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의 사랑 (최갑수 시집)

단 한 번의 사랑 (최갑수 시집)

$10.00
Description
그리운 마음일 때 'I Miss You'라고 하는 것은 '내게서 당신이 빠져 있기(miss) 때문에 나는 충분한 존재가 될 수 없다'는 뜻이라는 게 소설가 쓰시마 유코의 아름다운 해석이다. 현재의 세계에는 틀림없이 결여가 있어서 우리는 언제나 무언가를 그리워한다. 한때 우리를 벅차게 했으나 이제는 읽을 수 없게 된 옛날의 시집을 되살리는 작업 또한 그 그리움의 일이다. 어떤 시집이 빠져 있는 한, 우리의 시는 충분해질 수 없다.

더 나아가 옛 시집을 복간하는 일은 한국 시문학사의 역동성이 드러나는 장을 여는 일이 될 수도 있다. 하나의 새로운 예술작품이 창조될 때 일어나는 일은 과거에 있었던 모든 예술작품에도 동시에 일어난다는 것이 시인 엘리엇의 오래된 말이다. 과거가 이룩해놓은 질서는 현재의 성취에 영향받아 다시 배치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의 빛에 의지해 어떤 과거를 선택할 것인가. 그렇게 시사(詩史)는 되돌아보며 전진한다.

이 일들을 문학동네는 이미 한 적이 있다. 1996년 11월 황동규, 마종기, 강은교의 청년기 시집들을 복간하며 '포에지 2000' 시리즈가 시작됐다. "생이 덧없고 힘겨울 때 이따금 가슴으로 암송했던 시들, 이미 절판되어 오래된 명성으로만 만날 수 있었던 시들, 동시대를 대표하는 시인들의 젊은 날의 아름다운 연가(戀歌)가 여기 되살아납니다." 당시로서는 드물고 귀했던 그 일을 이제 다시 시작해보려 한다.
저자

최갑수

1997년『문학동네』를통해등단했다.시집으로『단한번의사랑』이있다.

목차

시인의말
개정판시인의말

밤을말하다/해안/남포/버드나무선창/창가의버드나무/나무를생각함/가포(歌浦)에서보낸며칠/후허하오터(呼和浩特)의달/후허하오터의선인장/판티엔후허하오터(Hotel呼和浩特)/신포동/해안도로/단한번의사랑/밀물여인숙1/밀물여인숙2/밀물여인숙3/밀물여인숙4/석양리(夕陽里)/양계장/어두워지다/야행(夜行)/고드름/11월/연못속의거리/사랑에관한짧은필름/내속의,격랑으로일렁이는커다란돛배/석남사단풍/미루나무/늦은밤잠이깨다/새벽두시의삽화/연못아,나도한때는/외로운애인/카페레인보우/저물무렵/감나무와바람의쓸쓸한연애/오후만있던일요일/부기우기/지붕위의별/뼈/야간비행/그도시의외곽/나는밀물이었다/오후만있던수요일/안개다방/석촌호수에서/새벽강가에서/정기구독목록/그여자의낡은사진/야행성/집으로가는길/봄길을걷다/낙심/은하사내려오는길/온몸을봄산에기댄채/악기들/샌프란시스코/겨울나무/손금을보는이유/노모(老母)/그것들에게

