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주의한 사랑 (배수아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부주의한 사랑 (배수아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12.50
Description
“나에 대해서 알게 되는 생의 아주 짧은 한순간이 있고
그것은 정말로 불현듯 찾아온다.”
아름다운 소설만이 위험할 수 있다, 배수아 초기 실험작
1996년 발표한 배수아 작가의 두번째 장편소설. ‘미령’과 ‘모령’ 자매, 그들이 낳거나 기른 아이 ‘나’와 ‘연연(蓮蓮)’, 네 여성의 삶과 그들 각자의 ‘부주의한 사랑’이 불러일으킨 파국이 선명한 이미지들로 형상화된 작품이다. 이모이면서 어머니인 존재, 친언니이지만 사촌이 되는 존재, 이모부이자 아버지인 존재 등의 혼란스러운 설정이 논리적인 서사성이나 연대기적 질서 없이 흐르며 ‘읽기’보다는 ‘보기’에 가까운 독서 경험을 가능케 한다. 감정을 드러내는 대신 흰색과 녹색, 핑크로 채색해 보여주는 방식. 작가는 어쩌면 삶을 이미지로 겪는지 모른다.
배수아가 그린 부주의한 사랑은 ‘부주의했던 사랑’으로 끝나지 않는다. 과거의 부주의한 사랑들이 응고되지 않은 채 현재로 흘러들어와 ‘나’의 빈틈을 메우려 한다. 위악적이기를 선택한 부주의한 사랑은 다른 것으로 대치될 수 없기 때문에 기억된다.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다음에 나는 밤에 문득 잠을 깬다. 가을바람이 창문을 사정없이 흔들고 지나가고 먼 강에서 비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비바람은 슬픔에 싸인 여자처럼 울고 있었다. 나는 나이들고 지쳤다. 바람이 나에게 아무것도 말하지 말기를 바라며 이제는 꿈속에서도 아무것도 알 수가 없고 이제 조용히, 조용히 죽어가기만을 바란다고 생각한다. 더이상의 일은 생에서 일어나지 않으리라. 반드시 그러리라.
_185~186쪽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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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배수아

소설가이자번역가.1965년서울에서태어나이화여대화학과를졸업했다.1993년『소설과사상』에「1988년의어두운방」을발표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2003년장편소설『일요일스키야키식당』으로한국일보문학상을,2004년장편소설『독학자』로동서문학상을,2018년소설집『뱀과물』로오늘의작가상을수상했다.
소설집『푸른사과가있는국도』『훌』『올빼미의없음』,장편소설『부주의한사랑』『나는이제니가지겨워』『에세이스트의책상』『북쪽거실』『알려지지않은밤과하루』『멀리있다우루는늦을것이다』,산문집『처음보는유목민여인』등이있고,옮긴책으로페르난두페소아의『불안의서』,프란츠카프카의『꿈』,W.G.제발트의『현기증.감정들』『자연을따라.기초시』,로베르트발저의『산책자』,클라리시리스펙토르의『달걀과닭』등이있다.

목차

부주의한사랑

출판사 서평

#배수아컬렉션
푸른사과가있는국도_배수아소설
훌_배수아소설
부주의한사랑_배수아장편소설
에세이스트의책상_배수아장편소설

이상하고아름다운세계,
배수아의결정적순간들을다시만난다

작가배수아는1993년등단하여30년가까이‘한국문학의가장낯선존재’로,자신의이름을하나의장르로만들어왔다.그의작품은독자로하여금허기진줄모른채허기져왔던새로운감각에눈뜨게했다.시공간의원근을비틀어비일상적인것,꿈과현실의경계를지운것으로가득한세계를펼쳐보임으로써소설을읽는일이주는감상의폭과깊이를확장시켰다.
이상하고아름다운세계,배수아라는이름의그세계에결정적장면으로자리매김하게한네작품을새로운장정으로다시만난다.삼십대에막접어들어펴낸첫번째소설집『푸른사과가있는국도』,이듬해펴낸두번째장편소설『부주의한사랑』,마니아독자들의열렬한지지를받는작품이자‘에세이즘적글쓰기’의대표격으로일컬어지는장편『에세이스트의책상』,여행가의세계와에세이스트의세계사이에놓일독특한소설집『훌』이그것이다.늙거나낡지않은작품들.환상적인불협화음,독창적인목소리를내는이작품들은배수아의새로운독자는물론,오랜독자에게도반가운선물이될것이다.

나는소설이란독자의감수성과감수능력과독서력에의해완성된다고보는편이다.작가의상상력과독자의상상력이함께요구된다고.그렇게완성된소설이마침내살게되는거라고.나는내소설이상상력이있는독자를스스로찾아가기를,그럴수있기를바랄뿐이다.
_배수아,『악스트』no.17송종원평론가와의인터뷰에서

“배수아의소설은익숙한정체성의징표들을버리고‘구별된나’를선언했다.부당한보편성이나미리놓여있는공통감각으로환원되지않는단독적인‘나’를재발견하기위해배수아의소설은여행을계속해온셈이다.”(문학평론가김미정)“암시와회상,망각과착각사이를오가는현기증.그현기증사이로모든확실한것들이빠져나가는미끌거리는느낌.이것이배수아의소설이우리에게제공하는,익숙하고안정적인사물들의세계가녹아없어지기직전에이르는재난의체험이다.이재난이야말로우리에게‘새로운것’에대한체험의입구로데려다준다는점을다시강조할필요가있을까.”(문학평론가권희철)읽는이의가슴깊은곳을건드리고깨어나게하는소설,국적과성별과모국어와그에따라부여되고당연시되는역할과운명들에서탈피한소설,설명되기보다는체험되는소설,그신비로운세계로의입장을적극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