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으는 고슴도치 아가씨 (김민정 시집)

날으는 고슴도치 아가씨 (김민정 시집)

$10.25
Description
그리운 마음일 때 'I Miss You'라고 하는 것은 '내게서 당신이 빠져 있기(miss) 때문에 나는 충분한 존재가 될 수 없다'는 뜻이라는 게 소설가 쓰시마 유코의 아름다운 해석이다. 현재의 세계에는 틀림없이 결여가 있어서 우리는 언제나 무언가를 그리워한다. 한때 우리를 벅차게 했으나 이제는 읽을 수 없게 된 옛날의 시집을 되살리는 작업 또한 그 그리움의 일이다. 어떤 시집이 빠져 있는 한, 우리의 시는 충분해질 수 없다.

더 나아가 옛 시집을 복간하는 일은 한국 시문학사의 역동성이 드러나는 장을 여는 일이 될 수도 있다. 하나의 새로운 예술작품이 창조될 때 일어나는 일은 과거에 있었던 모든 예술작품에도 동시에 일어난다는 것이 시인 엘리엇의 오래된 말이다. 과거가 이룩해놓은 질서는 현재의 성취에 영향받아 다시 배치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의 빛에 의지해 어떤 과거를 선택할 것인가. 그렇게 시사(詩史)는 되돌아보며 전진한다.

이 일들을 문학동네는 이미 한 적이 있다. 1996년 11월 황동규, 마종기, 강은교의 청년기 시집들을 복간하며 '포에지 2000' 시리즈가 시작됐다. "생이 덧없고 힘겨울 때 이따금 가슴으로 암송했던 시들, 이미 절판되어 오래된 명성으로만 만날 수 있었던 시들, 동시대를 대표하는 시인들의 젊은 날의 아름다운 연가(戀歌)가 여기 되살아납니다." 당시로서는 드물고 귀했던 그 일을 이제 다시 시작해보려 한다.
저자

김민정

1999년『문예중앙』을통해등단했다.시집으로『날으는고슴도치아가씨』『그녀가처음,느끼기시작했다』『아름답고쓸모없기를』『너의거기는작고나의여기는커서우리들은헤어지는중입니다』가있다.박인환문학상,현대시작품상,이상화시인상을수상했다.

목차

시인의말
개정판시인의말

1부살수제비끓이는아이
응시/나는안닮고나를닮은검은나나들/검은나나의꿈/검은나나의제8요일자일기/잠들어거울속에서눈뜬검은나나/따뜻한날젤로차가운나의체온/가위눌리다도망나온새벽/변명그다음에오는메아리/비유할수밖에없어/어떤불화/앨범,환상이라고하기엔증거충분한/다시무정란속으로/그러나죽음은정시가되어야문을연다/살수제비끓이는아이/나의‘완전한’나를찾아서/내가날잘라굽고있는밤풍경/마지막설전/매일매일놀러오는우리죽은아빠

2부나는야폴짝
나는야폴짝/포도씨앗속에엄마찾기/날마다의연습/안보이는나들의부화/
에고머니재미없는자매놀이/죽어도절대안죽는내소꿉친구의아버지는이제영원히노래할수없어요/사춘기1/사춘기2/나는까만꽃가루들을알아/담벼락에붉은낙서/하지마요,해도하는손들과더불어/안녕,안녕,안녕하다는나의밤이나를/완전한격리/밤이머리칼을풀어나를찾는다/어떤동반자들/밤마다기다린다네혀잘린여가수는/아직도저문너머에서는/스무살

3부그녀들의메르헨
내가그린기린그림기림/멀리개짖는소리들리더니/열쇠어(魚)/거북속의내거북이/고등어부인의윙크/두꺼비왕자는냄새나서슬퍼/저기우리집양념통닭아저씨지나가신다/박치기하면서빛나는문어/눈내리는거리에눈알파는소년들이들끓었다/가재발달린집게벌레의방문/젖소아줌마가작아지는비밀/김종민아저씨/용용죽겠지/댁의엄마는안녕하십니까?/들개브라보들깨/날으는고슴도치아가씨/이상한나라의도서관견학

