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비전설 선집

구비전설 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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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작은 입에서 입으로!
비석에 새기듯 전달된 이야기
구수한 입말, 생동감 넘치는 서사!
전설은 민중이 자기 방식으로 세상을 해석하여 갈무리한 집단적 담화다. 여기에는 인간과 사회의 쟁점이 압축적으로 서사화되어 있으며, 역사책에서는 볼 수 없는 이면의 진실이 담겨 있다. 이 책에는 198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조사 채록한 전설 백여 편을 수록했다. 전설은 기이한 이야기 내용과 실재하는 증거물이 맞물리면서 사실과 허구가 팽팽한 긴장을 형성한다. 비석에 새기듯이(口碑) 전달된 이야기는 사람들의 머리에 인상적으로 각인돼 이어졌다.
저자

신동흔

서울대학교에서‘역사인물담의현실대응방식연구’로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설화를찾아내고분석하며새로쓰는일을소명으로삼아다양한현지조사와집필활동을수행해왔다.건국대학교국어국문학과교수로재직하면서옛이야기대중강연도하고있다.최근에는세계설화의인문학적해석과옛이야기의치유적활용으로연구대상을넓혀가고있다.한국구비문학회장에이어서한국문학치료학회장을역임했다.지은책으로『옛이야기의힘』『스토리텔링원론』『왜주인공은모두길을떠날까?』『살아있는한국신화』등이있고,엮은책으로『시집살이이야기집성』(전10권)『도시전승설화자료집성』(전10권)등이있다.

목차

머리말

【제1부|광포전설】
ㆍ장자골안반지전설│장자못과어금니바위│소금기둥이된며느리│칠산바다생겨난사연
ㆍ아기장수와스님과용마│아기장수와돌로변한용마│자기죽이는방법알려준아기장수│양평장수바위전설
ㆍ오뉘힘내기와묘순이바위│장사남매와치마바위│천마산말무덤전설│내장산장군봉의장군수
ㆍ노처녀와지렁이도령│쌀나오는바위│청계산달래내고개전설│가평달래고개전설

【제2부|자연전설】
ㆍ노고할머니와게너미고개│개양할머니와수성당│곰나루유래
ㆍ이천효양산화수분전설│가리산명당과한천자│통영옥녀봉전설│양주매봉재전설
ㆍ아차산벌렁바위전설│안면도할매할배바위전설│신선바위와벼락바위│고창깨진바위전설│무남바위와돌구슬│죽어서곰보바위가된남매│홍성사랑바위전설
ㆍ며느리밥풀꽃유래│분꽃전설│백일홍유래│연인산얼레지꽃전설│나무가된못된며느리
ㆍ소쩍새전설1│소쩍새전설2│죽어서까마귀된계모│죽어서까마귀된의붓딸│파랑새와젊어지는샘물
ㆍ하동이명산이무기전설│청룡흑룡의다툼과무달이│상사뱀이된신부│구렁이로환생한어머니│죽어서구렁이가된영감│자신을사랑한종을용으로만든처녀
ㆍ삼봉산절터골호랑이전설│효자를도와묘를지킨호랑이│새엄마로들어온아차산백여우│처녀귀신손각시의해코지│꺼먹살이도깨비이야기

【제3부|인문전설】
ㆍ금강산유점사와오십삼불전설│강화도전등사와나부상유래│부안내소사창건에얽힌전설│계룡산남매탑전설│해남대흥사와저승길독세기│서울행당동아기씨당전설│서낭당의유래
ㆍ계룡산도읍에관한전설│서울의유래│서울여러지명의유래│인천구월동오달기전설│철원월정리마을유래
ㆍ도선어머니묏자리와고시레│이곡선생과곡자상과고시레│결혼식에기러기를놓는이유│동짓날팥죽을끓이게된유래

【제4부|인물전설】
ㆍ바보온달과평강공주│백제의용을낚은소정방│해골물에도를깨우친원효대사│최치원출생전설│멧돼지자식최고운│최고운선생이야기
ㆍ궁예에얽힌전설│신숭겸장군과용마│여우자식강감찬의재주│백여우를퇴치한강감찬│인동마을모기없앤강감찬│포은정몽주와송악산신령
ㆍ이성계가성공한내력│이성계부자와함흥차사│황희정승과농부│신사임당행적│이율곡을살린나도밤나무│이토정의기이한행적과죽음
ㆍ뜻을펼치지못한송구봉│만고충신김덕령│신립장군과처녀의원혼│신립장군과기치미고개│왜란때억울하게죽은영규대사│삼각산신령과이여송│왜국혼쭐낸사명당│생불사명대사와땀흘리는비석│임경업죽인김자점│송우암에게비상을처방한허미수
ㆍ점잘치는소경엄이장│오성대감놀라게한명인│제주도거상김만덕의행적│담배장수골탕먹인정만서│녹두장군전봉준죽은내력│정말떽이와신기한호리병