출판사 서평

■편집자의책소개

사랑이나하자꾸나
맨몸으로하면되는거
하고나서씁쓸하게웃어버리면되는
그런거_「밀물여인숙4」

잠에서깨었다
창틈으로길들이희게번지고
아직베개를베는잠은서툴다
가지못하는길들은가끔
집으로들어서기도한다_「늦은밤잠이깨다」

날아가는새를잡아
창틀에앉히고
덜렁덜렁먼산을가지러가기도하는오후
누군가나무에나뭇잎을매달기위해
애쓰고있다_「손금을보는이유」부분

1997년『문학동네』를통해등단한최갑수시인의단한권의시집,『단한번의사랑』을문학동네포에지18번으로새롭게복간한다.2000년5월문학동네에서60편의시를첫시집으로묶어선보이고21년만이다.국문과4학년재학중에“시의높이가시인의생(生)체험의부피와결코무관하지않다면,이시편들이보유하고있는높이와그부피에경의를표하지않을수없다”는평을들으며등단한시인최갑수는“70년대정서를가지고,결승점에가까운목소리를내며,세기말/세기초에시인이되”(이문재)었다.사랑은있어야하지만,그사랑은언제나사랑을원하는자의것은아니어서,그사랑과사랑을원하는실존과의거리때문으로우리의젊은삶은고단해진다고이신산한삶의지도와그지도를억세게혹은세심하게분탕칠하는역마살이부러울지경이라는이문재시인의애정은결코넘침이없었다.그가들려주는맑고따뜻한노랫가락엔수선스러운누이의그리움과고드름끝에갇혀타는햇살의외로움이있다(박태일).이시대의소란한풍경(風景)속에서풍경(風磬)처럼느리고깊은그의시를읽으면엷은미소와함께생에서결코소멸할수없는그리움에고요히잠기게될것이다(김철식).
“걸어가야만할날들은많은데희망은/정말로실낱같기만”(「집으로가는길」)한“막막한봄밤/소리치면툭,하고끊어질것만같은수평선/(……)/무엇일까,/우리를밤새깨어있게만드는/비린냄새의그것들은”(「버드나무선창」).“깨어보면사랑은/돌멩이같은것/발길에툭툭채어/마른먼지나일으켜대는”(「악기들」).‘애처로운등을한채이곳에온우리’“외진몸과외진몸사이/하루에도몇번씩/높은물이랑이친다”(「밀물여인숙3」「밀물여인숙1」).“보고싶은이없이참을만했던며칠/저녁이면바람이/창문에걸린유리구슬주렴사이로/빨강노랑초록의노을몇줌을/슬며시뿌려주고가기도했다”(「가포(歌浦)에서보낸며칠」).“창틀에놓인베고니아화분이그리움쪽으로쓰러”지고있다(당선소감).

비빌데없는
내젊은날의구름들을불러다
왁자지껄모래밭에앉히고
하늘한편에서
1박2일로민박하는초저녁달에게
근대화슈퍼가는귀먹은할머니한테가서
진로소주몇병받아오게하고
깍두기도한종지얻어오게하고
그런날저녁
외롭고가난한나의어느날저녁
남해한귀퉁이섬마을에서
바람이나를데리러왔다가는
해당화가피었대,
엽서만전해주고그냥돌아간후
마을회관옥상에놓인풍향계는
격렬하게어스름쪽을가리키고
어디까지왔나,
밤하늘은금세
온갖외로움들로글썽거리고

_「석양리(夕陽里)」전문

#최갑수#단한번의사랑#문학동네포에지


■문학동네포에지를시작하며

“어떤시집이빠져있는한,우리의시는충분해질수없다.”-문학동네복간시집시리즈문학동네포에지를시작하며

1.
2020년11월문학동네는복간시집시리즈인문학동네포에지를시작하며1차분열권을우선으로선보였습니다.2021년3월2차분열권을새롭게세상에내놓습니다.문학동네는일찌감치이작업을시도한바있습니다.1996년11월‘포에지2000’시리즈의펴냄아래황동규,마종기,강은교의청년기시집들을복간하며그명맥을이어나가던바있습니다.“예민한감성과날카로운직관으로시대의혼돈과상처를노래했던젊은영혼의생생한울림이담긴추억의명시들을독자앞에다시금제시함으로써빛나는시의정수를확인하고자”하려함이라는취지의글이떠오릅니다.그정신은온전히두고그매무새를새로이다지는과정가운데문학동네포에지의첫행보를내딛기까지시간이오래좀더디걸린것도사실입니다.“옛시집을복간하는일은한국시문학사의역동성이현시되는장을여는일이되기도할것”이다,우리스스로선언한책임과의무의말이실은얼마나큰무게인지모르지않은까닭입니다.시라는무한과시집이라는열림을끌어안으려는데있어한껏오므라들었다힘껏펼칠줄아는시리즈라는줄자,이를가능케하는힘은아무려나사랑에있음을이제는깨닫고온전히그순정에기대어용기를낼수도있게되었습니다.

2.
문학동네의구간시집시리즈인문학동네포에지는복간의기저를비단문학동네에적을두었던시집만을필두로하지않는다는점을특징으로합니다.반드시는아니더라도이왕이면읽어둬도참좋으련만,이런저런사정으로오랜시간서점에서찾아보기힘들었던시집들이우리에게는꽤있었습니다.문학동네포에지는시간을거슬러찬찬히행하는시로의이뒤로걷기를통해파묻혀있을수밖에없었던시집을발굴하고,숨어있기좋았던시집을골라내며,책장밖으로떨어져있던시집을집어서가에다시꽂는일을게을리하지않음으로써한국시사를관통함에있어필요충분조건이되는시의독본들을여러분들에게친절히제공해드릴참입니다.출발의본거지는제각각달랐으나도착의안식처는모두한데로,문학동네포에지안에서유연성다해섞이고개연성있게엮인가운데한차에열권씩펼쳐질시의병풍은저마다다양한개성으로저마다독특한양식으로저마다특별한사유로시리즈라는줄자에서보다큼지막한테두리로우리를시라는리듬속에재미속에미침속에한껏춤추게할것입니다.특히나귀하디귀하다싶은것이시인들의첫시집임을알아그최전방에첫시집들을앞서배치한것인데1차분의김언희,김사인,이수명,성석제,성미정,함민복,진수미,박정대,유형진,박상수시인에이어새롭게출간된2차분역시김옥영,이문재,염명순,안도현,정은숙,조연호,김민정,최갑수,이영주,이현승시인의첫시집임에,복간에있어첫시집을앞서염두에둔다는원칙역시말씀드리는바입니다.