4부아는사람입니까?
집으로/축!생일/깊은밤부엌에서/두겹의호호(好好)/숨은집찾기놀이/자…살…자/쉴새없이죽은자들의야참이배달되어온다/똑똑,몽유병환자에게로/나의그곳을알거나혹은모르거나/불가피한잠입/나는그곳에서서내자신의무덤을판다/날마다숨어기다리는총알/내내/해빙/탈출/그저어항/음모(陰毛)한터럭속에세상모든음모(陰謀)가다숨어있듯이

출판사 서평

■편집자의책소개

엄마,엄마,엄마,
부서진세발자전거는
내가고칠게아무렇지도않게
내가다시타고다닐게그러니
죽는다고하지마,나다신
안죽을게_「비유할수밖에없어」부분

저렇게노래잘하는건내거북이아냐내거북은염산을타마시고목구멍이타버려서점자처럼안들리는노래를부르지내가너를네가나를껴안고뒹굴어야온몸에새겨지는바로그쓰라린노래_「거북속의내거북이」부분

한아이가울고있었다
아가너왜우니?
뼈가막아프대요
뼈가?
네,뼈가요뼈는눈물이없잖아요그래서뼈가나한테언니가대신눈물좀흘려줘그랬어요_「잠들어거울속에서눈뜬검은나나」부분

어서말해.……싫어요,말못해요.(……)죽어도말안할거야._「안보이는나들의부화」부분

1999년『문예중앙』을통해등단한김민정시인의첫시집『날으는고슴도치아가씨』를문학동네포에지17번으로새롭게복간한다.2005년5월열림원에서첫시집을묶었으니그로부터16년만이다.1995년부터2005년까지,스물에서서른까지10년의시들을담았다.복간본에서는초판의3부54편의시를4부70편으로재구성하고처음발표했던장시형식을되살렸으며첫시집에묶이지않은시들의제자리를찾아주었다.말많은네시는시가아니라고이것은우리‘모두’의이야기가아니라여자인‘나’만의이야기라는(「詩,雜이라는이름의폴더」)적극적인현실의오독속에서‘격리대상1호,까만색피가흐르는미친년’(「완전한격리」)은2021년더두툼해진살집으로우리앞에도착했다.끝끝내가시지않을금간얼굴의탄내를언제까지나기억하면서(「날으는고슴도치아가씨」).
“갈가리살집이찢겨나간실핏줄타래들/대체어떻게꿰매야하죠?”(「따뜻한날젤로차가운나의체온」)내안에들끓는‘아니야’는컹컹짖는‘개소리’가되어두개골이뻐개지고걸레빠는양동이속끓는물에(「들개브라보들깨」)처박힌다.“우리는집집마다유리창위에눌려있는여자들의얼굴이반짝반짝손톱에칠한투명매니큐어처럼빛나고있는걸//본다.눈물인데그냥가는비로흐르게끔내버려두는사람들과더불어”(「하지마요,해도하는손들과더불어」).우당탕입밖으로굴러나오는나를닮은제각각의공하나하나.너여기있었구나나도여기있었는데……(「잠들어거울속에서눈뜬검은나나」)“얘들아이것좀봐,여태껏너희들의아가미가이렇게꼴딱꼴딱숨쉬고있었나봐.”(「검은나나의제8요일자일기」)
김민정시의문장들은의미를전달하기위해서가아니라그자체가비명이자광기어린중얼거림인말의괴로움을보여주려존재한다(이장욱).김민정은어른의현실세계를유희의형태로고발하려는시적전략으로‘어린아이같음’을택하지만동시에시인은현실세계의폭력성에그같은‘아이다움’이얼마나무력한지보여준다.죽음과같은폭력을겪으면서도‘매일매일학교에가야’하는현실의질서를(강계숙).그러나황량한내면풍경을당차게횡단하는그녀의발성법은“우리들잠든심장의세탁기를찔러대며”새로운세대의시적징후와정신적근종을보여주었다(박정대).황현산은묻는다.김민정의첫시집이너무일찍발간되었던것은아닌가.남혐전사들이사용했다는실탄의원형이모두여기있는데(@septuor12015년6월3일).“고작한방울의바다,눈물”(「박치기하면서빛나는문어」).이고통의무늬로짜인,언어가곧상처인그녀의시는타락한동화같은현실을매만지고캄캄한골목길을조금이나마밝히게되리라(김미정).

