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에 머문 날들 (양장본 Hardcover)

전원에 머문 날들 (양장본 Hardcover)

$18.00
Description
거장 제발트가 그의 ‘귀한 작가’들에게 바치는 슬프고 아름다운 헌사
독일문학의 거장 W. G. 제발트의 에세이 『전원에 머문 날들』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이번 책은 그간 이어져온 ‘인문서가에 꽂힌 작가들’ 시리즈에 포함된 제발트 선집 중 『공중전과 문학』『자연을 따라. 기초시』『캄포 산토』에 이은 네번째 권이며,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에 포함된 소설 『현기증. 감정들』까지 포함하면 총 다섯번째 책이다.
그간 제발트는 ‘작가들의 작가’로 불리며 한국에서도 ‘제발디언’이라 불리는 열혈독자들을 무수히 양산해왔다. “오늘날에도 위대한 문학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몇 안 되는 작가”라는 수전 손택의 찬사와 함께 미국과 영국에서 먼저 주목받은 그는, 왕성하게 작품활동을 이어가던 중 2001년 12월 14일 영국 노리치 인근에서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뉴욕 타임스 북리뷰는 이 년 뒤 출간된 그의 유고집 『캄포 산토』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제발트의 이름을 카프카, 보르헤스, 프루스트와 나란한 위치에 두었다. 이제 엄연한 고전의 반열에 오르고 있는 그의 작품들 중에서도 이 책은 꽤 독특하다 할 만하다.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적인 비평에세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히려 제발트 특유의 글쓰기가 잘 드러난 하나의 또하나의 작품처럼 읽히기 때문이다.
저자

W.G.제발트

W.G.제발트
오늘날세계적으로가장깊은반향을불러일으키는독일작가중한사람.1944년5월18일독일남부알고이지역의베르타흐에서태어났다.프라이부르크대학과스위스프리부르대학에서독문학과영문학을전공했고,영국맨체스터대학에서카를슈테른하임연구로석사학위를,이스트앵글리아대학에서알프레트되블린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이후독일함부르크대학에서오스트리아문학에관한연구로교수자격을취득했고,1988년이스트앵글리아대학독문학교수로임용되었다.이듬해영국문학번역센터를창립했다.
산문시집『자연을따라.기초시』(1988)로데뷔한뒤『현기증.감정들』(1990),『이민자들』(1992),『토성의고리』(1995)등의문학작품을출간했다.1990년대후반“오늘날에도위대한문학이가능하다는것을보여주는몇안되는작가”라는수전손택의찬사와함께영어권독자들에게먼저주목을받았다.한편문학연구가로서『불행의기술』(1985),『급진적무대』(1988),『섬뜩한고향』(1991),『공중전과문학』(1999)을발표했다.2001년『아우스터리츠』를발표하며다시한번문단의열렬한지지를받았으나,그해12월14일영국노리치인근에서불의의교통사고로세상을떠났다.이태뒤유고집『캄포산토』(2003)가출간되었다.『전원에머문날들』(1998)은제발트가자신의문학세계에깊은영향을준여섯작가(켈러,헤벨,발저,루소,뫼리케,트리프)에대해경의를표하고자쓴비평적산문이다.
생전에베를린문학상,북독일문학상,하인리히뵐문학상,로스앤젤레스타임스도서상,하인리히하이네문학상,요제프브라이트바흐문학상등을수상했고,사후에브레멘문학상과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등이수여되었다.

목차

머리말

하늘에혜성이떠있네
라인지방가정의벗의명예를기리기위한달력기고문
이호수가바다였다면
생피에르섬을방문하고
무엇이슬픈지나도모른다
뫼리케를위한소박한추모
죽음은다가오고시간은지나간다
고트프리트켈러에대한주석
고독한산책자
로베르트발저를기억하며
낮과밤처럼
얀페터트리프의그림에관하여

