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은 여름(큰글자책) (김애란 소설)

바깥은 여름(큰글자책) (김애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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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김애란 5년 만의 신작 소설집

제37회 이상문학상 수상작 「침묵의 미래」
제8회 젊은작가상 수상작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수록
『비행운』 이후 5년 만에 펴내는 김애란의 신작 소설집. 역대 최연소 수상으로 화제를 모은 이상문학상 수상작 「침묵의 미래」와 젊은작가상 수상작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를 포함해 일곱 편의 단편이 실렸다. 가까이 있던 누군가를 잃거나 어떤 시간을 영영 빼앗기는 등 상실을 맞닥뜨린 인물의 이야기, 친숙한 상대에게서 뜻밖의 표정을 읽게 되었을 때 느끼는 당혹스러움, 언어의 영(靈)이 들려주는 생경한 이야기 등이 김애란 특유의 간결하고 담백한 문체로 펼쳐진다. 작가생활 15년, 끊임없이 자신을 경신하며 단 한 번도 우리를 실망시킨 적 없는 김애란이 선보이는 일곱 편의 마스터피스.
저자

김애란

한국예술종합학교연극원극작과를졸업했다.소설집『달려라,아비』『침이고인다』『비행운』,장편소설『두근두근내인생』,산문집『잊기좋은이름』이있다.한국일보문학상,이효석문학상,오늘의젊은예술가상,신동엽창작상,김유정문학상,젊은작가상대상,한무숙문학상,이상문학상,동인문학상등을수상했고,『달려라,아비』프랑스어판이프랑스비평가와기자들이선정하는‘주목받지못한작품상(Prixdel’inaper?u)’을받았다.

목차

입동_007
노찬성과에반_047
건너편_103
침묵의미래_149
풍경의쓸모_183
가리는손_231
어디로가고싶으신가요_279

작가의말_335

출판사 서평

“안에선하얀눈이흩날리는데,
구바깥은온통여름일누군가의시차를상상했다.”

풍경이,계절이,세상이우리만빼고자전하는듯
시간은끊임없이앞을향해뻗어나가는데
어느한순간에붙들린채제자리에멈춰설수밖에없을때,
그때우리는어디로갈수있을까

김애란은수록작가운데한편을표제작으로삼는통상적인관행대신,이번소설집에‘바깥은여름’이라는제목을붙였다.“안에선하얀눈이흩날리는데,구바깥은온통여름일누군가의시차를상상했다”(「풍경의쓸모」)는문장에서비롯됐을그제목은,‘바깥은여름’이라고말하는누군가의‘안’〔內〕을골똘히들여다보도록한다.“풍경이,계절이,세상이우리만빼고자전하는듯”(「입동」)시간은끊임없이앞을향해뻗어나가는데,그흐름을따라가지못하고제자리에멈춰서버린누군가의얼어붙은내면을말이다.
그래서일까.소설집처음에자리한단편의제목은‘입동(立冬)’이다.사고로아이를잃은젊은부부의부서진일상을따라가며우리는각기다른두개의자리에우리를위치시키게될지모른다.하나는싱그럽고맑은아이의모습을떠올릴때마다가슴이옥죄이는듯한슬픔을느끼는‘부부’의자리,다른하나는“거대한불행에감염되기라도할듯”그들을‘꽃매’로때리는‘이웃’의자리.그리고불가해한고통을겪은타인을대할때,실상우리의모습은전자보다후자에가까울지모른다는것을새삼상기하게되리라.타인의아픔에공감하다가도,그고통이감당가능한범위를넘어섰을때는고개돌려외면해버리는우리의모습말이다.
그렇지만소설은이외면을확인하는데서멈추지않는다.소설집을닫는「어디로가고싶으신가요」에는남편을잃은아내의모습이그려진다.남편을잃은후‘시리(Siri)’에게‘고통에대해’‘인간에대해’묻던‘나’가끝까지붙들고있던질문은,‘나를남겨두고어떻게다른사람을구하려자기삶을버릴수있느냐’는것이었다.남겨질사람은생각하지않은채,계곡에빠진제자를구하기위해어떻게물속에뛰어들수있느냐는것.그아득한질문에골몰해있는‘나’는제자‘지용’의누나에게편지를받은후에야줄곧외면하려고했던어떤‘눈’과마주한다.계곡물에잠기며세상을향해손을내밀었을지용의눈과말이다.그마주침이후‘나’는이전과조금다른자리에자신을위치시키게되지않았을까.
무언가를잃은뒤어찌할바모른채,어디로가야하느냐고,어디로갈수있느냐고묻는건『바깥은여름』속인물들이나누어가진질문이기도하다.병에걸린강아지를잃고혼자남겨진아이의모습에서(「노찬성과에반」),한시절을함께한연인에게이별을고한여자의모습에서(「건너편」)우리가눈을떼지못하는건,그이후그들이어디로가게될지쉽사리짐작할수없기때문이아닐까.그러나지용이죽기전움켜잡은게차가운물이아닌사람의온기였던것처럼,차가운구(球)안에갇힌사람들을향해손을내미는것이가능할지모르겠다.

그리고다른한편으로‘시차’는그간익숙하게여겨오던생각이깨어질자리를마련하기도한다.가장최근에발표한작품「가리는손」이그예가될수있겠다.여기서시차는잘안다고여겼던인물과우리사이에서생겨난다.십대무리와노인과의실랑이끝에노인이죽는사건이일어난다.그사건의목격자인‘나’의아들‘재이’는다문화가정의아이라는이유로,“아무래도그런애들이울분이좀많겠죠”라는부당한편견에둘러싸인다.그러나김애란은그런편견들틈에서때묻지않은깨끗한자리로아이를이동시키는대신,또다른편견으로‘어린아이’를,‘소수자’를,‘타인’을옭아맸을가능성에대해묻는다.천진하다고만생각한아이에게서뜻밖의얼굴을발견한순간터져나온‘나’의탄식앞에서,우리는“가뿐하게요약하고판정”하며“타인을가장쉬운방식으로이해”해온시간들을떠올리며아연해질수밖에없으리라.
그러니『바깥은여름』은,잘안다고생각한인물에서부터나와는전혀상관없다고생각하며밀쳐둔인물에이르기까지,여러겹으로둘러싸인타인에게다가가기위해,이미존재하는명료한단어가아닌새로운말을만들어내고자한안간힘의결과이기도할것이다.언젠가출연한한팟캐스트방송에서작가가‘소재를이야깃거리로소비하지않으려노력한다’고말했던것처럼,소설집편편에그조심스러운태도가배어있다.

이번소설집에수록된대다수의작품들이최근삼사년간집중적으로쓰였다는사실,그러니까어느때보다벌어진‘안과밖의시차’를구체적으로체감할수밖에없던바로그시기에쓰였다는사실은,김애란이그시기를비켜가지않고그안에서천천히걸어나가려했던다짐을내비치기도한다.
지금우리가발딛고서있는곳의이야기를우리의언어로들었을때느끼게되는친밀감과반가움,김애란은등장이후줄곧우리에게그각별한체험을선사했다.이곳이비록언제든쉽게무너질수있는가파른절벽위라고하더라도,그언어가화자(話者)가한사람밖에남지않은소수언어처럼타인에게가닿는게불가능하게느껴진다고하더라도말이다.그막막한상황을껴안은채써내려간일곱편의단편이『바깥은여름』안에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