다.“과거의일들이숨어있던씁쓸한심연에서,부서진욕망들에서,그가겪은아픔과상처들에서,그로서는감히엄두도못내던어떤힘이올라왔다...조반니는기운을내어가슴을조금펴고,한손으로군복의목깃을정돈한다.그의시선은다시한번창밖으로향하고,자신의마지막몫인별들을보기위해아주짧은눈길을던진다.그리고어둠속에서,아무도그를보지않지만,그는미소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