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과 돌 (서양 문명에서의 육체와 도시 | 양장본 Hardcover)

살과 돌 (서양 문명에서의 육체와 도시 | 양장본 Hardcover)

$25.66
Description
몸으로 읽어낸 도시문명사의 고전

현대 도시에서 개인들은 침묵에 빠져들었다.
거리와 카페, 백화점, 버스와 지하철은 대화의 무대가 아니라 시선의 장소가 되었다.
“이 책은 육체의 경험으로 풀어본 도시의 역사이다.” 『살과 돌Flesh and Stone』은 세계적인 도시사회학자 리처드 세넷의 기념비적 저서다. 인간 육체와 도시 건축의 상관관계를 추적하는 도시문명사. 세넷이 바라보는 현대 도시는 속도와 수동성, 개인주의의 덫에 빠져 접촉의 두려움, 감각의 상실이라는 위기에 처해 있다. 다문화 도시에서 개인들 간의 ‘차이’는 차별과 회피의 근거가 아니라 접촉의 지점이 될 수 있는가? 도시의 다양성은 개인주의의 힘을 억제할 수 있는가?
저자

리처드세넷

RichardSennett
세계적인도시학자이자도시사회학의거장.뉴욕대학교와영국런던대학교정경대학사회학과교수를지냈다.서구지성사와문화사에정통하고정치경제,건축,예술,문학을넘나드는해박한지식에근거한유려한글쓰기로유명하다.유럽지식인들에게존경받는몇안되는미국인학자의하나로손꼽힌다.평생‘도시와인간’이란주제에매달려도시의역사,현대노동의본질,문화사회학을연구했다.
1943년러시아계유대인집안에서태어난세넷은미국시카고의공공주택카브리니그린에서자랐다.어려서부터음악에재능을보여줄리아드음악학교에서첼로와지휘를공부했으나손부상으로음악가의꿈을접고하버드대학교에진학해학문의길로들어섰다.1962년경우연히알게된철학자한나아렌트는세넷에게학문의길잡이가되어주었다.하버드에서는사회학자데이비드리스먼등을사사하며사회학,역사,철학을공부했고1969년에미국문명사를연구한논문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이후뉴욕대학교사회학과교수로있으면서1976년뉴욕인문학연구소를설립했고,1987년사회학자사스키아사센과결혼했다.2006년헤겔상,2010년스피노자상을받았다.
주요저서로는노동사회학의고전으로평가받는『계급의숨겨진상처』(1972),도시에서의사회적삶을다룬『공적인간의몰락』(1977),유럽에서의평판을확고하게만들어준『인간성의파괴』(1998),그리고구체적인실천을통해스스로삶을만드는존재인인간을주제로한‘호모파베르’3부작『장인』(2008),『투게더』(2012),『짓기와거주하기』(2018)등이있다.
1994년에출간한『살과돌』은도시사회학과도시문명사의고전반열에오른명저로,고대민주주의의요람인아테네부터모더니티의수도파리와현대자본주의의꽃인뉴욕까지도시의흥망성쇠를다루면서인간몸의경험과도시의상관관계를추적한책이다.

목차

감사의글9

서론:육체와도시13
1.수동적인육체14
2.이책의계획22
3.개인적인기록28

제1부목소리와눈의권력

제1장벌거벗은육체:페리클레스의아테네33
1.시민의육체:파르테논과나체의과시38
2.시민의목소리:아고라광장의요동치는삶59

제2장어둠의망토:고통받는육체를위한의례79
1.차가운육체의힘:아테네여성들의치유의례80
2.고통받는육체:전염병과재난속도시98

제3장이미지의제국:하드리아누스황제의로마105
1.보고믿으라:판테온과원형극장111
2.보고따르라:육체,집,포룸,도시,제국124
3.불가능한집착145

제4장육체속의시간:로마의초기기독교인148
1.그리스도의이질적인육체:시간의순례자149
2.기독교의장소:살에서돌로160
3.니체의매와양176

제2부심장의운동

제5장공동체:제앙드셸의파리183
1.“도시의공기는사람을자유롭게한다”183
2.연민하는육체:살의복원192
3.기독교공동체:성당,수도원,정원204

제6장“모든사람은자신의악마이다”:엉베르드로망의파리221
1.경제적공간:성장하는도시223
2.경제적시간:호모에코노미쿠스라는악마237
3.이카로스의죽음247

