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스트의 책상 (배수아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에세이스트의 책상 (배수아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16.00
Description
“나는 소설을 쓰기를 원했으나, 그것이 단지 소설의 형태로만 나타나기를 원하지는 않았다. 무엇이라고 불리는가 하는 것은 그 이후의 문제가 될 것이다.”
정신에 대해, 사랑에 대해, 언어에 대해,
그리고 음악에 대해
‘배반의 글쓰기’라 불릴 만큼 이질적인 작품으로 독자를 당혹스럽게도, 또 즐겁게도 해온 배수아 작가, 그가 또 어떻게 우리를 놀라게 할까 하던 독자들의 기대를 완벽히 충족시켰던 작품. 2003년 출간되어 마니아 독자를 확보하는 데 큰 역할을 한 장편이다. 초판의 ‘작가의 말’에서 밝혔듯 그는 이 작품이 “단지 소설의 형태로만 나타나기를 원하지는 않았다”. “어느 순간에는 글 속에 담긴 스토리 자체를, 혹은 그런 선명한 스토리에 의존해서 진행되는 글을 내게서 가능한 한 멀리 두고 그 사이를 뱀과 화염의 강물로 차단하고자 했다”고. 그간의 작품에서도 이 특징이 드러나지 않은 것은 아니나, 2000년대 들어 발표하기 시작한 작품들에서 본격화한 것은 분명하다. 관습과 통념을 낯선 방식으로 거스르는 그의 작품은 한층 더 이방인의 것, 이국의 것으로 다가오기 시작했고, 그렇게 느껴지는 것 자체가 우리가 익숙하게 생각해온 경계와 틀을 자각하게 하였다. 그 이후에 오는 것이 지금껏 몰랐던 자유로움은 아닐지.
소설은 ‘나’의 특별할 것 없는 일상과 그 사이사이 끼어드는 M과의 기억으로 채워진다. 핵심은 또렷한 스토리나 사건이 아닌 ‘나’와 M이 함께한 시간들, 그 시간을 ‘나’가 기억하는 방식이다. 그러므로 흔히 소설적인 것이라고 생각되는 것으로 구성되기 어려운 작품일 수밖에. 마치 M을 정신적 질료로 하여 그에 대한 회상에서부터 풀려나오는 언어나 음악에 대한 생각과 예술 텍스트에 대한 개인적 논평을 펼쳐놓는 에세이처럼 읽히고, 또 실제로 소설 전체가 인물이나 사건이 별로 중요하지 않은 에세이적인 형식을 띠고 있기도 하다. 이 소설의 제목이 ‘에세이스트의 책상’이라는 것은, 그래서 더 의미심장하다.

일반적인 생각대로라면 음악을 내게 더 많이, 라고 말하는 편이 적절할지도 몰랐다. 더 많은 죽음이거나 더 많은 알몸(나체의 개체수를 나타내는 것이 아닌), 더 많은 (단 한 명인) 최초의 인간, 더 많은 우주, 더 많은 음악의 영혼, 더 많은 유일한 것, 더 많은 더 멀리 그쪽으로, 더 많은 멘델스존, 더 많은 M, 그리고 더 많은 그 겨울.
_10쪽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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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배수아

소설가이자번역가.1965년서울에서태어나이화여대화학과를졸업했다.1993년『소설과사상』에「1988년의어두운방」을발표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2003년장편소설『일요일스키야키식당』으로한국일보문학상을,2004년장편소설『독학자』로동서문학상을,2018년소설집『뱀과물』로오늘의작가상을수상했다.
소설집『푸른사과가있는국도』『훌』『올빼미의없음』,장편소설『부주의한사랑』『나는이제니가지겨워』『에세이스트의책상』『북쪽거실』『알려지지않은밤과하루』『멀리있다우루는늦을것이다』,산문집『처음보는유목민여인』등이있고,옮긴책으로페르난두페소아의『불안의서』,프란츠카프카의『꿈』,W.G.제발트의『현기증.감정들』『자연을따라.기초시』,로베르트발저의『산책자』,클라리시리스펙토르의『달걀과닭』등이있다.

목차

에세이스트의책상

출판사 서평

#배수아컬렉션
푸른사과가있는국도_배수아소설
훌_배수아소설
부주의한사랑_배수아장편소설
에세이스트의책상_배수아장편소설

이상하고아름다운세계,
배수아의결정적순간들을다시만난다

작가배수아는1993년등단하여30년가까이‘한국문학의가장낯선존재’로,자신의이름을하나의장르로만들어왔다.그의작품은독자로하여금허기진줄모른채허기져왔던새로운감각에눈뜨게했다.시공간의원근을비틀어비일상적인것,꿈과현실의경계를지운것으로가득한세계를펼쳐보임으로써소설을읽는일이주는감상의폭과깊이를확장시켰다.
이상하고아름다운세계,배수아라는이름의그세계에결정적장면으로자리매김하게한네작품을새로운장정으로다시만난다.삼십대에막접어들어펴낸첫번째소설집『푸른사과가있는국도』,이듬해펴낸두번째장편소설『부주의한사랑』,마니아독자들의열렬한지지를받는작품이자‘에세이즘적글쓰기’의대표격으로일컬어지는장편『에세이스트의책상』,여행가의세계와에세이스트의세계사이에놓일독특한소설집『훌』이그것이다.늙거나낡지않은작품들.환상적인불협화음,독창적인목소리를내는이작품들은배수아의새로운독자는물론,오랜독자에게도반가운선물이될것이다.

나는소설이란독자의감수성과감수능력과독서력에의해완성된다고보는편이다.작가의상상력과독자의상상력이함께요구된다고.그렇게완성된소설이마침내살게되는거라고.나는내소설이상상력이있는독자를스스로찾아가기를,그럴수있기를바랄뿐이다.
_배수아,『악스트』no.17송종원평론가와의인터뷰에서

“배수아의소설은익숙한정체성의징표들을버리고‘구별된나’를선언했다.부당한보편성이나미리놓여있는공통감각으로환원되지않는단독적인‘나’를재발견하기위해배수아의소설은여행을계속해온셈이다.”(문학평론가김미정)“암시와회상,망각과착각사이를오가는현기증.그현기증사이로모든확실한것들이빠져나가는미끌거리는느낌.이것이배수아의소설이우리에게제공하는,익숙하고안정적인사물들의세계가녹아없어지기직전에이르는재난의체험이다.이재난이야말로우리에게‘새로운것’에대한체험의입구로데려다준다는점을다시강조할필요가있을까.”(문학평론가권희철)읽는이의가슴깊은곳을건드리고깨어나게하는소설,국적과성별과모국어와그에따라부여되고당연시되는역할과운명들에서탈피한소설,설명되기보다는체험되는소설,그신비로운세계로의입장을적극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