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돌 키우기 (한승원 자서전 | 양장본 Hardcover)

산돌 키우기 (한승원 자서전 | 양장본 Hardcover)

$22.30
Description
“글을 쓰는 한 살아 있고, 살아 있는 한 글을 쓸 것이다.”
이야기로 구원받고 이야기로 구원하는 사람
작가 한승원의 순간과 영원을 담은 한 권의 우주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우리 시대의 거목으로 자리매김한 한승원.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김동리문학상(현 동리문학상) 등 굵직한 문학상을 통해 한국문학에 족적을 남기는 것은 물론, 살아 있는 한국문학사 자체에 이른 대작가 한승원. 그런 그가 인생에서 단 한 번이자, 단 한 권일 자서전 『산돌 키우기』를 문학동네에서 펴낸다. 올해로 등단 55주년, 반세기가 넘도록 소설을 써온 작가이자, 어느덧 망구(望九)의 나이도 지나 한 세기에 가까운 삶을 살아낸 한 인간의 촘촘한 발자취가 이 한 권에 옹골차게 들어차 있다. 간단없는 왕성한 필력으로 시, 소설, 동화, 인문서, 에세이를 망라하는 수십 종의 책을 써낸 전방위적 작가의 시작과 끝을 독자는 아쉬움 없이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산돌 키우기』는 시인이자 소설가인 한승원의 일생을 총망라한 자서전인 동시에, 한승원이라는 예외적 인간을 주인공으로 한 대서사시에 다름 아니리라.
저자

한승원

1939년전남장흥에서태어나서라벌예술대학문예창작과를졸업하고,1968년대한일보신춘문예에단편소설「목선」이당선되면서작품활동을시작했다.고향인전남장흥의율산마을에서바다를시원始原으로한작품들을꾸준히써오고있는작가는현대문학상,한국문학작가상,이상문학상,대한민국문학상,한국소설문학상,한국해양문학상,한국불교문학상,미국기리야마환태평양도서상,김동리문학상등을수상했다.
소설집『앞산도첩첩하고』『안개바다』『미망하는새』『폐촌』『포구의달』『내고향남쪽바다』『새터말사람들』『해변의길손』『희망사진관』,장편소설『아제아제바라아제』『우리들의돌탑』『해일』『시인의잠』『동학제』『까마』『아버지를위하여』『연꽃바다』『해산가는길』『꿈』『사랑』『화사』『멍텅구리배』『초의』『흑산도하늘길』『원효』『추사』『다산』『보리닷되』『피플붓다』『항항포포』『겨울잠,봄꿈』『사랑아,피를토하라』『사람의맨발』『물에잠긴아버지』『달개비꽃엄마』『도깨비와춤을』『신화의늪』,시집『열애일기』『달긷는집』『꽃에씌어산다』,산문집『꽃을꺾어집으로돌아오다』등이있다.

