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았다 (백가흠 소설)

같았다 (백가흠 소설)

$14.00
Description
날것 그대로의 생을 형상화하는 낯설고 날선 소설가,
백가흠 6년 만의 신작 소설집
문학동네에서 백가흠 소설가의 신작 소설집 『같았다』가 출간됐다. 2005년 첫 책 『귀뚜라미가 온다』에서부터 다소 낯설고 기이한 사랑의 모습들을 보여주며 한국문학에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던 그가 이제 등단 20년의 원숙한 작가가 되어 찾아왔다. 소설집 『조대리의 트렁크』 『힌트는 도련님』, 장편소설 『나프탈렌』 『향』 『마담뺑덕』 등을 통해 독보적인 작품세계를 선보이며 한국 독자들에게 불편하지만 놀라운 감응을 전달해온 백가흠. 2015년 발표한 소설집 『四十四』 이후 6년 만인 신작 소설집 『같았다』에는 변함없이 낯설고 기이하면서도 흥미진진한 서사를 통해, 여전히 유효한 비윤리 혹은 미윤리에 대한 문제의식을 집요하게 파헤치는 아홉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

백가흠

1974년전북익산에서태어났다.2001년서울신문신춘문예를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귀뚜라미가온다』『조대리의트렁크』『힌트는도련님』『四十四』『같았다』,장편소설『나프탈렌』『향』『마담뺑덕』,짧은소설『그리스는달랐다』등이있다.

목차

훔쳐드립니다
1983
그집
타클라마칸
같았다
나를데려다줘
어제의너를깨워
그는쓰다
코로우는남자

해설|비非윤리혹은미未윤리적소설쓰기_김형중(문학평론가)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그나저나,저사람들을왜불렀어?”
“왜부르긴,내가‘저사람’이야.몰랐어?”

백가흠소설에는다소독특하지만우리주변에존재하는,어쩌면우리일지모르는인물들이등장한다.주로무언가를잃고헤매며때때로반성없이폭력을저지르기도하는그들을문학평론가김형중은“전혀대타자의세례를받아본적이없는것만같은인물들”이라고표현하기도했는데,『같았다』에서우리가만나게될인물들도그러하다.책을펴면처음으로만나게되는이야기「훔쳐드립니다」의화자는고등교육을받고대학강사로일하던인물이지만자전거를타고빈집털이를하며살아간다.직업,차,집을모두두개씩가진그는철저히이중적인생활을하며,치밀하게범행동선을계산하고재산을완벽히은닉한다.자신을통제하며건실한도둑으로서의삶을사는이러한인물은특유의위트로윤리를비틀어보이는백가흠식캐릭터의하나라고할수있다.그리고이윽고완벽하다고믿었던그의삶에뜻하지않은곳에서균열이발견되는순간,작가의통찰은빛을발한다.『같았다』를읽다보면이처럼예상을비켜난,또는뛰어넘는결말을맞이하는순간의충격을심심치않게경험하게된다.미국으로입양돼사막으로둘러싸인노스캐롤라이나에서성장한프랜시스스펜서가친부모를만나기위해강원도로향하는이야기인「1983」,죽어가는아버지가남긴집을범죄자인형과무력한어머니를설득해처분하려는인물의이야기「그집」,영생을얻고자하는왕의명으로신라를떠나중국쿠처에서십년째석굴을파고있던신실한승려일문이살인을저지르고파계승이되기까지의과정을그린「타클라마칸」까지,각각의단편에등장하는인물들은저마다자신이살고있던세계의전복을경험한다.

“그는원래하던대로나쁜놈으로살았어야했지만,그날은그렇게하지않았다.
결국,그는더나쁜놈이되어버렸다.”

원래하던대로‘나쁜놈’으로살지않아‘더나쁜놈’이되어버리게된인물이등장하는표제작「같았다」에는이와같은윤리적역설이좀더분명히드러난다.남편의폭력에시달려안정제를복용하며삶을이어가는한여자와,사람을죽이고도주중인한남자의만남은두사람을뜻하지않은비극으로치닫게한다.소설집의끝을향해갈수록이야기는점점더짙어진다.죽은어머니의시체를안방에두고그집에서계속살아가는남자(「나를데려다줘」),자식을잃은슬픔을안은채죽은이의마지막말을수집하는일을해나가는‘은자’(「어제의너를깨워」),어머니를떠나보내고아내마저다른남자에게빼앗긴후지독한고독속에서백지를마주해야하는소설가(「그는쓰다」)의이야기들을지나면마지막소설인「코로우는남자」에당도한다.끔찍한사고로얼굴에상처를입어눈물을흘릴수없게된한남자.그의중학생딸이동급생들에게처참하게살해당하는사건이벌어진후,가해자의어머니는그에게용서를구하고합의서를받기위해매일그가시간을보내는낚시터로찾아온다.두사람의대화는조금씩어긋나가고,오직둘뿐인깊은산속의낚시터에는어둠이내려앉기시작한다.


잔혹한세계와구원의언어사이에서
한발짝더깊이들어가는집요한자기탐문

백가흠의소설은지속적으로우리가불편해하는지점들을자극한다.『같았다』를읽다보면근원을잃고헤매는인물들이불안을잊기위해행하는강박적인행동들에동조하게되는감정의전이를경험하게된다.때때로폭력적인방향으로치닫기도하는그의소설은윤리라는처방을통해독자를쉽사리안심시키지않는다.김형중이“(非,未)윤리적종결형식”이라명명한백가흠만의서사는도리어그렇기에우리에게신뢰를준다.‘윤리적종결형식’이주를이루는요즈음의소설들과차별되는이러한지점을통해온전한의미에서윤리적주체가된다는일의어려움을보여줌으로써백가흠은역설적으로진정한윤리에대해논하고있기때문이다.이것이어쩌면우리가왜백가흠의소설을불편해하면서도그가펼쳐놓는이야기에빠져드는지에대한대답이될수있지않을까?그것은그의소설에서만나게되는인물들이윤리가표류하는우리세계에실제로존재하는인간들이고,그가바로그런우리들의이야기를쓰고있기때문일것이다.