내게절실하지않은건엄살에불과했으므로나는그기막힌풍경들은달력그림으로벽에걸어놓은채오로지내온몸의통점을통과해가는만물의심박동에만귀기울였을뿐이었다.그러니까네시는시가아니야.그럼내시가소설이냐.그렇게말많은네시는시가아니라고.그럼네시는말줄임표냐.우리‘모두’의이야기인데여자인‘나’만의이야기라니,이해가아닌해석으로마음이아닌콘택트렌즈로시를보는사람들의오독을독삼아나는그들의‘말씀그가르침’을반사하는놀이에늘시를초대했다.시는그렇게내게왔다._「詩,雜이라는이름의폴더」『서정시학』2005년겨울호

#김민정#날으는고슴도치아가씨#문학동네포에지


■문학동네포에지를시작하며

“어떤시집이빠져있는한,우리의시는충분해질수없다.”-문학동네복간시집시리즈문학동네포에지를시작하며

1.
2020년11월문학동네는복간시집시리즈인문학동네포에지를시작하며1차분열권을우선으로선보였습니다.2021년3월2차분열권을새롭게세상에내놓습니다.문학동네는일찌감치이작업을시도한바있습니다.1996년11월‘포에지2000’시리즈의펴냄아래황동규,마종기,강은교의청년기시집들을복간하며그명맥을이어나가던바있습니다.“예민한감성과날카로운직관으로시대의혼돈과상처를노래했던젊은영혼의생생한울림이담긴추억의명시들을독자앞에다시금제시함으로써빛나는시의정수를확인하고자”하려함이라는취지의글이떠오릅니다.그정신은온전히두고그매무새를새로이다지는과정가운데문학동네포에지의첫행보를내딛기까지시간이오래좀더디걸린것도사실입니다.“옛시집을복간하는일은한국시문학사의역동성이현시되는장을여는일이되기도할것”이다,우리스스로선언한책임과의무의말이실은얼마나큰무게인지모르지않은까닭입니다.시라는무한과시집이라는열림을끌어안으려는데있어한껏오므라들었다힘껏펼칠줄아는시리즈라는줄자,이를가능케하는힘은아무려나사랑에있음을이제는깨닫고온전히그순정에기대어용기를낼수도있게되었습니다.

2.
문학동네의구간시집시리즈인문학동네포에지는복간의기저를비단문학동네에적을두었던시집만을필두로하지않는다는점을특징으로합니다.반드시는아니더라도이왕이면읽어둬도참좋으련만,이런저런사정으로오랜시간서점에서찾아보기힘들었던시집들이우리에게는꽤있었습니다.문학동네포에지는시간을거슬러찬찬히행하는시로의이뒤로걷기를통해파묻혀있을수밖에없었던시집을발굴하고,숨어있기좋았던시집을골라내며,책장밖으로떨어져있던시집을집어서가에다시꽂는일을게을리하지않음으로써한국시사를관통함에있어필요충분조건이되는시의독본들을여러분들에게친절히제공해드릴참입니다.출발의본거지는제각각달랐으나도착의안식처는모두한데로,문학동네포에지안에서유연성다해섞이고개연성있게엮인가운데한차에열권씩펼쳐질시의병풍은저마다다양한개성으로저마다독특한양식으로저마다특별한사유로시리즈라는줄자에서보다큼지막한테두리로우리를시라는리듬속에재미속에미침속에한껏춤추게할것입니다.특히나귀하디귀하다싶은것이시인들의첫시집임을알아그최전방에첫시집들을앞서배치한것인데1차분의김언희,김사인,이수명,성석제,성미정,함민복,진수미,박정대,유형진,박상수시인에이어새롭게출간된2차분역시김옥영,이문재,염명순,안도현,정은숙,조연호,김민정,최갑수,이영주,이현승시인의첫시집임에,복간에있어첫시집을앞서염두에둔다는원칙역시말씀드리는바입니다.