목차

서문

태몽|만월에대한추체험|푸른어둠|무지개색의광망光芒|‘귀먹쟁이’라는놀림|공출供出|물찬제비처럼,비행기처럼날아가기|하늘|행동거지느린괴짜선비의하늘공부|할아버지의하늘과아버지의땅|연鳶|여의주를삼킨소년|하느님의암행|개다리소반|밥값|할머니의주검|흉년인한여름에치른오일장葬|이야기의힘|할아버지의방|왜소한할아버지|금덩이이야기|신성神性|할아버지와아버지의서로다른눈|어머니의눈|장기와여우쫓는지혜|산돌키우기|신필神筆|두꺼비와토끼가한내기|도깨비들의성정性情|집단무의식|아버지의방안통수치유법|머슴들의세계|은혜로운반면교사|형의권력|화살을삼킨눈|피리젓대|피리젓대만들기|풀피리|순이|뱀딸기|물아래진서방|봄보리밭에서|앞산도첩첩하고|도깨비의장난같은비라|찬란한빛바다|개근상|공책검사|외할머니의기침소리|여순사건여파|따돌림|토벌대|굴窟|악몽|몰매|침묻은성적표|골방|큰누님|밀짚모자쓴당숙|6·25전쟁|조선인민공화국세상|두사람의보안서원|아기업고온큰누님|쌀한자루를지고보안서로|마을로들어온인민군|교통호파기울력|인민군장교|보안서에서흘러나온비명|약산도기습사건|반동자의재산몰수|유격대원과여성동맹원|사치기,사치기사포포|노숙露宿|개도살|반동자숙청|또다시바뀐세상|경찰지서의토치카쌓기울력|자갈밭에버려진주검|이사람살릴까요,죽일까요?|여성동맹위원들|야만에서문명으로|다시학교에갔다|통학단장|과부된큰누님|아버지의설계도|하루두끼만먹었다|가난한자와부자|권력서열|팔십리길|눈물섞인팥죽의맛|클라리넷과의만남|난독혹은속독|문예반가입|첫소설「천수답」|문학이라는병病|『한글큰사전』|섬마을에서의삶|모성성母性性강한암탉|진목리와의인연|잔밥|쟁기질|아버지가권한막걸리한사발|별흐르는여름밤에|어머니의뿌리,동학東學|실머슴|삭발|밤배질|물정物情얻기|바다,세치오푼저너머의저승|양복한벌|별들이수런거리는밤|연극|파도에닳아진조개껍데기우송하기|거듭되는실패와절망|천관사|파탄|변곡점|그녀와의재회|서라벌예대문예창작과|허기진독서|드라마센터의연극|도안스님|군기개판인군인|실존|표현혹은형상화|문장의밀도|소설적인장치혹은모럴|겁없이무조건써라,쓰면서절망하고또절망하면서공부하고써라|습작|신춘문예|엄동설한의훈련소|새까만일등병|숨구멍|클래식음악|독재자암살예언|시위진압을위해서울로입성|여자친구|살煞|파카만년필|기로岐路|증심사에서의혼례식|산골학교교사|남한산성군교도소|가을찬바람,그리고참회|두번째삭발|목선木船|아버지의뒷모습|큰아들과의만남|광주에서신인소설가로살기|딸|도전적으로살기|해신제海神祭이야기|한철학교수의독설|순수와참여|문학에서의‘향기’라는것|결핍|형제들|막내아들|객기와오기,혹은경쟁자만들기|문장용타자기|기차굴(터널)|염소키우기|산골마을|응집되는힘|교육지표사건|사직서|나만의색깔|서울살이|북한산밑우이동|돈빚보다무서운원고빚|나만의셈법,혹은추동력|세가지기계|문장의촉기觸氣혹은아우라같은맥놀이현상|판소리의‘아니리’|남의다리긁기|재벌회장의전기傳記청탁|광주의5·18항쟁|니코스카잔차키스와의만남|구도求道|소설로쓴『화엄경』|그여자소식|약물중독|탑塔|열애가시詩를|시집『열애일기』|우주주의,혹은자연친화적인글쓰기|초상집개|나를가두기와풀어놓기|해산토굴|절망하게한정약용·정약전형제의편지|북학파,조선조후기젊은지성인들과의만남|서양의사행四行과동양의오행五行|사업|바람구멍,혹은들숨과날숨|도깨비와춤을|곱게화장한99세어머니의얼굴|병을미끼로시詩와신神을낚는다|“한승원선생돌아가셨어요?”