옮긴이의말|전원과우울에갇힌작가의초상
W.G.제발트연보

출판사 서평

글쓰기앞에서결코물러서지않았던작가들에대해
흠모와연민을담아조명한제발트의비평적산문
『전원에머문날들』은요한페터헤벨,고트프리트켈러,로베르트발저,장자크루소,에두아르트뫼리케,얀페터트리프,총여섯작가에대해다룬다.제발트의다른비평집인『불행에관한기술』『섬뜩한고향』이특정주제아래다양한오스트리아출신작가들에대한밀도높은비평적탐구를시도했다면,이책에서는그관심을스위스와독일서남부알레만지역출신작가들에게쏟는다.그리고이들은제발트가생전에가장귀하게생각했던작가들이다.
이책은제발트의문학연구가로서의면모를잘보여준다.그는소설을쓰면서도꾸준히비평작업을지속해왔는데,늘곁에두고읽어왔던요한페터헤벨,고트프리트켈러,로베르트발저에한결같은애정을표하며“어쩌면너무늦어지기전에”이들에대해경의를표해야겠다는생각으로책에담긴원고들을쓰기시작했다.그리고다른계기로쓰게된장자크루소와에두아르트뫼리케에대한글들이더해지자,이원고들이서로제법잘어울린다고생각했다.맨마지막에화가얀페터트리프에대한에세이가실린것도그나름의질서에따른결과다.다른작가들과달리화가에대한글이실린것은단순히그가얀페터트리프와친구사이이기때문만은아니다.제발트는“아주깊숙이들여다봐야한다는점,예술은수공예없이는살아남을수없다는점,사물들을하나씩헤아리는일에는감수해야할많은어려움이따른다는점”을알려준것이바로트리프의작품들이라고말한다.그리고트리프역시켈러와발저의작품을귀하게여겼다고전한다.
이책에서언급되는작가들은모두시대와불화하고우울로고통받았으나글쓰기앞에서결코물러서지않았던이들이다.그들은대체적으로본국에서나세계문학사에서중심이아닌변방에위치해있다.제발트가부러모아놓은그이름들은하나같이어딘가비껴나있고그늘진인상을풍긴다.그도그럴것이켈러와발저,헤벨은독일문학사에서는변방에해당할스위스태생이고,루소역시스위스제네바출신이다.헤벨과뫼리케는알레만지역,즉스위스및프랑스와국경을맞대고있는독일서남부지역에서평생을살았기에특정한지역색이강하게느껴지기도한다.물론이들이문학사에서가장빛나는자리를차지하지못했다는사실이이책의지향성을온전히설명하지는못한다(사실제발트덕분에이러한평가조차달라지고있다).
그런데바로이지점에서『전원에머문날들』의특별한점이생겨난다.‘전원’은소란스러운중심으로부터멀어지고픈소망,급변하는세상의속도에서벗어나느림과정체속에머무르고자하는소망의시공간이다.책에등장하는작가들은각각의이유로전원을삶의토대로삼고자했다.그들에게전원은정신적고통을피할안식처였다.물론그러한도피처를찾는인간의실존은행복과는거리가멀다.따라서전원은본질적으로우울과불가분의관계에있다.황폐해진심신을달래기위해찾는세계가전원인것이다.그리고이우울은제발트가거듭강조하듯이글쓰기라는악덕을필연적으로끌어들이는불치의병과같은것이다.

“언제나내게당혹감을불러일으키는것은
바로이문인들의끔찍스러운끈기다.
글쓰기라는악덕은너무나고약해서어떤약도듣지않는다.”
제발트는「머리말」에서이책이자신이남다른애정을품고있는“동료들”에게바치는일종의“난외주석”이라고말한다.이책이비평적성격의글이라는것을스스로분명히밝힌셈이다.그러나막상책장을펼쳐읽다보면,독자들은전혀다른인상을받게된다.학술적인글쓰기에서는허용되지않을다소주관적이고때로는지극히개인적인목소리가들려오기때문이다.번역자인이경진교수에의하면,제발트는이책에서다루는작가들을향한흠모와연민의마음을숨기지않으며,그들과관련된자신의개인사를끄집어내고그들과의사적인연을어떻게든에세이의중요한주제로격상시키려한다.이같은서술태도는제발트가자신이좋아하는작가들을다루면서결국자전적인이야기를하려는것은아닌가하는당연한추측을불러일으킨다.이미에세이적인소설들로세계적인명성을얻은그의다른작품들을읽어본독자라면이러한이야기방식이익숙하게느껴질것이다.
그래서『전원에머문날들』은이미한권의시집과세권의소설에서픽션과논픽션의경계를넘나드는글쓰기로자신의고유한영역을개척한작가의또다른실험적‘작품’으로읽어볼수있다.이책은앞서발간한두비평서와달리학술적글쓰기의징표인주석을깨끗이추방해버렸으며,특정작가의문학세계를체계적으로해설하려는노력에는통관심이없다는듯이작가와관련된온갖여담과사담으로즐겨빠져든다.그리고제발트의소설작품들이그렇듯다수의이미지가텍스트사이에서존재감을발하고있다.
마지막에실린얀페터트리프에대한에세이는무척이나의미심장하다.제발트는이책이화가가초상화를그리듯이,일종의‘작가초상’으로서쓰였다는점을은연중에드러내고있다.그래서트리프의작업방식과이에대한제발트의비평은이책을쓰는방식에대한메타적설명이자논평으로읽힌다.이런점에서『전원에머문날들』은제발트의중요한시학서로서의의미를지닌다.
제발트는자신이가장귀하게여긴작가들을소환하여스스로글쓰기라는작업에대해느끼는감정을표현하고자했다.로베르트발저가그러했듯“문학을완전히등졌음에도”여전히조끼호주머니속에몽당연필과메모지를넣어가지고다니며이런저런것들을자주적어넣는,그러면서도누군가자신을보고있다고느끼면마치“나쁜짓이나심지어부끄러운짓”을하려다들킨사람처럼메모장을감추는,때로는고통스럽고때로는환희에찬고고한삶들에관한기록이여기에있다.


고백하건대,제발트가아니었다면소설을쓰지못했을것이다.그의책들은항상손이닿는거리에있었고글이막히거나생각이갈피를잡지못할때,글쓰기에대한회의,문학과작가에대한환멸,예술이나철학,심지어인간과그들이기록한역사가무슨소용인가라는원망에사로잡힐때마다피난처가되었다.세계의어리석음으로부터우리를보호하고,깊이를헤아릴수없게뒤엉킨인간과자연,사회의무게에맞서생각하고행위할수있게다시일으켜주는장소.그러므로나는매일그의글을읽고필사했다.그것만이이“글쓰기라는악덕”으로부터벗어날수있는유일한길이기에,다시말해글을쓰는것만이글쓰기를벗어날수있는유일한길이므로._정지돈

제발트의산문은서술의특징과미학적인장치가매우오묘하여독자를끝없이파생되는미로로이끈다.그의글을읽을때독자들은‘제발트를읽는다’는그아득한느낌에서단한순간도놓여날수가없다._배수아

생의불가해를그불가해함에대한사랑으로읽어내는것.적어도나는제발트를읽는것에대한환희를그이상의말로는지시할수없을것같다._김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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