해설|낯선허구속에담긴삶의진실

작품별조사채록정보및출처

깊이읽기
장자못전설│아기장수전설│오뉘힘내기와장사전설│기타광포전설│자연창조전설│산과고개에대한이야기│바위에얽힌전설│꽃과초목에대한이야기│새에얽힌이야기│뱀과용이야기│호랑이와여우,도깨비이야기│절과신당에얽힌이야기│도읍유래와마을내력담│풍속유래담│삼국시대와통일신라시대의인물전설│고려시대인물전설│조선전기인물전설│조선중후기인물전설│민간의명인과기인이야기

출판사 서평

시작은입에서입으로!
비석에새기듯전달된이야기
구수한입말,생동감넘치는서사!


전설은민중이자기방식으로세상을해석하여갈무리한집단적담화다.여기에는인간과사회의쟁점이압축적으로서사화되어있으며,역사책에서는볼수없는이면의진실이담겨있다.이책에는1980년대부터2010년대까지조사채록한전설백여편을수록했다.전설은기이한이야기내용과실재하는증거물이맞물리면서사실과허구가팽팽한긴장을형성한다.비석에새기듯이(口碑)전달된이야기는사람들의머리에인상적으로각인돼이어졌다.

구비전설의묘미
어릴적침대맡에서할머니와할아버지가들려주시던흥미로운이야기나즐겨보던동화책과그림책에자주묘사된이야기의기원은대부분구비전설이다.구비전설의생명력은재미에있다.책을읽다보면구연자가청중의반응을살피며이야기를재미나게전한당시의현장감이생생하게실감난다.지역방언과입말이살아있어술술읽어내려갈수있다.사람들머릿속에각인되어기억에의존해오랜세월전달된짤막한이야기는문자로기록된이야기보다강렬한인상을준다.구비전설은믿기힘든기이한일들이실제로벌어진양그럴듯하게전해진데다가이야기말미에관련증거물이존재한다고언급되어깊은여운을남긴다.

대한민국대표전설
전국적으로비슷한내용의이야기가전해내려오는우리나라주요전설들이있다.특이한이름을지닌지형지물은대개전설이얽혀있으며,그자체가증거물이되어신빙성을뒷받침한다.대표적으로장자못전설,아기장수전설,달래고개전설이있다.
장자못전설은스님을박대한부자의집터가함몰돼연못이된이야기로,스님에게따로시주한며느리만이살길을알게되지만금기를어기고뒤를돌아보는바람에며느리는바위로변해버렸다.며느리는혼자나아가야할때뒤를돌아보아돌이돼버려과거의삶을벗어나지못했다.
아기장수전설에서아기장수는겨드랑이에날개가달린채태어나인류를구원하러왔지만,부모는비범한아이를두려워한나머지살해하고만다.또다른전설에서아기장수는사람들을도와줘도외면받기만하여바위속으로들어가누웠는데그러한형상의바위가남아있다고한다.이렇듯아기장수전설은새로운시대의희망을어떻게받아들여야하는지물음을던진다.
달래고개전설은남매가함께고개를넘은에피소드를담고있다.오라비가비에옷이젖은누이를보고성욕을느껴자신의성기를바위에짓찧자누이가“달래나보지”라고울부짖었고그뒤로그고개이름은달래내고개가됐다한다.이설화는‘남녀’라는자연적본능과‘형제’라는문명적윤리양쪽에걸친인간성을보여준다.

자연은인간과역동적인관계를맺는다
산과바다,강과들에대한전설부터바위나굴,꽃과나무,각종동물에대한전설까지자연전설에는민중의애환이자연곳곳에스며있다.자연은가만히있는존재가아니라역동적인생명력을품은채인간과다양한관계를맺으면서끊임없이변화한다.유명한꽃전설인「백일홍유래」에서는총각이용의제물로바친처녀를구하고구십일이지나서처녀와결혼하겠다고약속한다.하지만구십일이지나도총각이돌아오지않자처녀는구십구일만에애간장이타서죽었다.총각을백일째에돌아왔고,처녀가묻힌곳에는백일홍이피어나그꽃을아무리꺾어도꺾이지않았다고한다.이외에도새,호랑이,뱀과용,백여우와구미호등동물에얽힌전설도있다.「삼봉산절터골호랑이전설」은야생호랑이가인간과공존하며그를지켜주다가피냄새를맡자숨겨진폭력성을드러냈다는이야기다.「새엄마로들어온아차산백여우」는산속여우가예쁘고인자한엄마로둔갑해어린아이의간을빼먹으려한다는무시무시한내용을담고있다.