부록
흑산도하늘길|초의|원효와의만남|원효에대한오독|‘자루빠진도끼’에대한오해|『판비량론』|원효와의상|원효의문장|추사와의만남|다산과의만남|내가옆구리에끼고사는도깨비|다산의구도적인삶|석가모니의맨발|출가정신은맨발의정신|길굽이굽이에솔잎을뿌려놓는다

발문|한강(소설가)
반짝이는유리기둥사이에서

출판사 서평

“아버지는다시태어났고자랐고살았던것이다,이페이지들사이에서.”
_한강(소설가)

남은생을오롯이문학에헌신하기위해,그는고향인장흥으로되돌아가‘해산토굴’에자신을가두어하루도빠짐없이글을쓴다.시시포스와도같은구도자적삶을살며,작가는이번책을(고려장전설속)“아들의등에업혀가는어머니가자기를버리고귀가할아들이길을잃을까봐돌아갈길굽이굽이에솔잎을따서뿌리듯이글을쓴다”(「서문」)라고밝힌다.한국문학의아버지라불리기도하는한승원은실제로두작가(한강,한규호)의아버지이기도하다.그러한아버지의마음으로후세이자후배에게남기는이글은감히‘인류의유산’이라고말해도좋을만큼이채롭고,새롭고,깊은통찰력이스며있는이야기로가득하다.한인물이굴곡진역사속에서야만에서문명으로옮겨가는눈부신순간이,한인간이태어나고떠나고다시금태어난자리로되돌아가는경이로운순환의궤적이,한작가가문학청년에서시대를대표하는대가로발돋움하는갈피갈피가『산돌키우기』속에반짝이는빛을숨긴채우리를기다리고있다.강의시원(始元)에도착한듯,노거수(老巨樹)로빼곡한숲의초입에당도한듯,석영동굴의입구와마주한듯한마음으로천천히페이지를들추어주시기를부탁드린다.
자서전『산돌키우기』는한승원작가의태몽으로시작한다.“하늘복숭아같이탐스러운유자를주워치마폭에”(「태몽」)담는어머니의꿈.어머니는그에게여느유자보다크고탐스러웠다는이야기를자랑스럽게말해주고,작가는이를여느사람과는다른특출한삶을살게될것이란예언처럼받아들인다.어머니의자식사랑이묻어나는곰살궂은태몽을작가는허투루흘려듣지않고,그것을마치신탁이자의지로삼아자신의삶을개척해나간다.엄혹한일제식민지시절을유년기로보낸그는자신의눈으로목격한삶의긴박감,생과사의무자비함,폭력과야만의풍경을고스란히옮겨놓는다.해방이되고도한반도의남쪽끝까지,아이에게까지대물림되고침투한이념의대립을몸소겪어내며시대의아픔을몸과종이에새긴다.
그러나긴장을늦출새없는팍팍한시절에도그를견디게하고,위로하고,멀게는‘작가한승원’으로키워내는할아버지가존재한다.작가는“할아버지는내속에하늘을심어주려했다”(「하늘」)는말로그에대한회상을시작한다.‘땅’을떠오르게하는지극히현실적인아버지와대비되는‘하늘’의할아버지.작가는인생에서처음으로만난이야기꾼이자글(천자문)을알려주는할아버지와의운명적인일화를통해평생에걸쳐자신을지배하고또구제하는이야기의힘을다시금복기한다.할아버지로부터건네들은지혜와통찰이담긴옛날이야기,도깨비이야기,여우이야기들을작가의입을통해지금의우리가건네받는체험은‘유산’이라는말을절감하기에충분하다.

이책을읽는일은그렇게지극히사적인경험이었다.가족으로서내가함께겪었거나지켜보았거나알고있는일들은아버지라는한사람이팔십여년동안살았던삶의일부이자단면일뿐이라는당연한사실을매순간느꼈다.한길사람의속은얼마나깊고아득한것인지를._한강(소설가),발문「반짝이는유리기둥사이에서」에서

역사를살아낸모두가소설가,시인이되는것은아닐터이다.그러나어떤이는작가가될수밖에없는운명을타고나고또그길을스스로만들어나간다.장남(작가의형)만을위하며집안에정주하기를바라는아버지는그에게거역과자유를꿈꾸게하는하나의상징적인시련이었으며,작가에게유독극진한애정을표현한어머니는사랑받고사랑하는법을알려주는,이를널리타인에게도실천하게하는구도자적인물의표상이었다.이후그는문예반에가입하여할아버지의옛날이야기로만길든세계를벗어나한국현대문학으로,세계문학으로성큼도약한다.감수성과경험이풍부할수밖에없었던예외적인내력,자신의눈에담긴풍경을언어로표출하고자했던시심,자신을구원했던이야기의힘을타인과나누고자했던마음은이윽고그에게문학이라는병으로발현한다.결국그는아버지를거역하고,삭발로의지를표현하며,결국에는설득하여서라벌예대(현중앙대)문예창작과에입학해장차시인소설가가되는본격적인궤도에오른다.

