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술

낮술

$14.50
Description
“어른에게는 대낮부터 술을 마시는 일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면 좋겠다.”
서른한 살 쇼코의 직업은 조금 독특하다. 밤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돌봄이 필요한 이들의 곁을 지켜주고 낮에 퇴근하는 이른바 ‘지킴이’ 일을 하고 있다. 누군가의 반려견, 아픈 아이, 노모의 곁에서 밤을 보내고 난 쇼코에게 퇴근 후 술 한 잔을 곁들인 점심은 하루 중 가장 소중한 한 끼. 누군가의 몸과 마음을 밤새 돌봐주는 일을 하면서 정작 자신의 아픔을 마주할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지만, 오늘도 맛있는 한 입, 시원한 한 잔으로 기쁨을 쌓아가며 쇼코는 무너지지 않으려 한다. “나는 살아 있고 건강하다. 주저앉아 있을 수 없지. 자, 오늘도 꿋꿋이 살아가자.”

고단한 당신이 “나 자신을 힘껏 안아주고 싶은” 점심을 꼭 만나기를.
김혼비(작가)

이런저런 일에 치이고 지쳐 한없이 무기력한 날 가만히 이 책을 펴보면 좋겠다. 당장 맛있는 음식을 찾아 먹지 않고는 못 배길 만큼의 의욕이 돌아오고, 그 음식을 주인공 쇼코의 방식대로 즐기며 먹다보면 조금씩 기운이 날 것이다. 암울한 상황에서도 근사한 점심 한 끼로 자신을 다독이며 살아가는 쇼코를 보면서, 삶이란 결국 한 입 한 입을 최대한 맛있게 먹기 위해 고민하는 에너지들로 한 발 한 발 앞으로 굴러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고단한 당신이 “나 자신을 힘껏 안아주고 싶은” 점심을 꼭 만나기를. “낮술”을 곁들이면 가능할지도!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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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하라다히카

일본의소설가,극작가이다.1970년가나가와현출생으로현재는도쿄에거주하고있다.오쓰마여자대학문학부일본문학학과를졸업하였다.2006년제34회NHK창작라디오드라마각본부분에공모하여「리틀프린세스2호」로최우수상을수상하며본격으로작가로서활동을시작한다.시나리오작가로활동하던중,2007년「시작하지않는티타임」으로제31회스바루문학상수상을수상하였다.「도쿄론더링」,「인생옥션」등다수의작품을집필하였다.방송과문학을아우르는감각으로일상적소재를섬세하고도속도감있게그려냄으로써폭넓은세대의호응을받으며작품세계를구축하고있다.『낮술』을썼다.

목차

첫번째술,고기덮밥,무사시코야마
두번째술,양고기치즈버거,나카메구로
세번째술,회전초밥,마루노우치
네번째술,생선구이정식,나카노
다섯번째술,회정식,아베노
여섯번째술,우설,오차노미즈
일곱번째술,소시지와사워크라우트,신주쿠
여덟번째술,바쿠테,주조
아홉번째술,큐브스테이크,신마루코
열번째술,가라아게덮밥,아키하바라
열한번째술,전갱이튀김,한번더신마루코
열두번째술,프렌치레스토랑,다이칸야마
열세번째술,해산물덮밥,보소반도
열네번째술,장어덮밥,후도마에
열다섯번째술,돈가스차즈케,다시아키하바라
열여섯번째술,오므라이스,나카노사카우에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고단한당신이“나자신을힘껏안아주고싶은”점심을꼭만나기를.
김혼비(작가)

이런저런일에치이고지쳐한없이무기력한날가만히이책을펴보면좋겠다.당장맛있는음식을찾아먹지않고는못배길만큼의의욕이돌아오고,그음식을주인공쇼코의방식대로즐기며먹다보면조금씩기운이날것이다.암울한상황에서도근사한점심한끼로자신을다독이며살아가는쇼코를보면서,삶이란결국한입한입을최대한맛있게먹기위해고민하는에너지들로한발한발앞으로굴러가는것같다는생각을했다.고단한당신이“나자신을힘껏안아주고싶은”점심을꼭만나기를.“낮술”을곁들이면가능할지도!


하라다히카,일상에작은특별함을심고보편의희망을거두다
섬세함과속도감을아우르는감각과세상을향한따뜻한시선으로독자를사로잡는작가

하라다히카는소설『낮술』을통해국내에처음소개되는일본여성작가다.2006년방송시나리오작가로경력을쌓았고,2007년「시작되지않는티타임」으로제31회스바루문학상을수상하며소설가로데뷔한뒤방송과문학계의글쓰기를병행하며스무종이상의장편소설과소설집을발표했다.하라다히카가주로그리는소재는독특한직업,사연을지닌여성,그리고음식이다.고강도의재미와속도감이요구되는방송감각을바탕으로일상의공감과위로를전하는소설을선보이는그녀는폭넓은독자층의호응을받으며활발한집필활동을하고있다.

그녀는한인터뷰에서“무언가를상실한사람이그시점에서부터어떻게행동하고어떻게성장해가는지에관한이야기”를하는걸좋아한다고말한바있다.어떤삶이든살아있는한희망이있음을말하고자하는작가의마음을이소설에서도느낄수있다.(옮긴이의말에서)

소설『낮술』은작가가주로다뤄온직업,여성,음식이라는세가지소재와그녀의작가적강점이전부응집된작품이다.주인공쇼코가점심을먹기위해방문하는식당들은실제존재하는곳이며,주인공의처지에알맞은식당을찾아정밀하게취재한기록과작가의실제경험등이더해져한층생생하고현실감넘치는작품이탄생했다.취재기간에는맛깔나는점심에술까지곁들이고나면오후에아무일도할수없어오전에그날할일을전부마쳐야했다는작가의에피소드나,독자들이소설에등장하는식당에찾아가주인공과같은음식을즐기고난리뷰들이화제가되었다.식욕과즐거움을자극하는이야기의다른한축에는상실을경험한주인공이스스로를다독이며성장해나가는과정이전개되면서,작가가추구하는희망과가능성의메시지가읽는이의마음에자연히가닿게한다.