3.
문학동네포에지는문학동네시인선과책사이즈가같습니다.세상의시계와는완연히다른시의시간속에이두시리즈가맘껏뒤섞이는난장속에시집시리즈의건강함을기대하였고,맘껏뒤섞이는자연속에시집시리즈의무구함을기약한것도애초의기획의도중하나이기도했습니다.표지디자인의중심을컬러에놓은것도둘의공통점입니다.문학동네시인선이핀꽃이거나필꽃이라할때문학동네포에지는꽃이있다떨어진꽃자리이거나꽃없이진꽃을기억하는등산로앞의자라할적에그컬러의생겨먹음이필시달라야할것이라는짐작이내내따라붙었습니다.힘을빼고또뺐습니다.등을펴고또폈습니다.그렇게비우고그렇게꼿꼿해지는과정속에문학동네포에지는파스텔톤의열가지컬러와마주하게되었습니다.해설이따로실리지않는시집시리즈,추천사도따로박히지않는시집시리즈,시인의약력과시인의자서와시인의시로만꿰는시집시리즈,시인의시가운데미리보기로어떠한가싶어고른한편의시를책뒷면에새기는일로시집의단장을마치고시집의장단을맞춘시집시리즈,이에는색보다는물의수위가높아야한다는결론에이르게되었습니다.앞으로한차에열권씩출간하려는작정은예의과정에서비롯한작정이기도합니다.

4.
구석구석모자람도클것입니다.걸음마에넘어짐은자석근처의철심같은것,하여많은분들이넘어질적마다넘어졌구나가리키시고가르쳐주셔야오랫동안지치지않고씩씩하게걸어나갈수있음을압니다.모쪼록새롭게시작하는문학동네포에지를더도말고덜도말고그저사랑으로지켜봐주시면여한이없을성싶습니다.“사랑이란죽은이도거의소생시킬수있는것”이란에밀리디킨슨의시에힘입어“사랑이란죽은시집도거의소생시킬수있는것”이란우리만의변주로그이가부추긴‘사랑의함대’를비유삼아오늘이렇게문학동네포에지라는배를물위에띄워보는바입니다.

■기획의말

그리운마음일때‘IMissYou’라고하는것은‘내게서당신이빠져있기(miss)때문에나는충분한존재가될수없다’는뜻이라는게소설가쓰시마유코의아름다운해석이다.현재의세계에는틀림없이결여가있어서우리는언제나무언가를그리워한다.한때우리를벅차게했으나이제는읽을수없게된옛날의시집을되살리는작업또한그그리움의일이다.어떤시집이빠져있는한,우리의시는충분해질수없다.

더나아가옛시집을복간하는일은한국시문학사의역동성이드러나는장을여는일이될수도있다.하나의새로운예술작품이창조될때일어나는일은과거에있었던모든예술작품에도동시에일어난다는것이시인엘리엇의오래된말이다.과거가이룩해놓은질서는현재의성취에영향받아다시배치된다는것이다.우리는현재의빛에의지해어떤과거를선택할것인가.그렇게시사(詩史)는되돌아보며전진한다.

이일들을문학동네는이미한적이있다.1996년11월황동규,마종기,강은교의청년기시집들을복간하며‘포에지2000’시리즈가시작됐다.“생이덧없고힘겨울때이따금가슴으로암송했던시들,이미절판되어오래된명성으로만만날수있었던시들,동시대를대표하는시인들의젊은날의아름다운연가(戀歌)가여기되살아납니다.”당시로서는드물고귀했던그일을우리는이제다시시작해보려한다.

문학동네포에지2차분리스트

011김옥영『어둠에갇힌불빛은뜨겁다』
012이문재『내젖은구두벗어해에게보여줄때』
013염명순『꿈을불어로꾼날은슬프다』
014안도현『서울로가는전봉준』
015정은숙『비밀을사랑한이유』
016조연호『죽음에이르는계절』
017김민정『날으는고슴도치아가씨』
018최갑수『단한번의사랑』
019이영주『108번째사내』
020이현승『아이스크림과늑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