제7장접촉의두려움:베네치아의유대인게토254
1.자석같은도시:향신료와유대인261
2.게토의벽:분열의욕망267
3.칼이아니라방패:격리된공동체287
4.자유의가벼움298

제3부동맥과정맥

제8장움직이는육체:하비의혁명305
1.순환과호흡:18세기의도시계획305
2.유동적인개인:분업과여행323
3.군중이움직이다331

제9장해방된육체:불레의파리340
1.육체와공간의자유:혁명과빈공간342
2.죽은공간:광장의기요틴355
3.축제의육체:마취제로서의자유366

제10장도시개인주의:E.M.포스터의런던380
1.새로운로마:1차대전직전의런던380
2.현대의동맥과정맥:런던과파리의거대건설프로젝트389
3.편안함:의자,카페,승강기402
4.장소이동의미덕:육체의각성416

결론시민의육체:다문화도시뉴욕424
1.차이와무관심:활기를잃은몸424
2.시민의육체:타인의고통에공감하는삶444

주455
옮긴이의말485

출판사 서평

도시학의거장리처드세넷의명저

‘호모파베르3부작’(『장인』『투게더』『짓기와거주하기』)을쓴리처드세넷의대표작『살과돌』이문학동네에서출간되었다.1994년작으로문화연구,도시학,건축학분야의고전으로평가받는책이다.한국에도이미1999년에저자의책가운데맨처음으로번역된바있다.하지만오래전에절판되어많은이들사이에서입으로만회자되다22년만에새로번역하여재출간하게되었다.번역은초판의공역자중한명인도시지리학자임동근선생이수년간공들여완성했다.
책제목인‘살과돌’은‘인간과도시’를상징한다.도시는돌로만들어진다.도시는정착생활의산물이며,정착민이외적을막기위해벽을쌓으면서도시의역사는시작된다.고대아테네는기원전1500년경부터성벽을쌓기시작했고기원전5세기페르시아와의전쟁때성벽으로도시를요새화했다.중세에서양의도시는대부분성이었다.
도시는인간의필요에의해만들어지고그시대,그장소에사는사람들의세계관이투영된거울이지만,그렇게만들어진도시는이후그곳사람들의삶을구속하고구획한다.돌로지어진건축물과도로는허물기전에는변형이어렵다.도시의건축물이육체의뼈대라면,도로와수로같은수많은길은혈관이고,거기서인간들이이루어내는정치,경제,문화활동은살이라할수있다.그런의미에서도시계획,도시설계는현재의삶을비추면서동시에미래의삶을예비하는일이다.
고대아테네부터현대뉴욕까지,이책이이야기하는서양도시의역사는도시가시민의삶에영향을미치고,시민의삶이다시도시의형태에영향을미치는그상호작용의파노라마다.