쇼코가점심메뉴를고르는기준;술과궁합이맞느냐,안맞느냐
내삶을앞으로나아가게하는든든한한끼,시원한한잔의힘

밤부터다음날아침까지돌봄이필요한이들의곁을지켜주고낮에퇴근하는이른바‘지킴이’일을하는삼십대여성쇼코.하루중유일하게제대로된끼니를챙길수있는점심에맛있는음식과거기에어울리는술한잔을곁들이는행복으로지친몸과마음을채우며살아가고있다.의뢰인이사는곳에따라매번퇴근하고점심을먹는지역이다르고,식당외관이나맛집사이트에의존해메뉴를고르지만쇼코가음식과술을즐기고사랑하는모습은어느미식가부럽지않다.동네의숨은맛집을발견하는기쁨,오감을총동원해한입가득먹는음식,꿀꺽꿀꺽목구멍으로넘어가며그날의피로까지씻어주는시원한술한잔의이야기를읽다보면어느새읽는이에게도그짜릿한활력이생생하게전해진다.

“양고기치즈버거랑브루클린라거1파인트주세요.”‘주문했다.결국주문해버렸어.기세좋게말이지.’점원이‘대낮부터1파인트라고요?’같은표정을짓지않고싱긋웃으며고개를끄덕여줘기분이좋았다.곧장주방에서치익하고패티를굽는듯한소리가들렸다.감자를튀기는소리도.‘이소리만으로한잔마시겠어.’(…)쇼코는얼른잔을들고꿀꺽꿀꺽맥주를들이켰다.“딱이야.”맥주와버거의조합이매우좋아서얼떨결에말이나왔다.한참을숨도안쉬고버거,맥주,버거,맥주,가끔감자튀김,맥주를반복했다.‘버거는이래야지.아무생각없이우걱우걱먹고마시고.’(37p)

젓가락으로우설한점을집는다.두툼하고부드러우면서쫄깃쫄깃한식감도있다.왼손에밥그릇을들고입안가득보리밥을그러넣는다.우설과보리밥은최고의조합이다.대체누가생각해냈을까?(…)쇼코는이쯤에서간신히잔을들어맥주를꿀꺽꿀꺽마셨다.단번에반을들이켰다.그러고는하……하고한숨을크게내쉬었다.오늘같은날은아무것도생각하지않고그저맛있는음식을몸속에가득채워넣고싶었다.그러려면이우설요리점이맞춤했다.(107p)

음식과낮술을제대로즐길줄알고매일의작은행복을소중히여기는쇼코에게도사연이있다.그녀는행복하지못한결혼생활끝에이혼하고남편과함께살던시부모의집에딸아이아카리를맡기고나와혼자살고있다.경제적기반을다진뒤아이를데려올생각이지만임신과출산으로경력이단절된그녀에게요원한일인것만같다.그런쇼코에게술을곁들인점심은암울한하루하루를버티게해주는한끼인동시에작고어두운집에서자신의불행한처지와아이에대한그리움에잠식당하지않고깊이잠들기위한방법이기도하다.


누군가의고독한밤을지키며얻은작은용기
다양한여성세대의상실-채움-성장이야기

『낮술』에는주인공인삼십대여성쇼코외에도쇼코에게지킴이일을의뢰하는다양한여성들이등장한다.심야에일하는싱글맘과그딸아이,알츠하이머병을앓는노부인,유명주식전문가와그반려견,술자리에서말실수가잦은만화가,대학에진학한딸을독립시키고혼자가된중년여성,할머니와엄마를동시에간병하며생활하는젊은여성……

“간병,오래했어요?”돌아온하루나에게쇼코가물었다.“할머니가오년.엄마가일년반인가.”“하루나씨혼자서요?”“할머니가쓰러지셨을땐엄마랑둘이서돌봤는데요.그뒤로엄마도쓰러지셔서.”“다른형제는요?”“언니가한명있는데,결혼해서치바쪽에살아서요.아이도있고.”이렇게젊은여자가가족두명을간병하고있다고생각하니안쓰러운마음이들었지만쇼코는그런감정을쉽게말로내뱉는건피하고싶었다.(…)“굉장히힘들거라고생각하죠?다들그렇게말해요.그런데나한테는이게일상이에요.일상이계속이어지니까남들이생각하는것만큼힘든건아니에요.”쇼코는어쩐지몹시울고싶어졌다.하지만그녀를동정한다고여길까봐꾹참았다.(279p)

저마다굴곡진사연을지닌이들의고독한밤을지키고그들과교류하면서쇼코는용기를얻기도하고자신의지난과오를냉정히깨닫기도한다.좀처럼극복할수없는슬픔으로잠못이루던쇼코에게‘밤의지킴이’일은그녀를앞으로나아가게하는새로운삶의방식이기도한것이다.그렇게조금씩고개를들어진정한홀로서기를준비하는그녀의모습에서나다운방식으로작은기쁨을쌓아가며하루하루를살아내는일의위대함을실감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