3.
문학동네포에지는문학동네시인선과책사이즈가같습니다.세상의시계와는완연히다른시의시간속에이두시리즈가맘껏뒤섞이는난장속에시집시리즈의건강함을기대하였고,맘껏뒤섞이는자연속에시집시리즈의무구함을기약한것도애초의기획의도중하나이기도했습니다.표지디자인의중심을컬러에놓은것도둘의공통점입니다.문학동네시인선이핀꽃이거나필꽃이라할때문학동네포에지는꽃이있다떨어진꽃자리이거나꽃없이진꽃을기억하는등산로앞의자라할적에그컬러의생겨먹음이필시달라야할것이라는짐작이내내따라붙었습니다.힘을빼고또뺐습니다.등을펴고또폈습니다.그렇게비우고그렇게꼿꼿해지는과정속에문학동네포에지는파스텔톤의열가지컬러와마주하게되었습니다.해설이따로실리지않는시집시리즈,추천사도따로박히지않는시집시리즈,시인의약력과시인의자서와시인의시로만꿰는시집시리즈,시인의시가운데미리보기로어떠한가싶어고른한편의시를책뒷면에새기는일로시집의단장을마치고시집의장단을맞춘시집시리즈,이에는색보다는물의수위가높아야한다는결론에이르게되었습니다.앞으로한차에열권씩출간하려는작정은예의과정에서비롯한작정이기도합니다.

4.
구석구석모자람도클것입니다.걸음마에넘어짐은자석근처의철심같은것,하여많은분들이넘어질적마다넘어졌구나가리키시고가르쳐주셔야오랫동안지치지않고씩씩하게걸어나갈수있음을압니다.모쪼록새롭게시작하는문학동네포에지를더도말고덜도말고그저사랑으로지켜봐주시면여한이없을성싶습니다.“사랑이란죽은이도거의소생시킬수있는것”이란에밀리디킨슨의시에힘입어“사랑이란죽은시집도거의소생시킬수있는것”이란우리만의변주로그이가부추긴‘사랑의함대’를비유삼아오늘이렇게문학동네포에지라는배를물위에띄워보는바입니다.


■기획의말

그리운마음일때‘IMissYou’라고하는것은‘내게서당신이빠져있기(miss)때문에나는충분한존재가될수없다’는뜻이라는게소설가쓰시마유코의아름다운해석이다.현재의세계에는틀림없이결여가있어서우리는언제나무언가를그리워한다.한때우리를벅차게했으나이제는읽을수없게된옛날의시집을되살리는작업또한그그리움의일이다.어떤시집이빠져있는한,우리의시는충분해질수없다.

더나아가옛시집을복간하는일은한국시문학사의역동성이드러나는장을여는일이될수도있다.하나의새로운예술작품이창조될때일어나는일은과거에있었던모든예술작품에도동시에일어난다는것이시인엘리엇의오래된말이다.과거가이룩해놓은질서는현재의성취에영향받아다시배치된다는것이다.우리는현재의빛에의지해어떤과거를선택할것인가.그렇게시사(詩史)는되돌아보며전진한다.

이일들을문학동네는이미한적이있다.1996년11월황동규,마종기,강은교의청년기시집들을복간하며‘포에지2000’시리즈가시작됐다.“생이덧없고힘겨울때이따금가슴으로암송했던시들,이미절판되어오래된명성으로만만날수있었던시들,동시대를대표하는시인들의젊은날의아름다운연가(戀歌)가여기되살아납니다.”당시로서는드물고귀했던그일을우리는이제다시시작해보려한다.

문학동네포에지2차분리스트

011김옥영『어둠에갇힌불빛은뜨겁다』
012이문재『내젖은구두벗어해에게보여줄때』
013염명순『꿈을불어로꾼날은슬프다』
014안도현『서울로가는전봉준』
015정은숙『비밀을사랑한이유』
016조연호『죽음에이르는계절』
017김민정『날으는고슴도치아가씨』
018최갑수『단한번의사랑』
019이영주『108번째사내』
020이현승『아이스크림과늑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