“세상에는시간의흐름에따라변하는것이있고,
변하지않은것이있는데,변하지않는것에대한이야기를하소”

역사의폭력은그에게상흔을남기지만‘대의’역시남기고,마지못해임했던농사일과밤배질의나날은시의풍경을별자리처럼그의가슴에남긴다.자신을두렵게만들고고통을주었던인간군상은모두핍진한캐릭터로남아그에게더할나위없는호재(好材)가된다.
그러나교직을부업으로삼으며신인작가로살던시절,작가에게또한번의변곡점이될시련이찾아온다.갓난아이를여의는일(이를훗날한승원은단편「가을찬바람」으로,한강작가는『흰』으로써낸다)을겪은뒤새로운삶을살지않으면안된다는결심에이르게된것.그는두번째삭발을감행하며참회와회심의시간을가지고,이후상경해전업작가로살며주옥같은명작들을쏟아낸다.광주민주화운동을통과하며역사의식과사회의식은한층치열해진다.『불의딸』『아제아제바라아제』『동학제』『원효』『추사』『다산』을써내며소설가로승승장구하고,시집『열애일기』『달긷는집』『꽃에씌어산다』를펴내며명실상부시인-소설가로자리매김한다.
완성이란있을수없다.절대적인신만이완성된존재이다.노예인나는그완성을위해사막을건너가는낙타처럼,바위를굴리고정상으로올라가는형벌을받은시시포스처럼쓰고,다시고쳐쓴다.그것이허공중에발자국을남기려는무당새의몸부림인지도모르지만._440쪽,「도깨비와춤을」에서

끊임없이영향받기를두려워하지않고,배움을멈추지않으며,자신을바로세우는일을게을리하지않는이시대-이곳의시시포스한승원.운명에맞서되운명에몸을맡기는유연함을통해그는무엇보다쓰는사람으로남기를원한다.그는“산조(散調)는자유로운가락이고,산인(散人)은자유자재한사람이고,산문(散文)은시(詩)처럼운율에얽매이지않은자유로운글이므로,시에비하여산문은말이푸져야하지만,헤프지않아야하고,철저하게말아끼기를염두에두고있지않으면안된다”(「원효의문장」)라고말한다.이는작가한승원의산문정신과시정신을엿볼수있는열쇠이자인생관으로도읽힌다.그는산인으로,시인으로살며다름아닌‘쓰기’로증명하고,“이념이나정의를위해글을쓰지말고진리를위해”(「길굽이굽이에솔잎을뿌려놓는다」)쓰는작가가되기를오늘도희망한다.
『산돌키우기』를읽는방법은무궁무진하다.자서전이자또하나의‘소설’이며,때로는가장인간적인‘신화’로읽는일도가능할것이다.이책을읽는일은인간한승원의발자취를오롯하게따라걷는일이자작가한승원의‘창작노트’,작품의‘후기’,창작의비밀을누설하는‘비서’를발견하는것이기도할터이다.‘한승원’이라는석자이름의,몇줄의문장으로마름질된이력의,몇십권의책으로도말하지못한세부가『산돌키우기』에있다.그렇게살아내며쓰고,쓰면서살아낸흔적이장흥바닷가에끊임없이밀려드는파도의생명력으로,파도가닿은해변모래알의반짝임으로담겼다.이제,먼우주로의여행을준비하고있다고말하는작가는도리어우리를먼우주로데려다놓는다.비로소-이렇게,우리는『한승원』이라는한권의책을,한권의우주를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