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건 두근두근 (보린 소설)

살아있는 건 두근두근 (보린 소설)

$11.50
Description
쓰다듬고 마주 안고 먹고 먹히고
살이 되고 살을 만들고 살로 살아가고…
생존을 버티어 생의 의미를 얻는 그들의 시간
‘살’이란 무엇일까? 외부를 감각하고 타인과 부딪치고 또 고기가 되어 누군가의 살이 되는 살. 우리의 몸을 감싸고 있는 살의 본질에 다가갈 수 있을까? 살이 되고 살을 만들고 살로 살아간다는 것을 이해한다는 것은 내 몸에 대한 앎과 더불어 관계 맺음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세상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열쇠는 아닐까.
이 소설은 과거, 현재, 미래를 배경으로 인간과 안드로이드, 기계 ‘소’와 제물로서 사육되는 곰 등이 살아가는 세계 안에서, ‘살(고기)’의 세 가지 변주를 담은 연작 소설이다. 독보적인 세계관과 개성 넘치는 캐릭터, 탄탄하게 짜인 이야기 속에 질문들을 녹여온 보린 작가의 첫 청소년소설로, 작가가 오랜 기간 더듬어 찾은 고민의 흔적이 역력하다. 인간에게 고기란 대체 무엇일까에서 시작된 작가의 의문은 타자를 먹는다는 행위란, 인간에게 인간 아닌 타자란, 나아가 인간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으로까지 뻗어 간다.

작가는 인간이 동물이 되고 동물이 인간이 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던 과거로 가 보기도 하고, 한때 인간이자 살이었던 기억만 남은 안드로이드가 진짜 살을 가진 인간과 살아가는 미래로도 가 보고, 초고속 성장을 강조하는 시스템 속에서 생존해야 하는 현재를 짚기도 했다. 그 안에서 우리는 다른 이의 살이 자신의 살이 될 거라고 믿는 곰딸, 자신의 살로 또 다른 살을 만들고 싶은 나주, 1센티라도 성장하기 위해서 이기고 싶어서 다른 살을 먹어야 하는 체리를 만나게 된다. 살아 있음과 살아남음, 그 치열하고 두근거리는 현장 깊숙이 작가는 살의 생명력을 건져 올리기 위해 굴착해 들어간다. 동물, 인공지능 등 인간 아닌 주체들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 시대, 기성세대보다 더 깊이 비인간 주체들과 얽히게 될, 더불어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나를 탐색해야 하는 청소년세대의 시선을 확장해 줄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저자

보린

푸른문학상미래의작가상을받았다.지은책으로‘고양이가장의기묘한돈벌이’‘분홍올빼미가게’시리즈,『한밤에깨어나는도서관_귀서각』『컵고양이후루룩』『뿔치』등이있다.

목차

레고와애플
곰딸과매발톱
체리와복우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살아남으려면매뉴얼을따라야하지만,사랑때문에번번이그걸벗어나고마는안드로이드의어쩔수없는운명_「레고와애플」
폐허가된세계,실재했던사람들의인격이광범위하게이식된안드로이드나주는인공포육된두인간을관리하며살아간다.인간의생존확률을높이기위해선택된곳에지어진작은셸터는나주와인간들의안전한세계였다.뒤죽박죽발현되는다양한인격들의기억이나주를종잡을수없게하지만더종잡을수없는건,인간인레고와애플이었다.중앙에서통제하는매뉴얼대로살아가야함에도두인간은예측불허였고,나주역시그들을위해번번이매뉴얼을벗어나고만다.그런나주앞에행복과불행의변곡점이될날이찾아오는데.
인간은인간을만들고안드로이드를만들고기계‘소’를만들었다.그러나안드로이드는?고기로살아있는고기를만들수있을까?안드로이드나주는언제까지나주그대로인데,레고와애플도여전히그대로일까?레고와애플은무엇으로변하게될까?
한때인간이었고살이었던기억만남은안드로이드나주가닿을수없는세계를그린이작품은고기라고할만한존재가인간밖에남지않은상황,지구최후의고기로서인간을그려보고싶었던데서출발한작품이다.우리의미래는어느쪽이될까?지금처럼살과피로이루어진상태일까,아니면신체일부가기계로바뀐상태일까,아니면둘다일까?그때의인간은‘살’을어떻게받아들일까?

가본적없는길위에발을딛자흔들리는곰딸의세계_「곰딸과매발톱」
사람은죽어곰으로태어나고곰은죽어사람으로태어난다고믿는세계.곰딸은곰이싫었다.싫었지만간절히원했다.할수만있다면직접곰을잡고싶었다.그래야한마을에사는‘폭풍우’의짝이될수있을테니까.그래야힘을가질수있을테니까.곰딸은스스로살길을찾아곰을풀어키운다는마을을찾아나선다.그시도는곰딸이지금껏걸어온길과는전혀다른길로곰딸을인도한다.곰을죽임으로써곰과하나가된다고믿는곰딸과달리곰을형제라믿기에죽일수없는매발톱,그리고희생제물이될곰‘밤송이’와의만남.

왼쪽길로가면넌큰곰을얻게될거야.오른쪽길로가면넌작은곰을얻게될거야.어느길로갈테냐?
곰딸이가운뎃길을보며머뭇거리자그자가말했다.
그길로가면넌곰이될거야._본문중에서

인간은동물이되고동물은인간이된다는믿음을실현하기위해옛사람들은희생제물의털가죽을뒤집어쓴채희생제물이되기까지했다고한다.불가해한믿음을탐구하던작가는그믿음을굳건히따르는이와분투하는이의충돌을그려냈다.낯선마을에당도한곰딸이마주한것은낯선풍경만은아닐것이다.

각자의코트에서내밀리듯들어온어느산속.다시박동하는두개의심장_「체리와복우」
한발이라도남보다앞서야살아남는시대.모종의사건으로인해뜨거운열기로가득했던코트를떠나산속으로들어온체리.농사짓고사냥을하며살아가는체리앞에복우가나타난다.복우역시모종의사건을겪고난후알게모르게세상과의끈을놓은상태다.무엇이든이겨야하는체리와무엇이든포기가빠른복우.그러나이산속역시팽팽한긴장이감도는코트였고,둘은이기기위해서가아닌생존하기위해포기할수없는순간을맞닥뜨린다.

“왜때렸어?”“먹지않으면먹히니까.이기고싶어서.”
세상이놓은덫에걸린복우와체리.
“너,우리가정말다른세계에살고있다고생각해?”

초고속성장을강조하는시스템속에서살아가는우리는초고속으로사육되는고기와다를바없다는작가의생각이담긴작품이다.‘성장필수품’이된고기처럼‘경쟁’이필수가되어버린현실에서타인의체온을파고드는체리를통해,우리에게필요한것,“따듯하게데워져힘차게뛰어오르게.”하는것이무엇인지되묻는다.

이이야기를쓰면서가장두근거렸던순간은우리의살을그리고살속에반짝이는생명력을느낄때였고,그두근거림이이책을읽는이에게가닿기를간절히바란다._보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