육체와도시

고대그리스인들은벗은몸을찬양했고이는우월함의상징이었다.나체로몸을드러내는사람은강한자,위엄있는시민을의미했다.그래서남자는몸을드러냈고여자는그럴수없었다.이런태도는돌에도흔적을남겼으니,바로도시어디에서나잘보이도록튀어나온언덕에세워진아테네의파르테논신전이다.로마제국은권력관계를더욱노골적으로시각화한다.하드리아누스황제는거대한석조건물의돔천장에서빛이비쳐드는판테온을통해제국의힘에시각적질서를부여했다.
중세는기독교가지배하는세계였지만동시에경제와교역이발전해가던시기였다.도시의경제는개인행동의자유를가져다주었다.“도시의공기는사람을자유롭게한다”는중세상인들의격언이었다.반면에도시의종교는연민의장소,사람들이서로돌보는장소를만들었다.이시기경제와종교,개인의자유와공동체유대사이의긴장은현대도시의특징인이중성의첫징후였다.이갈등이빚은비극이베네치아의게토이다.
16세기베네치아에서유대인을격리하고자만든게토는기독교공동체가경제권을장악하던이교도를억누르기위한것이었다.기독교공동체는유대인을이질적인육체,타락한육체로치부함으로써자신들의순수한정체성을지키고자했다.이렇게커져가는자유와접촉의두려움이라는모순을안은채현대세계가출현한다.
윌리엄하비의『동물의심장과혈액의운동에관한해부학적연구』(1628년)의출간은육체이해에있어과학적혁명을일으켰다.“육체에대한새로운이해는자본주의태동과동시에일어났고,이른바개인주의라는거대한사회변화를가져왔다.근대적개인은무엇보다도움직이는인간이다.”(306쪽)혈액과호흡의순환에대한하비의발견은공공위생에대한관념으로이어졌다.18세기계몽주의계획가들은도시를사람들이자유롭게움직이고숨쉴수있는장소로만들고자했고,동맥과정맥의혈액시스템을모델로교통시스템을구축했다.
프랑스혁명을겪으며하나로뭉친집단의위험성을알게된뒤,19세기도시계획은자유롭게움직이는개인들로흩어진군중을창조하고자했다.조직화된집단의움직임을막기위해서였다.계속움직이며도시공간을지나는개인들의육체는공간에대한소속감이없어졌고개인들은점차타인과공동운명이란의식을상실했다.런던의리젠트공원및리젠트가로街路조성,오스만남작이주도한파리의대규모재개발및가로개조가이때이루어진거대도시프로젝트였다.이는교통흐름을통해공간을분리하고군중을분산시켰다.2차대전이후로버트모지스는뉴욕의교통체계를혁신했다.고속도로와교량을통해뉴욕은외부로확장되었다.성공한사람들은도심에가득한군중을피해안전하게교외로탈출했다.

접촉을두려워하는시대,
도시는어떤장소여야하는가?

“나는오늘날수많은현대건물을저주하는것같은감각의상실이라는문제,또도시환경을악화시키는지루함과단조로움,무미건조함같은문제가주는당혹에서벗어나고자이역사를쓰게되었다.”(13쪽)
현대도시에서속도와편안함,개인주의는지배적가치가되었다.공간을분리하는도시계획과교통체계는군중을한곳에모이지않고흘러가게만들었고,도시의카페에앉은개인은수동적으로거리의군중을구경하게되었다.카페는수동적인것과개인적인것이만나는편안함의공간을제공했다.공공장소에서침묵은타인의프라이버시를침해하지않는미덕이되었다.
리처드세넷은이런현대도시의개인을수동적인육체,활기를잃은몸이라표현한다.수동성과개인주의는‘공동운명’에대한거부이다.현대도시에서는접촉이사라지고있다.접촉의두려움이도시를지배하고접촉을회피하는방식으로도시가만들어진다.현대도시는끊임없이철거하고재건축하며이런방향으로나아간다.
“현대의움직이는개인은일종의촉각의위기를겪어왔다.움직임은몸의감각을무디게했다.이런일반원칙이이제교통과개인들의빠른이동에대한요구를수용한도시,무미건조한공간으로가득찬도시,순환이라는지배적가치에굴복한도시에서실현되었다.”(306-7쪽)
드러나게벽을세워가두지않았을뿐오늘날에도도시안에수많은게토가존재한다.빈부,계급,인종,민족,성등차별과분리의근거는더욱다양해졌다.하지만이책은현대의다문화도시에서개인들의차이가서로를피하는근거가아니라접촉의지점이될수있다고말한다.다문화도시에서사람들이서로를돌보며살아가기위해서는우리자신의육체에대한이해를바꿔야한다고말한다.
육체는주기적으로위기에노출되지않으면외부자극에대한내성이부족해오히려병이든다.그렇기에편안함을향한현대적욕구는인간에게매우위험한충동이다.희망은개인의불완전함을인정하고타인의고통에공감할줄아는‘시민적’육체의회복에달려있다.
“우리의육체가불충분하다는점을인정해야만우리는타인들과의차이를경험할수있을것이다.시민의연민은순수한선의나정치적판단이아니라우리자신의부족함을신체적으로깨달을때생겨난다.”(44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