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 (배수아 소설집 | 양장본 Hardcover)

훌 (배수아 소설집 | 양장본 Hardcover)

$15.00
Description
“사람은 영혼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영혼에 대한 잠재력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
‘구별된 나’를 선언하는 배수아의 인물들
그들이 웅성거리는 세계의 풍경
2006년 출간되었던 배수아의 다섯번째 소설집. 1999년 『그 사람의 첫사랑』 이후 7년 만의 소설집으로 공무원 생활을 접고 독일에서 체류했던 시기와 맞물리는 작품집이다. 본래 전통적 의미의 서사와 거리가 먼 작품을 써온 그이지만 이 작품집에 특유의 파편화, 교란과 틈, 두 세계의 경계, 집단과 나 사이의 구별 짓기, 마이너리티의 정체성이 강렬하게 응축되어 있다. 작품 속 인물들이 처한 고립과 고독은 얼핏 사회와 제도에 의한 것으로 읽힐 수 있으나 조금 더 깊숙한 데까지 들어가보면 신중하고 자발적인 것이라는 점 또한 알 수 있다. “개인의 역사 중에서 타인이 차지하는 의미는 무엇일까. 타인은 과연 실재적인 것의 이름인가. 만일 그렇다면 그들은 왜 그토록 비밀스럽게 존재하여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가”(「회색 時」)에 대한 탐구.
표제작 「훌」에는 ‘훌’이라는 똑같은 이름으로 세 인물이 등장하여 낯섦과 혼란을 가중하는바, 이름으로 서로를 구별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이며, 이름이 갖는 권력을 소거한 뒤 남는 존재는 어떻게 규정할 수 있는지, 그것이 가능한지 새로이 환기한다. 이름뿐 아니라 과거와 현재, 미래로 명명된 시간의 흐름과 체계 역시 배수아의 작품 세계에선 당연한 것이 아니다. 이미 일어난 일에 느끼는 생경함과 혐오, 미래에 느끼는 친숙함 등 시간 순 혹은 인과관계라 불리는 것 또한 뒤엉켜 제시된다. 세계가 굴러가는 원리들이란 당연한 것이 아닐지 모르며, 그것이 한번 낯설게 느껴지기 시작하면 발 디딘 모든 것이 뒤흔들릴 수 있다. 바로 그것이 배수아라는 세계가 작동하는 방식이다.

간혹 나는 미리 그것들을 용서했으며, 아직 만나지도 못한 것들과 이별하기도 했고 사랑하기도 전에 싫증을 내기도 했다. 말 그대로 나는 때때로 미래의 일을 ‘기억’하곤 했다. 그에 비해서 과거의 시간들이 상대적으로 훨씬 더 모호해지고 비현실적이 되어가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잊은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거울의 벽을 통한 미래는 과거의 예언이 되었다. 과거의 장면들은 화상처럼 벽에 달라붙어 있었는데 이 장면과 저 장면의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림들을 짜맞추다보면 어느새 실제로 일어났던 일들에 대해서 자신이 얼마나 큰 공포와 혐오를 가지고 있는가 깨닫고 그 예감만으로도 구토감을 느끼기도 한다. _「회색 時」에서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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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배수아

소설가이자번역가.1965년서울에서태어나이화여대화학과를졸업했다.1993년『소설과사상』에「1988년의어두운방」을발표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2003년장편소설『일요일스키야키식당』으로한국일보문학상을,2004년장편소설『독학자』로동서문학상을,2018년소설집『뱀과물』로오늘의작가상을수상했다.
소설집『푸른사과가있는국도』『훌』『올빼미의없음』,장편소설『부주의한사랑』『나는이제니가지겨워』『에세이스트의책상』『북쪽거실』『알려지지않은밤과하루』『멀리있다우루는늦을것이다』,산문집『처음보는유목민여인』등이있고,옮긴책으로페르난두페소아의『불안의서』,프란츠카프카의『꿈』,W.G.제발트의『현기증.감정들』『자연을따라.기초시』,로베르트발저의『산책자』,클라리시리스펙토르의『달걀과닭』등이있다.

목차

회색時

양곤에서온편지
마짠방향으로
집돼지사냥
시취(屍臭)
우이동

출판사 서평

#배수아컬렉션
푸른사과가있는국도_배수아소설
훌_배수아소설
부주의한사랑_배수아장편소설
에세이스트의책상_배수아장편소설

이상하고아름다운세계,
배수아의결정적순간들을다시만난다

작가배수아는1993년등단하여30년가까이‘한국문학의가장낯선존재’로,자신의이름을하나의장르로만들어왔다.그의작품은독자로하여금허기진줄모른채허기져왔던새로운감각에눈뜨게했다.시공간의원근을비틀어비일상적인것,꿈과현실의경계를지운것으로가득한세계를펼쳐보임으로써소설을읽는일이주는감상의폭과깊이를확장시켰다.
이상하고아름다운세계,배수아라는이름의그세계에결정적장면으로자리매김하게한네작품을새로운장정으로다시만난다.삼십대에막접어들어펴낸첫번째소설집『푸른사과가있는국도』,이듬해펴낸두번째장편소설『부주의한사랑』,마니아독자들의열렬한지지를받는작품이자‘에세이즘적글쓰기’의대표격으로일컬어지는장편『에세이스트의책상』,여행가의세계와에세이스트의세계사이에놓일독특한소설집『훌』이그것이다.늙거나낡지않은작품들.환상적인불협화음,독창적인목소리를내는이작품들은배수아의새로운독자는물론,오랜독자에게도반가운선물이될것이다.

나는소설이란독자의감수성과감수능력과독서력에의해완성된다고보는편이다.작가의상상력과독자의상상력이함께요구된다고.그렇게완성된소설이마침내살게되는거라고.나는내소설이상상력이있는독자를스스로찾아가기를,그럴수있기를바랄뿐이다.
_배수아,『악스트』no.17송종원평론가와의인터뷰에서

“배수아의소설은익숙한정체성의징표들을버리고‘구별된나’를선언했다.부당한보편성이나미리놓여있는공통감각으로환원되지않는단독적인‘나’를재발견하기위해배수아의소설은여행을계속해온셈이다.”(문학평론가김미정)“암시와회상,망각과착각사이를오가는현기증.그현기증사이로모든확실한것들이빠져나가는미끌거리는느낌.이것이배수아의소설이우리에게제공하는,익숙하고안정적인사물들의세계가녹아없어지기직전에이르는재난의체험이다.이재난이야말로우리에게‘새로운것’에대한체험의입구로데려다준다는점을다시강조할필요가있을까.”(문학평론가권희철)읽는이의가슴깊은곳을건드리고깨어나게하는소설,국적과성별과모국어와그에따라부여되고당연시되는역할과운명들에서탈피한소설,설명되기보다는체험되는소설,그신비로운세계로의입장을적극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