신이하고흥미로운문화사
마을과도시가생겨난유래와절과암자,신당,불탑등에대한이야기그리고각종풍속에얽힌유래에는신이하고흥미로운이야기가가득하다.절은외딴산속에있고다양한사람이방문하는열린장소여서이와관련된많은전설이생겨났다.「부안내소사창건에얽힌전설」은크고화려한절을짓는과정에서여러건축기술자가기예를다투는내용을담고있다.내소사를지을때목수는먹줄을당겨자귀로나무를깎고,왕토쟁이는검은옷을입고까만신을신은채천장에백회를발라실력을겨루었다.이때왕토쟁이코끝에백회가떨어져목수가코끝을자귀로찍자백회가똑떨어졌다고한다.또목수가깎은목침을공양주가감추자목수가홧김에목침하나를빼버렸다는내용은실제로내소사대웅전에목침하나가빠져있는형상과절묘하게맞아떨어진다.서울도읍에관한여러일화를자연스럽게엮어구연한「서울의유래」와옛날인천에있었던독특한이름의오달기라는주막거리에관한이야기도흥미롭다.들에서음식을먹을때조금덜어던지는고수레풍속,전통혼례식에서기러기를놓는이유,동짓날팥죽을끓이게된유래를설명하는이야기들도전한다.

대중의시각에서재탄생한인물
인물전설은실제인물의행적을소재로하는데,인물이세운혁혁한공을이야기하기보다통념에서벗어난인물의삶과능력을발휘하지못해좌절한인물의모습을주로그린다.「해골물에도를깨우친원효대사」에서는원효가당나라로불경공부를하러떠나려다가다시돌아와일상에서도충분히구체적인깨달음을추구할수있다는교훈을드러낸다.「이성계가성공한내력」은이성계가나라를세울수있었던맥락을야사(野史)형태로전한다.한사람이이성계에게두란이라는자를만나고사람을백명죽여야성공을한다고알려줬는데,이성계는소문이날까봐그사람을죽였다.삼년이지나이성계는우연히두란을찾아함께길을떠난다.여름에잘씻지못해이가득실거리자이성계는이를아흔아홉마리잡아죽이고서거지한명을무자비하게때려죽였다.그리고두란과함께적군을물리친공을인정받아이성계는임금의자리에올랐다.이렇듯이성계가천운을얻은존재이자비상한능력자라는인식과자기성공을위해사람을함부로죽인냉혹한사람이었다는인식이엇갈려나타난다.「황희정승과농부」는조선초기명재상으로알려진황희정승에대한유명한일화다.나라를다스리는최고재상보다더생각이깊은하층민의지혜를부각한다.이러한전설들에는역사를바라보는대중의비판적·반성적인식이반영되어문헌기록에드러나지않은역사의이면을바라볼수있다.

“아차!어제저녁에는,그자정에는참그렇게맛있고내갈증도해갈시켜주고좋았는데나중에와보니까도저히먹을수가없구나.이것은그릇의탓이냐,물의탓이냐?내마음의탓이다!”(「해골물에도를깨우친원효대사」255쪽)

“진짜참말씀을드리는건어려운게아닙니다.짐승이나사람이나같이놓고봤을때내가어느소가참잘한다,힘이세다못하다하면은그소들이야말로얼마나기분이좋지않겠습니까?”(「황희정승과농부」302쪽)

전설은살아있는화석이다.이야기들이잊혀사라지지않고사람들마음속에남아오늘날까지구술되고있음은그징표가된다.이들이시대를관통해기억되고재현되는것은그럴만한힘과가치가있기때문이다.고전가운데전설만큼자생적생명력을발휘하는양식은보기어렵다.
전설은통념을넘어인간과세계를새로운눈으로보게함으로써상투화된일상을성찰하고그틀을깨게한다.우리의삶과의식을팽팽하게살아있도록하는정신적역동은문학의본질적존재이유다.인류가존재하고언어행위가계속되는한전설은영원히이어질것이다.이책에실린전설들로부터앞으로도길이이어질특별한이야기의원형과의미있는만남을이룰수있기를소망한다.그이야기들이책안에갇히지않고또다른언어로살아나세상을힘차게누빌수있게된다면더바랄것이없다._해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